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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 대신 태극마크 단 롯데 윤동희 "최선을 다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윤동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막차'로 승선했다. 그는 "어떤 기대를 하든지 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윤동희는 대표팀 합숙 시작 하루 전인 22일 항저우 AG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손가락 물집 문제로 낙마한 왼손 투수 이의리(KIA 타이거즈)를 대신해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투수를 대체할 자원으로 야수를 선택한 것도 의외인데 그 선수가 윤동희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윤동희는 신인 자격을 갖춘 프로 2년 차. 시즌 성적은 타율 0.296(358타수 106안타) 2홈런 39타점이다. 개막전만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꾸준한 성적으로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류중일 감독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야구 대표팀 소집 첫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윤동희를 두고 "KBO리그 마지막(최종 엔트리 선발)에 가장 성적이 좋더라. 그래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외야수가 부족한 대표팀 상황에 따라 포지션 보강을 계획했는데 타격 성적이 가장 나은 윤동희를 이의리 대체 자원으로 결정했다는 의미였다. 윤동희는 이날 "(축하를) 진짜 많이 받았다. 너무 축하해 주셔서 힘 얻고 온 거 같다"며 "다들 어렵지 않게 대해주셔서 (대표팀에 와서) 잘 적응하고 있다. 어떤 기대를 하든지 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똑같이 하고 싶다. 대표팀 옷을 입었다고 해서 욕심내는 게 아니라 했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팀 선배 안권수와의 일화도 공개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안권수는 한국에서 계속 뛰려면 올 시즌 끝나고 현역 입대해야 한다. 시즌 뒤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어서 윤동희와 함께할 날이 많지 않다. 윤동희는 "권수 형이 약간 작별 인사하는 것처럼 안권수라는 이름하고 (등 번호) 0번이 적힌 장갑을 나한테 주더라. '형 이거 유품도 아니고 왜 주시는 거예요'라고 하니까 못 볼 수 있으니까 가져가라고 하더라. (장갑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부적처럼 잘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권수 형한테 올해 진짜 너무 많이 배웠다. 너무 좋은 선배고 형이어서 아쉽다"고 말했다.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2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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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의 수다] '라떼'는 그랬지…"동원이와 찍은 사진 없어"

"옛날에는 기자들이랑 전기 리그 끝나고 야유회도 갔지."(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 "그 당시 낮 경기 끝나면 집에서 기자들하고 고스톱도 쳤어."(김시진 전 롯데자이언츠 감독)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있을 때 쟤(선동열 감독) 좀 데려오라고 추천했는데…."(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 멍석을 깔아주니 이야기보따리가 풀어졌다. 한 시대를 풍미한 프로야구 레전드인 만큼 입담의 무게도 묵직했다. 케케묵은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과거엔 민감할 수 있는 '영업 비밀'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일간스포츠 창간 53주년 사진전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키워드는 역시 '사진'이었다. 김시진 전 감독은 "다 뺏겨서 없다. 1987년쯤인가, 책을 쓴다고 해서 (출판사에) 사진을 거의 200장 정도 줬던 거 같다. 그걸 돌려받지 못했다"며 "며칠 전 (최)동원이 관련해서 인터뷰했는데 대학생 때 대표팀에 뽑혀 같이 찍은 사진도 없더라. (이만수 전 감독을 가리키며) 당신하고 찍은 사진도 2~3장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김시진 전 감독과 이만수 전 감독은 대구상고(현 대구상원고)와 한양대 동문에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절친'이다. 서로를 알고 지낸 시간이 꽤 길지만, 학창시절 함께 찍은 사진은 귀하디귀하다. 옆에 있던 선동열 전 감독이 거들었다. 선수 시절 불세출의 스타였던 선 전 감독은 일거수일투족이 스포츠신문 1면을 장식했다. 그와 관련한 사진을 선점하려고 사진 기자들의 경쟁도 불꽃 튀었다. 선동열 전 감독은 "그때만 해도 집에 와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앨범을 보고 '이거 좀 쓰고 돌려주겠다'고 그랬지만 실제 돌려준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어릴 때 사진이 아예 없다"고 푸념했다. 김시진 전 감독은 "사진하면 생각나는 일화가 하나 있다"며 "1978년 이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서 (박)철순이형이 필름 카메라를 하나 샀다. 로마 트레비 분수 앞에서 선글라스 끼고 폼을 잡았다. 지나가던 사람한테 사진을 부탁했는데 빽빽(back back) 외치며, 계속 뒤로 가라고 하더라. 그 순간 카메라를 갖고 도망갔다. 그땐 내가 발도 빨랐는데 그를 잡지 못했다"며 웃었다. 취재 환경도 달라졌다. 과거엔 일간스포츠를 비롯한 오프라인 몇몇 매체만 야구를 취재했다. 현장 기자가 적으니 가족 같은 분위기가 유지됐다. 선동열 전 감독은 "전기 리그가 끝나면 후기 리그를 앞두고 브레이크 타임이 있었다. 그때 기자들과 야유회를 가서 각종 고기를 함께 먹었다. 해태의 전통 같은 거였다"고 회상했다. 김시진 전 감독은 "그 당시 (기자라고 하더라도) 나이가 많으면 형처럼 생각하고 같이 어울렸다"며 "부산(롯데)에 있을 때는 와이프한테 전화해서 (기자들과) 집으로 갔다. 거기서 고스톱도 치고 복개천에 나가서 술도 함께 마셨다"고 맞장구를 쳤다. 선동열 전 감독과 김시진 전 감독은 '슬라이더 마스터'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 전 감독은 "선 감독 공을 처음 본 게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차출되고 나서다. 