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검색결과115건
연예일반

‘파묘’ 유해진 “숫자가 전부는 아니지만…‘도그데이즈’ 마음에 밟혀” [인터뷰②]

배우 유해진이 영화 흥행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영화 ‘파묘’ 유해진 인터뷰가 26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작품이다. 유해진은 베테랑 장의사 영근 역을 맡았다.이날 유해진은 “‘파묘’가 잘 됐고 메시(김고은)도 있고 히딩크(최민식)도 있다. 그래서 덜 부담스러운 게 있다”고 입을 열었다.이어 “숫자가 전부는 아니지만, 얼마 전에 (‘도그데이즈’가) 안 좋은 숫자를 받다 보니 영화를 잘 모르겠다. 만족도가 높아서 마음에 밟히는 것 같다”며 “‘파묘’의 흥행이 기분 좋으면서도 김덕민 감독님도 밟힌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난 그동안 공약을 세운 적이 없다. 그러다 보면 내 자신이 자꾸 숫자를 쫓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지만, 많지 않은 사람이 보더라도 만족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사람인지라 숫자를 보고 기뻐하긴 했지만, 참여했던 사람들이 보람을 느낄 만큼만 되면 좋겠다. 크게 대박 나는 건 얻어걸리는 보너스다. 손해 안 보고 조금씩 보람을 느끼는 게 최고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2.26 18:52
국가대표

태극마크 품은 베테랑 풀백의 동기부여는 같다 “항상 돌아오고 싶은 자리”

나이도, 부상도 두 베테랑 김진수(31·전북 현대)와 김태환(34·울산 현대)의 열정을 멈추지 못했다. 클린스만호에 승선한 두 베테랑 수비수의 시선은 여전히 태극마크로 향했다.김진수와 김태환은 11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소집 훈련 전 공식 인터뷰에 참석했다. 이날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공식 인터뷰에 앞서 두 선수에 대해 “대표팀 큰 형님”이라고 소개했다. 어느덧 베테랑 반열에 올랐지만, 두 선수는 여전히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을 잊지 않았다.먼저 김진수는 취재진과 마주한 자리에서 “오랜만에 오는 것 같다. 이곳에 올 때마다 새롭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운을 뗀 뒤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팀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항상 생각하고 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김진수는 지난 3월과 6월 클린스만호에 승선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각각 콜롬비아전(등), 엘살바도르전(안와골절)에서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특히 안와골절 이후 과거 손흥민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뛰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그는 “아직 헤딩하는 게 두렵다. 마스크를 쓰면 시야가 너무 가린다. (마스크 없이) 뛰는 것에 천천히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기에 나서든, 나서지 않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책임감이 정말 큰 자리”라며 국가대표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입소 때마다 화려한 패션 감각을 선보이며 팬들의 시선을 모은 김태환은 3월 A매치 이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약 7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그는 “가장 오고 싶고, 중요한 자리다. 그에 걸맞은 태도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덤덤히 밝혔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축구화를 벗을 때까지 대표팀에 오는 것이 가장 큰 동기부여다. 은퇴하는 그날까지 대표팀에 꼭 오려고 계속 도전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극마크를 단 그들의 열정이 발휘될 무대는 10월 A매치 2연전(13일 튀니지·17일 베트남)이다. 인터뷰가 끝난 뒤 클린스만호 24인 중 23명이 그라운드로 향해 훈련을 소화했다. 간단히 몸을 푼 선수 중 필드 플레이어들은 약 20m 거리의 셔틀런을 25회 실시했다. 과거 거스 히딩크 감독의 ‘삑삑이’ 훈련이 다시 재연된 셈. KFA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님이 지난 9월 A매치 유럽 원정 당시 요청한 부분이 있다. 선수들의 전반적인 체력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한편 손흥민은 허벅지 쪽 부상 관리를 위해 훈련에서 빠졌다. 소집 후 꾸준히 자전거를 타고 마사지를 받으며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FA 관계자는 “부상은 아니다. 다만 예방 차원에서 세심히 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파주=김우중 기자 2023.10.12 06:00
국가대표

[IS 파주] ‘주장’ 손흥민은 여전히 관리 중…“통증은 X, 출전 여부는 내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 잔디 위에 ‘주장’ 손흥민의 모습은 없었다. 그는 여전히 자전거를 타며 부상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1일 파주 NFC에서 소집훈련을 진행했다. 소속팀 일정으로 인해 전날 입국한 조규성·김민재·박용우·황인범까지 합류를 마친 ‘완전체’였다.하지만 이날 손흥민의 모습은 없었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손흥민은 여전히 부상 관리를 위해 자전거를 타고, 마사지를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지난 9일 소집된 이후, 이날까지 공을 만지는 훈련에서 모두 빠진 셈이다. 그는 전날 팬들 앞 오픈 트레이닝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도 꾸준히 출전 시간을 관리받고 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의 몸 관리를 위해 출전 시간을 정해두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다만 부상 정도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FA 관계자는 “통증은 없다. 어디까지나 예방 차원에서 세심한 관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13일 튀니지전 출전 여부는 내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손흥민을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들은 간단히 몸을 푼 이들은 곧바로 20m 거리를 달리는 셔틀런을 소화하기도 했다. 마치 과거 거스 히딩크 감독이 선보인 ‘삑삑이’ 훈련이 재연된 셈이다. 과거 사례처럼 ‘누가 끝까지 살아남는지’를 결정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약 25회를 오간 뒤, 다른 경기장으로 이동해 공을 이용한 훈련을 소화했다. 해당 셔틀런은 클린스만 감독의 요청 사항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KFA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님이 지난 9월 A매치 유럽 원정 당시 요구한 부분이 있다. 선수들의 전반적인 체력 데이터를 원하셨다”라면서 “스프린트, 심박수, 회복 등 전반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선수들은 트레이닝복에 GPS를 착용한 상태에서 셔틀런을 소화했다. 관계자는 “얼마나 빨리 정상 심박수로 돌아가느냐를 중요하게 본 셈”이라고 부연했다.한편 이날까지도 훈련에서 빠진 손흥민은 오는 12일 튀니지전을 앞두고 열리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할 예정이다. 파주=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10.11 17:20
프로축구

