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피플] 방망이 눕힌 노토바이, ‘AGAIN 2016’ 노린다
'노토바이' 노수광(33·한화 이글스)이 옛 타격폼으로 이전 기량까지 되찾을 수 있을까.노수광은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서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노수광은 한화의 육성선수 출신이다. 2015년 KIA로 트레이드된 후 1군에 자리 잡았고, 2017년 다시 SK 와이번스로 트레이드됐다. 이 기간 리그에서 손꼽히는 리드오프로 성장했다. 2016년(77경기 타율 0.309 출루율 0.373) 2017년(131경기 타율 0.285 출루율 0.340) 2018년(타율 0.313 출루율 0.383) 모두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근성 있는 플레이, 준수한 콘택트로 주전 외야수 자리를 차지했고, 육성선수 신화에 이름을 올렸다. 그덕분에 붙은 별명도 '노토바이(노수광과 오토바이의 합성어)'였다. 2018년 시즌 막판 손가락 골절로 한국시리즈(KS) 무대는 밟지 못했으나 팀의 우승을 이끈 선봉장 중 한 명이었다.그러나 이후 부진했다. 2019년 타율 0250, 2020년 타율 0.251로 이전 같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SK에서 점차 자리를 잃었고, 결국 2020년 이 태양과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한화로 돌아왔다. 한화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매년 타율은 떨어졌고, 어린 후배들과 주전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지난해 타율은 0.229. 2016년 이후 최저 성적이었다.그래도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한화는 2023년에도 외야수 뎁스가 얇다. 2023시즌 새 외국인 브라이언 오그래디와 FA로 영입한 채은성이 합류했지만, 나머지 한자리 주인 확실하지 않다.노수광은 기회를 잡기 위해 변신을 택했다. KIA 시절(2016년)과 같이 타격 전 방망이를 낮게 눕혔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다. 연습경기 홈런을 치는 등 5경기(2선발) 타율 0.333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계) 1.083 1홈런으로 활약했다. 좋았던 타격감을 시범경기까지 잇고 있다.
노수광은 13일 경기 후 구단 내 인터뷰를 통해 "타격 준비가 잘 되고 있다. 타격폼을 바꿨는데, KIA 시절 이렇게 했던 적이 있다"며 "당시 이대형 선배의 인터뷰를 보고 바꿨다. (이대형 선배처럼) 나도 떨어지는 공에 약했다. KIA에서도 타격폼을 바꾼 후 좋은 성적을 냈는데, 그때 안정적인 성적을 냈으니 (지금도) 그 폼으로 해보자고 생각해 바꿔봤다. 마무리 캠프 때부터 연습해온 폼"이라고 설명했다.타격폼 변화가 KIA 시절과 같은 효과를 준다면, 노수광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노수광은 지난 2년 동안 떨어지는 공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왔다. 2020년 타율 0.353으로 공략했던 포크볼은 2021년 타율 0.222, 2022년 타율 0.250으로 성적이 떨어졌다. 체인지업의 경우 더 심각했다. 2020년(타율 0.125) 2021년(타율 0.053) 2022년(타율 0.135) 모두 손을 대지 못했다. 약점을 극복한다면 이전의 노수광으로 돌아가는 단초가 될 수 있다.남은 건 주전 경쟁이다. 노수광은 “한화 외야수들 모두 내색은 안 하겠지만, 경쟁을 의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육성선수로 시작해 우승팀 주전 리드오프가 됐던 노수광이다. 그는 “경쟁은 매년 있었다. 나 역시 항상 경쟁해야 했다. 그다지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15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