그때 선 감독은 고려대를 다닐 때였고, 난 군대 상병이었다. 서울 역삼도 반도유스호스텔에서 합숙했는데 선 감독의 슬라이더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어떻게 슬라이더 추진력이 저렇게 좋을까 싶었다. 타자 앞에서 꺾이는 게 내가 던지는 슬라이더하고 차이가 있었다. 다만 어떻게 던지냐고 물어보진 못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멋쩍게 칭찬을 듣고 있던 선동열 전 감독은 "시진이 형이나 (임)호균이 형을 비롯해 선배들이 던지는 걸 보고 '우리나라 투수가 최고구나' 싶었다. 시진이 형은 투구 폼이 굉장히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커맨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만수 전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을 향해 "쟤가 왔어야 했다"며 농을 쳤다. 이 전 감독은 1997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쳤다. 이듬해 미국 행을 선택했고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 포수와 불펜코치로 활약했다. 이만수 전 감독은 "당시 켄 윌리엄스 화이트삭스 단장과 제리 매뉴얼 감독에게 (선동열) 영입을 추천했다. 선동열 감독은 영리해서 잘할 거 같았다"며 "(그 당시 미국에선) 아시아 야구를 얕보는 게 있었다. 선동열 감독이 (메이저리그를) 통일시켰어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았다. 조계현, 이강철까지 3명을 추천했는데 모두 내 타율을 깎아 먹은 투수들"이라고 추억했다. 이만수 전 감독은 "미국에서 깜짝 놀란 건 영업 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걸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다 알려주더라. 우리와 스타일이 달랐다"고 했다. 이를 듣고 있던 김시진 전 감독은 "우리 땐 올스타전을 3차전까지 했는데 당시 친한 사람들끼리 술을 마시면 그립 같은 영업 비밀을 다 알려줬다. 그래서 올스타가 아니라 '술스타'였다. 이 감독은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아 몰랐을 뿐"이라며 껄껄 웃었다. 일간스포츠와 사연도 깊다. 일간스포츠는 1984년까지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였다. 프로야구가 태생한 1982년에도 유일하게 현장을 지켰다. 선동열 전 감독은 "소년 체전에 나갔던 중학생 때 일간스포츠에 처음 기사가 실렸던 거 같다. (프로에 와서는) 1988년부터인가 일간스포츠가 주관하는 시상식에서 최고투수상을 다섯 번인가 연속으로 받았다. 그때만 해도 다섯 냥짜리 금메달을 부상으로 줬다. 아직도 그걸 갖고 있다. 일간스포츠와 좋은 추억이 많다"고 회상했다. 김시진 전 감독도 뒤지지 않았다. 김 전 감독은 "일간스포츠에 처음 나온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동대문야구장에서 비가 와서 노게임이 선언됐는데 다음 날 선발로 나가서 이겼다. 그때부터 인연이 시작됐다"며 "(은퇴한 뒤에는 일간스포츠 시상식에서) 프로코치상을 두 번인가 세 번 받았다. 난 일간스포츠에 서운한 게 하나도 없다"며 웃었다. 이만수 전 감독도 선수 시절 일간스포츠 시상식과 지면을 수차례 채웠다. 2017년에는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이 공동 제정한 조아제약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자비로 자선 재단 헐크파운데이션을 만들고,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하는 산파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9.2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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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직업"…'힛트쏭' 김민아, 이상민 궁핍한 합숙 일화에 충격

'이십세기 힛트쏭'에서 1990년대 12월 가요계 최후의 1인을 소환한다. 오늘(3일) 오후 8시에 방송될 KBS Joy '이십세기 힛트쏭'(이하 '힛트쏭')은 '1990년대 가요톱10 마지막 1위 힛트쏭'을 주제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KBS 대표 음악 프로그램 '가요톱10'에서 12월 마지막 주 1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가요계 대세들이 공개된다. '트로트계 힙스터' 태진아부터 '독보적 창법의 소유자' 김정민과 이소라까지 장르 불문하고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가수들의 히트곡들이 소개된다. '흐린 기억 속의 그대'로 '가요톱10' 1위를 차지한 현진영의 이색 소감도 만나볼 수 있다. 콘서트 현장에서 이원 생중계로 1위 소감을 전한 것. MC 김희철과 김민아는 현진영이 유행을 일으킨 힙합 패션 일명 '똥 싼 바지'에 반가움을 드러낸다. 1집 활동부터 대박을 터트린 룰라의 험난했던 데뷔 과정도 전파를 탄다. 김민아는 허름한 민박집에서 합숙 훈련을 한 룰라에 "극한 직업이다"라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김희철은 "먹을 게 너무 없었다더라"라며 이상민의 증언을 전한다. 1997년 당대 최고의 인기그룹이었던 젝스키스, H.O.T., 터보의 대결에서는 반전 결과로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번외차트에서 단 1표 차이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1위 쟁탈전이 그려진다. DJ DOC와 박미경, 김경호와 임창정이 승부를 점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것. 1990년대 '가요톱10' 마지막 1위 히트송은 '힛트쏭'에서 확인 가능하다. KBS Joy는 Skylife 1번, SK Btv 80번, LG U+tv 1번, KT olleh tv 41번 그리고 KBS 모바일 앱 'my K'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지역별 케이블 채널 번호는 KBS N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힛트쏭'의 더 많은 영상은 주요 온라인 채널(유튜브, 페이스북) 및 포털 사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12.0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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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프듀2' 김예현 "장르 가리지 않고 음악 계속"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엔 숨은 선생님이 있다. 