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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만족스러운 계약을 할 수 없었지만…" 주권, KT에 2+2년 잔류

자유계약선수(FA) 불펜 투수 주권(29)이 KT에 잔류한다.KT는 주권과 2+2년, 최대 16억원(계약금 2억원, 총연봉 12억원, 인센티브 2억원)에 계약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첫 2년 계약 총액은 7억원. 이후 추가 2년 성적에 따른 옵션으로 총액 9억원이다. 전날 토종 에이스 고영표와 5년, 최대 107억원(보장액 95억원, 옵션 12억원) 비FA 다년계약한 KT는 주권까지 잡으면서 선발과 불펜 모두 기존 전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청주고를 졸업한 주권은 2015년 우선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통산 성적은 438경기 33승 38패 110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5.08. 2020년 KBO리그 홀드왕(31개)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42경기에 등판, 1승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4.40으로 다소 부진했다. 2019년부터 이어온 두 자릿수 홀드 기록도 끊겼다. FA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옵션 계약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나도현 KT 단장은 "주권은 구원 등판 경험이 풍부한 투수로, 팀에 필요한 자원이다. 앞으로도 꾸준한 활약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고참 투수가 된 만큼, 불펜진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주권은 "지난 시즌 부진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100% 만족스러운 계약을 할 수는 없었지만, 구단에서 기량을 회복해 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믿어주셨다. 그것에 맞게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과는 별도로 겨울 동안 준비를 충실히 하고 있었다. 반등해서 팀이 다시 리그 정상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 아직 젊고 건강한 만큼 4년 후에 더 좋은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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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169세이브 마무리 잃었지만 "외부 FA 없다", 강철야구 마무리 대안은?

KBO리그 현역 통산 세이브 3위(169개) 마무리 투수가 떠났다. KT 위즈가 이적 시장 시작과 함께 핵심 불펜 자원을 잃으면서 팀 불펜을 전면 재구성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했다. 2023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재윤은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4년간 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 등 최대 총액 58억원에 계약했다. 김재윤은 KT의 역사와 함께한 마무리 투수다. 지난 2015년 KT 위즈의 2차 특별 13순위로 프로에 입문한 김재윤은 프로 통산 481경기에서 44승 33패 17홀드 169세이브를 기록,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다. 2021년 이후엔 3시즌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KT는 김재윤을 잔류시키고자 노력했으나 ‘머니게임’에서 밀렸다. KT가 제안한 금액이 삼성이 제시한 액수와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9년간 169세이브를 책임졌던 마무리 투수가 떠났다. 김재윤의 뒤를 잇는 KT 마무리 투수는 누가 될까. 현재로선 이번 시즌 홀드왕(32개) 박영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이번 시즌 68경기에 나서 3승 3패 3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ERA) 2.75를 기록했다. 일찌감치 구단에서 ‘제2의 오승환’으로 점찍고 키우고 있던 선수. 포스트시즌 마무리 경험도 있어 박영현이 차세대 클로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필승조로 급성장한 손동현과 이상동 역시 후보들이다. KT는 22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베테랑 우규민을 영입했다. 우규민 역시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를 오가며 통산 106홀드·90세이브를 기록하며 필승조 역할을 해낸 바 있다. 다만 우규민은 KT에서 뒷문보다 중간(6~8회)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나도현 KT 단장은 “우규민이 향후 2년 동안 허리에서 밸런스를 잡아주고 어린 선수들의 본보기가 돼줄 거라고 판단했다. 최근 부진했지만 1이닝 정도는 잘 막아줄 투수로 평가한다”라며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외부 FA 영입에 관심은 없을까. 