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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정상 오른 비룡…리그 뒤집은 '뒷돈 트레이드'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KS 정상에 오른 비룡 SK는 한국시리즈(KS)에서 두산을 4승 2패로 꺾고 통산 네 번째 KS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 뒤 넥센을 제압하고 KS 무대를 밟았다. 정규시즌 1위 두산을 상대로 1차전에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6차전 4-4로 맞선 연장 13회 터진 한동민의 결승 솔로포로 마침표를 찍었다. 시리즈 MVP는 한동민,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KBO리그 사상 첫 KS 우승을 이끈 외국인 감독으로 이름을 남겼다. ② 11년 만에 PS 밟은 한화 만년 최하위 한화는 정규시즌 3위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정규시즌 4위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덜미가 잡혔다.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패한 게 뼈아팠다. 준PO 최우수선수(MVP)는 시리즈 타율 0.364(11타수 4안타) 2홈런 8타점 맹타를 휘두른 임병욱이 차지했다. ③ 히어로즈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 적발 5월 30일 히어로즈 구단의 축소 또는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가 뒤늦게 발각돼 리그가 큰 혼란에 휩싸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관련 사건을 조사했고, 총 23번의 트레이드 중 12건에서 총 131억5000만원의 '뒷돈 거래'를 확인했다. 하지만 처벌은 미미했다. 히어로즈 5000만원, 나머지 8개 구단(KIA·두산·롯데·NC·LG·한화·삼성·KT)은 각각 2000만원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에게는 무기 실격 처분이 내려졌다. ④ 영구 퇴출당한 이장석 전 대표 이장석 전 대표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아 11월 야구판에서 쫓겨났다. KBO는 향후 히어로즈 구단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물론 임직원까지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이장석 전 대표는 앞서 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직무가 정지됐다. 시즌 중 불거진 뒷돈 트레이드 책임자로 무기 실격으로 징계가 상향됐고 결국 리그 퇴출 철퇴까지 맞았다. ⑤ 안우진 징계 후 데뷔 휘문고를 졸업한 안우진은 2018시즌 1차 지명(계약금 6억원)을 받고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고교 시절 학교 폭력(학폭)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도의적 책임을 지고 구단 역시 50경기 출전 정지 자체 징계 처분을 내려 1군 데뷔전이 5월 25일 뒤늦게 성사됐다. 당시 안우진은 “실력을 떠나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최근 학폭 논란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면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⑥ 김경문 감독 경질 6월 3일 NC는 김경문 감독을 경질했다. 2011년 8월 창단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2014년부터 4년 연속 팀을 PS에 올려놨다. 신생 구단이 리그에 자리 잡는 데 큰 공을 세웠지만 2018년 리그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선수단 운영에서도 잦은 마찰을 빚어 구단과 불편한 관계가 지속했다. 유영준 단장이 감독 대행으로 잔여 시즌을 치른 NC는 10월 새 감독으로 이동욱 수비 코치를 선임했다. ⑦ 최다 안타 기록 박용택 LG 박용택은 6월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통산 2319번째 안타를 기록, 양준혁을 넘어 KBO리그 통산 최다안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2002년 데뷔한 박용택은 부상으로 주춤한 2008년을 제외하면 16시즌에 걸쳐 매년 세 자릿수 안타를 꾸준히 때려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는 리그 첫 7년 연속 150안타 금자탑을 쌓았다. 2020년 10월 리그 첫 2500안타를 돌파한 박용택은 그해 2504번째 안타를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⑧ 외국인 100승 달성한 니퍼트 KT 더스틴 니퍼트는 6월 29일 수원 NC전에서 7이닝 5피안타 2실점 쾌투로 개인 통산 100번째 승리를 따냈다. 리그 외국인 선수로는 사상 첫 통산 100승 달성이었다. 2011년 한국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니퍼트는 2017년까지 7년 연속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94승을 따냈다. 2018년 KT로 팀을 옮겨 8승을 더 추가한 뒤 통산 102승(51패)으로 KBO리그 경력을 마무리했다. ⑨ AG 정상에 오른 대표팀 야구 대표팀은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서 일본과 대만을 꺾고 우승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예선 B조 첫 경기 대만전을 1-2로 패하면서 위기감에 휩싸였다. 