검색결과58건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최고령 골든글러브 최형우와 1983년생 투수 벌렌더

지난 13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필자의 눈길을 끈 건 최형우(KIA 타이거즈)였다. 개인 통산 7번째 황금장갑을 품에 안은 그는 만 40세 11개월 27일의 나이로 최고령 수상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22년 수상한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의 40세 5개월 18일이었다. 수비를 하지 않는 지명타자 부문이긴 하지만, 아마추어를 포함한 많은 후배에게 자기관리를 비롯한 여러 면에서 본보기가 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이 시점, 문득 떠오르는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지난 20년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았던 1983년생 투수 저스틴 벌렌더다. 벌렌더는 2022시즌을 마친 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았다. 2011년과 2019년에 이어 개인 세 번째 사이영상을 석권(역대 11번째)하며 뉴욕 메츠와 2년, 총액 8666만 달러(1245억원) 계약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깨 부상 탓에 2023시즌 초반 다소 고전했다. 결국 8월 친정팀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돼 약 반년 만에 메츠를 떠났다. 벌렌더는 휴스턴에서 반등했다. 특히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6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팀이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탰다. 건재를 과시한 벌렌더는 다시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올 시즌 다시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세부 지표(5승 6패 평균자책점 5.48, 이닝당 출루허용 1.384)도 그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았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를 고려하면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벌렌더라는 이름의 무게가 또 다른 기대를 낳게 한다.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보여준 97마일(156.1㎞/h) 구속과 19년간 쌓아 올린 MLB 262승(현역 1위), 포스트시즌 통산 17승 경력 등은 어느 선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이번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벌렌더는 새 소속팀을 찾아야 한다. 2000년대 들어 42세 이상의 투수가 MLB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된 건 12번에 그친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는 42세에 선수 유니폼을 벗었다. 여러 환경이 녹록하지 않지만, 벨런더는 은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새로운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42세의 나이로 33경기에 선발 등판, 17승을 따내 랜디 존슨처럼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흥미롭다.MLB 역사상 24명이 입성한 통산 300승까지 38승 남았다. 이보다 더 현실적인 목표는 84개밖에 남지 않은 통산 3500탈삼진이다. 현지에선 벌렌더의 영입을 원하는 팀이 결국 나타날 것이고, 특히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팀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만큼 그의 가치가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 여전히 150㎞/h를 웃도는 구속과 수준급 슬라이더, 2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포함한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38경기 등판) 등은 누구나 쌓을 수 있는 게 아니다.그의 마지막 여정이 후배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길 바란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12.17 05:30
메이저리그

만장일치에 또 만장일치, '생일'에 사이영상 받은 AL 트리플 크라운의 '위엄'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생일 선물이 있을까.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왼손 투수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 만장일치로 2024시즌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을 받는다고 21일(한국시간) 발표했다. AL 사이영상 만장일치 수상은 이번이 역대 12번째. 스쿠발은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 1위 표 30장을 독식, 총점 210점으로 세스 루고(캔자스시티 로열스·93점)와 엠마누엘 클라세(클리블랜드 가디언스·66점)를 가볍게 따돌렸다. 투표는 포스트시즌(PS)에 앞서 진행했고 1위 7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으로 점수를 차등 합산해 순위가 가려졌다.스쿠발은 올 시즌 디트로이트 마운드를 이끈 에이스. 시즌 31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18승 4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하며 AL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228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 결과 데니 맥레인(1968~69) 윌리 에르난데스(1984) 저스틴 벌렌더(2011) 맥스 슈어저(2013)에 이어 구단 역대 5번째 사이영상 수상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이날이 생일이었던 스쿠발은 "정말 특별한 순간"이라며 "(앞서 사이영상을 수상한) 그들과 같은 문장에서 내 이름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스쿠발의 AL 사이영상 수상은 기정사실에 가까웠다. 스쿠발은 지난 10일 BBWAA 디트로이트 지부 회원들이 뽑은 2024 올해의 타이거스상 주인공으로 뽑혔는데 당시에도 만장일치 수상이었다. 올해의 타이거상 수상자가 만장일치로 선정된 건 2012년 AL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미겔 카브레라 이후 처음. 투수 수상자가 나온 건 2019년 매튜 보이드 이후 5년 만이었다. 스쿠발은 "이 상(사이영상)은 개인상이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의 노력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며 몸을 낮췄다.한편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은 크리스 세일이 차지했다. 올 시즌 18승 3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한 세일은 총점 198점(1위 26개, 2위 4개)점으로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130점)를 제치고 개인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애틀랜타 투수가 사이영상을 받은 건 워렌 스판(1957) 그렉 매덕스(1993~95) 톰 글래빈(1991, 1998) 존 스몰츠(1996)에 이어 세일이 역대 8번째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21 15:19
야구