현재 FA 시장엔 올 시즌 1점대 ERA(52경기 1.62)으로 부활한 LG 출신 함덕주(28), 두산 베어스에서 필승조 역할을 한 홍건희(31)와 키움 히어로즈에서 26세이브를 올린 임창민(38)이 나와 있다. 나도현 단장은 “현장과 논의된 건 내부 육성과 부상 선수(김민수·박시영 등)들의 복귀가 우선”이라며 외부 영입은 더 이상 없을 거라고 선을 그었다. 나 단장은 “‘집토끼’ 투수 주권(28)이 시장에 나와 있는데, 그의 잔류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라고 덧붙였다. 윤승재 기자 2023.11.2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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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음 시즌이 온다...이강철 감독이 "지지 않았다"라고 말한 이유

한국시리즈(KS) '패장'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졌지만 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LG 트윈스에 우승을 내준 걸 인정하지 않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야구는 계속되고, KT는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는 동력을 확인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KT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LG와의 KS 5차전에서 2-6으로 패하며 시리즈 4번째 패전을 당했다. LG에 우승을 내줬다. 2차전과 3차전 모두 믿었던 불펜진이 역전을 허용하며 내줬고, 이후 꺾인 기세를 되찾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 개인적으로도 다사다난했던 시즌이다. KBO리그 대표 지도자로 인정 받고 가장 권위 있는 야구 국제대회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이 됐다. 하지만 1라운드 탈락이라는 참사의 책임자가 됐다. 소속팀 복귀 뒤 치른 KBO리그 정규시즌에선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 이탈로 전력이 떨어지며 10위까지 추락했다. KT는 이런 악재 속에서도 2년 전 통합 우승 팀 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이강철 감독 이후 항상 그랬듯이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전열을 정비한 뒤 치고 올라섰다. 결국 2위까지 올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저력을 보여줬다. KT는 준플레이오프(PO)에서 정규시즌 3위 SSG 랜더스를 잡은 NC 다이노스의 기세에 밀리며 PO 1·2차전을 내줬지만, 내리 세 경기를 이기며 KS 무대를 밟았다. KS 1차전에서도 열세 전망을 딛고 3-2로 승리하며 기세를 높였다. 이후 LG에 4연패를 당하며 우승을 내줬지만, KT는 조연으로 올가을을 빛냈다. 선발 투수 소형준, 간판타자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치른 분투였기에 더욱 그랬다. 이강철 감독은 KS 5차전이 끝난 뒤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얻은 게 많은 해였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줬다. 우리는 졌지만, 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강철 감독이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한 점은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다. 2년 차 우완 박영현은 데뷔 2년 차에 정규시즌 홀드왕(32개)에 오르며 미래 마무리 투수로 떠올랐다. PS 무대에선 박영현 입단 전에 기대 받던 손동현이 빛났다. 그는 PO 5경기 모두 등판해 실점 없이 완벽투를 펼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두 선수는 KS 1차전에서도 선발 투수 고영표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남은 3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물론 두 투수는 실패도 맛봤다. 2차전 7회 말 2사 뒤 손동현은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실점 빌미를 줬고, 박영현은 이어 상대한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8회는 박동원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맞고 패전(스코어 4-5) 투수가 됐다. 결국 우승에 실패했지만, 이강철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PS 무대에서 고전한 경험도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KT는 불펜 안정화를 통해 강팀으로 거듭난 팀이지만, 김재윤·주권 등 몇몇 투수 의존도가 적지 않은 편이었다. 세대 교체가 필요할 때 박영현과 손동현이 성장했다. 5차전에선 부진했지만, 앞서 강인한 투구를 보여준 이상동도 있다. 2023년 야구를 끝났지만, 2024년이 기다리고 있다. 이강철 감독의 시선도 거기에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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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 치는 KIA 안방·내야·뒷문 자리 경쟁

