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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서로 부족함 채웠다" 송명근↔송희채 1대1 트레이드 단행

OK금융그룹과 우리카드가 트레이드 버튼을 눌렀다.OK금융그룹은 우리카드로부터 아웃사이드 히터 송희채(31)를 받고 아웃사이드 히터 송명근(30)을 교환하는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송희채는 OK금융그룹 배구단 창단 멤버로서 2013~2014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다섯 시즌을 함께했다. 안정적인 리시브, 수비와 공격을 선보인 송희채는 당시 OK금융그룹 배구단이 2015~2016년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우리카드 배구단 소속으로 보낸 2022~2023시즌에는 31경기 104세트에 출전해 리시브 효율 36.42%로 리시브 부문 10위에 오르는 등 수비와 리시브에 강점을 보이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또 다른 OK금융그룹 배구단 창단 멤버인 송명근은 2022~2023시즌까지 OK금융그룹 배구단에서만 아홉 시즌을 소화하며 2015년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22~2023시즌에는 군 전역 후 17경기 53세트에 출전해 공격 성공률 51.87%를 기록했다.OK금융그룹 배구단과 우리카드 배구단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필요한 부분을 채웠다는 평가다. OK금융그룹 배구단은 공수겸장 아웃사이드 히터 영입을 통해 팀에 안정감을 더했다. 우리카드 배구단은 송명근 영입을 통해 공격에서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양 구단 관계자는 "팀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는 트레이드로, 차기 시즌 전력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팀을 떠나는 선수들에게는 그간의 헌신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새로운 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26 09:49
스포츠일반

아기용병? 소영선배? 이제 최고에 다가선 이소영

이소영(27·GS칼텍스)의 별명은 '소영 선배'다. 삼각편대 한 축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리그 레프트 중 유일하게 리시브 부문 5위 안에 이름을 올릴 만큼 수비 기여도가 높다. 코트 안팎에서 선수단을 이끄는 주장이기도 하다. GS칼텍스의 리더이자 살림꾼. 그의 별명에는 '의지할 수 있는 선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소영의 진가는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도 발휘됐다. 지난달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과의 6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장해 17득점, 공격 성공률 53.57%를 기록하며 소속팀 GS칼텍스의 세트 스코어 3-1(25-19, 25-19, 22-25, 25-17) 승리를 이끌었다. GS칼텍스는 올 시즌 처음으로 리그 1위에 올라섰다. 전적(18승9패)과 승점(53점)은 흥국생명과 같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앞섰다. 이소영의 득점은 러츠(30점)와 강소휘(18점)보다 적었다. 그러나 집중력은 단연 돋보였다. 특히 부정확하게 올라온 세트를 해결하는 장면을 자주 보여줬다. 1세트 3-3에서는 스파이크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공을 상대 코트 빈 위치로 툭 밀어 넣었다. 세트 14-10, 15-11에서는 팀 동료들의 좋은 수비 덕분에 간신히 연결된 세트를 상대 블로커 손끝을 겨냥해 터치 아웃 득점으로 연결했다. 몸을 날려 공을 살려낸 동료들의 근성을 더 빛나게 만들었다. 이소영은 경기 뒤 "볼(세트)이 나쁘더라도 '일단 처리를 하자'는 생각으로 이 악물고 때려낸 것 같다. 세터들에게도 '흔들려도 괜찮다'는 말을 해준다. 차상현 감독님도 (매끄럽지 않은 플레이가 나와도) 서로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흥국생명전은 이런 부분이 잘 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GS칼텍스는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했다. 반면 2위 흥국생명은 1승4패. 흥국생명은 이다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폭(학교폭력) 사태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고 이탈한 뒤 팀 전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GS칼텍스의 우승 전망이 우세하다. 