홈런왕 에런 별이 된 2021년, 애틀랜타 26년 만에 WS 정상 탈환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26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23년의 빅리거 활동 기간 중 21년을 애틀랜타에서만 뛰고 올해 1월 86세를 일기로 타계한 전설의 홈런왕 행크 에런이 하늘의 별이 된 해에 축배를 들어 더욱 각별한 이야깃거리를 남겼다.내셔널리그 챔피언 애틀랜타는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벌어진 WS 6차전에서 아메리칸리그 챔프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7-0으로 완파했다.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거둔 애틀랜타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그레그 매덕스, 톰 글래빈을 앞세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4승 2패로 제압하고 우승한 1995년 이래 26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애틀랜타는 전신인 보스턴 브레이브스(1914년), 밀워키 브레이브스(1957년) 시절과 1995년에 이어 구단 통산 4번째로 월드시리즈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2년 만에 WS에 올라 2017년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WS 우승에 도전한 휴스턴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특히 WS에 진출한 역대 최고령 두 번째 사령탑인 더스티 베이커(72) 휴스턴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이끌던 2002년에 이어 이번에도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아 무관의 한(恨)을 풀지 못했다.애초 화끈한 타선을 내세운 휴스턴이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뚜껑을 연 결과 애틀랜타 타선의 장타력이 휴스턴을 압도했다.이날 6차전도 장타가 승패를 갈랐다.애틀랜타는 0-0인 3회초 오지 올비스의 우전 안타, 에디 로사리오의 볼넷으로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2번 지명 타자로 출전한 호르헤 솔레르는 휴스턴 우완 루이스 가르시아의 8구째 컷 패스트볼을 퍼 올려 왼쪽 담을 훌쩍 넘어가는 큼지막한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이번 시리즈에서만 3번째 홈런을 친 솔레르는 행크 에런 등과 더불어 애틀랜타 타자 중 역대 단일 월드시리즈 최다 홈런 타자로 올라섰다.특히 3방의 홈런이 모두 팀이 앞서가는 홈런이어서 더욱 값졌다.애틀랜타의 5회 추가점도 올비스의 볼넷 출루로 시작됐다.1사 2루에서 댄스비 스완슨이 5-0으로 달아나는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애틀랜타는 이어진 2사 1루에서 프레디 프리먼의 1타점 좌월 2루타에 힘입어 6-0으로 도망가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애틀랜타의 주포 프리먼은 7회 중월 솔로 홈런을 쏴 쐐기를 박았다.애틀랜타는 월드시리즈 6경기에서 홈런 11방을 터뜨려 '작은 거인' 호세 알투베만 2개를 친 휴스턴을 크게 앞섰다.애틀랜타 좌완 선발 투수 맥스 프리드는 삼진 6개를 뽑아내며 산발 4피안타 무실점으로 6이닝을 막아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인종차별을 딛고 통산 홈런 755개를 남긴 에런은 올해 1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57년 밀워키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다.애틀랜타 구단은 지난달 30일 WS 3차전이 열린 홈구장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 에런의 가족을 초대해 에런의 특별 헌정식을 열고 고인을 기렸다.cany9900@yna.co.kr(끝) 2021.11.03 12:49
야구