빠르게 분위기를 추스른 대표팀은 결승에서 일본을 3-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AG 3회 연속 우승. 경기 후 대표팀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대만전 첫 경기에 패했지만, 우리 선수들의 능력을 믿었다.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⑩ 선동열 대표팀 감독 사퇴 선동열 국가대표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었다. 한국 야구 사상 첫 아시안게임 3연패. 하지만 병역 혜택을 받는 몇몇 선수의 대표 선발을 둘러싸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 관련 내용을 해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국회의원의 망신 주기식 질문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11월 스스로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배중현 기자 사진=IS 포토 2022.12.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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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한유섬이 터져야, SSG 흐름이 바뀐다

충분히 뜨거운 타선이다. 그런데 답답하다. SSG는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4차전에서 3-6으로 패했다. 1차전에서 패배 후 2연승을 달리며 시리즈를 리드하는 듯했던 SSG는 4차전에서 패배하면서 다시 시리즈 원점으로 돌아갔다. SSG 타선은 막강하다. 정규시즌 720득점(공동 1위) 138홈런(1위) 242 2루타(2위)의 파괴력을 보유했다. 타자 친화적인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장타력 있는 타자들의 힘을 제대로 활용했다. KS에서도 마찬가지다. 1차전 비록 패했지만 6득점을 기록했고, 2차전 6득점, 3차전 8득점으로 연일 키움 마운드를 공략해냈다. 4차전에서는 3득점에 그쳤으나 역시 15출루를 기록하며 키움 마운드를 위협했다. 특히 간판타자 최정(35)의 존재감이 독보적이다. 최정은 시리즈 타율 0.571(14타수 8안타) 1홈런 5볼넷 7타점을 기록 중이다. 키움 투수진이 좀처럼 승부하지 못하니 1차전과 4차전 모두 2볼넷을 기록했다.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성적표다. 경기를 보지 않아도 그의 존재감과 타격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문제는 그 뒤다. 김원형 감독은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4번 타자에 주장 한유섬(33)을 배치했다. 정규시즌 한유섬은 '클러치 히터'였다. 기복은 있었지만, 시즌 100타점 중에 67타점(1위)이 1점 차 이내에서 만들어졌다. 접전으로 몰렸을 때 한유섬의 한 방은 SSG의 기적적인 승리로 이어졌다. 그런데 KS에서는 좀처럼 그 해결사 본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유섬은 4차전까지 KS 타율 0.200(1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시리즈 성적만 보면 부진하긴 해도, 흠잡을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정규시즌과 달리 클러치가 아닌 상황에서 낸 성적이라는 점이다. 2차전 홈런은 5-1로 앞서던 상황에서 나왔고, 3차전 적시 2루타는 승리를 완전히 굳혔던 9회 5-1 상황에서 나왔다. 나머지 1안타는 1차전 3회 기록했지만, 선발 안우진이 강판된 후 양현이 급하게 등판한 주자 없는 상황에서의 안타였다. 한유섬 혼자만의 부진은 아니다. 5번 타자 후안 라가레스는 3차전 결승 홈런을 치는 등 강한 타구를 꾸준히 생산하는 중이다. 그러나 6번 타자 임무를 맡은 박성한(17타수 3안타)은 타율 0.176에 그치고 있다. 뜨거웠던 전반기(타율 0.332)에 비해 후반기(타율 0.246) 부진했던 그는 KS에서도 좋았을 때의 콘택트 능력을 완벽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타구 각도가 낮은 그 역시 주자가 있을 때 해결사 역할은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한유섬의 부진이 치명적인 건, 최정의 공격력을 200%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정의 타격감이 부담스러운 키움 입장에서는 한유섬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최거한(최정을 거르고 한유섬과 승부한다)' 작전을 계속해도 부담이 적다. 타순이 바뀔 가능성도 적다. 김원형 SSG 감독은 주축 선수들에 대해 믿음이 단단한 편이다. 결국 이들이 해줘야 한다. 한유섬은 지난 10월 31일 KS 미디어데이 때 "짬(경험)을 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했다. 타격감이 떨어지는 건 경험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다.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는 이미 2018년에 부진을 딛고 KS MVP(최우수선수)를 따낸 바 있다. 한유섬에게 두 번째 부활이 필요한 때가 왔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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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전병우가 소환한 김선진...역사에 남는 KS 홈런