KIA 타이거즈는 지난 29일 1군 엔트리에 대거 변화를 줬다.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과 마무리 투수 정해영 그리고 주전 1루수 황대인을 2군으로 내렸다. 세 선수 모두 5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충격 효과’가 있었을까. KIA는 최근 강팀 전력을 회복하며 상승세에 있던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 1·2차전 모두 대승을 거뒀다. 앤더슨의 등판 순번이었던 1일 경기가 비로 순연, 단비 같은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주말 3연전은 상위권 롯데 자이언츠와 치르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포수 신범수다. 지난 시즌까지 1군 통산 출전이 60경기에 불과한 1.5군 선수인 그가 타석에선 매서운 스윙, 안방에선 안정감 있는 리드를 보여줬다. 신범수는 지난 22~24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부터 상승세를 탔다. 신예 파이어볼러 김서현으로부터 우중간 2루타를 치는 등 펀치력을 보여주며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23일 한화 2차전을 앞두고 “결과를 떠나서 자신의 스윙을 하더라. 기대감을 주고 있다”라고 했다. 신범수는 지난달 31일 KT 2차전에선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3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승률왕 엄상백을 상대로 2회 말 첫 타석에서 우전 2루타, 5회 좌전 안타를 쳤다. 7회는 홀드왕 출신 주권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쳤다. KIA는 주전 한승택-백업 주효상 체제로 개막 첫 달을 보냈다. 두 포수 모두 공격력은 아쉬웠다. 주효상은 실전 감각 저하를 문제로 2군행 지시를 받았다. 대신 올라온 선수가 신범수다. 지난해 11월 제주도에서 열린 마무리 캠프에서 주장을 맡을 만큼 리더십이 있고, 타격 능력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던 신범수다. 어깨가 강한 편은 아니지만, 1군 콜업 뒤 상대 세 차례 도루 시도 중 한 번은 막아냈다. 좋은 기운을 얻은 신범수는 현재 주전 한승택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KIA 안방에 오랜만에 좋은 소식이 들렸다. 황대인이 지키던 1루도 본격 경쟁 체제다. 황대인이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며 2군행 지시를 받았고, 변우혁은 홈런은 종종 때려내지만, 1할 대 타율에 그치고 있다. KIA는 2년 차 내야수 김도영이 발등 부상을 다스리고 복귀를 준비 중이다. 자리 정리가 필요하다. 황대인과 변우혁이 1루를 차지하지 못하면, 김도영이 3루수를 맡고, 현재 3루수를 맡고 있는 류지혁이 1루수로 옮길 수 있다.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선수다. 정해영이 이탈하며 빈 마무리 투수 자리는 현재 집단 체제다. 지난 2시즌 셋업맨을 맡았던 우완 라인(장현식·전상현) 투수가 아닌, 올 시즌 성장세가 두드러진 좌완 최지민이 가장 많이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불펜진 내부 경쟁도 요동 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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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시즌 첫 1군 등록 KT 주권 "억울하기도, 아쉬움도 많았다"

'홀드왕' 주권(28·KT 위즈)이 돌아왔다.이강철 KT 감독은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이동일인 전날 내야수 류현인·투수 김영현·포수 강현우가 2군으로 내려갔던 상황. 비어있던 1군 엔트리 세 자리에 내야수 장준원·투수 전용주 그리고 주권의 이름을 올렸다. 귀화한 조선족인 주권은 지난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중국 대표로 뛰었는데 전완근 부상 문제로 프로야구 개막을 놓쳤다.16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주권은 "구위나 느낌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똑같은 거 같다. 경기 감각이 없어서 (2군에서) 2경기하고 올라왔는데 일단 아프지 않다. 그래서 괜찮다"고 말했다.KT는 9승 2무 22패로 리그 최하위다. 15일 기준 9위 한화 이글스와 승차가 2.5경기. 최근 10경기에서 2승(8패)밖에 따내지 못할 정도로 침체다. 투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팀이 휘청거린다.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 2020년 홀드왕 출신 주권의 복귀는 말 그대로 '천군만마'이다. 이강철 감독은 일단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기용,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게 할 계획이다. 주권은 "팀 분위기를 물어봤는데 그렇게 좋지 않다는 얘길 들었다. 지금에라도 내가 왔으니 최대한 (분위기를) 바꿔보도록 노력하겠다"며 "최대한 열심히 해서 안 아픈 몸으로 빨리 복귀하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야구를 못해서 (2군에) 내려간 적은 있는데 아파서 내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2015년 데뷔한 주권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49이닝을 던졌다. 