치타, 던밀스, 가희, 이석훈 신유미, 권재승 트레이너가 없을땐 바로 '예현센세' 김예현(19, 위드메이). 다른 조에게 화음 쌓는 법을 알려줄 정도로 실력도 상당하고, 마음 속에 들어있는 진중함과 성숙함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이 깊다.인터뷰 내내 차분하면서도 현실적인 말들을 툭툭 던져 주변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진짜로 선생님 같은 느낌이 든다는 말에 김예현은 "제가 19살이라고 하면 다들 안 믿어요"라고 웃었다. "합숙할 때 형들도 같이 놀고 지내다가 놀라요. '아 학교 돌아가면 입시해야 라고 말했더니, 형들이 '너 아직 학교다니냐?'고 묻더라고요"라는 일화를 공개했다.>>②편에 이어서-합숙 끝난 기분은 어떤가."허탈한 마음이 있다. 정신 없게 보낸 나날이었다."-콘서트도 준비하는데."콘서트라는 걸 한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또 최종 11인이 결정된 이후에 전원 탈락한 월하소년이 간다는 것이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아쉬움이 큰가."더 열심히 하지 못했다는 마음이다. 국민프로듀서를 만족시켜드리지 못했다는 반증이 아닐까. 앞을 보고 가려고 한다. 그래도 이 정도까지 왔다고 생각하며 다독이고 있다. 내가 나온 무대들을 복기하고 성찰하려고 한다."-좋았던 점은."다양한 인간상을 만났다. 이 사람은 이럴 때 이 반응이구나, 저 사람은 저렇구나 등 정말 하나같이 다 다르다. 이렇게 모였을 때 나오는 결과들도 제각각이었다. 좋은 경험이 됐다."-차세대 리더같은 말솜씨다."리더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막내가 리더자리를 꿰찰 순 없으니 조용히 있었지만 시켜준다면 잘 할 것 같다."-현장에선 따라쟁이로 활약했다고."작가님들 목소리 흉내 잘 냈다. 생방송 전날 리허설 때 작가님 목소리 흉내내면서 '더바이브레이블~'이렇게 말했는데 갑자기 형들이 짐을 막 싸더라. 소속사 이름 불리면 집에 가는 거라서 진짜인줄 알고 형들이 가려했다. 성현우 형이 가장 웃었던 것 같다."-콘서트 이후 계획은 뭔가."일단 입시준비를 해야 한다. 사실 콘서트 준비하는 동안 입시에 걸린 대학들이 몇 개가 있다. 입시에 참여하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꼭 가고 싶은 대학들이 있다."-하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거의 다 해볼 생각이다. 교향악단도 경험했다. 댄스 재즈 팝 CCM까지 다 좋다. 다양한 시도로 찾아뵐테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사진=김민규 기자영상=박찬우 기자영상편집=민혜인 [인터뷰①] '프듀2' 김예현 "27시간 뜬눈…에너지드링크 필수"[인터뷰②] '프듀2' 김예현 "짐 대충쌌는데 2차 생존, 실화냐?"[인터뷰③] '프듀2' 김예현 "장르 가리지 않고 음악 계속" 2017.06.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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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프듀2' 김예현 "짐 대충쌌는데 2차 생존, 실화냐?"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엔 숨은 선생님이 있다. 치타, 던밀스, 가희, 이석훈 신유미, 권재승 트레이너가 없을땐 바로 '예현센세' 김예현(19, 위드메이). 다른 조에게 화음 쌓는 법을 알려줄 정도로 실력도 상당하고, 마음 속에 들어있는 진중함과 성숙함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이 깊다.인터뷰 내내 차분하면서도 현실적인 말들을 툭툭 던져 주변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진짜로 선생님 같은 느낌이 든다는 말에 김예현은 "제가 19살이라고 하면 다들 안 믿어요"라고 웃었다. "합숙할 때 형들도 같이 놀고 지내다가 놀라요. '아 학교 돌아가면 입시해야 라고 말했더니, 형들이 '너 아직 학교다니냐?'고 묻더라고요"라는 일화를 공개했다.>>①편에 이어서-93위에서 32위까지 가장 순위가 많이 뛰어오른 연습생이더라."두 번째 순위가 93위였고 마지막 순위가 32위였다. 93위에서 34위로 뛰어오를 때에는 정말 깜짝 놀랐다. 상상도 못했는데 저를 많이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 신기했다. 살면서 경험해보지 못할 일인 것 같다. 101명이 있는데 59계단을 한 번에 뛰어오르다니."-베네핏 효과도 아닌데."고정적인 팬덤이 없으니까 나의 능력을 시험하는 자리였고 그 능력을 잘 보여드린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서 국민프로듀서 마음을 잡았어야 했는데 만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본인이 꼽은 입덕영상은 뭔가."월하소년 '아이 노 유 노'인 것 같다. 그렇게 데뷔해달라는 팬들의 목소리도 정말 좋다. 사실 무대 끝나고 나서 허탈한 마음이 있었다. 정말 열심히 했고 나조차 성취감을 느낄 무대였는데 너무 표수가 낮았다. 작곡가님에게 미안하다."-입덕영상인데 미안하다니."스스로한테 슬펐다. 상심을 많이 했지만 울진 않았다. 오히려 안 울어서 더 힘든 것 같다."-화제의 '너였다면' 무대는 어떻게 준비했나."정말 신나서 했던 무대였다. 편곡에 자유도가 있어서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했다. 처음엔 분위기를 완전 바꿔볼까 하다가 원곡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대로 살리기로 했다."-기억에 남는 순위발표식이 있나."2차 때 붙어서 놀랐다. 그 앞장 연습일지에 '안녕 파주, 나 간다' 이렇게 써놨는데 붙어버렸다. '다시 돌아와버렸다. 이게 뭐지? 실화인가' 이렇게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캐리어는 잘 챙겨갔는지."사실 떨어질 줄 알고 대충대충 챙겼다. 떨어지면 나눠줄 형들 간식들 위주로 들고 갔다. 뒤늦게 헤어드라이기 없다는 걸 알고 당황했다."-또 다른 숙소생활의 불편함은 없었나."화장실 사용하는 거? 처음엔 6명에서 화장실 하나 쓰니까 누가 씻을 때 갑자기 급해지면 큰일이다. 옆방에 갈 수도 없다. 옆방 상황도 마찬가지다(웃음)."-기억에 남는 식사메뉴는."신기한 음식이 있다. 버섯카레라고 맛은 있는데 신기한 음식이었다. 맛있는 것, 신기한 것, 맛없는 것 이렇게 반복됐던 것 같다.">>③편에서 계속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사진=김민규 기자영상=박찬우 기자영상편집=민혜인 [인터뷰①] '프듀2' 김예현 "27시간 뜬눈…에너지드링크 필수"[인터뷰②] '프듀2' 김예현 "짐 대충쌌는데 2차 생존, 실화냐?"[인터뷰③] '프듀2' 김예현 "장르 가리지 않고 음악 계속" 2017.06.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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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프듀2' 김예현 "27시간 뜬눈…에너지드링크 필수"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엔 숨은 선생님이 있다. 