꼼수 없는 첫 우승 vs 21세기 첫 우승

‘폴 클래식(Fall Classic)’의 시간이 왔다.올 시즌 세계 최고 야구팀을 가리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가 27일 오전 9시(한국시간)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막을 올린다. 우승컵을 놓고 맞붙을 상대는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내셔널리그(NL) 챔피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번 WS는 두 팀 모두에게 남다른 사연이 있다.휴스턴은 AL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각각 꺾고 WS행 티켓을 따냈다.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최근 5년 동안 세 차례 WS에 진출했다.올해는 꼭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휴스턴은 2017년 WS에서 LA 다저스를 꺾고 창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9년 11월, 한 선수가 “휴스턴이 홈 경기에서 카메라와 전자기기, 쓰레기통 등을 이용해 상대 팀 포수 사인을 훔쳐 우승까지 했다”고 폭로해 큰 오점이 남았다. 그 일로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이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고 해임됐다. 창단 후 최고의 성과가 최악의 불명예로 뒤바뀌었다.한동안 휴스턴은 모든 구장에서 상대 팀 관중의 야유와 비난에 시달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휴스턴의 주축 멤버로 뛰고 있는 호세 알투베, 카를로스 코레아 등도 끊임없는 조롱을 받았다. ‘사인 훔치기’ 적발 후 처음 나서는 이번 WS가 그들에게는 ‘흠집 없는’ 첫 우승과 명예회복의 기회다.휴스턴이 우승하면, ‘백전노장’ 더스티 베이커 감독도 묵은 한을 풀 수 있다. 베이커 감독은 2017년 워싱턴 내셔널스를 2년 연속 지구 우승으로 이끌고도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해고됐다. 이후 야구계를 떠나 고향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다 지난해 1월 휴스턴 감독으로 깜짝 복귀했다. 72세인 그는 선수와 감독으로 53년간 MLB를 누볐지만, WS 우승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었던 2002년이 그의 마지막 WS 경험이었다.애틀랜타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88승(73패)을 올려 포스트시즌 진출 10개 팀 중 유일하게 90승을 넘기지 못했다. 그런데도 정규시즌 106승(전체 2위) 팀 다저스를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꺾고 WS에 오르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1999년 이후 첫 WS 출전이다.애틀랜타는 1990년대 최강팀이었다.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가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선발진에서 활약했다. 빅리그 역사상 최강으로 꼽히는 선발 트로이카를 앞세워 1996년 WS 우승도 일궜다. 하지만 2000년 스몰츠가 마무리 투수로 전환하고 2002년 글래빈, 2004년 매덕스가 차례로 팀을 떠나면서 하락세를 탔다. 결국 번번이 WS 입성에 실패했다.최근 애틀랜타는 다시 강팀으로 도약하면서 21세기 첫 우승을 꿈꾸고 있다. 지난 3년간 NL 동부지구를 3연패 했고, 작년 챔피언십시리즈 상대였던 다저스와 리턴 매치에서 1년 만에 설욕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3년 재계약한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도 첫 WS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다. NL 챔피언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에디 로사리오와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프레디 프리먼 활약도 기대된다.양 팀은 1차전 선발로 프람베르 발데스(휴스턴)와 찰리 모턴(애틀랜타)을 각각 예고했다. 발데스는 보스턴과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2승 2패로 팽팽했던 시리즈의 흐름을 휴스턴 쪽으로 가져온 일등공신이다. 가을 야구 경험이 풍부한 모턴은 2017년 휴스턴의 WS 우승 멤버로 활약한 인연이 있다. 4년 만에 과거의 동료들과 최후의 무대에서 만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10.26 08:01
야구

