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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 2022 ④미드필더] 거침 없던 진공청소기 김남일, 걱정할 게 더 많아진 정우영

일간스포츠는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을 맞아 현재 축구대표팀과 20년 전의 대표팀을 포지션 별로 비교하는 시리즈물을 연재한다. 2002년 6월 4강 신화를 만들어냈던 전설의 스쿼드를 돌아보며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축구대표팀을 더 흥미롭게 지켜보고 응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의 중원의 중심에는 유상철과 김남일이 있었다. 유상철은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였다. 한·일월드컵 첫 경기였던 폴란드전에서 쐐기 골을 터뜨렸을 정도로 공격에도 가담했다. 대표팀 경력 또한 풍부한 베테랑이기도 했다. 김남일은 수비에 집중했다. 상대가 한국 진영을 넘보지 못하게 꽁꽁 묶는 역할을 했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왔고, 월드컵 대표팀은 2002년이 처음이었다. 김남일은 플레이도 거침없었는데, 툭툭 던지는 말은 더 거침없었다. 김남일은 월드컵 직후 ‘신드롬’이라 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 히딩크가 지어준 별명 ‘진공청소기’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본선이 열리기 전부터 김남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진공청소기’라는 별명도 히딩크가 직접 지어줬다. 상대 선수를 빨아들이듯 수비한다는 뜻이다. “98 프랑스월드컵 때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에드가 다비즈가 했던 롤을 김남일이 해주고 있다”며 극찬한 적도 있다. 다소 투박한 스타일의 김남일이 처음부터 축구 팬의 신뢰를 받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저돌적이고 창의적인 김남일을 기존의 미드필더들보다 더 믿었다. 김남일은 상대를 잘 막아내면서도 효율적인 패스를 하는 선수였다. 월드컵 본선에서 김남일은 조별리그 3경기 풀타임, 16강 이탈리아전과 8강 스페인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김남일은 여러 면에서 이전의 한국 축구에 ‘반전’을 던졌다. 1990년대 한국 축구에서 미드필더 이야기가 나오면 그 주제는 늘 ‘플레이메이커’였다. ‘한국에 제대로 된 플레이메이커만 있다면 월드컵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게 언론의 단골 기사 주제였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기술이 좋은 선수보다 강인하고 터프한 김남일을 선택했다. 미드필더로서 ‘진공청소기’ 역할을 해낸 그는 반항적인 외모에 거칠 것 없는 말투로 순식간에 소녀팬까지 사로잡았다. ‘날 것’의 느낌이 살아있는 그의 젊은 에너지가 4강 신화에 열광하던 팬들을 빨아들였다. 김남일은 거침없는 언변으로 ‘어록’을 만들어냈다. 한·일월드컵 직전에 치른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지네딘 지단(프랑스)의 돌파를 막아내다가 지단이 다쳤다. 한국 기자들이 ‘지단 몸값이 얼만데…’라고 걱정하니까 “내 연봉에서 (치료비를) 까라고 해요”라고 툭 던진 게 그의 대표적인 어록이다(당시 지단이 기록한 세계최고액 이적료가 7500만 유로, 1000억원이 넘었다). 한·일월드컵 당시 노란색 염색 머리를 했던 김남일은 과거 축구가 하기 싫어 숙소를 탈출, 나이트클럽 웨이터를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리고 월드컵 직후 선수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 대국민 축하행사에서 “나이트에 가고 싶은 김남일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김남일은 터프한 플레이와 청춘드라마 속 반항아 남주인공 같은 이미지, 거침없는 언변 덕분에 아이돌 스타 같은 인기를 누렸다. 당시 팬들이 김남일과 닮은꼴 연예인을 꼽으면서 강동원을 거론하기도 했다. 안정환·이동국 등 ‘꽃미남 공격수’가 아닌 터프가이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이 엄청난 인기를 끌자 축구 관계자들이 기자들에게 “대체 왜 김남일이 여자 팬에게 인기가 많은 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플레이도, 신드롬 같았던 인기도, 무서울 게 없는 듯이 말하고 달려들던 김남일은 한·일월드컵이 남긴 최고의 ‘낭만 터프가이’로 기억될 것이다. ━ 한 명의 스타보다 팀으로 조화 우선 김남일 이후 한국 대표팀에는 오랜 기간 기성용(33·FC서울)이 중원의 핵심 역할을 해냈다. 기성용은 2019년 1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미드필더들은 아시아 예선 때부터 끊임없이 기성용과 비교당해야 했다. 지금의 미드필더들은 위축되기 쉬운 게 사실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미드필더로 정우영(33·알 사드) 이재성(30·마인츠) 황인범(26·서울)을 주로 기용해왔다.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을 선수가 정우영이다. 체격에서 유럽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그는 수비 가담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프리킥 능력도 좋다. 다만 정우영은 세밀한 패스나 창의적인 공격 전개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 이런 부분을 황인범과 이재성이 메워주는 조합이다. 