[프로축구 40년 베스트11 ①] 이동국 “히딩크 감독님 감사합니다”

일간스포츠가 프로축구 40주년을 맞아 전문가 패널의 설문을 토대로 올타임 베스트11을 선정했다. 일간스포츠는 직접 뽑은 40년 최고의 선수 11명 명단을 소개한 후, 한 명씩 자세하게 소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1983년 프로축구 수퍼리그 출범 이후 2023년 현재 피치 위를 누비는 현역 선수까지 다양한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들을 만나본다. <편집자주>548경기 228골 77도움. ‘라이언 킹’ 이동국(44)이 프로 생활 23년간 K리그에서 세운 기록이다. 그는 프로축구 출범 40년 역사상 최다 득점자이며 두 번째로 많은 어시스트를 올렸다. 리그 MVP만 4회, 시즌 베스트11에는 5회 선정됐다. 그의 팀도 화려했다. 전북 현대의 왕조 구축에 구심점 역할을 했다. 2009년 전주성에 입성한 이동국은 전북에서만 리그 우승 8회를 이끌었다. 모두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이룬 성과라 더욱 값지다. 무엇보다 이동국은 나이를 먹을수록 농익은 기량을 과시하며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섰다. 베스트11 선정에 참여한 전문가 10인 모두 그에게 한자리를 할애하는 데 이견이 없었던 이유다. 지난달 본지와 인천 송도의 이동국FC에서 만난 이동국은 “(40주년 베스트11에) 뽑아주셨으니 감사할 뿐이다. 황선홍, 최용수, 김도훈 등 너무 쟁쟁한 선배님들이 계시는데, 오랫동안 해외에 나가 계셔서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이기에 표가 온 것 같다. K리그의 수준이 아시아 정상이고, 약한 무대가 아니지 않은가. 여기서 20년 가까이 시즌당 10골 이상 넣었다는 것에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1998년 19세 나이로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K리그의 새바람을 일으켰다. 수려한 외모에 실력까지 겸비한 그는 미디어와 팬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에게는 최고의 한 해였다. 탄탄한 기량을 지닌 이동국은 당시 차범근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참가, 네덜란드전 중거리 슛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1골을 넣은 그해 K리그 신인상도 그의 차지였다. 수많은 개인상 중 이동국이 가장 값지게 생각하는 상이다. 당시에는 현재의 영플레이어상과 달리 데뷔 시즌에만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당시 이동국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과도 거리가 있었다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이때의 아픔이 축구화 끈을 더욱 조여 매게 한 자극제가 됐다. 그때를 떠올린 이동국은 “히딩크 감독에게 감사하다. 2002 월드컵 때 탈락시켜줘서 이때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때의 자극이 30세가 넘어서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힘이 된 것 같다. 당시 내가 월드컵을 뛰었다면 그 세계에 빠져서 (선수 생활이) 일찍 끝나지 않았을까 싶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 외의 인생에서도 큰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 준 감독”이라고 했다.시련을 이겨낸 이동국은 상무에서 군 문제를 해결한 후 2007년 1월 미들즈브러(잉글랜드)에 입단했다. 2001년 베르더 브레멘(독일) 입성 이후 야심 차게 내민 두 번째 유럽 리그 도전장이었다. 그러나 이동국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1년 반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K리그에 복귀한 그는 전설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특히 전북 이적 첫해인 2009년, 리그 32경기에 나서 22골을 몰아치며 우승을 이끌었다. 2011년에는 29경기에 출전해 15도움을 올리며 도움왕을 차지했다. 두 해가 본인이 생각하는 전성기다. 특히 2009시즌을 23년 프로 생활 중 최고의 해로 꼽았다. 이동국은 “(2009년에)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당시 (사람들이) 이동국은 끝난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때 전북도 첫 (리그) 우승이었고, 나도 첫 득점왕을 탔다. 전북 팬들도 나와 비슷하게 느낄 것이다. 전북이 강팀으로 올라갈 수 있는 시작점이었던 것 같다”며 “(전성기였던 저 때는) ‘오늘 골을 넣겠다’가 아니라 ‘오늘은 몇 골을 넣을까’란 생각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다. 컨디션이 좋았고, 정신적으로도 강했다”고 기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동국이 잘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이기심’이 없었던 덕이다. 어느 정도의 욕심은 골잡이들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이동국은 “나는 골 욕심을 가장 내지 않았던 선수일 수도 있다. 찬스가 와도 나보다 (동료의) 득점 확률이 높다면 주려고 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골도 잘 넣어야 하지만, 도움도 잘 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롱런’도 높게 평가받는 이유다. K리그 통산 548경기에 출전한 이동국은 필드 플레이어 최다 출장 기록 보유자다. 이동국보다 많이 뛴 선수는 골키퍼 김병지(706경기)와 김영광(성남FC·588경기)뿐이다. 이동국은 “30대에 접어들면 ‘정상에 올라섰을 때 은퇴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내가 축구화를 신고 축구를 시작했듯 은퇴 시점은 남이 정해주는 게 아니라고 봤다. 매 시즌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졌고, 내려놓을 게 없다 보니 더 무서워졌다”며 “굳이 피해 가듯 은퇴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고 했다. ‘100세 시대’에 왜 선수들은 똑같이 30대 초반에 은퇴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공격수로서 불멸의 기록을 쓴 이동국은 10년 뒤인 프로축구 출범 50주년 베스트11에도 뽑힐 공산이 크다. 그는 “(요즘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다 해외에 진출하니 (나보다 좋은 기록을 남길 공격수가) 안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김희웅 기자 2023.02.20 06:33
프로축구