이소영은 데뷔 2년 차였던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어느덧 데뷔 10년 차, GS칼텍스의 기둥이 돼 다시 정상을 노린다. 이소영은 "그때는 막내였기 때문에 (선배들) 따라가기에 바빴다. 이제는 끌고 가야 할 위치다. 든든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이어 "힘들게 (정규시즌 )1위에 올라온 만큼 자리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팀원 모두 남은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개인적으로도 한 단계 높은 위치로 도약할 기회다. 이소영은 2017년 십자인대, 2019년 발목과 발등 부상을 당하며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올 시즌은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현재 득점 9위, 공격종합 4위, 리시브 5위, 디그 10위에 올라 있다. 전천후 활약이다. 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소영은 "내가 부상이라는 단어를 달고 있는 선수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나를 믿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 시즌은 잘 버티고 있어서 나 자신에게 고맙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할수록 기록이 안 좋아지는데, 올 시즌은 후반기에도 (경기력이) 조금 더 좋은 게 느껴지다 보니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2020~21시즌 치른 27경기를 돌아봤다. 정규시즌 MVP는 최근 15시즌 연속 정규시즌 1위 팀 소속 선수가 차지했다. 이소영이 남은 세 경기에서 현재 경기력을 유지하며, GS칼텍스의 1위 수성을 이끈다면 MVP로 선정 가능성도 매우 높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돌아온 V리그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데뷔 초기 '아기 용병', 현재 소영 선배에 이어 새로운 수식어도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대표팀도 반갑다. 이재영이 국가대표팀 자격을 박탈당하며 주전 레프트 한 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 이소영은 클러치 상황에서의 해결 능력과 서브 리시브 모두 이재영에 뒤지지 않는다. 이소영도 "올림픽은 예선전만 치러봤다. 본선 무대 출전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기회가 온다면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며 도쿄 올림픽 출전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안희수 기자 2021.03.01 05:58
스포츠일반

두산, 6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챔프전 직행

'핸드볼 강호' 두산이 6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윤경신 감독이 지휘하는 두산은 23일 충북 청주의 올림픽국민생활관에서 열린 2020-21 SK핸드볼 코리아리그 남자부 4라운드 상무와 경기에서 26-24로 승리했다. '에이스' 정의경이 8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두산은 14승 1무 2패, 승점 29를 획득해 남은 3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2위 인천도시공사(10승 2무 5패)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겨도 승점이 28에 그친다. 두산은 2015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6회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은 2월 13일, 15일 2-3위 팀 간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2011년 핸드볼 코리아리그 출범 이후 두산은 2014시즌에만 웰컴론코로사에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왕좌를 내줬고 남은 8시즌에는 모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이형석 기자 2021.01.23 17:52
스포츠일반

"최종 목표는 우승" 천명한 '조성원 체제' LG, 변화 키워드는 효율과 소통