벤투 감독은 미드필더 개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선수들을 어떻게 조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지 고민하는 걸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A조 10경기 7승 2무 1패, 13득점 3실점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탈락 직전까지 갔을 정도로 고전했기에 이번 최종예선이 더 의미 있었다. 그런데도 대표팀 수비와 미드필더들은 늘 비판의 대상이다. 아시아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세계적인 강팀과 만나면 허리와 수비진이 무너진다는 지적이다. 그 중심에서 정우영이 비난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에서 수비진 실수로 동점 골을 내준 후 동료들의 소셜미디어(SNS)에 비난 메시지가 쏟아지자 정우영은 “비난과 욕설을 멈춰주세요”라는 공개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베테랑 정우영은 수비의 중심을 잡는 동시에 맏형으로서 후배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정우영과 이재성이 부상으로 동시에 빠졌던 지난달 파라과이 평가전(2-2 무승부)에서 중원에 큰 공백이 생겼다. 역설적으로 이 경기를 통해 이들이 대체불가한 자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우영은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을 비롯해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에 대해 불안해하는 팬들에게 “감독님과 선수들은 오랜 기간 우리의 색깔을 준비해왔다. 믿음을 보내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은경 기자 2022.07.2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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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언의 '극찬', "제라드 다음은 루니, 그 다음은 포든"

잉글랜드를 대표하던 공격수, 리버풀,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한 마이클 오언이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을 극찬했다. 21세 포든은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유로 2020에 나선다. 잉글랜드는 D조에 속했고, 크로아티아, 체코, 스코틀랜드와 경쟁한다. 대회를 앞두고 오언은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에 대해 평가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18세의 나이로 빼어난 활약을 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포든을 주시했다. 그는 "포든은 특별하다.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다. 그가 위대한 선수가 될 거라고, 월드 클래스가 될 거라고 말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오언은 "포든의 강점은 움직임과 퍼스트 터치다. 그는 힘들지 않게, 너무나 쉽고 자유롭게 축구를 한다. 포든의 판단력과 능력은 골을 만들어낸다. 또 어시스트를 만든다. 클래스가 다르다. 그의 경기에 임하는 태도와 정신력 등을 보면 포든은 축구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오언은 포든이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떠올렸다. 오언은 "스티븐 제라드가 있었다. 다음 웨인 루니가 뒤를 이었다. 그 다음이 포든이다"고 강조했다. 최용재 기자 2021.06.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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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이긴 선수는 누구? 국가별 'GOAT'를 소개합니다

역대 최고의 선수를 뜻하는 'GOAT(Greatest Of All Time).' 세계 축구계에서 끝나지 않는 논쟁이다. 이전에는 이를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의 전쟁으로 정의했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등장 이후에는 4파전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범위를 좁혀 국가별 'GOAT'를 선정한다면? 미국 'ESPN'이 세계 축구 팬들에게 정답을 맡겼다. 13개 축구 강국의 전설적인 선수들을 후보로 놓고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가 발표됐다. ◇아르헨티나 메시? 마라도나? 팬들은 메시의 손을 들어줬다. 바르셀로나 황금기를 이끈 메시는 총 33개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슈퍼스타. 세계 최다인 발롱도르 6회 수상자다. 메시는 65%의 지지를 받아 32%에 그친 마라도나를 압도했다. 3위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3%)였다. ◇브라질 브라질은 펠레의 나라다. 브라질 명문 산투스에서 25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업적 중 가장 위대한 성과는 월드컵에서 나왔다. 펠레는 1958 스웨덴월드컵, 1962 칠레월드컵, 1970 멕시코월드컵까지 3회 우승을 일궈냈다. 79%를 득표한 펠레에 이어 호나우두(19%), 가린샤(2%)가 이름을 올렸다. ◇잉글랜드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는 바비 찰튼을 따라올 자 없다. 1966 잉글랜드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이기도 했다. 1966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그는 56%의 지지를 얻었다. 