건강한 몸은 가장 큰 무기. 그는 "야구하면서 처음 아프다 보니까···차라리 못해서 (2군에) 내려오면 인정하고 더 열심히 해서 다시 올라올 텐데 아파서 내려가니까 조금 억울하기도 하고 아쉬움이 좀 많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재활 치료에 전념했다. 그 결과 1군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었다.주권은 "감독님께 막 써달라고 얘기했다. 많이 쉬다 와서 어떤 상황이든 준비가 돼 있다"며 "합류는 늦었지만, 팀이 우선이다. 마운드 위에서 씩씩하게 던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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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부상자 속출하는 KBO리그, 너도나도 '버티기'

프로야구 구단들이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올 시즌 KBO리그는 개막 전후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부상 탓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외국인 투수만 벌써 4명(에니 로메로·딜런 파일·테일러 와이드너·버치 스미스)이다. 국내 선수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지난 3일 KIA 타이거즈 주전 3루수 김도영은 왼 중족골 골절로 12~16주 경기 출전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롯데 자이언츠 이민석은 개막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했다. 1차 검진에서 팔꿈치 인대 손상이 발견돼 장기 이탈이 유력한 상황이다.'만장일치' 5강 후보 LG 트윈스와 KT 위즈도 마찬가지다. LG와 KT는 본지가 개막을 앞두고 진행한 '5강 후보를 꼽아달라'는 설문에서 해설위원 7명 전원의 표를 받았다. 그만큼 투·타 전력이 탄탄하다는 평가지만 부상이 변수로 떠올랐다. LG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극상근 염증 문제로 재활 군에 있다. 지난해 구원왕을 차지한 고우석이 빠지면서 불펜이 약해졌다. 타선에선 내야수 손호영과 이재원이 각각 햄스트링과 왼 옆구리 미세손상으로 이탈했다. 특히 토종 거포로 염경엽 감독의 기대주였던 이재원의 이탈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염경엽 LG 감독은 "4월 말은 돼야 우리가 생각하는 전력을 갖고 경기할 수 있을 거 같다. 4월 초에는 어렵더라도 버티는 게 중요하다"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다녀온) 투수들도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온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LG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왼손 김윤식과 사이드암스로 정우영의 몸 상태가 아직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 고우석은 WBC에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연습경기에서 통증을 느껴 본 대회를 전혀 뛰지 못하고 팀에 돌아왔다. KT는 필승조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쉽지 않다. 핵심 불펜 김민수와 주권이 재활 치료 중이기 때문이다. 김민수는 오른 어깨 극상근건, 주권은 오른 전완근 손상 진단을 받았다. 두 선수 모두 최소 2개월을 쉬어야 해 초비상이 걸렸다. 김민수는 지난해 76경기에 등판, 30홀드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했다. 주권은 2020년 홀드왕 출신. KT는 주전 중견수 배정대마저 왼손등이 골절돼 5~6주 정도 경기를 뛰기 힘든데 대체 자원이 적은 불펜 공백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이강철 KT 감독은 "7회까지 버텨야 한다"며 "8회 이후에는 투수 2명(박영현·김재윤)이 있으니까 7회까지 어떻게 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발이 6회까지 책임지면 7회를 이채호와 심재민으로 막고 8~9회를 박영현과 김재윤에게 맡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KT는 토종 에이스 소형준까지 전완근 부상으로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이밖에 삼성 라이온즈는 외야수 김현준(유구골)과 포수 김재성(내복사근), 키움 히어로즈도 송성문(중수골)과 전병우(허리) 등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송성문은 복귀까지 무려 10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전망. 10개 구단에 부상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시즌 초반 '버티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개막에 앞선 WBC를 치른 영향도 있고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량이 부족했던 탓인지 유독 부상자가 많이 나오는 거 같다. 초반 순위 싸움에 작지 않은 변수"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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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설문] “춘추전국시대”…5강 후보 LG와 KT 몰표