우승에 목말랐던 창원 LG가 왕년의 '캥거루 슈터' 조성원(49) 신임 감독과 함께 다시 한 번 꿈에 도전한다. 지난 23일 조 감독을 제8대 신임 감독으로 선임한 LG는 27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 행사를 가졌다. 주장 강병현(35)을 비롯해 조성민(37) 김시래(31) 박정현(24)이 이 자리에 함께 해 조 감독의 취임을 축하했다. 조 감독은 "어려운 가운데 감독을 맡게 돼 부담도 되지만 기대가 된다"며 "선수들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 준비 잘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먼저 전했다. 이어 "모든 걸 내려놓고 '올인'한다는 생각으로 LG에 왔다. 중요한 건 우승"이라며 사령탑으로서 자신의 첫 번째 목표를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1997년 프로 입단 이후 2006년 현역에서 은퇴한 조 감독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LG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캥거루 슈터'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조 감독은 당시 화끈한 공격 농구를 선보이던 김태환 감독 밑에서 LG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LG에서 뛰었던 2000~2001시즌 정규리그 최우수 선수(MVP)에도 선정됐다. 하지만 LG와 함께 우승을 경험하진 못했다. LG는 2013~2014시즌 김진 감독 체제에서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으나 이후론 우승과 거리가 먼 시간을 보냈다. 현주엽 전 감독이 이끌던 2018~2019시즌 4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두 차례 준우승만 했을 뿐 우승 경험이 없다. 조 감독이 "내가 (선수로)있었을 때도 LG가 우승을 못하고 준우승만 했었기 때문에, 우승을 시켜보고 싶은 게 첫 번째 목표"라고 강조한 이유다. 당장 5월 1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개장을 앞두고 있지만 조 감독의 시선은 바깥보다 팀 내부를 향한다. "우승팀이나 최하위권이나 선수들의 실력 차이는 종이 한 장이라 생각한다. 보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조 감독은 새롭게 변할 LG의 키워드로 '효율'과 '소통'을 꼽았다. 현역 시절 LG에서 활약할 때 100점대 농구를 펼쳤던 팀 컬러를 이식해 빠르고 재미있는 공격 농구를 펼치겠다는 게 조 감독의 청사진이다. '효율'과 '소통'은 바로 이 청사진을 완성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밑재료다. FA나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 영입보다 기존 선수들과 함께 새로운 색깔을 만들겠다는 건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조치다. 훈련량도 경기 시간에 맞춰 효율적으로 꾸리고, 나머지 부분은 개인 훈련으로 보완하게끔 할 계획이다. "상대가 100점을 넣어도 우리가 100점 이상 넣으면 이길 수 있다"고 말한 조 감독은 "빠른 농구로 공격 횟수를 많이 가져가겠다. 리바운드를 강조하고, 속공시 체력 분배 등에도 신경쓸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기존 선수들이 팀 컬러에 적응해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로 코트를 휘저을 수 있다면, 승산은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물론 조 감독이 원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선 선수들이 얼마나 따라주느냐가 관건이다.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끊임없이 선수들과 '소통'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선수들과 신뢰를 쌓고 프런트와 간격을 좁혀 우승에 근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한다"고 얘기한 조 감독은 "감독이라는 개념을 버리고,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도움을 주는 입장이라고 생각하며 다가가겠다"고 덧붙였다. 감독의 권위를 내려놓고, 구단과 선수들 사이의 가교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우려는 하나도 되지 않는다. 기대감만 있다"는 조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에 이 자리에 참석한 선수들도 밝은 표정을 보였다. 주장 강병현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기대가 크다. 감독님께서 추구하시는 농구 잘 알기 때문에 밝고 재밌고 빠른 농구를 하게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빨리 감독님의 농구에 적응해서 돌아오는 시즌, 팬들을 다시 체육관으로 부를 수 있는 재미있는 농구를 하겠다"고 얘기했다. 조성원표 빠른 농구의 주축이 될 김시래 역시 "시대가 변하고 있고,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독님과 좋은 유대 관계가 생길 것 같다. 잘 달릴 수 있는 선수들이 많으니 훈련하고 준비 잘해서 감독님 지도를 잘 따라가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4.28 06:00