바비 무어(26%)가 뒤를 이었고, 지미 그리브스(9%), 고든 뱅크스(9%)가 공동 3위에 랭크됐다. ◇포르투갈 포르투갈은 '호날두 보유국'이다. 레알 마드리드 통산 득점 1위(450골)인 호날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통산 득점 1위(134골) 등을 기록 중이다. 발롱도르는 5회 수상했다. 86%의 지지를 받은 호날두에 이어 에우제비오가 10%, 루이스 피구가 4%의 지지를 얻었다. ◇프랑스 '아트 사커'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이 선정된 것에 이견을 달 수 없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 나서 사상 첫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겼긴 지단은 1998년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상은 3회. 그는 65%의 지지를 받으며 티에리 앙리(21%), 미셸 플라티니(12%)를 제압했다. ◇독일 프란츠 베켄바워는 독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축구인이다. 1974 서독월드컵 우승을 책임졌고, 유로 1972 우승컵도 품었다. 발롱도르를 2회 수상한 베켄바워는 바이에른 뮌헨의 전설로도 남아있다. 그는 63%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게르트 뮐러(23%), 3위는 필립 람(14%)이 선정됐다. ◇이탈리아 이탈리아 명가 AC 밀란의 황금기를 이끈 주인공, 오직 AC 밀란에서만 활약한 로맨티스트 파올로 말디니가 1위(54%)에 올랐다. 그는 1984년부터 2009년까지 AC 밀란에서 902경기에 출전했다. 역대 1위다. 이어 로베르토 바조(26%)가 2위에 올랐고, 주세페 메아짜(10%)와 프랑코 바레시(10%)가 공동 3위였다. ◇네덜란드 '토털 사커'의 아이콘 요한 크루이프가 71%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크루이프는 아약스와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으며 발롱도르를 3회나 수상했다. 1974 서독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월드컵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크루이프에 이어 아르연 로번(16%), 마르코 판 바스턴(7%)이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 치열했던 경쟁에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41%의 지지로 1위에 올랐다. 그는 메시와 함께 바르셀로나 제국을 건설한 미드필더다. 또 스페인 대표팀의 황금기를 열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스페인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고, 유로 2008, 유로 2012 우승도 쟁취했다. 사비 에르난데스(24%)가 2위, 레알 마드리드 상징적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20%)가 3위를 기록했다. ◇미국 미국의 축구 스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랜던 도노반이 45%를 기록했다. 레버쿠젠, 바이에른 뮌헨, LA 갤럭시 등에서 활약한 그는 미국 대표팀에서 도57골(1위)을 넣었다. 또 미국 올해의 선수상을 7번이나 수상했다. 도노반에 이어 클린트 뎀프시(28%), 미국을 대표하는 골키퍼 팀 하워드(24%)가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멕시코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라리가에서 명성을 떨친 공격수 우고 산체스가 53%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라리가 우승 5회를 포함해 총 10번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또 라리가 득점왕 5회를 차지했다. 1997 북중미카리브 축구 연맹(CONCACAF) 골드컵에서 멕시코의 우승을 이끄는 등 20세기 북중미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이어 라파 마르케스(33%), 콰우테모크 블랑코(14%)가 위치했다.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 축구에서 제이 제이 오코차(48%)를 빠뜨릴 수 없다. 그는 프랑크푸르트, 페네르바체, 볼턴 원더러스 등에서 활약한 그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1994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도 우승을 이끌었다. 나이지리아 올해의 선수에 7번이나 선정됐다. 은완코 카누(33%), 빈센트 엔예마(11%)가 뒤를 이었다. ◇호주 호주 출신으로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는 팀 케이힐. 72%의 압도적인 득표를 기록했다. 밀월 FC, 에버턴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친 그는 2005년 에버턴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연속 득점을 올린 유일한 호주 선수다. 이어 해리 키웰(19%), 마크 비두카(9%)가 위치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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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이 불 붙인 논쟁, 프랑스 최고의 공격수는 누구인가?