치타, 던밀스, 가희, 이석훈 신유미, 권재승 트레이너가 없을땐 바로 '예현센세' 김예현(19, 위드메이). 다른 조에게 화음 쌓는 법을 알려줄 정도로 실력도 상당하고, 마음 속에 들어있는 진중함과 성숙함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이 깊다.인터뷰 내내 차분하면서도 현실적인 말들을 툭툭 던져 주변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진짜로 선생님 같은 느낌이 든다는 말에 김예현은 "제가 19살이라고 하면 다들 안 믿어요"라고 웃었다. "합숙할 때 형들도 같이 놀고 지내다가 놀라요. '아 학교 돌아가면 입시해야 라고 말했더니, 형들이 '너 아직 학교다니냐?'고 묻더라고요"라는 일화를 공개했다.-아이돌에 꿈이 있었나."사실 말 그대로 도전이었다. 뮤지컬배우 쪽으로 관심이 있었지만 넓게 보면 이것 또한 미래에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난관이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의 무대에서도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춤추면서 노래한다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닌데 그 과정에서 나 또한 비약적인 성취를 이룬 것 같다."-어휘력이 상당하다."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서울공연예술학교 연극영화과를 다니고 있어서 희곡 작품도 필수로 읽어야 한다."-예고 진학의 이유는 뭐였나."어머니는 성악, 아버지는 색소폰, 형은 첼로 등 다 음악하나쯤은 하고 계신다. 어려서부터 음악으로만 꿈을 생각해왔다. 고등학교 입학 한 달 전에 진지하게 미래에 대해 고민했다. 그 당시엔 뮤지컬 배우로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싱어송라이터까지 다 열어두고 있다."-가장 자신있는 능력은 뭔가."작곡도 자신이 있고 뮤지컬도 잘할 수 있다. 악기를 많이 다뤄봐서 세션도 많이 안다. 멜로디라인을 짜는 거나 편곡도 가능해서 음악적으론 자신이 있다."-'예토벤' 별명이 찰떡이다."베토벤이라는 음악의 거장과 제 이름을 붙여주셔서 감사하다. 나한텐 정말 큰 의미이자 가장 기분 좋은 별명이다."-방송에 이런 모습이 많이 나오지 않아 아쉽겠다."방송분량을 따진다고 해서 더 잘되거나 못되거나 그러진 않았던 것 같다. 분량 탓을 하면 너무나 어린 생각인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많이 보여준 편인 것 같다."-카메라엔 잡히지 않았지만 능력을 발휘한 순간이 있다면."'봄날' 팀 화음을 잡아줬다.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서 잡아줬는데 본무대 보고 살짝 아쉬웠다. '아 그 음이 아닌데' 뒤에서 아쉬워했다."-또래 친구들하곤 웃으며 놀았나."힘들 때마다 친구들하고 장난치고 놀았다. 99라인 친구들이랑 자주 장난쳤다."-잠을 못자서 힘들었을 텐데."최장 27시간 깨어있었다. 합숙 들어가서 밤을 샌 적도 많다. 촬영 시작해서 연습하고 끝나고 대기하다가 집에 갔더니 27시간이 흘렀더라."-사람이 살 수 있나."처음엔 연한커피를 마셨는데 그거 가지고는 안 되겠더라. 에너지드링크로 바꿔서 카페인을 채웠다. 동생들도 잘 버티니까 힘든 내색은 안하려 했다.">>②편에서 계속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사진=김민규 기자영상=박찬우 기자영상편집=민혜인 [인터뷰①] '프듀2' 김예현 "27시간 뜬눈…에너지드링크 필수"[인터뷰②] '프듀2' 김예현 "짐 대충쌌는데 2차 생존, 실화냐?"[인터뷰③] '프듀2' 김예현 "장르 가리지 않고 음악 계속" 2017.06.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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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스타쇼360' 첫방, 엑소 리더 수호의 고군분투기

폭로전의 중심엔 엑소 리더 수호가 있었다. 노잼의 아이콘, 쩝쩝, 지나친 열정으로 인한 일화까지 거침없는 폭로가 이어졌다. 수호는 멤버들의 폭로에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폭로가 얼마나 이들이 끈끈한 사이인지를 엿보게 했다. 19일 첫 방송된 MBC뮤직, MBC에브리원 '스타쇼360'에는 엑소 완전체가 출연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스타쇼360'은 스타가 직접 토크, 공연, 드라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어디에서도 쉽게 하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스타 단독 버라이어티 쇼프로그램. 엑소는 편안한 분위기 속 멤버들 각자에 해시태그를 달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토크쇼에서 단연 주목받은 사람은 수호. 그는 멤버들의 연이은 폭로로 웃음을 전했다. 첸은 "수호가 제일 재미 없다. 개그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호의 개그 점수를 말해달라고 하자 디오 역시 "2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주 가끔 웃기다는 것. 먹을 때도 '쩝쩝'거리는 소리가 심해 합숙생활 초반 멤버들의 지적을 받아야 했던 수호. 수호는 "내가 정말 심했냐?"고 반문했지만 멤버들 누구도 그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고난의 리더였다. 지나친 의욕으로 인해 인생을 피로하게 산다는 폭로도 나왔다. 이에 수호는 "인생이 너무 힘들다. 안 힘들게 살도록 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수호를 둔 폭로전은 비호감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멤버들의 장난기가 어우러진 폭로전이었기 때문 엑소의 우정이 묻어나 훈훈함을 전해줬다. '스타쇼360'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토크와 함께 방송에서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엑소의 무대들이 등장, 안방극장에 볼거리 역시 충족시켜줘 눈길을 끌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2016.09.20 06:53
축구

FA컵 4강…최강희의 믿는 도끼 vs 김학범의 눈물