스포츠일반

가빈과 산체스 "그리웠던 V리그, 복귀하고 싶다"

"언제나 한국에 돌아가길 바랐다." (가빈 슈미트·33)"항상 한국이 좋았고, KOVO 리그가 그리웠다." (마이클 산체스·31) 지난 7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시작한 2019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도전장을 내민 가빈과 산체스의 희망이다. 가빈(208cm)과 산체스(206cm)는 KOVO 무대에서 익숙한 얼굴이다. 가빈은 2009~2010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3년 연속 삼성화재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고, 챔프전 MVP·정규 시즌 득점왕 3연패를 달성했다. 당시 '괴물 공격수'라고 불렸을 정도로 높은 점유율에 엄청난 파괴력을 선보였다. 산체스도 2013~2014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3년 연속 대한항공에 몸담을 만큼 기량을 검증받았고, 2013~2014시즌에는 서브왕에 올랐다.시간은 흘렀지만 사전 선호도 평가에서 산체스가 1위, 가빈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매력적인 자원으로 손꼽힌다. 산체스는 1개 구단으로부터 2위를 받는 데 그쳤지만, 구단들의 고른 추천을 받았다. 가빈은 2개 구단으로부터 평가 1순위에 뽑혔다.코트 곁에 서서 꼼꼼히 연습 경기를 지켜본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가빈과 산체스와 (현장에 없는) 리버맨 아가메즈까지 세 선수는 다른 지원자들과 수준이 다르다"고 말했다.두 선수 모두 KOVO 복귀를 강력하게 희망한다. 가빈은 전날 그리스리그 파이널 경기를 치르고 합류했다. 그는 "언제나 한국에 돌아오길 바랐다. 빅리그에서 뛰고 싶어 러시아 등으로 진출했지만, 한국에 대한 기억이 너무나 좋게 남아 있어서 다시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도 지켜봤다고 한다.7년간 그리스와 폴란드·일본 리그에서 뛴 그는 "매우 많은 것을 배웠다. 국가대표로도 뛰고, 터키에서 2시즌을 보내면서 많이 경험했다. 한국에서 뛸 때는 어렸기에 잘 모르는 것이 많았는데, 다른 리그를 경험하면서 성숙해졌다"며 특히 "어렸을 때는 점프만 열심히 했는데, 이제는 영리하게 플레이할 줄 알게 됐다. 이전보다 노련미가 늘었다"고 설명했다.삼성화재에서만 뛰었던 가빈은 "(트라이아웃에 지명된다면) 어느 팀으로 갈지 모르지만,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떤 팀에 가든 잘 어울릴 수 있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산체스는 '우승'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예전에 뛰었던 3년 동안 챔피언결정전에 한 번도 못 갔다. 중간에 다쳐서 우승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챔프전까지 가고 싶은 강한 의지가 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2017~2018시즌 창단 이후 처음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그 역시 "여러 경험을 하며 예전보다 성숙해졌다.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에서 뛰면서 다양하게 경험했다"며 "3월 말에 시즌이 끝난 뒤 쿠바에 돌아가서 쉬었지만, 비치 발리볼이나 헬스를 하면서 컨디션을 관리해 왔다. 현재 비시즌이라 완벽한 몸은 아니지만, 프리시즌이 시작되면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사전 선호도 1위 선정에 대해선 "평생 살면서 1번 픽은 처음 받아 봤다. 지금 (사전 선호도 순위에 따라 등번호) 1번을 달고 있지만, 더 많이 보여 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더 많은 것을 보여 주겠다"고 약속했다.대한항공에서만 3년간 뛴 산체스는 "대한항공은 좋은 팀이고 훌륭한 선수들도 많지만, 어떤 팀에 가게 되든 상관없다. 브라질에서는 2부리그 팀에서도 뛴 적이 있다"며 "이번에 V리그에 복귀한다면 우승하고 싶다.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19.05.09 06:01
스포츠일반

[인터뷰] 박미희 감독과 이재영 서로가 바라본 함께한 5년