프랑스 축구계에서 '프랑스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 '최고의 선수' 대결은 2파전 양상이다. 한 명은 발롱도르 3회 수상에 빛나는 미셸 플라티니. 다른 한 명은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이다. 두 선수의 포지션은 미드필더. '최고의 공격수'를 선정하자면 후보가 여럿이다. 논쟁에 불을 붙인 건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프랑스 역대 최고의 공격수로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를 꼽았다. 지단 감독은 "벤제마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500경기 이상을 뛰었다. 그가 만든 골과 우승 등의 업적을 보면 (프랑스 최고 공격수인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후폭풍이 컸다. 지단 감독의 의견에 다양한 반론이 나왔다. 후보는 6명으로 압축된다. 1970년대 프랑스 공격의 상징이었던 베르나르 라콩브가 첫 번째 후보다. 그는 프랑스 리그1 올림피크 리옹과 보르도의 전설이다. 15시즌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을 올리는 파괴력을 선보였다. 리그1 역대 통산 득점 2위(255골)에 올라있다. 두 번째 후보는 프랑스 공격수 중 유일하게, 리그1 출신 최초로 발롱도르(1991년) 수상 영예를 안은 장 피에르 파팽이다. 1988년부터 1992년까지 5시즌 연속 리그1 득점왕에 오른 그는 1989년부터 1992년까지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의 4연패를 이끌었다. 프랑스 공격수를 논할 때 티에리 앙리가 빠질 수 없다. '킹'이라 불린 앙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4회 차지했고, 아스널 역대 득점 1위(228골)에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경험했다. 또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으로서 1998 프랑스월드컵, 유로 2000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A매치 51골로 프랑스 역대 1위다. 앙리와 동시대에 활약한 다비드 트레제게도 후보에 포함됐다. 그는 이탈리에 세리에 A 유벤투스에서 우승을 맛봤고, 득점왕도 차지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 유로 2000 우승에도 공헌했다. 특히 유로 2000 결승에서 골든골을 터뜨리며 프랑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A매치 34골로 역대 4위에 랭크됐다. 2010년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공격수는 올리비에 지루(첼시)다. 앙리처럼 화려하진 않았지만, 꾸준함과 우직함으로 승부했다. 몽펠리에에서 리그1 우승을 경험한 그는 EPL 아스널과 첼시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A대표팀에서는 44골로 앙리 다음으로 2위다.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 멤버였다. 마지막 후보가 지단 감독이 선택한 벤제마다. 지단 감독의 말대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만들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3회, UCL 우승 4회 등을 일궈냈다. 레알 마드리드 역대 득점 5위(261골)에 랭크됐다. 세계 최고의 구단에 2009년 입단한 뒤 12시즌 동안 주전으로 활약했다. A매치는 27골로 10위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후보들을 놓고 프랑스 축구 전문가들의 의견과 평가를 실었다. 지단과 의견이 일치하는 이는 없었다. 대부분이 벤제마가 사상 최고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벤제마가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지 못했다는 걸 약점으로 꼽았다. 프랑스는 월드컵에서 두 차례 우승했지만, 벤제마가 포함된 적은 없었다. 그는 '섹스 스캔들'로 인해 2015년 이후 대표팀 부름을 받지 못했다. 후보에 포함된 파팽은 "나는 벤제마를 역대 최고의 공격수로 보지 않는다. 벤제마는 그 세대에서 최고의 공격수다. 창의적인 스타일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오랜 기간 주전으로 뛴다는 게 그의 능력을 보여준다"면서도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가장 위대한 공격수는 라콩브"라고 밝혔다. 1998 프랑스월드컵 우승 멤버인 스테판 기바르쉬는 "벤제마는 내가 꼽는 톱3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중요한 선수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에서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며 "1위는 앙리, 2위는 지루, 3위는 파팽"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의 전설 도미니크 로슈토는 "지단이 벤제마가 역대 최고의 공격수라고 했다. 물론 지단은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벤제마의 현재 감독이 지단 아닌가"라면서 "내가 선택한 톱 5안에 벤제마는 포함된다. 하지만 1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라콩브도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벤제마는 세계 최고의 빅클럽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고 있다. 33세 나이에도 여전히 좋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고 칭찬하면서도 "벤제마가 월드컵 챔피언이 되기 전까지, 그가 프랑스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인지에 대한 답은 내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1.0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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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감독상 전쟁, 데샹 VS 지단…'월드컵이냐? UCL이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인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인가. 2018년 세계 축구 최고의 감독에게 주어지는 FIFA 남자 감독상이 두 가지 갈림길에 섰다.FIFA는 지난달 25일 남자 베스트 감독상 후보 10인을 발표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유벤투스)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러시아 대표팀) 즐라트코 다리치(크로아티아 대표팀) 디디에 데샹(프랑스 대표팀) 호셉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위르겐 클롭(리버풀) 로베르토 마르티네스(벨기에 대표팀) 디에고 시메오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잉글랜드 대표팀) 에르네스토 발베르데(바르셀로나)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 등이 선정됐다.