정규시즌 1위 SSG 랜더스와 2위 키움 히어로즈가 맞붙은 한국시리즈(KS) 1차전은 그야말로 홈런쇼였다. 가장 극적인 순간 경기장과 시청장의 환호를 자아내는 아치가 2개나 새겨졌다. 상황은 이랬다. 1점 차 승부로 돌입한 9회 초, 4-5로 지고 있던 키움은 1사 2루에서 나선 전병우가 마무리 투수로 나선 노경은을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치며 전세를 뒤집었다. 올 시즌 타율 0.203에 그쳤던 전병우가 통산 8번 승부에서 1안타에 그친 노경은을 상대로 팀을 구하는 홈런을 친 것. SSG는 정규시즌 1위다운 저력을 발휘했다. 1점 차로 리드를 빼앗긴 채 맞이한 9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베테랑 김강민이 키움 마무리 투수 김재웅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경기를 원점으로 만드는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탄도가 매우 컸던 이 타구가 홈런으로 확정될 때까지 수 많은 야구팬이 각자 간절한 마음으로 포물선을 지켜봤다. 누군가는 포효했고, 누군가는 고개를 숙였다. 경기는 9회 역전포를 쏘아올린 전병우가 10회 결승 좌전 안타를 친 키움이 7-6으로 승리했다. 실점 과정에서 실책이 쏟아졌지만, 경기 흐름 자체는 매우 극적인 승부였다. 홈런이 그 중심에 있었다. 역대 KS에서는 홈런으로 시리즈 흐름이 바뀌거나,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결정된 순간이 많았다. 그해 프로야구의 최종 무대에서 나온 한 방인만큼 꾸준히 회자된다. 롯데 자이언츠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1984년 KS. 故 최동원이 홀로 4승을 거두며 뜨거운 투혼을 보여준 시리즈로 더 짙게 남아 있지만, 승부를 가른 건 홈런이었다. 3승 3패로 맞선 채 맞이한 잠실 7차전(10월 9일)에서 7회까지 3-4로 지고 있던 롯데는 8회 초 공격에서 김용희와 김용철이 연속 안타를 치며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엔 6차전까지 17타수 1안타에 그치며 부진했던 유두열, 마운드엔 정규시즌 16승을 거둔 김일융이 있었다. 유두열은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낮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며 장내를 열광시켰다. 롯데는 최동원이 2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7차전을 잡았다. KS 끝내기 홈런은 세 번 나왔다. 1호 기록은 1994년 LG 트윈스와 태평양 돌핀스의 1차전 연장 11회 말. 태평양 1년 차 에이스 김홍집은 선발 투수로 등판, 11회 말 1사까지 140구를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이날 교체 출전한 LG 내야수 김선진이 김홍집의 141구째를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며 경기(스코어 2-1)를 끝냈다. 정규시즌 주로 대타나 대수비로 나서며 1홈런에 그쳤던 김선진이 당시 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LG에 중요한 승리를 안긴 것. 가장 유명한 장면은 2002년 KS 6차전이다. LG에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서 있던 삼성 라이온즈는 9회 초까지 6-9으로 지고 있었지만,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LG 마무리 투수 이상훈을 상대로 김재걸이 선두 타자 2루타, 1사 뒤 나선 틸슨 브리또가 볼넷을 얻어내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나선 이승엽이 이상훈의 몸쪽 슬라이더를 통타,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고, 후속 타자 마해영이 바뀐 투수 최원호의 직구를 밀어쳐 다시 한번 우측 담장을 넘겼다. 삼성이 8번 도전 만에 창단 처음으로 KS 우승을 확정한 순간이었다. 최근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한 나지완도 한국야구 역사에 가장 짜릿한 순간을 연출했다.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대결한 2009년 KS 7차전 5-5로 맞선 9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그가 상대 투수 채병용의 높은 코스 직구를 당겨쳐 그해 챔피언을 결정하는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했다. 2년 차였던 나지완은 정규시즌에서 23홈런을 치며 팀 주축으로 올라섰고, 타이거즈의 10번째 KS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 됐다. 