2014년, 박미희(56) 감독과 이재영(23)은 흥국생명에서 함께 첫걸음을 내딛었다. '여성 감독'과 '에이스'로 기쁨과 좌절을 모두 맛본 두 사람은 결국 통합 우승을 합작했다.박 감독은 이재영과 만남을 '운명'으로 여긴다. 흥국생명은 2013~2014시즌 최하위에 그치차, 2014년 5월 마이크를 잡고 있던 박미희 해설위원에게 감독을 제안했다. 이전에 몇 차례 사령탑 제안을 고사한 박 감독은 이번에는 지휘봉을 맡기로 결정했다.4개월 이후 열린 2014 신인 드래프트. 전년도 최하위 성적으로 흥국생명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당시 세터 고민이 크지 않았던 박 감독은 주저 없이 이재영을 전체 1순위로 지목했다. 당시 전체 2순위가 이재영의 쌍동이 동생 이다영(현대건설)이었다. 박 감독은 "우리팀에 공격수가 더 필요했다"면서 "1라운드 1순위는 전년도 팀 성적이 가장 떨어진 팀에 뽑히지 않나. (우리의 만남은) 운명이지 않았나 싶다"고 회상했다.신인왕을 수상하며 떡잎부터 달랐던 이재영은 곧바로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고, 흥국생명은 2016~2017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박 감독은 프로스포츠 여성 감독 최초로 정규 시즌 우승을 거머쥐었고, 이재영은 3년 차에 MVP를 차지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챔피언결정전에서 IBK기업은행에 1승3패로 져 우승 트로피를 뺏겼고, 2017~2018시즌에는 전년도 정규 시즌 우승 팀이 꼴찌로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설욕과 자존심 회복을 다짐한 2018~2019시즌, 박 감독과 이재영은 우승을 합작했다. 박 감독은 '강한 엄마 리더십'을 발휘하며 흥국생명을 12년 만의 통합 우승이자 팀의 4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단 한 번도 연패가 없었던 만큼 지도력과 장기 레이스 운영이 돋보였다. 이재영은 정규 시즌 득점 2위(624점)에 올랐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뜨거운 투혼을 불살랐다. 믿고 보는 해결사였고, 감독과 동료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늘 그를 찾았다. - 우승한 지 한 달이 다가온다. 우승의 여운 혹은 달라진 점이 있다면.박미희 감독(이하 박)= "우승 기쁨의 유효기간은 끝났다. 2019~2020시즌 고민이 시작됐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어떻게 준비하고 잘 마치느냐가 중요하다." 이재영(이하 이)= "여운이 조금 남아 있다. 사람들이 나를 좀 더 알아본다. 일주일 전에 이태원에 갔는데, 남성 팬들이 다가와 배구팬이라고 알아보더라. 그런데 함께 간 도로공사 정선화에게 '예쁘다'고 하던데 나한테는 'MVP 축하한다'고만 하더라.(웃음)"- 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 5세트 12-9에서 긴 랠리 순간 어땠나.이= "어떻게든 점수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여기도 때려 보고, 저기도 때렸는데, 다 상대 수비가 걷어 올리더라. 마지막 순간 조금 더 예리하게 때렸는데 그게 통했다. 정말 힘들었지만 짜릿했다."박= "정말 명장면이다. 다시 봐도 재영이에게 토스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재영이는 힘든 상황을 즐길 줄 안다. 포인트를 올리는 순간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어떤 분이 우스갯소리로 '이재영에게 어서 일어나 빨리 공을 때려야지' 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 사실 그 순간에 나 역시 선수와 같이 코트에서 뛰는 심정이었다." - '유리천장'을 깨트렸다는 평가가 많다.박= "이제 '그만 깨라'는 이야기가 있더라.(웃음) 사실 힘들었을 때 계속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여성 지도자로 책임감이 있었다. '최소한 후배들의 길을 막아선 안 되지 않나'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여러 조건이 딱 맞아떨어져 운 좋게 우승했다. 여성 감독이어서 (내게) 더 관심이 쏠리지만, '유리천장을 깼느냐'가 아니라 다음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이= "내가 은퇴하고 지휘봉을 잡을 때 계속 그런 얘기를 들으면 속상하지 않을까 싶긴 했다. 아직 '감독은 무조건 남자가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좋은 여성 지도자가 많이 나오면 그런 얘기가 사라질 것이다." - 정규 시즌 시상식에서 이재영이 수상 소감을 말하지 눈물을 글썽이는 것 같았다.박= "내가 부임하자마자 드래프트에서 데려왔다. 운명이지 않나 싶다. 선배들이 많고 경기력이 좋은 팀에 갔다면 덜 고생했을 텐데. 우리팀이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뽑을 수 있었다. 그동안 에이스로 고생을 많이 했다. 어린 선수가 짊어지기엔 무거운 짐이었다. 그걸 잘 이겨 냈다."- 반대로 이재영에게 감독님은.이= "감독님이 정이 많다. 2017~2018시즌에는 나도, 감독님도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2년 전 MVP를 수상할 때와 느낌과 떨림이 달랐다. 감정이 북받쳤다. '여기까지 다시 어떻게 올라왔나' 싶더라. 선수는 팀과 감독을 잘 만나야 한다고 하더라. 나는 (지도자가) 꾸짖기보다 믿고 맡겨 주면 더 힘을 얻는다. 