우승후보 SD-LAD 제칠까...'역대급 선발진' MIL, 다크호스 등극

밀워키가 올 시즌 포스트시즌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는 올 시즌 리그의 각축장 중 한 곳이다. 지구 우승 단골인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 컵스는 물론 지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밀워키도 지구 우승을 노리고 있다. 15일(한국시간) 현재 컵스와 밀워키가 38승 28패(승률 0.576)로 지구 선두고 신시내티(승률 0.516)와 세인트루이스(승률 0.500)가 뒤쫓는 중이다. 특히 밀워키의 페이스가 뜨겁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를 거뒀다. 비결은 투수진이다. 지난 3년간 트레버 호프먼상(내셔널리그 최고 구원투수상)을 독점한 조쉬 헤이더(27·2018, 2019 수상)와 데빈 윌리엄스(27·2020 수상)의 구원진도 위력적이지만, 선발진에는 리그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5일 “어느 팀도 가을에 만나고 싶지 않은 선발진이다”라며 밀워키 투수진의 성적을 소개했다. 특히 1~3선발인 브랜든 우드러프(28), 코빈 번스(27), 프레디 페랄타(25)의 존재감이 독보적이다. MLB.com은 “밀워키가 중부지구 4파전에서 살아남느냐는 이들 셋의 어깨에 달려있다”면서 “하지만 밀워키가 살아남는다면 이 셋은 나머지 내셔널리그 팀들이 만나고 싶지 않은 존재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세 명의 성적이 모두 압도적이다. 우드러프(1.52), 번스(2.13), 페랄타(2.25) 셋 모두 평균자책점 2.25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야구 기록을 소개하는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밀워키 3인방은 지난 40년 동안 시즌 첫 10경기 동안 각각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한 여섯 번째 선발 3인조다. 21세기로 한정한다면 오직 2014년 시카고 컵스의 제프 사마자(1.46), 카일 헨드릭스(2.02), 제이크 아리에타(2.05)와 2018년 휴스턴의 저스틴 벌랜더(1.05), 게릿 콜(1.86), 찰리 모튼(2.04)만이 달성한 바 있다. 20년을 더 되돌아가도 1985년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3팀의 선발진만 이 기록을 이뤘다. 조정 평균자책점(ERA+)으로 봐도 독보적이다. 밀워키 3인방 중 ERA+가 가장 낮은 투수는 3선발 프레디 페랄타(ERA+ 183)다.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셋 모두 충분히 ERA+ 150 이상을 기대할 만하다. MLB.com은 “1913년 이후 1~3선발이 ERA+ 150 이상을 기록한 경우는 2017년 워싱턴, 2002년 보스턴, 1913년 시카고 화이트삭스뿐이다”라며 밀워키 선발진이 역사상 4번째 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밀워키 3인방은 탈삼진과 범타 유도 모두 뛰어났다. 번스 페랄타, 우드러프 셋은 리그 평균보다 25% 이상 높은 삼진율을 보인다. MLB.com에 따르면 1969년 마운드 높이를 낮춘 이후 이를 기록한 150이닝 이상 선발 3인조는 11팀에 불과하다. 매체는 “타자들에게 약한 타구를 끌어내는 것 역시 평균 이상이다”라며 “삼진과 약한 타구를 모두 포함했을 경우 스탯캐스트가 선정한 MLB 최고의 선발투수 10인에 이들 셋이 모두 들어간다”라고 소개했다. 안정성도 리그 최고 수준이다. MLB.com은 “밀워키 선발진은 5이닝 이상 1실점 이하, 1안타 이하 경기를 9회나 기록했는데 이는 다른 팀들(최대 5회)보다 2배 가까운 수준이다”라며 “9회는 2018년 애틀랜타, 2018년 탬파베이와 함께 역대 공동 1위 기록이다”라고 전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경우 밀워키 3인방의 효용은 극대화될 전망이다. 장기전 승률에서는 거액의 팀 연봉을 자랑하는 LA 다저스나 샌디에이고를 이기기 어렵지만, 최대 4인 선발로 운용하는 상황에서 압도적인 3인의 힘은 결정적이다. 매체는 1995년 애틀랜타가 그해 bWAR(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가 가장 높았던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 3인방으로 우승했다며 밀워키의 가을 활약을 예고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6.15 17:08
스포츠일반

투수 윤석민 골프 도전...성공한다면 대단한 성취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와 국가대표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다 지난해 은퇴한 윤석민(34)이 “프로골프에 도전한다”고 22일 발표했다. 내년 2부 투어에 도전하기로 했고 스폰서도 얻었다. 유튜브의 윤석민 동영상을 보면 드라이버로 300야드를 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운동해서 하체와 허리를 쓰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장타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체력과 운동신경, 눈과 손의 조화가 뛰어난 스타 출신들은 골프를 하면 다들 장타를 치고 70대 중·후반까지는 어렵지 않게 스코어를 내린다. 프로골프에 도전한 선수가 많다. 홈런 타자 마크 맥과이어는 은퇴 후 프로골퍼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투어 프로보다 50야드 이상을 멀리 치니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봤다. 골프광이었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은퇴 후 프로골퍼가 되고 싶어했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프로 골퍼를 목표로 타이거 우즈를 가르쳤던 헹크헤이니의 레슨을 받았다. 헤이니는 “역대 최고의 선수가 펠프스”라고 칭찬했다. 테니스의 이반 렌들 등도 프로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다들 발전이 더뎠다. 국내에서도 쇼트트랙 전이경, 리듬체조 신수지, 유도 김민수 등이 도전했는데 잘 안 됐다. 윤석민은 투수 출신이라 유리하다. 아이스하키 대표 출신으로 KPGA 정회원이 된 이경철은 “야구 투수와 풋볼 쿼터백, 아이스하키 선수가 골프 스윙과 비슷한 동작을 하기 때문에 종목 전환에 유리하다. 농구 선수 출신은 손목에 스냅을 걸기 때문에 훅이나 슬라이스가 난다”고 했다. 성공사례도 있다. 프로야구 쌍방울에서 투수를 하던 방극천은 KPGA 투어 프로가 됐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야구를 하던 김위중은 KPGA 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방극천은 “투수는 타자와의 승부를 펼치므로 멘털이 뛰어나다. 골프는 공을 때리는 것이 아니라 갖고 놀아야 하는데 투수는 그 손 감각이 있다. 골프는 홀에 넣는 게임이고 투수는 골프 미트라는 한 지점을 향해 던지는 점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스포츠 스타를 비롯한 셀럽이 참가하는 LPGA 투어 다이아몬드 리조트 대회엔 아마추어 참가자 절반이 야구 선수고 투수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레그 매덕스, 저스틴 벌랜더, 톰 글래빈, 데릭 로우, 팀 웨이크필드, 에릭 가니에 등이 참가했다. 존 스몰츠와 마크 멀더는 우승후보였다. 지난해 LPGA 다이아몬드 리조트 우승자인 지은희는 “함께 경기해보니 메이저리그 출신 야구 선수들 대부분 장타자인 데다 아이언과 쇼트 게임도 좋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자 프로와 겨루기엔 부족하다고 봤다. 지은희는 “한 홀에서 와장창 무너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위중은 “힘 조절이나 거리 감각 등이 골프가 야구보다 민감하다. 칩샷 등 쇼트 게임 감각은 웬만한 연습으로 마스터하기 쉽지 않다. 야구는 단체 운동이고 골프는 개인 운동이다. 투수는 혼자 싸우는 포지션이라고 해도 동료들에게 어느 정도 기댈 수 있다. 골프는 철저히 혼자다. 또한 꾸준히 잘해야 한다. 한 번 실수하면 완전히 끝나 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미식 풋볼팀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전 쿼터백인 토니 로모는 스타 선수 출신 중 골프 실력이 가장 뛰어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된다. US오픈 2차 예선까지 나갔다. 로모는 “다른 스포츠를 잘했다고 해서 골프의 최고 수준으로 경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며 "골프를 즐길 뿐”이라고 했다. 김위중은 “윤석민은 다른 투수 출신 선수에 비교해서도 스윙이 깔끔하고 리듬감이 매우 좋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평했다. 그렇다 해도 34세 윤석민이 프로 골퍼로 성공한다면 대단한 성취가 될 것이라고 골프계는 본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sung.hojun@joongang.co.kr 2020.12.23 13:15
야구