올해 대권을 노리는 SSG는 2018년 KS에서 홈런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5차전까지 먼저 3승(2패)을 거두고 맞이한 6차전. 8회까지 3-4, 1점 차로 지고 있었지만 2사 뒤 나선 최정이 조쉬 린드블럼을 상대로 동점 솔로 홈런을 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김태형 당시 두산 감독은 정규시즌 15승을 거둔 에이스를 구원 투입하는 필승 의지를 드러냈지만, KS(2008년) MVP(최우수선수) 수상 전력에 KS만 38경기에 나서 5홈런을 기록했던 최정을 넘지 못했다. 이어 12회까지 4-4 스코어가 유지됐다. 승부는 13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한유섬이 구원 등판한 선발 자원 유희관을 상대로 우중간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기울었다. SSG는 에이스 김광현을 마운드에 올렸고, 그가 리드를 지켜내며 정상에 올랐다. 키움 전병우는 일찌감치 날카로운 타격 능력으로 주목받았지만, 아직 기량을 꽃피운 선수로 볼 순 없다. 1일 열린 KS 1차전 홈런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더 진한 여운을 남겼다. 단기전 특유의 묘미가 발휘된 것. 그런 전병우가 1984년 유두열, 1994년 김선진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올해 남은 KS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 기대하지 못한 선수의 손에서 한국야구 역사에 남을 순간이 쓰여질 수 있다. 2일 2차전에서도 데뷔 처음으로 KS를 치르는 최지훈(SSG)이 손맛을 봤다. 안희수 기자 2022.11.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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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마지막 KS MVP 한유섬 “수상 한 번 해봤잖아요, 나눠서 해야죠”

한유섬(33·SSG 랜더스)이 4년 만에 한국시리즈(KS) 무대에 다시 오른다. 한유섬은 지난 2018년 당시 SK 와이번스(SSG의 전신) KS 우승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우승을 결정한 6차전 연장 13회 초 유희관을 상대로 결승 솔로포를 터뜨려 팀의 5-4 승리와 한국시리즈 4승(2패)을 이끌었다. 4년이 흘렀다. 당시 한동민이었던 그는 2020년 부상을 겪은 후 한유섬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31홈런 95타점을 치며 부활한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5년 60억원의 다년 계약을 맺고 팀 주장도 맡았다. 팀을 이끌면서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고, 타석에서도 21홈런 100타점(5일 기준)을 기록해 중심 타자 임무를 완수했다. SSG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건 지난 4일이었다. SSG 경기가 없는 날이었고, LG 트윈스가 패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서울 원정 숙소에 머무르고 있던 선수단은 '집관'으로 우승을 즐겼다. 한유섬은 “그 순간 잠시 좋았다. 시즌 초부터 힘든 여정을 거쳐온 게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와이어 투 와이어를 했구나'라고 잠시 기뻐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우승 자체에 감동한 건 아니지만, 개막전부터 시즌 마지막까지 1위를 지킨 자부심은 확실했다. 그는 “와이어 투 와이어를 이뤘다는 자부심은 나뿐 아니라 선수들, 코치진도 가지고 계실 것이다. 최초 기록은 정말 값진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 주장'이자 4번 타자였던 한유섬은 자신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고 했다. 한유섬은 “난 그냥 (특별한 공헌 없이) 올해 주장을 맡았을 뿐이다.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나를 올려준 게 아닌가 싶다"며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팀 밸런스가 좋았다. 누군가 안 될 때는 다른 누군가가 해줬다"고 떠올렸다. 투·타 역할 분담도 마찬가지다. 후반기엔 마운드가 흔들렸지만, 그만큼 타자들이 잘했다. 그는 "시즌 초중반 투수가 너무 잘 던져줬다. 투수들이 지치는 건 당연했고, 타자들이 득점 지원해서 (후반에도)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개인이 다 잘하면 항상 이길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그게 정말 힘든 스포츠 중 하나다. 올해 SSG는 밸런스가 잘 맞았던 팀 같다"고 설명했다. 주장 역할에 관해 묻자 한유섬은 “말수(조언)를 많이 줄이자고 생각했다. 후배들이 알아서 하도록 놔두다가 정말 이야기를 해줘야 할 때 한마디씩 했다"며 "잔소리로 들렸을 수 있지만, 편하게 (플레이)하고 부담은 선배들 몫이라고 (후배들을) 감싸줬던 것 같다”고 전했다. SSG에 남은 건 KS 우승이다. KS MVP(최우수선수)에 재도전할 것이냐고 묻자 한유섬은 “나는 한 번 해봤다. (동료들과) 나눠서 해야 한다. 시리즈에서 미쳐야 한다. 난 MVP를 받을 때 조금 부끄러웠다. 수상 욕심 없이 우승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0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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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IS]최주환 자리 나선 한유섬·김성현, 결정적 플레이로 승리 합작