감독님은 뭔가 지적할 때 '왜 그렇게 못해'라고 하기보다 '이렇게 하면 더 잘했을 것 같아' '한번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라고 해 주신다. 감독님과 은퇴할 때까지 같이 배구를 하고 싶다."- 엄마 리더십 얘기가 많다(1남 1녀를 둔 박 감독 딸은 조송화와 같은 스물여섯 살이다).이= "'분리수거 똑바로 해라' '밥 많이 먹어라' '양말 신고 다녀라' 등 잔소리를 많이 한다.(웃음) 반팔 차림으로 돌아다니면 감기 걸릴까 봐 '외투 입고 다녀라'고 한다. 늘 선수들을 먼저 이해하려고 하고, 대화에 애쓰신다."박= "모두 내 딸처럼 여긴다. 사실 이 시기에는 부모 밑에서 영향받고 지낼 나이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숙소 생활을 하며 가족과 떨어져 지내니 안쓰럽다. 힘든 점도 많을 것이다. 가끔 철없는 생각이 엿보여도 이해하려고 한다." - 가족의 응원을 많이 받을 텐데.박= "자녀를 둔 어머니라면 어쩔 수 없이 가족의 힘이 필요하다. 빨래·분리수거·청소·설거지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해 정말 잘한다. 그래서 일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이= "경기장에 가족이 찾아오면 마음이 안정된다. 가족이 지켜보면 경기가 끝날 때 아무리 힘들더라도 힘이 난다."- 일부러 이재영에게는 칭찬을 안 했다고 밝혔는데, 섭섭하지 않았나.박= "재영이가 배구를 시작한 뒤 아마도 지난해 가장 많이 혼났을 것이다."이= "(웃음) 2016~2017시즌 우승 이후 약간 나태해졌다. 지난해 감독님께 진짜 크게 한번 혼난 적이 있다. 배구를 더 사랑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꼴등을 한 게 개인적으로 크게 깨닫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박= "지난해 경험이 큰 약이 된 것 같았다. 사실 재영이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재영이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칭찬한다. '이재영'이라는 선수에 대해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이야기해 주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칭찬해 주고 싶을 때가 많지만 나름대로 절제했다."이= "칭찬을 거의 받지 못해 조금 섭섭했던 적도 있다. 지금은 이해한다. 어머니가 '감독님 선수 시절 때는 에이스라서 더 챙겨 주고, 특별 대우를 해 주는 게 없었다'고 하시더라."박= "이재영은 어느 지도자라도 팀에 데리고 있고 싶은 선수다. 누구를 만나도 잘할 것이다. 본인이 워낙 배구를 좋아하고, 좋은 유전적 영향을 받은 가운데 노력도 많이 한다. 방향만 제시하면 습득력이 빠르다. 열정이 넘치고 지치지도 않고, 항상 긍적적인 선수다. 멘틀이 갑이다."이= "꾀 부리면 성적으로 드러난다. 아픈 것을 제외하면 몸 생각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겠다."- 다음 시즌 목표는.박= "2연속·3연속 우승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이= "내년에 또 한 번 우승하고 MVP를 받고 싶다."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 2019.04.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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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나이 차이, 하지만 '우리' 꿈은 같다…맏언니 임영희-막내 박지현의 수다

우리은행의 맏언니 임영희와 막내 박지현이 선수로 함께하는 마지막 수다를 떨었다. 최근 서울 번동 북서울 꿈의 숲에서 만난 임영희(왼쪽)와 박지현은 "새로운 봄이 찾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광삼 기자"(임)영희 언니와 한 시즌밖에 뛰지 못해 너무 아쉽지만, 한 시즌도 같이 뛰어 보지 못한 선수도 많은데 저는 영광이었어요(박지현)"."오히려 내가 지현이라는 선수와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지. 이것도 다 오래 선수 생활을 한 덕분 아니겠니.(웃음)(임영희)"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의 맏언니 임영희(39)와 막내 박지현(19)이 선수로 함께하는 마지막 수다를 떨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임영희는 20년 동안 코트를 지키며 사상 첫 정규 리그 600경기 출전 등 금자탑을 쌓은 살아 있는 전설이다.위성우 감독과 2012~2018년까지 우리은행의 통합 우승 6연패를 이끌었다. 2012~2013시즌 정규 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휩쓸었고, 2013~2014시즌엔 챔피언결정전 MVP로 뽑혔다. 그는 마지막 시즌에도 평균 30분 가까이 출전하며 10.5득점 3.6어시스트 3.