빚 지고는 못 산다.승부사들에게 흔히 쓰는 표현이다. 전북 현대 최강희(55), 성남FC 김학범(54) 감독 모두 '빚 지고는 못 사는' 승부사 기질을 지녔다.두 사령탑은 22일 '2014 하나은행 FA컵 4강전'에서 맞붙는다. 장소는 전북 홈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이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은 비교가 안 된다. 전북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선두, 성남은 10위다. 전북은 리그 우승을 노리고 성남은 강등권 탈출이 목표다. 올 시즌 3번 싸워 전북이 3전 전승(1-0, 3-0, 1-0)했다. 앞으로 정규리그에서 만날 일도 없다. 전북은 상위그룹(1~6위), 성남은 하위그룹(7~12위)으로 갈라졌다. 그러나 FA컵 준결승은 지금까지 데이터가 무의미한 단판 승부다. 어떤 전문가도 섣불리 전북의 우세를 점치지 못한다. 최강희, 김학범 감독 모두 이번 경기를 꼭 이겨야 할 이유가 있다. ◇최강희의 믿는 도끼최강희 감독은 FA컵으로 우뚝 선 사람이다. 그는 2005년 여름, 전북 지휘봉을 잡았다. 그 때 전북은 지방의 그저 그런 팀이었다. 밤에 합숙소에 가보면 야식배달 오토바이가 오고가기 일쑤였다. 선수들은 자기관리란 마인드 자체가 없었다. 팀 내 선수들 간에 출신별로 계파가 갈려 있기도 했다. 최 감독은 그해 정규리그에서는 11위에 그쳤지만 토너먼트 싸움인 FA컵에서 정상에 올랐다. FA컵 우승으로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 것이 지도자 인생에 터닝포인트였다. 2006년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최강희'란 이름을 널리 알렸다. FA컵은 지금의 '봉동이장' 강희대제' 최강희를 만들어 준 타이틀이다. 그러나 최 감독은 작년에 '믿었던' FA컵에 '발등'을 찍혔다. 작년 여름 약속대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 놓고 전북으로 돌아온 최 감독은 곧바로 FA컵 결승에 올랐다. 다들 전북이 유리하다고 예측했지만 결과는 승부차기 패배였다. 전북은 FA컵 후유증에 시달리며 정규리그에서도 우승경쟁에서 멀어져 3위에 그쳤다. 1년 만에 다시 온 기회. 더구나 올 시즌 전북은 '더블'(정규리그-FA컵 2관왕)을 꿈꾸고 있다. 최 감독 머릿 속에 패배란 등식은 없다. ◇김학범의 눈물 2008년 11월27일.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냉철한 모습을 보였던 김학범 감독이 눈물을 훔쳤다. 10년하고도 2개월 동안 코치와 감독으로 숱한 영광을 함게 했던 성남일화를 떠나는 사퇴 기자회견이었다. 김 감독은 팀과 계약이 1년 남아 있었지만 물러났다. 성남은 직전 시즌인 2007년 정규리그를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포항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8년 시즌에도 시즌 내내 리그 1·2위를 달리다가 막판 난조로 3위로 추락해 6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르는 신세가 됐다. 성남이 3위로 떨어진 결정적인 계기가 최종라운드 직전 전북과 홈경기 1-2 패배였다. 악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6강 PO에서 공교롭게 또 전북을 맞닥뜨렸다. 성남은 연장접전 끝에 1-2로 다시 무릎을 꿇었다. 그 패배 직후 김 감독은 성남을 떠나 야인이 됐다. 당시 전북 사령탑이 최강희 감독이다. 김 감독은 지난 9월5일 '긴급소방수'로 성남 지휘봉을 다시 잡아 고향 팀으로 돌아왔다. 물론 성남은 예전의 화려한 기업구단이 아닌 가난한 시민구단이다. 하지만 FA컵 준결승 상대가 6년 전 김 감독에게 아픔을 안겼던 전북과 최강희 감독이라는 사실은 변함 없다. 김 감독은 이를 악물고 있다.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일간스포츠가 만든 베팅긱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안드로이드폰용 다운로드] [아이폰용 다운로드] 2014.10.20 08:07
연예

‘매직 아이’ 장동민, 도를 넘어선 경솔토크에 “인성이 보이네”

‘매직 아이’ 장동민, 도를 넘어선 경솔토크에 “인성이 보이네”인기 개그맨 장동민의 경솔토크에 네티즌들이 불쾌감을 나타냈다.지난 14일 저녁에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매직 아이’에 출연한 장동민이 개그맨이 되기 전 일화를 소개했다.장동민은 절친 유상무-유세윤과 함께 개그 아이디어를 짜기 위해 합숙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새벽 6시에 취침해 정오에 기상 후 18시간 동안 회의하기로 정했다”라며 “새벽에 아이디어가 잘 떠올랐다. 그래서 새벽마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니까 한 번은 옆집에서 난리였고, 새벽 2시반쯤 되면 옆집 아주머니가 찾아왔다”며 얘기를 시작했다.이어 “아주머니가 찾아올 때 마다 개그맨 지망생이라 연습하고 있다고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그런 사람이 왜 여깃어? 라며 여의도를 가라’라고 했었다”라며 과거를 떠올렸다.이에 장동민은 복수를 생각했고, 개그맨 공채로 합격해 잘 나가던 시절 옆집 아줌마가 싸인을 요청하니 “연예인 사인받고 싶으면 여의도를 가요 여의도를”이라면서 복수 한 사연을 말했다. 그 후 일주일 뒤 아파트를 떠났다고 말해 MC과 게스트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자기가 민폐끼쳐놓고 저렇게 떠벌리는게 자랑스럽나?”, “장동민 언젠간 일 낼 줄 알았어”, “경솔했지, 경솔했어”라는 등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반면 반대의견도 있다. “재밌게 하려는 건데, 좀 과장했던거니 크게 받아들이지마라”, “둘다 똑같네” 등의 반응도 더러 있었다.장동민의 복수 시리즈는 어제(14일) 방송됐던 ‘매직아이’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14.10.15 14:16
야구

김성용 야탑고 감독 “오재원, 고교 때부터 독특”

김성용(44) 야탑고 감독은 발로 뛰어 다니며 유망주를 발굴하기로 유명하다. 직접 중학교에 방문해 좋은 선수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오랜 지도자 생활을 통해 만든 기준으로 미래를 내다본다. 확신이 생기면 선수와 부모에게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간다. 그런 그의 노력은 야탑고를 야구 명문 반열로 올리는 데 기여했다. 창단 사령탑으로 17년째 팀을 이끌어 오며 윤석민(28·볼티모어), 오재원(29·두산) 등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키워냈다. 지난 7월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에 한국 아마추어 선수로는 최초로 입단한 내야수 박효준(18·야탑고)도 김성용 감독이 중학교 때부터 재능을 알아보고 키운 선수다. 고교 1학년 때부터 기회를 부여하며 팀과 한국 야구의 보배로 성장시켰다. 특히 올 해 초 오랜 시간 준비해 성사시킨 팀의 미국 전지훈련은 박효준의 미국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윤석환 베이스볼긱 위원이 고교야구 명장 김성용 감독을 만났다. 윤석민과 박효준 등 제자들과의 첫 만남과 일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김 감독의 지도자 철학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윤석환 베이스볼긱 위원(이하 윤)="야탑고의 창단 감독으로 알고 있어. 올해로 몇 년째지?" 김성용 야탑고 감독(이하 김)="야탑고 감독으로만 17년이죠." 윤="덕수고 정윤진 감독한테 라이벌 팀을 꼽아 달랬더니 북일고와 함께 야탑고를 지명하던데? 