결과로 말했다...벤투의 ‘외우내신’ 리더십

파울루 벤투(53) 축구대표팀 감독은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20년 만에 한국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외국인 지도자다. 원정 대회 16강에 성공한 첫 외국인 감독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4년 동안 그가 국민적인 인기나 신뢰를 얻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직전까지도 교체해야 한다는 팬 여론이 거셌다. 벤투 감독에게 물음표가 붙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고집이다. 그는 이미 과거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할 때도 독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진한 선수를 고집스럽게 기용했고, 미디어와 소통에 능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대표팀 명단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소속팀에서 부진한 선수도 벤투 감독이 만든 대표팀 컬러에 맞다고 판단하면 꾸준히 기용했다. 정우영(알사드) 나상호(FC서울) 권창훈(김천 상무)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붙은 별명 ‘벤투호 황태자’는 이전 대표팀 선수들과 달리 다소 비아냥대는 의미도 묻어있었다. 벤투 감독은 한국 미디어와의 소통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거나 “우린 아직 배가 고프다” 같은 화려한 수사를 즐겨 쓰면서 팬과 미디어를 즐겁게 했던 히딩크 전 감독과는 캐릭터가 많이 달랐다. 벤투 감독에게 이강인(마요르카)을 왜 기용하지 않는지 질문하면 “한국 기자들은 왜 팀이 아닌 선수 개인에 대해 자꾸 묻느냐”며 짜증스럽게 답했다. 벤투 감독은 결국 카타르 월드컵에서 결과를 보여줬다. 그리고 왜 그가 고집을 부렸는지 납득하게 했다. 대표팀의 특성상 짧은 소집 기간 월드컵 예선만 치르고 다시 뿔뿔이 흩어지는 일을 반복했다. 클럽팀처럼 꾸준하게 호흡을 맞추며 팀을 만들기 쉽지 않다. 벤투 감독은 지난 4년간 자신이 만드는 팀 컬러에 맞는 선수들을 고집스럽게 기용하면서, 유기적인 빌드업을 해내는 팀을 만들어 보여줬다. 정우영 나상호 등 ‘황태자’들은 카타르에서 보란 듯이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벤투 감독은 예상과 달리 팀을 꽤 유연하게 기용했다. 우루과이전에서는 빠른 타이밍에 교체 선수들을 투입했고, 이때 좋은 활약을 보였던 이강인을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는 선발로 넣었다. 우루과이전 선발 황의조(올림피아코스)보다 조규성(전북 현대)의 움직임이 좋자 2차전인 가나전 이후 조규성을 선발 공격수로 기용했다. 조규성은 가나전에서 두 골을 터뜨렸다. 고집스럽게 세밀한 빌드업만 밀어붙인 게 아니라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는 상황에 맞게 라인을 내리거나 롱패스로 역습을 노리는 플레이도 자주 나왔다. 벤투 감독에 대해 대표팀 밖에서는 논란이 거셌지만, 대표팀 안에서 선수들의 믿음은 아주 단단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월드컵 직전 미디어와 전문가들은 “월드컵 본선에서 강팀을 만나면 수비적인 모습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감독님을 믿고, 우리가 4년간 준비한 것을 믿는다. 우리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선수들이 벤투 감독에게 믿음을 보낸 이유가 있다. 감독은 선수단 밖과의 소통엔 미숙했을지 몰라도 선수들에게 늘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했고, 결과를 줬다. ‘벤투 사단’ 코치들이 맞춤형으로 철저하게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의 몸 상태와 체력을 관리했고, 벤투 감독은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했다. 대표팀에 들어갔다 나온 선수들은 "배운 게 많았다"고 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은 약팀이라는 스탠스로 무조건 자세를 낮추고 수비만 한 게 아니다. ‘우리 플레이를 보여주자’는 맞불 정신은 선수들의 의욕을 200% 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가 비록 0-0 무승부였지만, 결과적으로 뛰어난 경기력이 나오면서 이러한 선수들의 믿음은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낳았다. 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전으로 이어졌다. 대표팀 안에서 선수들 간의 잡음이 전혀 없는 것도 이번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요소다.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팀의 막내 이강인(마요르카)은 기존 한국 대표팀의 주장과 막내 관계와 같은 수직 관계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유럽에서 축구를 했던 이들은 경기와 훈련할 때는 무섭게 집중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격의 없는 사이가 됐다. 김진수(전북 현대) 김태환(울산 현대) 등 고참들이 사연 많은 첫 월드컵을 치르면서 전체적으로 간절한 분위기를 다잡는 것도 이번 카타르 대표팀이 유독 끈끈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손흥민은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2-1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진출하자 중계방송사와 첫 인터뷰를 하면서 “벤투 감독님의 마지막 경기를 벤치에서 함께 치르게 되어서 좋다”는 말부터 꺼냈다. 가나전 레드카드 퇴장으로 포르투갈전을 관중석에서 본 벤투 감독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한국 대표팀의 남은 과제는 카타르에서 이룬 성과를 앞으로도 이어가는 것이다. 벤투 감독의 재계약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다른 지도자가 대표팀을 맡는다 하더라도 ‘4년간의 꾸준한 믿음’ ‘우리도 강팀이며 우리 색깔로 맞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결과물로 다시 만들어낼 일이 남아있다. 이은경 기자 2022.12.05 19:07
프로축구