이만수 감독이 김광현에게 전한 축하와 조언

이만수(61) 전 SK 감독이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김광현(31)에게 진심어린 조언이 담긴 응원을 전했다. 이 전 감독은 24일 헐크파운데이션을 통해 "사랑하는 제자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김광현의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진출이 드디어 성사됐기에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최근 세인트루이스와 2년 최대 1100만 달러에 계약하고 미국 무대 진출을 확정했다. 이 전 감독은 2006년 말부터 2014년까지 SK에 몸 담아 김광현과 함께 했다. 특히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를 역임하며 미국 야구를 앞서 경험한 바 있다. 이만수 전 감독은 곁에서 본 김광현에 대해 공격적인 투구와 투구 후 수비 능력, 친화력과 착한 성품을 장점으로 꼽았다. "김광현이 자랑스럽다"고 밝힌 그는 경험에서 비롯된 몇 가지 조언을 했다. 이 전 감독은 "빅리그 타자들은 150km가 넘는 빠른 볼에 상당히 장점을 갖고 있어 김광현이 구속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건 쉽지 않다. 꾸준히 공부해 타자의 습성과 단점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톰 글래빈을 롤 모델로 삼으라"며 "김광현이 빠른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스트라이크 존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유인구를 잘 구사한다면 충분히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홈 플레이트에서 멀리 떨어져 타격을 하는 선수가 많은데, 김광현이 올해 유난히 잘 던졌던 바깥쪽 투심 패스트볼을 잘 구사한다면 절대 타자에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김광현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체인지업을 좀 더 연마하면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감독은 "부상 없이 경험만 쌓는다면 빅리그에서 연착륙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시 한 번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축하하며 그토록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멋지게 던질 모습을 상상하며 응원한다"고 전했다. 이형석 기자 2019.12.24 15:17
야구

[인터뷰]김민 SK 매니저, "힐만 감독 통역은 비서실장 느낌"

