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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설리, 동료 배웅 속 영면…침통한 연예계→공문서 유출 수사 [종합]
故설리가 가족과 동료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했다.17일 설리의 발인이 엄수됐다. 가족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동료들이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에프엑스로 함께 활동한 엠버, 빅토리아는 모든 스케줄을 정리하고 각각 미국과 중국에서 귀국했다. 모든 장례 절차는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다만 15일과 16일 별도의 팬 조문 장소를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하고, 설리를 응원하는 팬들이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연예계 추모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설리의 비보가 알려진 14일 컴백한 슈퍼주니어는 컴백 브이라이브 행사를 취소했고, 슈퍼엠은 SBS '컴백쇼' 녹화를 전면 취소했다. 설리가 출연하던 JTBC '악플의 밤'은 18일 방송을 휴방하기로 했고, 루나는 소피 역으로 출연 중인 뮤지컬 '맘마미아!' 일정을 변경해 19일, 20일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 컴백 티징을 오픈 하기로 했던 가수들도 컨텐트 공개를 멈췄다. 아이유, 태연은 컨텐트 공개를 잠시 미뤘고 다이나믹 듀오는 25일 컴백을 무기한 연기했다.17일 오전 진행될 예정이었던 영화 '선물' 특별상영회와 기자간담회도 열리지 않았다. '선물' 측은 "갑작스럽게 들려온 비보에 급히 결정을 내리게 됐다. 제작진과 배우들도 슬픔을 함께 하며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영화에는 엑소 수호가 출연한다.선배들은 어린 후배를 떠나보낸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김동완은 "더 많은 매체들과 더 많은 연예인들이 생겨나면서 서로에게 강요받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린 친구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편히 자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건강하고 밝은 미소를 보여주길 바라는 어른들이 넘쳐나고 있다. 섹시하되 섹스하지 않아야 하고, 터프하되 누구와도 싸우지 않아야 하는 존재가 되길 원한다"며 대형기획사의 방관은 더 이상 안된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심은진은 "그때의 내가 어떠한 스트레스와 어떠한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 기억이 났다. 모두 '버티라고'들 말했고, 말한다. 나 역시 18살에 데뷔해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중일 거라 생각한다. 아마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는 버티고 있는 중일 것"이라며 "그래서 이러한 소식을 들으면, 마음 한켠이 따끔거린다"고 적었다. 손태영은 "백 번 천 번 이해되어 더 안타깝고 슬프고 아프다. 기도할게요"라고 설리를 추모했다.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설리의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외력이나 타살 혐의점 없음'이라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 국과수 구두 소견, 외부 침입 흔적 등 다른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점,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는 주변인물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설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약물 반응 결과 등 정밀 소견을 받을 때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경찰은 또 설리의 사망 관련 문건이 유출된 것에 대해 조사한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유출된 2건의 문건 중 하나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성남소방서가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고, 다른 한 건은 관할 파출소에서 성남수정경찰서와 경기남부경찰청 보고용으로 만든 상황보고서다. 감찰 부서에서 문건이 어떻게 유출됐는지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본부는 문건이 올라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연락해 삭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정치권은 악플 규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지난 15일 "고인의 자유로운 모습과 당당함은 냉혹한 사회적 시선과 편견 속에 갇혀 있는 많은 여성들에게 힘과 위로가 되었다. 고인이 생전에 남겼던 자유와 해방의 메시지들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것"이라면서 "고인의 죽음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도 하다. 인격살해라 불릴 정도의 도를 넘은 혐오와 악성댓글은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범죄다. 온라인 상에서 인간의 존엄함이 지켜질 수 있도록 정의당은 최선을 다해 정책적, 법적 제도를 마련하고 문화를 바꿔나갈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박성민 민주당 청년대변인도 같은 날 "근거 없는 루머들과 수많은 악플이 설리를 향했다"라며 "탈코르셋·노브라 운동 등 여성문제에도 관심을 보였던 설리는 생전 온갖 악플에 시달렸다고 한다. 누군가는 장난삼아 썼을 '악플'이 한 생명을 죽음으로까지 내몰 수 있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악플과 관련해 법적 규제를 논하기에 앞서, 인식이 바로 잡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19.10.17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