[백투더 2022 ⑤공격진] 유럽 진출 꿈꾸던 21세 박지성, 유럽 정복한 전성기 손흥민

일간스포츠는 2002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맞아 2002년 대표팀과 현재의 대표팀을 비교하는 ‘백투더 2022’ 시리즈를 다섯 편에 걸쳐 연재한다. 20년 전 온 국민이 뜨겁게 하나 되어 축구대표팀을 응원했던 기억은 그것을 추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지금까지도 에너지를 주고 있다. 2002년과 2022년의 대표팀을 포지션 별로 비교해 보면서 한국 축구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랫동안 뛰어난 윙어를 배출했다. 한국 축구가 지금까지 이뤄낸 가장 위대한 성과인 월드컵 4강(2002 한·일 월드컵) 때에도 날개 공격수로 박지성(당시 21세)이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다. 박지성은 2002년 월드컵 때의 플레이도 인상적이었지만, 이후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을 거쳐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면서 유럽 축구의 중심에서 활약한 한국인 레전드로 남았다. 요즘 어린 축구 팬들이 박지성을 ‘해버지(해외축구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의 초기 개척자이자 아버지 격이라는 뜻)’라고 부르는 이유다. 손흥민(30·토트넘)은 현재 EPL에서 가장 뜨거운 스타다. 2021~22시즌 리그 득점왕에 올라 아시아 선수 최초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2022년 축구대표팀의 핵심이자 한국 축구 전체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2002년 역사상 첫 16강행에 도전했던 한국 대표팀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의 스쿼드를 상대 팀이 볼 때, 그 무게감이 크게 다르다. 바로 손흥민의 존재 때문이다. 포르투갈전 그림 같은 골, 박지성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 공격진의 중심은 사실 스트라이커 황선홍이 차지하고 있었다. 월드컵에서 누구보다 사연이 많았던 당시 34세 베테랑 공격수 황선홍은 한국의 첫 경기인 폴란드전에서 선제 결승 골을 터뜨리며 제 몫을 해냈다. 이 골은 황선홍의 월드컵 한풀이 골이기도 했다. 월드컵에서 톡톡 튀진 않았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괄목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주인공은 단연 박지성이었다. 대표팀 막내였던 박지성은 여드름 가득한 앳된 얼굴로 경기장 곳곳을 뛰어다니는 무서운 활동량을 보여줬다. 박지성이 역대 대표팀의 다른 윙어들과 차별되는 장점이 있다면 공수 양쪽에 모두 기여도가 높고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줬다는 것, 그리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능력이다. 특별하게 화려하지 않은데도 경기를 마치고 돌아보면 결정적인 역할을 다 해냈음을 깨닫게 된다는 게 박지성의 특징이다.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때부터 이미 ‘강팀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월드컵 본선 전에 열린 평가전에서 프랑스, 잉글랜드 같은 세계적인 강호를 상대로 골을 터뜨려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인 포르투갈전에서도 결승 골을 터뜨려 한국 축구의 숙원이던 16강 진출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은 이영표의 크로스를 받아 가슴으로 한 차례 트래핑을 한 뒤 그 공을 그대로 때려 넣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같은 큰 무대에서 좀체 보여주지 못했던 테크니컬한 골이었고, 이 한 방으로 강호 포르투갈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무너졌다. 박지성은 지난달 열린 한·일 월드컵 20주년 행사에서 “2002년 월드컵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당연히 포르투갈전 골이다. 월드컵 무대에서 골을 넣는 건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인데, 그 꿈을 어린 나이에 이뤘다”고 했다. 박지성은 월드컵 후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에인트호번으로 가면서 유럽 무대에 첫발을 디뎠다. 한국대표팀의 많은 선수 중 박지성과 이영표를 선택해서 데려간 것도, 입단 초기에 네덜란드 무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던 박지성을 믿고 기다려 준 것도 히딩크 감독이었다.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에 대해 “'저분이 나를 지도하면서 나의 능력치를 어디까지 끌어낼까' 하고 기대하게 하는 감독이었다. 감독님을 위해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이유였다”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이 남긴 유산 중의 하나가 바로 박지성이다. 그는 히딩크의 믿음을 지렛대 삼아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활약했고, 후배들에게 ‘큰 무대’에 대한 강렬한 꿈을 심어줬다. 한국 축구의 현역 슈퍼스타, 손흥민 2000년대 축구 유망주들은 박지성이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적인 명문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는 것을 걸 보며 꿈을 키웠다. 그 꿈을 더 화려하게 이룬 후배가 바로 손흥민이다. 둘의 묘한 연결고리는 또 있다.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 무대였던 2011년 아시안컵이 손흥민에게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첫 무대였다. 손흥민은 이미 월드컵을 두 차례 경험했다. 처음 나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은 1무 2패에 그쳤다. 내용도 졸전이어서 팬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막내 손흥민은 알제리전에서 골을 기록했지만, 마지막 벨기에전에서 패배한 뒤 분을 이기지 못하고 펑펑 울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한국이 2연패를 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조별리그 마지막 독일전에서 2-0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며 거함을 무너뜨렸다. 손흥민은 멕시코전에 이어 독일전에서도 골을 넣은 뒤 그 어느 때보다 환호했고, 유니폼 가슴에 있는 대한축구협회 엠블럼에 입을 맞추며 눈물을 보였다. 손흥민은 과거 팬들과의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골을 넣으면 그다음 날 바로 잊자고 다짐하지만, 유일하게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넣은 골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만큼 손흥민에게도, 축구 팬에게도 특별한 골이었다. 손흥민은 2021~22시즌 EPL에서 23골을 넣어 모하메드 살라흐(리버풀)와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골든부트를 받았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대한민국 유니폼을 입고 참가하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그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대회다. 아직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부상만 없다면 손흥민이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카타르 대회 본선을 누비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전히 사람들은 20년 전 ‘4강 신화’를 이룬 축구대표팀을 그리워하고, 과거의 팀이 최고라 믿는다. 하지만 당시 멤버들은 “축구는 계속 발전한다. 지금 대표 선수들이 20년 전보다 기술적으로 더 뛰어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 증거로 이 선수의 이름을 말한다. 손흥민이다. 한·일월드컵 윙백으로 뛰었던 이영표는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건 인류가 달에 착륙한 것과 마찬가지로 놀라운 사건”이라며 현재 한국 축구를 이끄는 손흥민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을 비롯해 황의조(보르도)와 황희찬(울버햄튼)까지 2022년 대표팀은 공격진 삼각편대가 모두 유럽파로 이뤄졌다. 공격에서만큼은 역대 최고라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다. 이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카타르 월드컵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이은경 기자 2022.08.05 12:00
프로축구