야탑고만의 강점이 있다면." 김="아무래도 저희 팀은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발굴해 트레이닝으로 성장시키는 점을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윤="김 감독이 고교 감독들 사이에 경계 대상일 만큼 좋은 선수들을 잘 발굴한다는 소문을 들었어." 김="처음부터 A급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전통의 명문고로 가려는 경향도 있었고요. 저는 그저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는 거죠." 윤="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어떻게 판단해? 김 감독만의 노하우가 있어?" 김="처음 감독을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발 빠른 것과 순발력을 위주로 봤어요. 요즘은 경기 때뿐 아니라 직접 중학교에 찾아 가서 훈련할 때도 지켜보죠. 특히 근육 발달 상태를 유심히 보고 있어요. 등 견갑골이나 근 기능을 살펴봐요. 그런 부분이 잘 돼 있는 선수들이 어깨 회전이 잘돼 공을 잘 던져요. 부상도 적고요." 윤="2013년에는 청소년 대표팀 코치를 하면서 정윤진 감독과 함께했어. 같은 고교 감독으로서 어떻게 봤어?" 김="정 감독도 자신만의 색깔이 확실한 것 같아요. 훌륭한 감독이죠. 대표팀에서 보니까 분석력이 좋아 배울 점도 많았죠. 당시 미국팀 투수들의 공이 구속과 제구력, 움직임까지 좋아서 쉽게 공략하기 힘들었어요. 타격코치로 뒤에서 보조를 했는데 대표팀의 타격이 신통치 않아서 미안하더라고요." 윤="대표님 코칭스태프로 큰 무대에 나가면서 배운 점도 많았을 것 같아." 김="많이 배웠죠. 사실 선진 야구를 직접 접하는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요. 체계적이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 배우기도 해야할 것 같아요." 윤="올해 초 야탑고도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갔다고 들었어. 고교야구 최초 아닌가?" 김="저도 저희가 최초인지는 몰랐어요. 미국 방송국에서 취재도 나왔더라고요. LA 근처에서 19번 정도 연습경기를 가졌죠. 그쪽에는 캘리포니아주에만 고교팀이 2000개 넘게 있다더라고요. 저희랑 맞붙은 팀이 모두 100위 안에 들어간 팀이었는데 19번 중에서 3번밖에 지지 않았어요." 윤="미국 전지훈련을 가려면 비용이 많이 들잖아. 어떻게 성사된 거야." 김="2년 전부터 계획했어요. 고등학교 선배님이 LA 지역 유소년 야구협회에 회장으로 계셨는데 먼저 제안을 하셨어요. 비용도 줄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어요. 6개월 전에 미리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면서 이동 경비를 아꼈죠. 현지에서는 선배님의 도움을 받아서 숙소와 운동장 대여 비용을 줄였어요. 학교의 지원도 있었고요." 윤="김 감독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성사되기 힘들었겠네. 전지훈련 효과는 어땠어."김="첫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마음이 들떠서 그런지 부진했어요. 그쪽 팀에서도 실망했죠. 이후에 저희 페이스대로 경기를 하다 보니까 경기력을 회복했고, 소문이 나면서 10경기 정도 예정돼 있던 연습경기가 다른 학교들의 초청으로 더 늘게 됐어요." 윤="선수들의 자신감도 커졌을 것 같아." 김="사실 전지훈련을 다녀온 직후에는 선수들이 오버 페이스를 했어요. 스윙도 커지면서 정확도가 떨어졌죠. 미국 선수들과 경기를 하고 와서 다소 자만심이 생긴 모양이에요. 그런데 이내 좋은 경험의 효과를 보기 시작했죠." 윤="사실 미국 트리플A나 더블A 투수들의 공을 보면 정말 위력적이거든. 미국 고교 투수들의 수준은 어땠어." 김="고교야구도 레벨마다 차이가 있지만 좋은 팀의 선수들은 공 움직임이 다르더라고요. 체인지업이나 밑으로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많이 던지다 보니까 우리 선수들이 처음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어요. 물론 구속도 빨랐죠." 윤="타자들의 경우는 공을 보기만 해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김="수준 차이도 있겠지만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 좋았죠. 또 미국 고교야구의 인프라를 보고 많이 부러워했어요. 고등학교에 천연 잔디구장이 있었으니까요. 미국 고교야구는 수업이 끝난 후에 운동을 해야 하니까 야간 경기를 주로 하는데 조명 시절이 잘 갖춰져 있었죠.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진지했죠. 연습경기인데도 국가대항전처럼 국기도 게양했어요. 그런 모습들이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을 것 같아요." 윤="양키스와 계약한 박효준도 그 미국 전지훈련에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볼 수 있을까." 김="영향이 컸을 거라고 봐요. 물론 그 전부터 몇몇 스카우트들이 (박)효준이한테 관심을 보였지만 본인도 막연했겠죠. 실제로 전지훈련을 가기 전에 계약 제시도 있었지만 조건이 형편없었죠. 국내에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돼서 권유하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 미국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거죠." 윤="또래 선수들과 직접적인 비교 기회가 생겼구나." 감="그렇죠. 스카우트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서 미국 선수들의 그 빠른 공을 연타석으로 홈런을 치더라고요. 정말 잘했어요.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부사장이 직접 보러왔는데 자신이 보고 받을 때는 50만 달러짜리 선수라고 들었는데 직접 보니 100만 달러짜리 선수라고 평가하더라고요." 윤="스카우트팀이 혼 좀 났겠네." 김="스카우트 팀장이 작년 청룡기 대회 때 (박)효준이를 봤는데 어떻게 1년 사이에 저렇게 성장했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리고 이후에 3일 동안 훈련할 때 직접 와서 지켜봤죠." 윤="김 감독의 전지 훈련 선택의 공이 컸네. 보통 스카우트들이 한국에 오면 경기밖에 못 보는데 야탑고가 미국에 갔으니 공짜로 트라이아웃을 한 셈이잖아." 김="저희가 빌린 경기장이 공원 안에 외진 경기장이라 찾아오기도 힘들었는데 말이죠." 윤="박효준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면 정말 김 감독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 같아." 김="물론 운도 따라줬겠지만 본인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만한 그릇이 됐던 거죠." 윤="처음에 박효준이 야탑고에 진학한 과정이 궁금한데." 