'소통.' 2017시즌을 준비 중인 SK에 특히 중요한 단어다.SK는 지난해 10월 김용희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트레이 힐만(53) 휴스턴 벤치코치를 제6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일본 니혼햄 감독(2003년~2007년)을 역임했던 힐만은 아시아 문화에 익숙하다. 하지만 한국어를 하지 못한다.이에 김민(35) 운영팀 매니저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올해 힐만 감독의 전담 통역을 맡는다. 유년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김 매니저는 2015년 12월 SK 구단에 입사했고, 2016시즌 외국인 투수 파트 통역을 맡았다. 1년 만에 중책을 맡은 그는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다"고 말했다. - 선수 통역과 감독 통역에 다른 점이 있다면."포지션 자체가 다르다. 비교하자면 감독 통역은 통역이라기보다는 비서실장 같은 느낌이랄까?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감독의 귀, 손, 발이 돼야 한다. 감독의 생각을 처음 듣고 전달하는 게 통역 아닌가. 24시간 스탠바이 해야 할 것 같다." - 책임도 큰 자리다."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오히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힘들지 않을까 걱정해 주시더라. 어렵게 생각하면 끝없이 어렵다. 어쨌든 내 의무고 과제다." - 자부심도 크지 않나."부담보다 자신감이 크다. 좋은 기회다. 감독님과 같은 배를 탔다고 생각한다. 이 기회가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 옆에서 지켜본 힐만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만난 시간이 길지 않아 모든 걸 알 순 없지만 자기만의 철학이 확고한 분이다. 생각이나 주장, 관점을 표현할 때 '옳고, 그르다'를 떠나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주더라. 논의할 때는 항상 여유가 있었다. 서로 아는 걸 공유하면서 대화를 즐기는 스타일이다. 상대방이 경청할 수 있게 유도도 잘한다. 무엇보다 가정적이다." - 처음 외국인 감독이 온다고 했을 때 어땠나."반가웠다. 힐만 감독은 미국 분이고 경력도 화려하다. 미국에서 내가 살았던 오클라호마와 멀지 않은 텍사스 출신이었다. 대화하면서 편한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 - 통역과 관련해 따로 부탁을 한 선수는 없었나."구장에서 잠시 상견례할 때 선수들이 감독님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잘했다. 아직 특별한 요구는 없었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스프링캠프에 가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같다.(웃음)" - 통역 노하우가 있다면."정확하게 전달하고 말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메릴 켈리를 예로 들자면, 경기에 졌을 때와 이겼을 때 분위기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심리 상태, 기분이나 컨디션도 항상 체크해야 한다. 통역을 시작하면 상황에 120% 집중한다. 하나라도 놓치면 내용이 잘못 전달될 수 있다." - 야구단 통역을 업으로 삼은 이유가 있나."어려서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 프로야구와 프로농구는 꾸준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왔다. 그러면 나 같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오래전부터 통역을 비롯해 스포츠 비즈니스와 매니지먼트 직업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 통역으로 첫 시즌을 보냈다. 어땠나."통역 이전에 야구단의 일원으로 한 해를 보냈다는 게 내겐 큰 의미가 있었다. 첫 번째로, 즐거웠다. 통역 업무의 중요성은 미국에서 지낼 때부터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학교에서 미국인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며 다양한 생활 패턴과 성격을 관찰한 게 큰 도움이 됐다. 미국에 친한 친구가 많다. 준비를 타이트하게 했다. 그래서 처음에 부담감이 적었다." - 학창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나."아버지 직장 때문에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 1학기까지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학교를 다녔다. 6학년 2학기에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가 중학교 2학년 때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유년 시절을 거의 미국에서 보냈다. 보스턴대학을 졸업하고 외국계 회사에 잠시 다니다가 SK 구단에 입사했다. 군대는 다녀왔다." - 미국에서 좋아했던 야구선수가 있었나."타자는 데이비드 저스티스다. 미국에 있던 시절 애틀란타가 강팀이었다. 투수는 톰 글래빈과 존 스몰츠, 그레그 매덕스가 유명했다. 셋 중 가장 좋아했던 투수는 글래빈이었다. 꾸준하게 잘 던졌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리틀야구 선수로 뛰었다. 오래 하진 않았지만 재밌었던 추억이다." - SK 팬들은 켈리를 향한 궁금증이 많다."정말 꾸준하다. 그 꾸준함을 만들기 위한 준비도 철저하게 한다. 쉽게 말해 프로페셔널하다. 사소할 수 있지만 꼼꼼하다. 준비 자세가 확실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01.03 06:00
야구