[백투더 2022 ④미드필더] 거침 없던 진공청소기 김남일, 걱정할 게 더 많아진 정우영

일간스포츠는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을 맞아 현재 축구대표팀과 20년 전의 대표팀을 포지션 별로 비교하는 시리즈물을 연재한다. 2002년 6월 4강 신화를 만들어냈던 전설의 스쿼드를 돌아보며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축구대표팀을 더 흥미롭게 지켜보고 응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의 중원의 중심에는 유상철과 김남일이 있었다. 유상철은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였다. 한·일월드컵 첫 경기였던 폴란드전에서 쐐기 골을 터뜨렸을 정도로 공격에도 가담했다. 대표팀 경력 또한 풍부한 베테랑이기도 했다. 김남일은 수비에 집중했다. 상대가 한국 진영을 넘보지 못하게 꽁꽁 묶는 역할을 했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왔고, 월드컵 대표팀은 2002년이 처음이었다. 김남일은 플레이도 거침없었는데, 툭툭 던지는 말은 더 거침없었다. 김남일은 월드컵 직후 ‘신드롬’이라 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 히딩크가 지어준 별명 ‘진공청소기’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본선이 열리기 전부터 김남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진공청소기’라는 별명도 히딩크가 직접 지어줬다. 상대 선수를 빨아들이듯 수비한다는 뜻이다. “98 프랑스월드컵 때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에드가 다비즈가 했던 롤을 김남일이 해주고 있다”며 극찬한 적도 있다. 다소 투박한 스타일의 김남일이 처음부터 축구 팬의 신뢰를 받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저돌적이고 창의적인 김남일을 기존의 미드필더들보다 더 믿었다. 김남일은 상대를 잘 막아내면서도 효율적인 패스를 하는 선수였다. 월드컵 본선에서 김남일은 조별리그 3경기 풀타임, 16강 이탈리아전과 8강 스페인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김남일은 여러 면에서 이전의 한국 축구에 ‘반전’을 던졌다. 1990년대 한국 축구에서 미드필더 이야기가 나오면 그 주제는 늘 ‘플레이메이커’였다. ‘한국에 제대로 된 플레이메이커만 있다면 월드컵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게 언론의 단골 기사 주제였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기술이 좋은 선수보다 강인하고 터프한 김남일을 선택했다. 미드필더로서 ‘진공청소기’ 역할을 해낸 그는 반항적인 외모에 거칠 것 없는 말투로 순식간에 소녀팬까지 사로잡았다. ‘날 것’의 느낌이 살아있는 그의 젊은 에너지가 4강 신화에 열광하던 팬들을 빨아들였다. 김남일은 거침없는 언변으로 ‘어록’을 만들어냈다. 한·일월드컵 직전에 치른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지네딘 지단(프랑스)의 돌파를 막아내다가 지단이 다쳤다. 한국 기자들이 ‘지단 몸값이 얼만데…’라고 걱정하니까 “내 연봉에서 (치료비를) 까라고 해요”라고 툭 던진 게 그의 대표적인 어록이다(당시 지단이 기록한 세계최고액 이적료가 7500만 유로, 1000억원이 넘었다). 한·일월드컵 당시 노란색 염색 머리를 했던 김남일은 과거 축구가 하기 싫어 숙소를 탈출, 나이트클럽 웨이터를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리고 월드컵 직후 선수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 대국민 축하행사에서 “나이트에 가고 싶은 김남일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김남일은 터프한 플레이와 청춘드라마 속 반항아 남주인공 같은 이미지, 거침없는 언변 덕분에 아이돌 스타 같은 인기를 누렸다. 당시 팬들이 김남일과 닮은꼴 연예인을 꼽으면서 강동원을 거론하기도 했다. 안정환·이동국 등 ‘꽃미남 공격수’가 아닌 터프가이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이 엄청난 인기를 끌자 축구 관계자들이 기자들에게 “대체 왜 김남일이 여자 팬에게 인기가 많은 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플레이도, 신드롬 같았던 인기도, 무서울 게 없는 듯이 말하고 달려들던 김남일은 한·일월드컵이 남긴 최고의 ‘낭만 터프가이’로 기억될 것이다. ━ 한 명의 스타보다 팀으로 조화 우선 김남일 이후 한국 대표팀에는 오랜 기간 기성용(33·FC서울)이 중원의 핵심 역할을 해냈다. 기성용은 2019년 1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미드필더들은 아시아 예선 때부터 끊임없이 기성용과 비교당해야 했다. 지금의 미드필더들은 위축되기 쉬운 게 사실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미드필더로 정우영(33·알 사드) 이재성(30·마인츠) 황인범(26·서울)을 주로 기용해왔다.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을 선수가 정우영이다. 체격에서 유럽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그는 수비 가담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프리킥 능력도 좋다. 다만 정우영은 세밀한 패스나 창의적인 공격 전개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 이런 부분을 황인범과 이재성이 메워주는 조합이다. 벤투 감독은 미드필더 개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선수들을 어떻게 조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지 고민하는 걸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A조 10경기 7승 2무 1패, 13득점 3실점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탈락 직전까지 갔을 정도로 고전했기에 이번 최종예선이 더 의미 있었다. 그런데도 대표팀 수비와 미드필더들은 늘 비판의 대상이다. 아시아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세계적인 강팀과 만나면 허리와 수비진이 무너진다는 지적이다. 그 중심에서 정우영이 비난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에서 수비진 실수로 동점 골을 내준 후 동료들의 소셜미디어(SNS)에 비난 메시지가 쏟아지자 정우영은 “비난과 욕설을 멈춰주세요”라는 공개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베테랑 정우영은 수비의 중심을 잡는 동시에 맏형으로서 후배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정우영과 이재성이 부상으로 동시에 빠졌던 지난달 파라과이 평가전(2-2 무승부)에서 중원에 큰 공백이 생겼다. 역설적으로 이 경기를 통해 이들이 대체불가한 자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우영은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을 비롯해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에 대해 불안해하는 팬들에게 “감독님과 선수들은 오랜 기간 우리의 색깔을 준비해왔다. 믿음을 보내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은경 기자 2022.07.22 07:15
프로축구