프로야구가 긴 겨울잠을 끝내고 막을 올린다.KBO리그는 1일 개막해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 들어간다. 오프시즌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의 이적과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맞물려 어느 해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초전'이던 시범경기에선 지난해 5강 탈락팀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1·2위에 오르고, 한국시리즈 진출팀 키움 히어로즈가 최하위에 머물렀다. 본지는 프로야구 해설위원 7명을 대상으로 '2023시즌 판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올해는 어느 팀도 우승할 수 있고 어느 팀도 최하위로 갈 수 있을 거 같다"며 춘추전국시대를 예상했다.◇ 5강 후보 7표 몰표받은 LG와 KTLG 트윈스와 KT 위즈는 해설위원들이 빠짐없이 '5강 후보'로 꼽았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LG는 전체적인 밸런스가 가장 좋은 팀"이라며 "구멍이 없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부상으로 늦게 출발하지만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불펜 뎁스(선수층)가 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호평했다. 지난 시즌 구원왕 고우석은 현재 오른 어깨 회전근개 근육 중 하나인 극상근 염증 문제로 재활 치료 중이다. 작지 않은 마이너스 요소지만 LG는 홀드왕 정우영을 비롯해 이정용·이우찬 등을 적재적소 투입, 인해전술로 고우석의 공백을 채울 계획이다. 김동수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LG는 채은성(한화)과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이 이탈했지만,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는 베테랑이 워낙 많다"고 말했다. KT를 향한 표심도 뜨거웠다. KT는 시범경기 내내 악재가 터졌다. 필승조 핵심 자원 주권과 김민수가 각각 전열에서 이탈했다. 두 선수 모두 근육 부상을 당해 두 달가량 공백이 불가피하다. 시범경기 막판에는 주전 중견수 배정대마저 왼손등이 골절됐다. 5~6주 정도 경기를 뛰기 힘들다는 진단이 나와 초비상이 걸렸다.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KT가 우승 후보지만 초반 부상 변수가 너무 많다. 그래도 선발 투수진에 워낙 강점이 있는 팀"이라고 했다. 이종열 위원은 "부상자가 많긴 한데 전력을 봤을 때 지난해보다 크게 빠진 게 없는 거 같다. 선발이 가장 안정적인 팀이 KT다. 외국인 원투 펀치(웨스 벤자민·보 슐서)에 소형준과 고영표면 KBO리그에서 가장 좋은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철 위원도 "KT 선발진은 변수보다 상수에 가깝다"고 비슷한 평가를 했다.◇한국시리즈 매치업은 LG와 어떤 팀? 5강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서 한 발 더 들어가 봤다. 바로 "한국시리즈(KS) 매치업을 예상해달라"고 과감하게 물었다. 해설위원 7명 중 6명이 LG의 KS 진출에 표를 던졌다. LG와 상대할 다른 한 팀은 SSG 랜더스, KT, 키움 히어로즈가 고르게 꼽혔다. 정민태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LG는 투타가 모두 안정적이다. KS 한 자리를 확실히 가져갈 거 같다"며 "키움과 SSG 중 한 팀이 KS에 올라갈 거 같은데 SSG는 외국인 투수가 다소 불안하다. 키움은 안우진에 에릭 요키시, 최원태까지 투수가 강해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고 말했다. 정민철 위원은 "정규시즌 초반 레이스가 어려울 거 같다"면서도 "심우준의 입대로 생긴 공백을 김상수로 메우며 전력 손실을 막았다. 국내 선발진이 좋고 박병호·강백호·황재균·알포드가 지키는 타선도 좋은 편"이라면서 KT의 손을 들어줬다.SSG는 외국인 투수 에니 로메로가 어깨 부상으로 재활 치료 중이다. 장기 이탈이 예상돼 교체 가능성까지 언급된다. 이종열 위원은 "결정을 하려면 빨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수 위원은 "SSG는 외국인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국내 선발진(김광현·문승원·박종훈)의 힘이 좋아서 정상을 노릴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설문에 응한 전문가 중 윤희상 KBSN스포츠 해설위원만 KS 매치업으로 LG가 빠진 키움-KIA 타이거즈전을 선택했다. 윤희상 위원은 "키움은 안우진을 필두로 한 선발진이 '판타스틱4'에 가깝다. KIA도 (기존 전략을 유지한 가운데) 외국인 투수(숀 앤더슨·아도니스 메디나)를 잘 뽑은 거 같다"고 말했다. ◇삼성과 두산, 롯데도 웃을 수 있을까김동수 위원은 삼성을 5강 후보로 꼽았다. 김 위원은 "박진만 감독 체제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 물론 그게 성적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더 탄탄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거 같다. 