김성현(34)과 한유섬(32·이상 SSG)이 부상으로 이탈한 최주환의 공백을 메워냈다. SSG는 28일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4-2로 역전승을 거뒀다. 신예 좌완 투수 오원석이 6이닝 동안 2점만 내주며 호투했지만, 타선은 KT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5회까지 1점도 내지 못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7회 공격에서 빅이닝(4득점)을 만들며 역전했고, 셋업맨 김태훈과 '임시' 마무리 투수 김상수가 8·9회를 막아내며 승리했다. 2연패 탈출. 시즌 12승(9패)째를 거뒀다. 빅이닝은 한동민이 완성했다. SSG는 0-2로 뒤진 채 맞이한 7회 말, KT 셋업맨 유원상을 상대로 1사 만루를 만들어냈다. 4번 타자 제이미 로맥이 좌중간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한동민은 이어진 상황에서 바뀐 투수 주권을 상대했다. 유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에서 공격적인 타격으로 좌중간을 갈랐다. 주자 2명이 다시 홈을 들어왔다. 이 경기 결승타. SSG는 최근 악재가 생겼다. 개막 초반 팀 타선을 이끌던 FA(자유계약선수) 이적생 최주환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것. 김원형 SSG 감독은 27일 KT전을 앞두고 "(최주환이 맡던) 5번 타자는 한유섬을 기용한다.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꾸준히 출전했기 때문에 곧 타격감이 올라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유섬은 이 경기(27일 KT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28일 경기에서는 승부를 가르는 안타를 때려냈다. 2루수로 나선 베테랑 내야수 김성현도 중요한 순간에 존재감을 발휘했다. SSG는 역전에 성공한 뒤 바로 이어진 8회 초 수비에서 김태훈이 선두 타자 강백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다시 기세를 내줄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김성현이 후속 타자 조일로 알몬테의 강습 타구를 노련하게 잡아내 유격수에 토스, 유격수가 1루 송구까지 안정감 있게 해내며 더블 플레이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 타구가 외야로 빠졌다면 무사에 동점 주자가 나가는 것이었다. 김성현은 최주환이 이적한 뒤 주로 유격수로 나섰다. 최주환 이탈 뒤 다시 2루수로 나섰다. 김성현과 한유섬 모두 원래 주전이었기에 대체 활약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투·타에서 자리를 비운 선수의 공백을 메워내며 SSG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4.28 22:20
야구

[IS 인천 브리핑] 드디어 수비 소화…추신수 25일 삼성전 좌익수 출격

추신수(39·SSG)가 시범경기 첫 수비를 소화한다. 김원형 SSG 감독은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앞서 "오늘 추신수는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시범경기 3경기를 소화한 추신수는 모두 지명타자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타격 성적은 타율 0.286(7타수 2안타), 2타점. 적응 기간을 고려해 수비보다 타석에 집중했다. 하지만 삼성전을 시작으로 수비 출전 횟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김원형 감독의 구상은 '좌익수 추신수'가 유력하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마지막 일정으로 잠실 2경기(LG전)가 잡혀 있는데 그때는 우익수로 한 번 내보낼 생각"이라며 "한유섬(개명 전 한동민)이 최근 2경기를 좌익수로 나갔는데 상황이 되는 한 좌익수 적응 훈련을 시킬 계획이다. 일단 오늘 경기는 추신수가 2번 좌익수로 나간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SSG 타순은 최지훈(중견수)-추신수(좌익수)-최정(3루수)-제이미 로맥(1루수)-최주환(2루수)-한유섬(우익수)-고종욱(지명타자)-이흥련(포수)-박성한(유격수) 순이다. 인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3.25 10:49
야구

CHOO 상륙·신인 득세…돌아온 '3월 시범경기' 개전