[백투더 2022 ③수비라인 비교] 20년 전 완벽 수비진에게 길을 묻다

2002 한·일월드컵이 20주년을 맞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4강이라는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낸 한국 축구는 이제 20년 전 그날을 기억하면서 미래를 준비할 때다. 일간스포츠는 20년 전 4강 신화를 이룬 태극전사들과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현재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포지션 별로 비교해 봤다. 2002년의 눈부신 성과를 차분히 복기하면서 동시에 현재 대표팀의 장단점을 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까지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수비였다. 한국은 한·일월드컵 3~4위전(터키에 3실점)을 제외한 총 6경기에서 3실점에 그쳤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폴란드전을 비롯해 포르투갈전, 스페인전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조별리그에서 미국에 1실점, 16강전에서 이탈리아에 1실점, 4강전에서 독일에 1실점 했다. 지금 다시 기록을 확인하면 ‘어떻게 이게 가능했지?’ 싶을 정도로 완벽한 수비력이었다. 2002년 한국 대표팀 수비는 스리백 시스템이었다. 홍명보, 김태영, 최진철이 중앙수비를 맡고 좌우 측면에서 이영표와 송종국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수비에 가담했다. 당시 세계 축구의 대세가 포백인데 한국만 낡은 스리백 시스템을 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스리백을 선택했다. 결국 언더독 한국이 승점을 따기 위해서는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하면서 역습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팀 2002 수비에서 홍명보는 오랜 기간 대표팀 수비수로 뛰면서 경험과 리더십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김태영과 최진철은 투쟁심 강하고 터프한 플레이를 했고, 공중볼 경합 능력도 뛰어났다. 김태영은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하다가 크리스티안 비에리에게 가격당해 코뼈가 부러졌다. 그런데도 그는 "상대를 놓쳐 실점한 게 더 아팠다"고 할 정도의 투지를 보여줬다. 좌우 윙백 이영표와 송종국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사이드백 조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기술과 체력 모두 좋았다. 특히 송종국이 포르투갈전에서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루이스 피구를 꽁꽁 묶었을 만큼 대인 방어 능력도 뛰어났다. 이전까지 생소했던 '오버래핑(활발한 움직임으로 공수를 모두 커버하는 것)'이라는 말도 이영표와 송종국의 플레이 덕분에 축구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됐다. ━ 한·일월드컵 수비의 비밀은 체력 한·일월드컵 후 진행된 여러 인터뷰에서 당시 수비진을 구성했던 선수들은 성공적인 수비의 비결로 체력을 꼽았다. 2002년 대표 선수들은 장기 훈련 때 파워 트레이닝을 소화했다. 월드컵 개막 직전 프랑스, 잉글랜드 등 유럽 강호들과 직접 몸으로 부딪혀 보더니 “체력도,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더라”는 경험담을 고백했다. 히딩크 감독은 전문적인 코칭스태프를 구성해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체계적인 체력 측정과 훈련을 했다. 최진철은 과거 인터뷰에서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수비진 뿐만 아니라 공격수까지 전원이 수비에 가담했다. 히딩크 감독은 압박 강도, 공수전환 속도를 중시했다. 이걸 하려면 체력이 가장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이처럼 선수들이 최고 수준의 체력을 갖출 수 있었던 건 긴 합숙 훈련 덕분이었다. 2002년 한국 축구는 월드컵 개최지로서 총력을 다 하기 위해 K리그의 협조를 얻어 이 해의 리그를 축소 운영했다.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모두 뽑아서 자유롭게 테스트하도록 했다. 히딩크 감독 지도 아래 대표팀이 합숙한 기간만 200일이 넘었다. 이때 처음으로 축구대표팀의 전용 훈련장인 파주NFC까지 생겼다. 모든 조건이 최상이었다. 현재 대표팀이 기술력 혹은 선수 자원이 많이 부족해서 2002년 당시의 수비력을 재현하지 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2002년의 특수한 훈련 환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게 불가능할 뿐이다. 지금은 아시아리그와 유럽리그의 시즌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선수들이 각자 소속팀 일정에 따라 컨디션이 제각각이다. 그리고 소속팀에서 쏟아붓고 남은 체력을 대표팀에서 끌어내야 하는 현실이다. ━ 2022년 체력과 섬세한 압박 필요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기간 대표팀의 수비진에서는 김진수(전북 현대) 김영권(울산 현대) 김민재(페네르바체) 홍철(대구FC), 이용(전북) 등이 주로 활약했다.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도 이들 위주로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돋보이는 수비 자원은 단연 김민재다. 압도적인 피지컬(1m90㎝·88㎏)과 스피드를 모두 갖춘 그는 공간을 커버하는 능력과 주요 선수를 대인방어하는 능력이 두루 좋다. 한국 수비진의 핵심이다. 하지만 수비는 뛰어난 선수 혼자 책임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한국 대표팀은 유럽파로 구성된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수비라인의 무게감은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A매치 4연전을 치르면서 남미의 개인기 좋은 선수들이 쉽게 탈압박을 해내 실점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2002년 대표팀의 수비에서 힌트를 얻자면, 현재 대표팀에 필요한 건 보다 섬세하게 짜여진 압박 훈련이다. 김태영은 2002년 대표팀에 대해 회상하면서 “히딩크 감독님은 공격에 가담했다가 다시 수비로 복귀할 때 빠르게 정확한 위치를 잡는 것을 중시해서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수비는 수비수들만 하는 게 아니다. 공격진부터 미드필더들까지 전원이 압박에 가담해야 한다”면서 “압박이라는 건 무작정 압박하고 달려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상대를 압박할 때 우리 선수들의 정확한 위치, 빌드업 해나갈 때 패스의 각도까지도 섬세하게 훈련하고 약속이 되어야 한다. 2002년 한국이 잘한 것도 이런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표팀이 수비에 대해 지적을 받는 건 온전히 수비수들의 문제라기보다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선수 개개인을 놓고 보면 2002년 대표팀의 수비수들보다 현재 대표팀 수비수들의 기술이 밀린다고 단정할 수 없다. 2002년 멤버 이영표는 인터뷰 때마다 "축구는 늘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한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이 20년 전 선수들보다 기술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더 발전했다"고 강조한다. 현대 축구에서는 풀백의 공격 가담이 강팀의 기본 요건이 되었고, 나아가 중앙수비수들까지도 공격 가담 능력이 있어야 한다. 20년 동안 축구 전술이 발전하면서 수비수들에게 요구하는 능력치도 더욱 많아졌고, 수행해야 하는 플레이도 더 복잡해졌다. 김대길 위원은 “아시아 예선에서는 이란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보다 한수 아래 팀들이었다. 이 때문에 빌드업과 공격적인 부분을 강조했다면, 월드컵 본선에서 이기려면 예선 때와 다르게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독일전에서도 한국은 효과적인 압박을 하다가 카운터 어택(역습)으로 승리를 만들어냈다”고 조언했다. 이은경 기자 2022.07.08 09:50
축구