오재일·이원석 베테랑 선수들과 이재현·김지찬 등 젊은 선수의 신구 조화도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7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박진만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시범경기에선 10승 4패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삼성과 함께 눈길을 끄는 건 두산 베어스다.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두산은 '삼성 레전드' 이승엽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했다. 이어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를 FA로 재영입하며 오프시즌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정민철 위원은 "두산은 도약할 수 있는 팀이다. 양의지 효과가 클 거 같고, 지난해 부진했던 양석환과 김재환의 반등 가능성도 크다"며 5강을 예상했다. 이순철 위원도 "두산은 딜런 파일이 부상 때문에 초반 뛰지 못하지만, 선발부터 중간, 마무리까지 어느 정도 세팅이 돼 있다. 투수들이 괜찮고 그동안 우승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충분히 발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롯데도 5강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정민태 위원은 "기본적으로 5강 후보는 투수력이 좋은 팀으로 꼽았다"며 "롯데는 외국인 투수 2명(찰리 반즈·댄 스트레일리)이 괜찮다. 여기에 박세웅이 있고 한현희가 합류하면서 선발진이 향상됐다. 마무리도 다른 팀에 비해 탄탄하다"고 말했다.2023년 KBO리그 전망은 쉽지 않은 설문이었다. 한 해설위원은 "올 시즌 전력이 유독 평준화된 거 같다. 외국인 투수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좋고 잠재력을 드러낸 젊은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 5강 후보를 예상하면서 나머지 다섯 개 팀과의 전력 차이가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 만년 최하위 한화도 순위 경쟁을 기대한다.배중현·안희수·윤승재·차승윤 기자 2023.03.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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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우상과 한솥밥, 손동현 "상수 형과 우승 순간 함께 했으면" [IS 인터뷰]

시범경기 7경기 1승 3홀드 평균자책점(ERA) 3.38(8이닝 3자책). 화려하지는 않지만 의미는 있었다. KT 위즈 투수 손동현(22)은 군 전역 후 치르는 첫 시즌 시범경기에서 탄탄한 투구를 선보이며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현재 KT 마운드는 위기다. 지난해 팀내 홀드 1위 김민수(30)와 ‘홀드왕’ 출신 주권(28)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공백이 생겼고, 부상에서 회복 중인 박시영(34) 조현우(29)도 복귀는 아직 요원하다. 지난해 두각을 드러낸 이채호(25)와 프로 2년차 박영현(20), 군 전역 후 중간 합류한 김민(24)이 필승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가 많은 긴 시즌을 치르기엔 이들만으론 부족하다.이때 떠오른 선수가 바로 손동현이었다. 새 시즌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가능성을 인정받은 손동현은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시범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첫 경기였던 13일 키움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손동현은 15일 한화전서 1⅔이닝 4실점(3자책)으로 흔들렸지만, 이후 5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강철 감독도 “이렇게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불펜진 운영이 수월해진다”라면서 손동현의 활약을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동현은 아직 100%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컨디션이) 밑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오는 중이다. 구속도 147㎞/h까지 올라왔지만, 더 올라와야 한다”라면서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량도 많았고 해외에 오래 있다 보니 (한국에 돌아와서 치른) 시범경기 초반엔 컨디션이 확 떨어진 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회복을 잘하고 있다. 시즌 개막까지 더 열심히 몸을 끌어 올려서 시즌 땐 더 완벽한 투구를 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비시즌 손동현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이를 악물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군 전역 후 치르는 첫 시즌이기 때문에 의욕이 강하다. 손동현은 “김민 형이 상무 야구단 동기라 같은 시기에 전역했지만, 민이 형은 지난해 막판 1군 경기를 뛰고 나는 지켜만 봐야 했다”라면서 “자극이 많이 됐다. 