후보는 10명이지만 '이파전'이다. 유력한 2인은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을 이끈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과 UCL 정상을 차지한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다. 프랑스 축구 전설들의 전쟁이다. 두 감독은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아트사커'를 창조하며 프랑스의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합작한 영웅이다.데샹 감독은 프랑스월드컵 우승 이후 20년 만에 프랑스에 월드컵 우승컵을 안겼다. '젊은 아트사커'의 등장이었다. 공격과 중원 그리고 수비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프랑스 전성시대'를 선포했다.지단 감독은 UCL 3연패를 일궈 냈다. 1974년부터 1976년까지 3연패를 달성한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무려 42년 만에 일궈 낸 기록이다. 1992년 현재의 UCL로 재편된 뒤 나온 첫 번째 3연패다.데샹과 지단의 전쟁은 곧 월드컵과 UCL의 전쟁이다. 우열을 가릴 수 없다. FIFA 감독상 과거를 봐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2010년 초대 수상자는 조제 무리뉴 인터 밀란 감독이었다. 월드컵이 열린 해였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이끈 스페인이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도 수상자는 무리뉴 감독이었다. 인터 밀란을 트레블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무리뉴 감독의 인터 밀란은 세리에 A·코파 이탈리아·UCL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스페인의 첫 월드컵 우승보다 가중치를 높게 둔 것이다.2014년에는 월드컵이 UCL을 눌렀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전차 군단의 수장 요아힘 뢰브 감독이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레알 마드리드를 UCL 우승으로 이끈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뢰브 감독에게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UCL 10회 우승(라 데시마)은 달성했지만 월드컵 챔피언 독일의 아성을 넘진 못했다.월드컵이 없는 해에는 대부분 UCL 챔피언 감독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1년 호셉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2013년 유프 하인케스 바이에른 뮌헨 감독·2015년 루이스 엔리케 바르셀로나 감독·2017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수상자에 선정됐다.예외도 있었다. 2012년에는 유로 2012 우승으로 스페인을 메이저 대회 3연패(유로 2008·유로 2012·2010 남아공월드컵)로 이끈 델 보스케 감독에게 돌아갔다. 2016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 시티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영광을 안았다.월드컵의 해, 2018년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결과는 오는 9월 2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최용재 기자 2018.08.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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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그바 "그리즈만이 지단처럼 해줄 것이다"

프랑스 대표팀 미드필더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향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프랑스는 4강에서 벨기에를 꺾고 2018 러시아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오는 16일 돌풍의 팀 크로아티아와 결승을 치른다. 프랑스는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정상을 차지한 뒤 20년 만에 우승을 노리고 있다.결승전을 앞두고 포그바는 그리즈만의 이름을 꺼내면서 프랑스 축구 전설 지네딘 지단의 이름도 함게 꺼냈다. 지단은 1998 프랑스월드컵 결승 브라질과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프랑스가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포그바는 이번 결승전에서 그리즈만이 20년 전 지단처럼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리즈만은 현재 3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포그바는 "지네딘 지단은 프랑스 축구의 전설이다. 축구의 아이콘이다. 그리즈만이 이번 월드컵에서 그렇게 해낼 것이다. 그리즈만은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것이다. 나는 그리즈만이 결승전에서 골을 넣기를 원한다"고 말했다.이어 포그바는 "체력적인 부분으로 인해 크로아티아가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크로아티아는 강한 팀이다. 프랑스는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 유로 2016 결승과는 다르게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용재 기자 2018.07.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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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2팀]②프랑스, 20년 전 위대한 선배들은 이렇게 '추악'하지 않았다