김="(박)효준이가 중학교 때부터 가능성이 큰 선수이긴 했어요. 화려하진 않았지만 유연성, 순발력 등 제가 보는 기준에는 괜찮은 선수였어요. 데리고 와서 잘 훈련 시키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어요." 윤="다른 고등학교에서 영입 경쟁은 없었어?" 김="제가 듣기로는 다른 학교에서도 제안이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제가 그들보다 훨씬 전부터 키우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더니 부모님께서 야탑고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셨죠." 윤="야탑고가 경기도권 학교라 선수나 부모 입장에서 꺼려질 수도 있을 것 같아." 김="예전에는 그런 경향도 있었는데 요즘은 높은 순위에 있는 선수들도 직접 찾아가서 '좋은 선수로 키워보고 싶다'는 열의를 보이면 받아들여요." 윤="김 감독에 대한 믿음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 같네." 김="아무래도 이제 프로에 진출해 활약하는 선수들이 있으니까 예전보다는 선수와 부모의 믿음이 커졌겠죠." 윤="들어보니 요즘은 그저 전통의 야구 명문고를 선호하기보단 지도자를 본다고 하더라고." 김="그런 경우가 있죠. 예전에는 야구 명문고로 진학하려는 선수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현재 야구를 잘하는지 여부, 감독의 지도력과 성향을 보는 경우가 늘었어요." 윤="그러면 박효준은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었어?" 김="1학년 때부터 유격수로 뛰었죠.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서 140km까지 던지기도 했어요. 고민이 됐죠. 그러다가 '한 길을 가게 하자' 싶은 생각에 유격수만 고집했죠." 윤="아직도 졸업반 선수들에 대한 배려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1학년 때부터 주전을 할 정도로 박효준이 뛰어났던 건가."김="1학년 때 3학년과 비교하면 실력 차이는 크지 않았어요." 윤="그것도 대단한 거지." 김="지금 와서 생각하면 당시 3학년 유격수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지금은 대학교에 가서 잘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서운했겠죠. 하지만 팀을 이끌다보면 냉정해져야 했어요. 비록 저학년이지만 유격수 포지션에 박효준이 적합하다는 판단을 했던 거죠. 앞으로 그런 선수가 나오기 힘들다고 봤으니까요." 윤="일단 어깨는 타고 났겠네. 투수로 140km를 던졌다면 말이야. 어깨가 좋은 선수들은 수비 범위도 넓더라고. 예를 들어 NC 손시헌이 그래. 수비를 두세 발짝 뒤에서 해도 무리 없이 수비를 하더라고. 포구를 여유있게 해도 송구에 자신이 있으니까." 김="효준이도 송구에 자신감이 있으니까 수비 범위가 넓죠. 그뿐 아니라 공 던지는 밸런스도 뛰어나요. 디딤발이 왼발이든 오른발이든 능숙하게 송구로 연결시키죠. 순발력, 센스 모두 뛰어나요. 수비 하나 만큼은 최고라고 생각에요. 제가 미국에 연수 갔을 때 봤던 루키 선수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았어요." 윤="가장 큰 장점은 뭐라고 생각해." 김="말씀드렸듯이 주루 플레이와 타격도 뛰어나지만 역시 수비가 가장 돋보여요. 그런데 자기 스타일이 확실해서 가끔은 우려될 때도 있죠." 윤="예를 들면?" 김="수비 하는 걸 보면 정석은 아니니까요. 잡는 대로 던지는 스타일이죠. 그런데도 송구를 정확하게 하더라고요." 윤="수비 코치 입장에서는 기본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지적할 수도 있겠네." 김="사실 스텝을 정확히 밟아 송구를 하는 방법이 꼭 정석은 아닐 수 있잖아요. 중요한 것은 정확히 던지는 거죠." 윤="맞아. 기본기가 정확히 갖춰져있기 때문에 그런 동작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김="그렇죠. 미숙한 플레이가 나온다면 지적 받아 마땅하지만 (박)효준이는 그렇지 않아요." 윤="3년 동안 지켜봤는데 성격은 어때? 실수해서 지적 받으면 어떻게 대처하는 스타일이야?" 김="활발해요. 주눅드는 성격도 아니고요. 그런데 효준이뿐 아니라 저희 팀 지도 스타일이 실수를 하거나 삼진을 당했을 때 혼을 내지는 않아요. 선수들이 위축되는 일은 경계해요." 윤="프로에서도 고등학교 때 많이 혼났던 선수들 중에 트라우마가 있는 선수들이 있어." 김="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타석, 다음 수비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혼을 내면 그날 경기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윤="어떤 선수들은 그날 경기뿐 아니라 갑자리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더라고. 확실히 감독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노련한 것 같아." 김="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죠. 제가 처음 감독을 했을 때가 20대 후반이니까요. 지금 생각하면 애가 애를 가르친거죠. 당시에는 연습 많이 시키고, 많이 혼내야 하는 줄 알았는데 그건 그저 욕심이었던 거죠."윤="박효준이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에 좋은 조건으로 가게 됐어. 감독 입장에서 뿌듯하지?" 김="그럼요. (박)효준이가 꼭 미국 진출을 해서가 아니라 좋은 선수로 인정을 받고 있는 자체가 좋아요. 국내 스카우트들에게도 당연히 관심이 컸으니까요." 윤="그런데 아직 어리다 보니 걱정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 김="물론 잘 해내나갈 거라 믿고 있지만 미국 무대가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만 모이는 곳이잖아요. 지금은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어 자신감도 충만하겠지만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과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요. 누구나 슬럼프가 오기 마련인데 주변과 비교해서 위축될까 봐요. 스스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윤="박효준은 힘든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하는 스타일이야, 아니면 혼자서 해결하는 스타일이야?" 김="지금까지 제가 본 (박)효준이는 혼자서 해결하는 스타일이었죠. 간혹 타격이 마음처럼 안될 때는 조언을 구해요. 다른 사람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데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죠." 윤="힘든 일이 찾아오면 박효준도 김 감독에게 많은 조언을 구해야할 텐데." 김="우선은 영어를 어느 정도 배워서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할 줄 알아야겠죠. 