[구자철의 이라크전 관전기] 손흥민, 후배 실수에도 여유로운 미소…벤투호는 단단했다

“자철이 형, 사진 찍는데 안 내려와요?”축구대표팀의 한 후배가 관중석의 날 보더니 농담을 건넸다. 17일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이라크를 3-0으로 완파한 뒤였다. 무관중 경기였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카타르 프로축구 알 코르에서 뛰고 있는 날 초대해줘 멋진 승리를 볼 수 있었다.난 2019년 1월 태극마크를 반납했다(A매치 76경기 19골). 그해 6월 서울에서 열린 한국-이란전을 바이에른 뮌헨(독일) 아시아 디렉터를 데려가 지켜본 뒤 오랜만에 대표팀 경기를 관전했다.손흥민(29·토트넘)이 2011년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한 이 경기장에서 후반 29분 A매치 30번째 골을 넣었다. 돌이켜보니 10년 전 그 골의 어시스트를 내가 했더라.흥민이가 페널티킥을 차기 전 ‘작은’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이 골문으로 먼저 쇄도해 공을 다시 차게 됐다. 후배의 실수에도 흥민이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서로 이해하고 실수한 선수를 보듬는 이런 사소한 모습. ‘벤투호’가 단단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정우영은 페널티킥 미스를 대비해 대시했을 거다. 막내 선수이다 보니 자신의 실수가 팀에 해를 끼쳤다는 자책감에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다행히 정우영은 후반 34분 흥민이처럼 도하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전술적으로 핵심 포인트는 ‘포백 라인 컨트롤이 90분 내내 기가 막히게 이뤄졌다’는 거다. 미드필더 ‘큰’ 정우영(32·알 사드)이 밑에서 컨트롤해줬고, 황인범(25·카잔)과 이재성(29·마인츠)이 공격을 전개하며 패스를 찔러줬다. 조규성(23·김천)은 최전방에서 성실하게 움직여 찬스를 만들어주며 100% 아니 300% 역할을 해줬다.황인범은 이젠 대표팀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수가 됐다. 나와 기성용(32·서울) 등이 ‘89(년생) 라인’이라 불렸는데, ‘96(년생) 라인’ 황인범-김민재(페네르바체)-황희찬(울버햄튼)은 황금세대다. 서로 애지중지하더라. 겉멋이 들지 않았고 프로페셔널 하다.지난 9월 최종예선 1차전 후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자는 목소리가 일부 있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님 때는 안 그랬나. 기다려 주지 못하고, 결과를 빨리 내주기를 세상은 원하고 있다. 예전에 이청용(33·울산)이 “2014년과 2018년처럼 월드컵 직전에 감독을 교체한다면 실망할 것 같다”고 힘줘 말한 적이 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내가 본 벤투는 한 마디로 ‘뚝심 있는 감독’이다. 처음에는 방황하는 시간들 있었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주축 선수들을 가려내고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서로를 위해 한 발 더 뛰려는 모습을 보며 우리 대표팀이 ‘원팀’이 된 걸 느꼈다. 특히 주장 흥민이는 지금처럼만 한다면 아주 좋은 성과를 낼 거다.아시아 최종예선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이란(승점 16)에 이어 한국(4승 2무·승점 14)은 조 2위다. 3위 아랍에미리트(승점 6)와 격차를 8점으로 벌렸다. 우리나라는 이르면 내년 1월 7차전에서 10회 연속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다. 레바논과 원정에서 이기고, 아랍에미리트가 시리아에 비기거나 지면 조 2위를 확보한다. 2014년과 2018년 월드컵 본선행은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됐다. 이번처럼 최종예선에서 순항한 대표팀이 없었던 것 같다. 놀라울 따름이다.이라크전 막바지에 3-0이 되자 예전 생각이 났다. 선수들이 누구보다 기쁘겠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 소속팀에서 경기해야지’란 생각이 들었을 거다. 독일에서 뛸 때 나도 했던 걱정이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경기를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 최선을 다한 후배들에게 박수를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구자철 전 축구대표팀 주장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1.18 08:05
축구