프랑스가 월드컵 우승 앞에 섰다.프랑스는 2018 러시아월드컵 4강 벨기에와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크로아티아다. 결승은 오는 16일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프랑스의 목표는 20년 전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정상을 차지한 위대한 선배들의 위상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아트사커'의 재현이다.1998년 선배들이 이끌던 프랑스는 말 그대로 '예술' 그 자체였다. 지네딘 지단이라는 세기의 스타를 필두로 주장 디디에 데샹·릴리앙 튀랑·마르셀 드사이·로랑 블랑·유리 조르카에프·티에리 앙리·다비드 트레제게·파크리크 비에라·파비앙 바르테즈 등 공격, 중원, 수비 그리고 골키퍼까지 황금멤버를 꾸렸다.이들은 '예술'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아름다우면서 우아한 축구를 선사하면서 '아트사커'라는 별칭을 얻었다. 프랑스가 선보인 예술에 세계 축구팬들은 열광했고, 환호했다.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축구였다. 이들은 한 시대를 풍미한 세계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다. 월드컵 역대 최강의 팀 중 하나로도 꼽힌다.프랑스는 C조 조별예선을 3전 전승으로 통과한 뒤 16강 파라과이, 8강 이탈리아, 4강 크로아티아를 차례로 격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호나우두가 이끄는 브라질. 프랑스는 보란 듯이 3-0 대승을 거두며 세계 축구의 중심에 들어섰다. 이후 아트사커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00까지 재패하는 영광을 누렸다. 20년 뒤 월드컵에 나서는 프랑스는 어떤가.황금멤버를 꾸린 것은 20년 전과 비슷하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올리비에 지루(첼시)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은골로 캉테(첼시) 사무엘 움티티(바르셀로나) 라파엘 바란(레알 마드리드) 위고 요리스(토트넘) 등 공격, 중원, 수비 그리고 골키퍼까지 모자람이 없다.하지만 이들이 '아트사커'를 구사하고 있는가.그렇지 않다. 20년 전처럼 세계 축구팬들이 프랑스 축구에 환호하지 않고 있다. 찬사도 없다. 오히려 반감이 크다. 현재 프랑스는 '공공의 적'이 된 느낌이다. '선'이 크로아티아고 '악'이 프랑스가 된 분위기다. 프랑스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경기력도 예술로 부르기에는 한참 모자랐다.더욱 큰 이유는 프랑스가 보여준 '추악함' 때문이다.C조 조별리그 3차전 덴마크와 경기에서 프랑스는 세계 축구팬들을 실망시켰다. 프랑스와 덴마크는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진출하는 상황. 두 팀은 보란 듯이 무승부 전략을 들고 나왔다. 의욕 없이 수비만 했고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러시아월드컵 최초의 0-0 무승부 경기였다.경기장을 찾은 7만 관중은 야유를 보냈다. 일부 팬들은 "이런 경기를 보러 온 것이 아니다. 티켓 값을 환불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영국의 'BBC'가 "월드컵 역대 최악의 경기다. 두 팀은 월드컵 분위기를 망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질타할 정도였다.16강 진출을 위해 축구팬들을 기만한 프랑스는 스스로 가치를 떨어뜨렸다. 20년 전 3전 전승으로 시원하게 통과한 선배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16강에서 프랑스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4-3으로 무너뜨렸다. 프랑스는 찬사를 받았다. 특히 '신성' 음바페는 2골을 넣으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프랑스는 우승후보의 위용을 드러냈고, 음바페는 메시를 이을 미래 스타로 주목을 받았다.하지만 프랑스와 음바페에 대한 찬사는 여기까지였다.8강 우루과이전에서 프랑스는 전반에 밀렸지만 결국 2-0으로 승리했다. 경기력적으로도 매력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본격적으로 추악한 모습이 드러났다. 그 중심에는 음바페가 있었다. 음바페는 과도한 할리우드 액션으로 시간을 지연시켰다.음바페의 추태는 벨기에와 4강전에서 정점을 찍었다.경기 막판 음바페는 경기를 지연하기 위해 벨기에의 스로인으로 선언된 공을 끌고 드리블을 시도했다. 월드컵 4강전에서 나올 수 없는 추태였다. 음바페는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세계 축구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아야 했다. 결국 프랑스가 1-0으로 이겼고 결승에 진출했다.경기 후 벨기에 에당 아자르(첼시)는 "프랑스처럼 이기느니 벨기에처럼 지겠다"고 일갈했다. 또 많은 세계 축구인들의 프랑스의 추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음바페 개인의 행위로 치부할 수 없다. 이를 방치한 프랑스 대표팀 전체가 동조한 것이다.이렇듯 지금까지 보여준 프랑스의 행보는 아름다운 '아크사커'와 거리가 멀다. 20년 전 위대한 선배들의 위상을 잇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먹칠하는 셈이다.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 남았다. 크로아티아와 결승이다.20년 전 지단도 비매너 행위를 보인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상대 선수를 발로 밟아 퇴장을 당했다. 지단은 2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다.하지만 지단의 행동은 적어도 시간끌기는 아니었다. 상대 선수의 인종차별성 발언에 화를 참지 못해 저지른 일이다. 이로 인해 팀에 큰 피해를 줬다. 지단이 없는 프랑스는 파라과이와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겹게 1-0 승리를 거뒀다.이후 지단은 심기일전했고 결승에서 2골을 넣으며 프랑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지단을 향한 비난은 찬사로 바뀌었다. 음바페에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음바페로 인해 프랑스는 비난의 중심에 섰다. 결승에서 팀에 피해를 준 것을 만회하고, 실망시킨 세계 축구팬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여야 한다.혹여나 결승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면 음바페 그리고 음바페의 추태를 막지 못한 프랑스는 우승하고도 비난 받는 초유의 월드컵 우승팀이 될 것이다.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8.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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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킬러' 티에리 앙리, 조국에 비수를 꽂을까