2016 KS와 1995년 WS… '타선을 믿지 말라'

1995년 월드시리즈(WS)와 2016년 한국시리즈(KS)가 묘하게 닮았다. '투수력>타력' 상관관계가 형성됐다. 노조 파업 여파로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1995년 메이저리그 WS는 창과 방패의 대결로 압축됐다. '방패'는 3선발을 보유한 내셔널리그 챔피언 애틀랜타였다. 애틀랜타는 그해 그레그 매덕스(19승2패 평균자책점 1.63)- 톰 글래빈(16승7패 평균자책점 3.08)- 존 스몰츠(12승7패 평균자책점 3.18)로 이어지는 '선발 3각 편대'가 견고했다. 3명이 정규 시즌 팀의 90승 중 52.2%를 책임졌다. 4선발 스티브 에이버리도 18승을 두 번이나 기록한 왼손 투수다. '창'은 클리블랜드였다. 1954년 이후 41년 만에 WS 무대를 밟은 클리블랜드는 알버트 벨(타율 0.317, 50홈런, 126타점)- 매니 라미레즈(타율 0.308, 31홈런, 107타점)- 짐 토미(타율 0.314, 25홈런, 73타점)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응집력이 강점이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시즌 팀 홈런 200개를 넘긴 유일한 팀(최하 94개 필라델피아)이었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 낸 타자만 7명. 1번 타자 케니 로프턴이 그해 도루왕이었다. 상, 하위타선에서 물샐틈이 없었다. 막상 뚜껑이 열린 WS는 애틀랜타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애틀랜타는 홈에서 치러진 1차전에서 에이스 매덕스가 9이닝·2피안타·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2차전에서도 글래빈이 6이닝·3피안타·2실점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3차전 패, 4차전 승, 5차전 패를 반복하며 시리즈 3승2패를 기록했다. 우승에 단 1승이 필요했던 애틀랜타는 6차전에서 글래빈이 8이닝·1피안타·무실점으로 쾌투해 구단 역사상 세 번째 WS를 품에 안았다. 클리블랜드가 2승을 거뒀지만 전체적인 시리즈 분위기는 애틀랜타가 쥐고 흔들었다. 클리블랜드 타선은 무기력했다. WS 팀 타율이 0.179(195타수 35안타)로 바닥을 쳤다. 출루율은 0.273에 불과했다. 1루수 에디 머레이의 타율이 0.105(19타수 2안타), 기대를 모았던 벨도 타율 0.235(17타수 4안타)로 부진했다. 에이스 오렐 허샤이저가 1승1패 평균자책점 2.57로 분투했지만 경기당 3.17점밖에 뽑아내지 못한 타선이 속수무책이었다. 올해 KS도 마찬가지다. 두산은 KS 1~3차전에서 29이닝 1실점(1차전 연장 11회)하는 압도적인 투수력으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른바 ' 판타스틱4'로 불린 선발진이 괴력을 발휘했다. 1차전 선발이었던 더스틴 니퍼트가 8이닝 무실점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고, 2차전 선발 장원준은 8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일 열린 3차전에서도 마이클 보우덴이 7⅔이닝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리즈 3승째를 이끌었다. ' 판타스틱4'의 대항마로 손꼽힌 NC의 '나·테·이·박'은 속절없이 당했다. 나성범- 에릭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3차전까지 도합 타율 0.098(41타수 4안타)로 최악의 슬럼프를 보였다. 정규 시즌과 달랐다. '나·테·이·박'은 올 시즌 115홈런·425타점을 합작했다. 10구단 kt가 기록한 시즌 팀 홈런 116개에 딱 하나 모자랐다. 타자 4명이 모두 리그 홈런 상위 20권 내 이름을 올렸다. 4명이 합작한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은 팀 전체의 29.3%인 16.11. 두산의 견고한 마운드를 깰 수 있는 창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단기전에선 탄탄한 마운드가 경기를 지배했다.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 강한 투수를 만나면 질 수밖에 없다"는 박석민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창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6.11.02 16:34
야구