그래서 도전자의 입장에서 시즌 준비를 더 일찍 시작하자고 다짐했다. 비시즌 동안 스피드를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몸을 일찍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어렸을 적 우상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손동현은 초등학생 시절 당시 삼성 라이온즈 선수였던 김상수를 롤모델로 삼고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왔다고 고백했다. 그랬던 롤모델이 이젠 자신의 뒤를 지키는 든든한 동료가 됐다. 손동현은 “(김)상수 형과 한솥밥을 먹는다는 게 정말 꿈만 같다. 상수 형이 뒤(유격수)에 있어 든든하다”라면서 “함께 야구하면서 많이 친해지고 싶고, 상수 형도 나도 잘해서 함께 우승 순간을 맛보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손동현의 올 시즌 목표는 ‘40경기 출전’이다. 데뷔해인 2019년 34경기에 출전했고, 2020년엔 23경기에 출전했다. 올해는 당시보다 더 많은 40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지금 (주)권이 형이랑 (김)민수 형이 다쳐서 공백이 있는데, 그 공백을 100%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잘 메우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라며 팀의 ‘믿을맨’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3.2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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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포커스] 강철왕도 마당쇠도 쓰러졌다, KT에 찾아온 부상악령

강철왕도, 마당쇠도 쓰러졌다. 지난 21일 KT 위즈의 핵심 불펜 자원인 주권(28)과 김민수(30)가 각각 팔꿈치와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고, 26일엔 주전 중견수 배정대(28)가 몸에 맞는 볼로 골절상을 당해 낙마했다. 시즌 시작도 전에 KT에 위기가 닥쳤다. 세 선수의 예상 복귀 시점은 최소 한 달 이상. 오른쪽 어깨 극상근건 부상을 당한 주권과 오른쪽 전완근 부상을 입은 김민수는 2개월 휴식이 필요하고, 왼쪽 손등 골절상을 입은 배정대는 5~6주 동안 경기에 나오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다. 세 선수 모두 개막 엔트리 합류는 불가능하다. 세 선수 모두 팀의 핵심 선수들이다. 김민수와 주권은 지난해 팀 내 홀드 1, 2위를 차지한 필승조 자원. 김민수는 지난해 76경기 80과 3분의 2이닝 동안 5승 4패 30홀드 평균자책점(ERA) 1.90의 우수한 활약을 펼치며 팀의 허리를 책임졌고, 2020년 홀드왕(31개) 출신인 주권도 지난해 58경기 3승 3패 15홀드 ERA 3.91을 올리며 마운드에 힘을 보탠 바 있다. ‘강철왕’ 배정대도 외야의 핵심 선수 중 한 명이다. 배정대는 지난해 주전 중견수로서 타율 0.266(508타수 135안타) 56타점 19도루를 기록하며 KT의 외야를 책임졌다. 특히 2020시즌부터 3년 연속 전 경기(144경기) 출전 기록을 이어 올 정도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다. 2019년부터 이어 온 437경기 연속 출전 기록이 이번 부상으로 깨질 위기에 처했다. KT로선 지난해 악몽이 재현되는 듯했다. 지난해 KT는 시즌 직전 강백호(24)의 발목 부상(2개월 이탈)에 이어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윌리엄 쿠에바스)와 외국인 타자(헨리 라모스)의 부상 교체, 필승조 박시영의 시즌 아웃까지 줄부상이 이어지면서 초반에 치고 나가지 못했다. 줄부상은 시즌 중후반에도 이어져 KT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KT는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며 험난한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지난해 줄부상 악몽 때문에 KT는 올 시즌 부상을 경계하고 경계했지만 바람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한숨이다. 이 감독은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부상 선수들이 나와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도 힘든 상황이 됐다”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데 부상까지 겹쳐 고민이다.당장 KT의 필승조는 마무리 김재윤(33) 외에 지난해 두각을 드러낸 이채호(25)와 프로 2년차 박영현(20), 군 전역 후 중간 합류한 김민(24)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발굴한 김영현(21) 박세진(26) 손동현(24) 등이 주권과 김민수가 빠진 불펜진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강철 감독도 “이 선수들이 잘해주면 시즌 초반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희망을 품기도 했다. 중견수는 다소 걱정이다.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29)와 올 시즌 1루수에서 외야수로 다시 전향한 강백호가 있지만 두 선수 모두 코너 외야 자원인 데다 수비에 물음표를 완벽히 지우지 못했다. 김민혁(28)과 신인 정준영(19)도 시험하고 있지만, 두 선수 역시 아직 확신을 주진 못했다. 