프랑스 축구 역사상 최고의 '킬러' 티에리 앙리(41)가 조국에 비수를 꽂을까.프랑스는 벨기에와 2018 러시아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20년 만에 월드컵 정상에 도전하는 프랑스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벨기에전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32개국 중 가장 많은 14골을 기록 중이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만 9골을 쏟아 낸 뒤, 16강전과 8강전에서 5골을 더 추가했다. 일본과 펼친 16강전에서 2골을 먼저 내주고도 후반 막판에 3골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막강한 화력 뒤엔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벨기에 축구대표팀 감독을 보좌하는 '앙리 코치'가 있다. 앙리는 현역 시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2002~2003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특급 스트라이커'였다. 프랑스 축구대표팀에선 지네딘 지단과 주축을 이뤄 1998 프랑스월드컵과 200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A매치 기록은 123경기 51골. 2016년 8월 벨기에 축구대표팀 코치로 부임한 앙리에게서 아스널 시절에 보여 준 날렵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아저씨' 몸매가 됐다. 하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를 앞세워 단번에 선수단을 장악했다. 은퇴한 뒤 해설자로 꾸준히 활약하며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마르티네즈 감독은 "앙리에겐 보통 지도자에게 없는 능력이 있다. 그는 월드컵에서 우승해 봤고, 그 꿈을 좇는 과정에서 강한 정신력을 끌어낸 경험이 있다"고 칭찬했다.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스타 선수들이 앙리 앞에서 고분고분해진 이유는 또 있다. 선수단 전체 인지도를 다 합쳐도 선수 시절 앙리의 유명세를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은 "앙리의 선수 경력을 넘어설 만한 선수는 현재 벨기에에 없다"고 했다. 세계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 앞에서 선수들은 저절로 고개를 숙인 것이다. 앙리는 재능 넘치는 젊은 공격수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마르티네즈 감독은 "기본적인 공격 기술도 앙리에게 배우면 다르다. 어린 선수들이 그에게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드리블 하나도 직접 시범을 보이며 가르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 세대'로 불리는 로멜루 루카쿠(4골) 에당 아자르(2골) 케빈 더브라위너(1골) 등은 이번 대회에서 절정의 기량을 펼치고 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잉글랜드를 이미 조별리그에서 1-0으로 꺾을 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갖췄다. 자국의 레전드가 키운 제자들과 맞서는 프랑스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벨기에전을 두고 "어색하고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는 "앙리가 진영을 잘못 선택했다는 것을 알려 주겠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정작 앙리는 몸을 낮추고 있다. 그는 쏟아지는 인터뷰를 모두 거절하고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프랑스-벨기에전은 오는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스타디움에서 열린다.피주영 기자 2018.07.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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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프랑스, '지단의 시대' 종말 후 첫 '4강'에 오르다

프랑스 대표팀이 월드컵 4강에 올라섰다. 프랑스는 6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전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프랑스는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프랑스의 이번 4강은 의미가 깊다. '지단의 시대' 종말 후 처음으로 4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네딘 지단은 프랑스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다. 지단은 유럽의 어설픈 강호 프랑스를 세계 최강의 팀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지단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랑스 '아트사커'의 지휘관이었다. '아트사커'는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프랑스는 2006 독일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다시 한 번 강호의 위용을 드러냈다. 지단이 이끌었던 마지막 대표팀이었다.지단은 유로 2004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위기의 프랑스를 구해낼 자 지단뿐이었다. 프랑스 감독은 지단의 대표팀 복귀를 설득했고, 지단은 은퇴를 번복하고 대표팀에 복귀했다. 그리고 전성기 위용을 드러내며 프랑스를 결승까지 올려놨다. 독일월드컵 이후 지단은 정말로 떠났다. 독일을 끝으로 지단의 시대는 종말을 선언했다. 