제가 해줄 수 있는 부분에서라면 언제든지요. 환영이고요." 윤="박효준의 미국행이 결정된 상황에서 이것만큼은 조언해주고 싶다면." 김="항상 강조하는데 결코 기죽지 말라는 거죠.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자신이 목표한 부분에 대해 향해 간다면 가능성이 높아요. 재능은 충분하니까요. 멘틀적인 부분만 잘 관리한다면 잘 해낼 거라 봅니다."윤="선수들 중에는 프로에서 오래 있어도 고민을 쉽게 얘기 못해. 그런데 학창시절 은사한테는 하더라고." 김="아무래도 편하겠죠. 저도 졸업한 선수들이 가끔 찾아와서 속에 있는 얘기를 하죠." 윤="야탑고 출신 중에서 프로에서 가장 활약한 선수는 아마 윤석민 같아. 미국 가기 전에 김 감독에게 연락 왔었어?" 김="미국 전지훈련 때 석민이가 와서 같이 운동을 했어요. 원래 애리조나쪽에서 운동하다가 저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더라고요." 윤="당시 윤석민의 컨디션은 어땠어." 김="(웃음) 허허. 한창 좋았을 때의 컨디션은 아니었죠. 아무래도 (윤)석민이는 제가 잘 안다고 자부하니까요. 캠코더로 투구 영상을 찍어서 보여줬죠. '너 지금 이런다. 어깨가 빨리 벌어지는 것 같은데 안 좋은 것 아니냐'하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정말로 좀 안 좋다고 그러더라고요." 윤="본인은 자신의 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김="자기도 한창 잘 던지던 때와 차이가 있다는 걸 인정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많이 던진 피로가 쌓였겠죠. 그런데 던진 만큼 충분히 보강 훈련도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쉽죠." 윤="지금도 연락을 가끔 한다고 들었는데. 최근에는 어떻다고 해." 김="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사실 전성기의 모습은 아니니까요. 반등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기도 해요." 윤="한참 전 이야기지만, 고교 때도 공이 묵직한 편이었어?" 김="(윤)석민이는 사실 처음부터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어요. 석민이가 막 입학했을 때 야탑고는 역대 최고 전력이었죠. 준우승만 두 번 했거든요. 당연히 에이스는 아니었어요. 심지어 투수도 아니었죠. 2루수였는데 주전이 될 만큼 두각을 보이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공을 던지는 폼이 참 예뻤거든요. 그래서 투수를 해보겠느냐고 제안했어요. 당시 좋은 투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본인한테는 모험일 수 있었어요. 그런데 결국 졸업할 때는 석민이가 최고였죠. 145km까지 던졌고 원래 좋던 제구력도 더욱 향상됐죠. 특히 자세가 좋았어요. 훈련 강도가 높다 보니까 요령을 피우는 투수들도 있었지만 (윤)석민이는 합숙 스케줄을 다 소화했죠. 하루에 피칭 150~200개를 꾸준히 소화하면서 전지훈련이 끝난 뒤에는 구속이 10km 늘었어요." 윤="그 짧은 기간에?" 김="저도 많이 놀랐죠."윤="미국 진출 후에 아직까지는 고전하고 있어. 감독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아." 김="석민이도 효준이와 마찬가지에요. 한국에서는 최고의 우완투수로 인정 받았잖아요.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일 것 같아요. 자신의 컨디션과 구위가 올라오면 분명 기회가 온다고 믿어야 해요. 서두르지 말고 때를 기다려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윤="오재원도 제자잖아.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활약이 대단해. 고등학교 때도 지금처럼 파이팅이 넘쳤어?" 김="그럼요. 시원스러운 친구였죠. 사실은 (오)재원이는 우연하게 스카우트를 했어요. 당시 경원중학교 감독님과 친분이 있어 방문했다가 처음 봤죠. 어떤 마르고 작은 친구가 민첩한 게 유독 돋보이는 거에요. 감독님이 '저놈 정말 빨라'라고 평가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인연이 돼서 데리고 왔는데 운동할 때 보면 물건이더라고요." 윤="(오)재원이가 욕심이 많지?"김="운동 욕심이 정말 많죠.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오해할 정도로 파이팅이 좋은 선수이고요." 윤="나도 두산 코치 때 휴식일을 줬는데도 훈련을 하던 (오)재원이의 모습을 본 적이 있어. 가끔 오버 페이스를 해서 말려야할 정도였지. 그때도 남들보다 많이 훈련했지?"김="한 번은 (오)재원이 동기들이 훈련이 힘들어서 도망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 놈만 훈련에 나온 거에요. 그래서 제가 '너는 왜 안 도망쳤냐'고 물으니까 (오)재원이가 '감독님, 저는 운동하려고 왔지 도망치려고 온 게 아닙니다'고 하더라고요." 윤="그때부터 물건이었네."김="'다른 선수들한테 따돌림 당할 걱정은 안하냐'고 물으니까 그런 건 감수해야 한다고 했죠. 아무튼 독특한 애였어요." 윤="김 감독 말은 잘 따랐어?"김="(오)재원이가 고교 3학년 때 프로 지명을 받았어요. 그런데 순위가 너무 낮았죠. 제가 생각했을 때는 파워와 체력만 더 보강하면 좋은 대우를 받고 프로에 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대학 진학을 권유했더니 말을 듣더라고요. 대학(경희대)에 가서 힘이 좀 붙더니 1학년 때부터 잘했어요." 윤="대학 감독님도 그 특유의 파이팅을 잘 이해하셨어야 할 텐데."김="안 그래도 경기를 한 번 보러갔는데 (재원이가) 번트 사인에서 계속 고개를 젓더라고요. 치겠다는 거죠. 당시 145km를 던지던 고려대 에이스 김대우(롯데)와 맞대결이어요. 제가 생각해봐도 번트가 맞았죠. 감독님이 결국 강공 지시를 하셨고 그걸 3점 홈런으로 연결시켰어요. 물론 나중에 (오)재원이도 혼났고 저도 혼났었죠." 윤="김 감독도 오재원을 아끼는 것 같아."김="아무래도 잘 따르니까요. 애제자 중 한 명이죠. 한 번은 제가 다리 수술을 해 입원했는데 간병할 사람이 없었어요. 그런데 대학교 간 녀석이 찾아와서 같이 밤을 새워주기도 했어요. 의리가 있는 친구죠." 윤="오재원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을 텐데."김="찾아와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죠. 간절히 가고 싶어 했어요. 대표팀 일원이 돼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했죠. 이제 그 자리에 이름을 올렸으니 잘해서 국위선양하길 바라요." 윤="품을 떠난 제자들이 그렇게 힘들 때 찾아오거나 잘되면 마음이 어때?"김="뿌듯하죠. 그런 점이 지도자를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이죠." 정리=안희수 기자 2014.09.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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