메이저리그(MLB) 역대 최고 아시아 출신 타자가 한국 무대에 상륙했다, 개막 엔트리 진입이 기대되는 순수 고졸 신인도 많그(MLB) 역대 최고 아시아 출신 타자가 한국 무대에 상륙했다, 개막 엔트리 진입이 기대되는 순수 고졸 신인도 많다. 각 팀 내부 경쟁도 본격화. 최종 리허설을 앞둔 KBO리그는 관전 포인트가 매우 많다. 2021시즌 시범경기가 20일부터 5개 구장에서 진행된다. 팀당 10경기를 소화한다. '3월' 시범경기는 2년 만이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세 탓에 전 일정이 취소됐다. 당시 10개 구단은 한 달 넘게 '자체' 청백전만으로 실전 감각을 관리하다가, 개막(5월 5일) 2주 전에서야 다른 팀과 연습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올해는 공백기 없이 시범경기가 진행된다. 선수들은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한 훈련 성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추신수(SSG)의 행보가 단연 화제다. 지난 11일 선수단에 합류한 그는 이후 네 차례(KT·NC) 진행된 소속팀의 연습경기는 출전하지 않았다. 컨디션 회복에 집중했다. 오는 20일 NC와의 시범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추신수는 새 출발을 앞둔 SSG에 새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팀 전력은 향상됐고, 팀 문화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한국 야구 대표 출루 머신으로 꼽히는) 김태균만큼 높은 출루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도 "30홈런 이상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추신수는 기존 주축 타자 최정, 로맥, 최주환, 한유섬(개명 전 한동민)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할 전망이다. 시범경기부터는 각 구단 간판 타자들이 선발 라인업에 포진될 전망. 화력 수준을 가늠해보는 것도 야구팬에게는 흥밋거리다. 신인 선수를 향한 관심도 높다. 계약금 9억원을 받은 '슈퍼 루키' 장재영(키움)이 대표 주자다. 빠른 공의 구속이 시속 150㎞대 중반까지 찍히는 강속구 투수다. 커브도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두 차례 연습경기 등판에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17일 KT전에서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미 1군 전력으로 평가된다. 롯데 김진욱과 KIA 이의리는 리그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어줄 재목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의리는 자체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자질을 인정받았고, 5선발 후보로 경쟁 중이다. 스프링캠프는 2군에서 소화한 김진욱은 실전 등판에서 빼어난 투구를 보여준 뒤 1군에서 등판할 기회를 얻었다. 20일 키움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선다. KT 대졸 내야수 권동진, 김기태 전 KIA 감독의 아들로 유명세를 탄 외야수 김건형도 개막 엔트리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이강철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범경기에서는) 연습경기보다 등판 기회가 줄어들겠지만, 1군에서 뛸 경험을 더 주기 위해 2군으로 보내지 않았다. 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무대 도전 대신 롯데행을 선택한 야수 나승엽, 김재호의 후계자로 기대받는 두산 내야수 안재석 등 다른 신인왕 후보들도 시범경기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10구단 모두 시범경기를 통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최상 전력을 구축하는 과정도 야구팬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두산은 시범경기 막판까지 선발진 경쟁이 이어진다. 국내 선수가 맡는 세 자리가 아직 공석이다. 주전 1루수로 공석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거포 기대주' 김민혁이 연습경기에서 기회를 많이 얻었지만, 수비가 불안하고 타격 능력도 향상한 모습을 증명하지 못했다. LG는 지난해 10승 선발 투수 임찬규의 시즌 준비가 더디다. 그동안 컨디션 난조 탓에 2군에서 훈련했다. 외국인 투수 2명과 정찬헌, 이민호는 낙점된 상태. 대체 선발 한 자리가 필요하다. 류지현 LG 감독은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를 내세우겠다"고 했다. KIA도 선발 투수 1명을 낙점해야 한다. 외야진도 주전 1명이 더 필요하다. 다른 구단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선발진, 베스트 라인업이 다 채워진 팀도 보완점은 있게 마련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3.19 21:19
야구

'비슷한 스펙' 김현수가 말하는 추신수…나랑 레벨이 달라"

'타격 기계'도 '추추 트레인'을 "급(레벨)이 다른 선수"라며 우러러본다. 김현수(33·LG)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다. 정교한 타격 기술을 덕분에 '타격 기계'라는 별명이 붙었다. 2006년 육성 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그는 2008년 지난해까지 딱 한 번만 3할 타율 달성에 실패(규정타석 기준)했다. 한 시즌 최저 타율이 0.291(2012년)였다. 대부분 선수가 목표로 삼는 3할 타율을 그는 어렵지 않게 달성했다. 기계처럼 쉬지 않았고, 정확했다. 별명이 딱 어울린다. 김현수의 개인 통산 타율은 0.322.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통산 300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가운데 타율 4위에 해당한다. 