마무리 사이영상에 도전하는 잭 브리튼

메이저리그(ML) 양대 리그 사이영상 경쟁 구도가 흥미진진하다. 아직 유력 후보가 뚜렷하지 않다.내셔널리그는 ‘현존 최고의 투수’인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올스타전을 앞두고 부상을 당한 이후 아직까지 복귀에 나서지 못했다. 무주공산이 된 '왕좌'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아메리칸리그는 개막 이후 9연승을 달린 크리스 세일(시카고 화이트삭스)이 대망의 첫 수상을 이룰 것 같았다. 하지만 이후 힘을 쓰지 못하면서 내셔널리그와 같은 구도다.이런 가운데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가 조용히 사이영상에 도전하고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마무리 잭 브리튼(29)이다.그는 22일까지 2승 1패 37세이브 평균자책점 0.54를 기록하고 있다.브리튼은 올시즌 1990년대 ‘1이닝 마무리’ 시대가 열린 이후 마무리 투수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피칭을 하고 있다. 8월 12일(이하 미국 시간) 오클랜드 전에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거둔 브리튼은 39경기 연속 무자책점을 기록하면서 기존 크레익 킴브럴과 브렛 시슬이 가지고 있던 38경기 기록을 경신했다. 지금은 42이닝으로 늘어났다.5월부터 8월까지 월간 평균자책점이 모두 0이다. 브리튼의 마지막 실점을 찾기 위해서는 달력을 4월 30일으로 넘겨야 한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브리튼은 첫 두 타자를 삼진으로 깔끔하게 잡았지만 세번째 타자 애덤 이튼의 번트 타구를 수비하다 발목을 삐끗했다. 이어 등판한 밴스 월리가 적시타를 허용하며 그 실점은 고스란히 브리튼의 몫이 됐다. 바로 앞 실점은 상대 주자의 무관심진루로 이뤄졌다. 올시즌 3자책점 중 오직 브리튼의 책임으로 볼 수 있는 건 11일 무키 베츠(보스턴)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하다.브리튼은 힘은 싱커에서 나온다. 투구의 90% 이상이 싱커다. 평균 구속이 96.3마일로 40이닝 이상 던진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빠른 싱커다. 빠른 싱커에 날개를 달아주는 건 무브먼트. 팀 동료 맷 위터스는 “브리튼의 싱커는 단순히 종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횡으로도 움직인다. 슬라이더와 유사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싱커 하나로 브리튼은 9이닝당 삼진 10.55개를 잡아내고 있다. '언히터블 싱커'이기도 하다. 상대 타자의 컨택트율은 61.1%로 ML 전체 2위다. 그의 싱커가 마리아노 리베라의 컷패스트볼 이후 최고의 마구로 꼽히는 이유다.타자들이 공을 맞히는 데 성공해도 강한 타구로 연결되지 않는다. 브리튼의 강한 타구 비율은 14.8%로 ML 1위, 약한 타구의 비율은 30.4%로 ML 4위다. 여기에 땅볼 비율이 80.5%나 되니 장타를 허용할 일이 거의 없다. 브리튼의 올시즌 피장타율은 0.197로 불펜투수 가운데 독보적인 ML 1위다. 2위 캔리 잰슨 0.240이며, 2할 이하의 피장타율은 리베라도 19년 선수생활 동안 기록하지 못했다.사이영상이 제정된 1956년 이후 불펜투수가 수상은 9회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1990년 이후로 한정하면 1992년 데니스 애커슬리와 2003년 에릭 가니에가 유이하다. 선발투수 이닝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불펜투수도 분업화로 투구 이닝이 적다. 그만큼 '임팩트'가 모자란다. 그래서 사이영상 수상은 더 힘들어졌다.올해 브리튼의 활약은 마무리 투수 중 단연 최고다. 하지만 수상을 위해선 운이 따라야 한다. 특출난 선발투수 경쟁자가 없어야 한다. 1998시즌 53세이브를 올린 트레버 호프먼은 팀 동료 케빈 브라운(18승 7패 ERA 2.38)과 1위 표가 겹치며 2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해 내셔널리그 수상자는 톰 글래빈이었다. 2008시즌 62세이브로 단일시즌 최다세이브기록을 세웠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도 22승 투수인 클리프 리에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현재로선 브리튼에게 운이 따른다. 전반기 14승을 올렸던 세일은 후반기를 1승 3패로 시작했다. 너클볼러 스티븐 라이트(보스턴)가 주목을 모았지만 어개 부상을 당했다. 리그 평균자책점 1, 2위를 달리고 있는 마이클 풀머(디트로이트)와 대니 더피(캔자스시티)는 이닝이 부족하다. 풀타임 선발로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제외한 경쟁자로는 다승 선두 J.A 햅(토론토)과 릭 포셀로(보스턴) 그리고 텍사스 레인저스 에이스 콜 해멀스 정도를 꼽을 수 있다.아직 브리튼에겐 82⅓이닝 137K를 기록한 2003년 가니에만큼의 강렬함은 없다. 하지만 후반기 달성 가능한 이정표들이 있다.첫째, 50세이브 달성. 1993년 랜디 마이어스 이후 최초이자 역대 두 번째 왼손 50세이브 기록이다.둘째, 블론세이브 0. 역대 40세이브 이상으로 세이브성공률 100%를 기록한 마무리는 가니에(2003), 브래드 릿지(2008), 호세 발베르데(2011) 등 세 명 뿐이다.셋째, 2012년 페르난도 로드니의 구원투수 최소 평균자책점(0.60, 60이닝 이상) 경신. 무자책점 행진을 이어나가면 가능하다.현대 야구에서 무리일 것으로만 보였던 불펜투수 사이영상을 향해 브리튼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반승주(야구공작소) 야구 콘텐트, 리서치, 담론을 나누러 모인 사람들. 야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2016.08.23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