정규시즌 초반 KT의 외야는 실험과 시험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KT는 지난해의 악몽을 교훈 삼아 비시즌 선수층 강화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만큼 낙담할 상황은 아니다.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은 KT가 올해는 달라진 선수층을 바탕으로 슬기롭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3.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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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또원중·철원·태인’…혹사 논란 속에 마친 이강철호

한국이 치른 건 결승전일까 아니면 1라운드인가. 투수들의 보직은 선발이었을까 불펜이었을까. 야구대표팀 투수진은 이번 대회 동안 방향을 잃고 표류했다.한국 야구대표팀 지난 12일까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3경기에서 1승 2패를 거뒀다. 3경기에서 총 24실점. 모두 자책점이다. 투수진 운용에서 완벽한 실패다.실점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대회가 진행될 수록 마운드 과부하가 심해진다. 투수진 관리를 위해 제한 투구 수까지 걸었는데, 오히려 혹사 문제가 불거졌다.이강철 감독은 13일 중국전에서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는 이미 10일 일본전에서 2이닝 29구를 던진 바 있다. 이마저도 연투였다. 9일 호주전에서는 1과 3분의 1이닝 동안 26구를 던졌다. 7일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 경기까지 합치면 나흘 동안 3경기 82구를 기록했다. 중국전에서는 다행히 1이닝 투구에 그쳤지만,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12일 체코전 등판했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그는 7일 한신전에서 2이닝 21구를 던졌고, 이틀 휴식 후 일본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11구를 던진 후 하루만 쉬고 4와 3분의 2이닝 59구를 던졌다. 선발도 불펜도 아닌 마당쇠에 가까웠다. 정철원(두산 베어스)과 김원중(롯데)의 일정도 고되다. 둘은 지난 6일 오릭스 버팔로스와 연습경기부터 12일 체코전까지 대표팀 5경기에 모두 등판했다.선발 투수는 제한 투구수 65구에 맞춰야 하니 불펜 부담이 커지는데, 1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은 이는 손에 꼽는다. 설상가상 불펜 에이스 세이브왕과 홀드왕은 등판 자체가 어려웠다. 고우석(LG 트윈스)은 목 통증으로 3경기 내내 결장했고, 홀드왕 정우영(LG)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전 9구를 던진 게 전부다. 그마저도 정상적인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매 이닝 불펜 대기를 서니 투수진의 피로도는 더 가중됐다.이강철 감독은 KBO리그에서 선발을 가장 길게 쓰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지난 2년간 KT는 불펜 이닝이 가장 적은 팀이었다. 지난해 구원 이닝 1위 김민수(80과 3분의 1이닝)를 비롯해 필승조 과부하가 없진 않았지만, 마운드 운용에 원칙이 확실했다. 한 시즌 내내 고정 선발진이 제대로 돌아갔고, 마무리 김재윤과 셋업맨 주권을 중심으로 불펜진도 중심이 확실했다. 이강철 감독의 야구가 '매직'으로 불린 것도 그 원칙이 자리 잡은 덕분이었다.그러나 대표팀에서는 달랐다. 애리조나 전지훈련부터 투구 수 제한과 세 타자 상대 규정을 고민하던 이강철 감독은 대회 내내 교체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선발 투수들은 초반 호투 후 후반 실점했고, 불펜 투수들은 주자를 쌓아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호주전과 일본전에서 대량 실점이 더해지면서 체코전부터 마운드 운용의 원칙이 완전히 어그러졌다. 그 결과물이 '또 김원중'이었고, '또 정철원'이며, '또 원태인'이었다. 대회가 끝나면 선수들은 2023년 정규시즌을 치러야 하는데 소속팀의 부담도 상당하다. 일찍 몸을 끌어올렸던 만큼 관리해줘야 하는 부담도 크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정철원 등 소속팀 선수들에 대해 “팔이 빠지게 던지고 오라”고 격려한 바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정철원은 2022년이 첫 풀타임 시즌인 투수다. 비시즌 동안 회복이 중요하다”며 “건강히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두산은 소속 선수의 7일 5 등판을 지켜봐야 했다.이강철 감독은 10일 일본전 패배 후 "투수진 운용 실패는 내 책임"이라고 인정했고 13일 중국전을 마친 후에도 "확실한 선발을 정했어야 했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걸 못 정해서 성적이 안 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단판 승부가 아니라면 어떤 단기전이라도 원칙이 있어야 마운드가 버틴다. 원칙 없이 다음 대회를 준비한다면 '또 철원'의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1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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