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지난 29일 1군 엔트리에 대거 변화를 줬다.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과 마무리 투수 정해영 그리고 주전 1루수 황대인을 2군으로 내렸다. 세 선수 모두 5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충격 효과’가 있었을까. KIA는 최근 강팀 전력을 회복하며 상승세에 있던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 1·2차전 모두 대승을 거뒀다. 앤더슨의 등판 순번이었던 1일 경기가 비로 순연, 단비 같은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주말 3연전은 상위권 롯데 자이언츠와 치르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포수 신범수다. 지난 시즌까지 1군 통산 출전이 60경기에 불과한 1.5군 선수인 그가 타석에선 매서운 스윙, 안방에선 안정감 있는 리드를 보여줬다.
신범수는 지난 22~24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부터 상승세를 탔다. 신예 파이어볼러 김서현으로부터 우중간 2루타를 치는 등 펀치력을 보여주며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23일 한화 2차전을 앞두고 “결과를 떠나서 자신의 스윙을 하더라. 기대감을 주고 있다”라고 했다.
신범수는 지난달 31일 KT 2차전에선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3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승률왕 엄상백을 상대로 2회 말 첫 타석에서 우전 2루타, 5회 좌전 안타를 쳤다. 7회는 홀드왕 출신 주권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쳤다.
KIA는 주전 한승택-백업 주효상 체제로 개막 첫 달을 보냈다. 두 포수 모두 공격력은 아쉬웠다. 주효상은 실전 감각 저하를 문제로 2군행 지시를 받았다. 대신 올라온 선수가 신범수다.
지난해 11월 제주도에서 열린 마무리 캠프에서 주장을 맡을 만큼 리더십이 있고, 타격 능력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던 신범수다. 어깨가 강한 편은 아니지만, 1군 콜업 뒤 상대 세 차례 도루 시도 중 한 번은 막아냈다. 좋은 기운을 얻은 신범수는 현재 주전 한승택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KIA 안방에 오랜만에 좋은 소식이 들렸다.
황대인이 지키던 1루도 본격 경쟁 체제다. 황대인이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며 2군행 지시를 받았고, 변우혁은 홈런은 종종 때려내지만, 1할 대 타율에 그치고 있다.
KIA는 2년 차 내야수 김도영이 발등 부상을 다스리고 복귀를 준비 중이다. 자리 정리가 필요하다. 황대인과 변우혁이 1루를 차지하지 못하면, 김도영이 3루수를 맡고, 현재 3루수를 맡고 있는 류지혁이 1루수로 옮길 수 있다.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선수다.
정해영이 이탈하며 빈 마무리 투수 자리는 현재 집단 체제다. 지난 2시즌 셋업맨을 맡았던 우완 라인(장현식·전상현) 투수가 아닌, 올 시즌 성장세가 두드러진 좌완 최지민이 가장 많이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불펜진 내부 경쟁도 요동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