그런 김현수도 KBO리그에 입성한 추신수(39·SSG)에 대해 "신수 형은 나랑 급이 다른 선수"라고 비교를 거부했다. 자신과 기량 차이가 너무 크다고 거듭 얘기했다. 김현수와 추신수의 첫 만남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였다. 이 대회에서 김현수는 타율 0.393(28타수 11안타)를 기록했다. 대표팀 타자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추신수는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타율 0.188(16타수 3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김현수는 추신수의 해결사 본능에 사로잡혔다. 그는 "(추)신수 형이 WBC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중요한 순간에 다 해줬다"고 회상했다. 추신수는 2009 WBC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전 홈런으로 대표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타율 0.571, 3홈런, 11타점으로 대표팀의 금메달을 견인했다. 둘은 다른 유니폼을 입고 딱 한 번 맞붙었다. 2017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였다. 맞은편 더그아웃에서 바라본 추신수의 존재감과 위상은 커 보였다. 2016년 볼티모어에 입단한 김현수는 이듬해 7월 19일 추신수의 소속팀 텍사스와 맞붙었다. 추신수가 1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했고, 1회부터 볼티모어 딜론 번디로부터 선두타자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추신수가 이날 멀티 안타를 기록한 반면, 선발 명단에서 빠진 김현수는 8회 대타로 나와 병살타에 그쳤다. 김현수는 이날을 정확하게 기억한다. 그는 "모든 면에서 나보다 열 수는 앞서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빅리그 진출 첫 시즌 0.302의 높은 타율을 올린 김현수는 2017시즌을 마치고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2001년 부산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2021년 신세계에 입단, KBO리그 무대를 처음 밟는다. 공교롭게도 둘은 KBO리그에서 자주 비교될 것으로 보인다. 중심타자, 포지션, 그리고 팀 내 리더 역할까지 비슷한 점이 많아서다. 김현수는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5차례 품에 안았다. 추신수는 역대 최강의 도전자다. 게다가 추신수는 김현수와 같은 포지션인 좌익수로 나설 전망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우익수는 한유섬(개명 전 한동민)이 있다. 그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도 감독의 책임"이라며 "추신수도 '팀이 원한다면 어떤 포지션이든 뛸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MLB에서 우익수(통산 8109⅔이닝)로 주로 나섰지만, 좌익수(1722이닝)로도 꽤 뛰었다. 시즌이 시작되면 둘의 수비력에 관심이 쏠릴 것이다. 같은 좌타자로서 닮은 점이 많다. 장타력보다 정교함이 뛰어나다. 또한 볼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뛰어난 것도 공통점이다. 출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추신수는 빅리그 52경기(2018년) 연속 출루 기록을 갖고 있다. 김현수의 개인 통산 출루율은 4할(0.403)을 넘는다. 두 선수는 뛰어난 리더이기도 하다. 김현수는 2010년대 LG 선수로는 처음으로 3년 연속 주장에 선임됐다. '김현수 관장'으로 불릴 만큼 그의 훈련자세를 따르는 후배가 많다. 추신수도 마찬가지다. 아시아계 선수에게 장벽이 높은 미국 무대에서도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을 했다. SSG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동경의 대상이다. 김현수는 그런 대선배를 보며 "확실히 다르다", "많이 다르다", "완전히 다르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신수 형을 통해 나도 많이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형석 기자 2021.03.18 06:00
야구

추신수 가세 효과, 백업 1옵션 경쟁도 '파이어'

김원형 SSG 감독은 추신수(39)를 일단 좌익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MLB)에서 우익수(통산 8109⅔이닝)로 주로 나섰지만, 좌익수(1722이닝)로도 꽤 뛰었다. 김원형 감독은 "우익수는 한유섬(개명 전 한동민)이 있다. 그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도 감독의 책임"이라며 "추신수도 '팀이 원한다면 어떤 포지션이든 뛸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때 SSG 주전 좌익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정의윤(35)·고종욱(33)·오태곤(30)이 경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달 추신수가 입단하며 바늘구멍마저 닫혔다. 