지단이 없는 프랑스는 강렬하지 못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망신을 당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독일에 0-1로 패배했다. 2018 러시아에서 프랑스는 달라졌다. 지단의 영광을 계승할 수 있는 황금세대를 꾸려 월드컵에 나섰다. 폴 포그바, 앙투안 그리즈만 그리고 신성 킬리안 음바페까지 새로운 '아트사커'는 지단 없이 처음으로 4강에 올라섰다. 전반 40분 그리즈만의 프리킥을 라파엘 바란이 헤딩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후반 16분 그리즈만이 왼발로 두 번째 골을 신고했다. 4강에 오르며 이제 프랑스는 지단이 없어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 프랑스는 또 지단 없는 첫 번째 월드컵 우승도 노리고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8.07.07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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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거북이처럼 빠르고 강하다' 음바페, 아트사커 이끄는 고속 엔진

연합뉴스 1일(한국시간)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러시아월드컵 16강전. 후반 18분 프랑스 블레이즈 마투이디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페널티박스 왼쪽에 떨어지자 한 선수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볼을 낚아챘다. 순식간에 수비수 둘을 제치고는 가볍게 골문에 밀어 넣었다. 번개같은 움직임은 4분 뒤 카잔 아레나를 다시 한 번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프랑스 역습 상황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기 시작한 그는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올리비앵 지루의 패스를 받아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재차 골망을 갈랐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무너뜨리고 팀에 4-3 승리를 안긴 결승골이다.프랑스의 8강행을 이끈 주인공은 막내 킬리앙 음바페(19)다. 1998년 12월 20일생인 음바페는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가 1958년 대회(스웨덴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에서 2골 이상 터뜨린 10대 선수가 됐다. 지난 22일 조별리그 페루전에선 월드컵 첫 골을 넣으며 프랑스 역대 최연소 월드컵 골을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연합뉴스 음바페는 1998 프랑스월드컵 우승의 주역이자 전설의 골잡이 티에리 앙리(현 벨기에 대표팀 코치)의 '업그레이드판'으로 불린다. 음바페는 2013년에 AS모나코 유스팀에 입단했다. 모나코는 앙리가 1994년 데뷔했던 팀이다. 음바페는 16세 때인 2015년 모나코 유니폼을 입고 프로 1부 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17세가 된 두 달 뒤엔 골까지 넣었다.앙리가 갖고 있던 모나코의 역대 최연소 데뷔와 득점 기록을 2년이나 앞당겼다. 2016~2017시즌 21골 16도움(46경기 출전)으로 올린 음바페는 2017년 여름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옮겼다. 당시 이적료는 무려 1억 8000만 유로(약 2300억원). 팀 동료이자 세계적인 슈퍼스타 네이마르(브라질·이적료 약 3000억원)에 축구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액수였다.프랑스 대표팀엔 지난해 3월 발탁됐다. 그는 순식간에 50m를 돌파하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느린 '아트사커'를 구사하던 프랑스를 바꿔 놓았다. 에이스 앙투안 그리즈만이 막힐 경우 발이 느린 최전방 공격수 지루까지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던 프랑스는 음바페의 가세 이후 속도감 넘치는 팀으로 변모했다. 음바페는 아르헨티나전 전반 11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빼앗아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60m를 드리블하다 파울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날 프랑스가 넣은 4골은 모두 역습에서 나왔다. 축구팬들은 음바페가 변화시킨 프랑스 축구를 '패스트 프랑스(Fast France)'라고 부른다. 영국 BBC 해설자이자 전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앨런 시어러는 "믿을 수 없는 경기력"이라면서 "순발력·볼터치·테크닉·골결정력 모두 완벽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백만 명의 팬들이 메시만 지켜보는 가운데 긴장하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한 것도 대단하다"며 배짱을 칭찬했다. 음바페의 별명은 미국의 인기 만화 '닌자 거북이'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도나텔로다. 닌자 거북이의 주인공 4명은 모두 10대라는 설정이다. 도나텔로는 이 중 가장 영리한 인물이다. 음바페는 웃는 모습이 도나텔로와 판박이다. PSG 동료들은 음바페가 골을 넣은 기념으로 도나텔로 가면을 선물한 적도 있다. 다니 알베스(PSG)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역시 음바페군,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도나텔로처럼 빨리 움직였다"고 축하를 건넸다.'제2의 앙리'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광팬이다. 음바페는 어린 시절 방 한쪽 벽면을 수십장의 호날두 사진으로 도배할 만큼 동경했다. 포르투갈이 16강에서 우루과이를 꺾었다. 우상인 호날두와 맞대결이 성사될뻔 했다. '축구 아이돌' 음바페의 등장으로 프랑스 팬들은 20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꿈꾸고 있다. 음바페는 독일 ARD와 인터뷰에서 "최고의 팀과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최고의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재밌는 일'이 일어나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8.07.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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