[구자철 이라크전 관전기]손흥민 미소에 벤투호 단단함 보였다

“자철이 형, 우리 사진 찍는데 안 내려와요?”축구대표팀의 한 후배가 관중석의 날 보더니 농담을 건넸다. 17일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이라크를 3-0으로 완파한 뒤였다. 무관중 경기였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카타르 프로축구 알 코르에서 뛰고 있는 날 초대해줘 멋진 승리를 볼 수 있었다.난 2019년 1월 태극마크를 반납했다(A매치 76경기 19골). 그해 6월 서울에서 열린 한국-이란전을 바이에른 뮌헨(독일) 아시아 디렉터를 데려가 지켜본 뒤 오랜만에 대표팀 경기를 관전했다.손흥민(29·토트넘)이 2011년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한 이 경기장에서 후반 29분 A매치 30번째 골을 넣었다. 돌이켜보니 10년 전 그 골의 어시스트를 내가 했더라.흥민이가 페널티킥을 차기 전 ‘작은’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이 골문으로 먼저 쇄도해 공을 다시 차게 됐다. 후배의 실수에도 흥민이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서로 이해하고 실수한 선수를 보듬는 이런 사소한 모습. ‘벤투호’가 단단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정우영은 페널티킥 미스를 대비해 대시했을 거다. 막내 선수이다 보니 자신의 실수가 팀에 해를 끼쳤다는 자책감에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다행히 정우영은 후반 34분 흥민이처럼 도하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전술적으로 핵심 포인트는 ‘포백 라인 컨트롤이 90분 내내 기가 막히게 이뤄졌다’는 거다. 미드필더 ‘큰’ 정우영(32·알 사드)이 밑에서 컨트롤해줬고, 황인범(25·카잔)과 이재성(29·마인츠)이 공격을 전개하며 패스를 찔러줬다. 조규성(23·김천)은 최전방에서 성실하게 움직여 찬스를 만들어주며 100% 아니 300% 역할을 해줬다.황인범은 이젠 대표팀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수가 됐다. 나와 기성용(32·서울) 등이 ‘89(년생) 라인’이라 불렸는데, ‘96(년생) 라인’ 황인범-김민재(페네르바체)-황희찬(울버햄튼)은 황금세대다. 서로 애지중지하더라. 겉멋이 들지 않았고 프로페셔널 하다.지난 9월 최종예선 1차전 후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자는 목소리가 일부 있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님 때는 안 그랬나. 기다려 주지 못하고, 결과를 빨리 내주기를 세상은 원하고 있다. 예전에 이청용(33·울산)이 “2014년과 2018년처럼 월드컵 직전에 감독을 교체한다면 실망할 것 같다”고 힘줘 말한 적이 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내가 본 벤투는 한 마디로 ‘뚝심 있는 감독’이다. 처음에는 방황하는 시간들 있었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주축 선수들을 가려내고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서로를 위해 한 발 더 뛰려는 모습을 보며 우리 대표팀이 ‘원팀’이 된 걸 느꼈다. 특히 주장 흥민이는 지금처럼만 한다면 아주 좋은 성과를 낼 거다.아시아 최종예선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이란(승점 16)에 이어 한국(4승 2무·승점 14)은 조 2위다. 3위 아랍에미리트(승점 6)와 격차를 8점으로 벌렸다. 우리나라는 이르면 내년 1월 7차전에서 10회 연속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다. 레바논과 원정에서 이기고, 아랍에미리트가 시리아에 비기거나 지면 조 2위를 확보한다. 2014년과 2018년 월드컵 본선행은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됐다. 이번처럼 최종예선에서 순항한 대표팀이 없었던 것 같다. 놀라울 따름이다.이라크전 막바지에 3-0이 되자 예전 생각이 났다. 선수들이 누구보다 기쁘겠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 소속팀에서 경기해야지’란 생각이 들었을 거다. 독일에서 뛸 때 나도 했던 걱정이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경기를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 최선을 다한 후배들에게 박수를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구자철 전 축구대표팀 주장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1.17 17:12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