주전 좌익수를 노렸던 선수들은 허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 영입이 발표된 뒤 세 명(정의윤·고종욱·오태곤)이 좌절하더라. 누군가는 나와 눈도 안 마주쳤고, 누군가는 '다른 포지션을 맡겠다'고 농담하더라. 그래도 며칠이 지난 뒤에는 모두 열심히 훈련했다. 당장은 추신수가 주전이지만, 세 선수의 활용도도 분명히 있다. 경쟁력 있는 백업 선수가 늘어난 셈"이라고 했다. 추신수가 시즌 내내 수비까지 소화하긴 쉽지 않다. 김원형 감독도 "추신수가 1주일 내내 야수로 나서긴 어렵다. 체력 관리를 해줄 것"이라고 했다. 추신수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경기에는 정의윤·고종욱·오태곤 중 한 명이 선발로 나갈 것이다. 이제부터 셋은 좌익수 백업 '1옵션' 경쟁을 시작한다. 김원형 감독은 개인 스타일과 컨디션,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더 커졌다. 백업 2·3번으로 밀리면, 몇 경기씩 결장하거나 2군으로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유섬도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 김원형 감독은 "한유섬에게도 조금씩 좌익수 훈련을 시켜볼 생각이다"고 했다. 김원형 감독도 추신수가 제자리(우익수)에 나서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한유섬은 2018시즌 41홈런을 기록하며 주축 타자로 올라섰지만, 이후 20홈런 이상을 때리지 못했다. 타율도 2할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한유섬이 반등하지 못하면 우익수는 추신수에게 내주고, 주전 좌익수를 두고 경쟁하게 될 수도 있다. 추신수는 최선을 다해 '건강한 경쟁'을 이끌 생각이다. 추신수는 "한 시즌 내내 한 선수가 자리를 지키는 건 어렵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백업 선수들이) 항상 준비되어 있으면 좋겠다"며 "이런 경쟁이 있어야 팀이 나아진다. 나도 내 자리가 항상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만하지 않는 추신수의 자세는 백업 선수들에게 오히려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또 하나의 추신수 효과다. 안희수 기자 2021.03.15 10:28
야구

[IS 인터뷰]'행운아' 이태양 "추신수 선배가 좋은 기운 주셨다"

"야구로 이슈가 돼야 하는데요." SSG 투수 이태양(31)이 멋쩍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남긴 말이다. 이태양은 지난 11일, 팀 선배 추신수(39)로부터 고가의 시계를 선물 받았다. 추신수가 '애착 백넘버' 17번을 양보한 이태양에게 감사 표시를 한 것. 통 큰 선물이 야구팬 사이에도 큰 화제가 됐다. 이태양은 "너무 깜짝 놀란 선물이다. 처음에는 '받아도 되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추신수 선배가) 좋은 선물과 좋은 기운을 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게 받았다"며 웃었다. 이어 "그 기운으로 올해 잘 해야 할 거 같다.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으 보이는 게 (선물에 대한) 보답인 것 같다"고 전했다. 시계는 비공식 개시했다. 이태양은 "(전 팀 동료)류현진 형에게 시계를 사진 찍어서 보냈다. 현진이 형에게 '(너무 고가 시계이기 때문에) 못 차고 다닐 것 같다'고 하자 '차고 다녀야 (신수 형이) 더 좋아하실 거라"고 얘기하더라. 일단 어제 집에서는 차고 다녔다"고 웃었다. 추신수와 교감은 이미 시작됐다. 전날(12일) 휴식일을 맞이해 본가를 향한 이태양은 숙소를 떠나기 전 추신수에게 감사 인사를 위해 전화를 했다. 그는 추신수 선배 먼저 휴일 계획을 묻더라. '휴일은 가족과 함께 해야 한다'는 말도 하시더라. 오늘(13일) 아침에는 잘 다녀왔냐고 먼저 물어봐 주셨다. 기분이 좋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투수는 타자에게 물어보는 게 많다"며 향후 추신수와 더 많은 소통하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태양은 메이저리거가 된 류현진(토론토), 박찬호(은퇴)와 한솥밥을 먹었다. 추신수와도 팀 메이트가 됐다. 이태양은 "'내가 운이 좋고 복이 많은 사람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야구를 하면서 함께 뛰어보고 싶은 선수들이다. 이제 내가 야구를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SSG는 스토브리그에서 장타력이 좋은 내야수 최주환을 영입했다. 최정과 제이미 로맥이 건재하고, 한유섬(개명 전 한동민)의 재기도 기대를 걸 수 있다. 여기에 추신수가 합류했다. 막강 타선을 구축했다는 평가. 관건은 마운드다. 이태양은 "타선에는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투수들이 조금 더 힘내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내가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말에 담긴 진정한 의미였다. 개막 전부터 좋은 기운을 얻은 이태양의 2021시즌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울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3.1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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