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특급 활약을 펼쳤지만, 박수받을 때 떠나기로 결심했다.임영희가 마지막 불꽃을 붙태우는 사이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겁 없는 신예가 프로의 문을 열어젖혔다. 2000년생 박지현은 우리은행 입단 과정부터 극적이었다. 이미 고교 시절부터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된 박지현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였다. 모든 팀들이 군침을 흘리는 가운데 박지현은 4.8%라는 가장 낮은 확률을 뚫고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박지현은 쟁쟁한 언니들 사이에서도 정규 리그 15경기 평균 19분6초를 뛰며 8득점 3.7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올려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우리은행은 올 시즌 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하며 '우리왕조'를 마감했지만, 임영희 코치와 차기 에이스 박지현 중심으로 이어질 세대교체에 벌써부터 큰 관심이 쏠린다. 최근 서울 번동 북서울 꿈의숲에서 만난 임영희와 박지현은 "매년 찾아오는 봄처럼 우리은행의 겨울에도 금세 봄이 찾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봄이 성큼 다가온 산책로에 선 둘은 스무살 나이 차를 잊은 듯 깔깔대며 수다를 떨었다. - 평생 기억에 남을 시즌을 마친 소감은.박지현(이하 박)= "생애 첫 프로 데뷔전은 지금 생각해도 가장 신기한 경험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꿈꿨던 무대에서 막상 뛰게 되니,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만큼 빨리 지나가더라. 정규 리그 15경기를 뛰었는데, 한 경기 한 경기 다 기억난다. 짧았지만 강렬한 시즌으로 기억될 것 같다."임영희(이하 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1년이다. 선수로 마지막 시즌이었다는 점도 있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600경기 출전 달성도 뿌듯하다." - 신인이라서 유독 더 아쉬운 게 많은 것 같다.박= "코트에서 가진 것을 다 보여 주지 못했다. 신인답게 더 자신 있고 패기 있게 뛰었어야 했다. 무엇보다 팀 성적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으로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 선수로 마지막 시즌을 마친 임영희. WKBL 제공- 선수 임영희로는 마지막 시즌이었다.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루지 못한 시점이기도 하다.임= "지현이가 없는 상태에서 은퇴해야 했다면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이다. 불안한 마음은 없다. 물론 조금 걱정된다. 나 없이 (김)정은이와 (박)혜진이를 비롯한 기존 선수들이 새 선수들과 손발을 빠르게 맞출 수 있으면 좋겠다." -박지현이 믿음직스로운 이유는.임= "여자 농구에서 신입 선수가 게임을 뛰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민은행 박지수의 경우는 워낙 신장과 힘이 압도적이라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현이는 외곽 플레이어인데 부담 없이 하더라. 어떤 팀에 가더라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실력을 가졌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임영희는 박지현이 어느 팀에 가더라도 주전에 뛸 실력이라며 칭찬했다. WKBL 제공- 하필 박지현이 들어온 해에 연속 통합 우승 기록이 끊겼다.박= "공교롭게도 프로 데뷔전도 졌고, 그 다음 경기도 졌다. 내가 들어오고 2연패한 것이다. 게다가 우승은커녕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도 못했다. '나 때문인가'라는 생각도 해 봤다. 다행히 그런 생각을 할 때 언니들이 '네 잘못이 아니다. 언니들이 못해서 졌다'라고 다독여 주셨다."임= "지현이가 아니라 누가 들어와도 '내 탓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시즌이었다. 지현이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지만, 우리은행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전력이 완성된 팀은 선수 한 명 때문에 이기고 지는 일은 없다. 팀 성적이 지현이 탓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나는 지현이가 우리팀에 올 수 있어 복 받은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을 놓친 건 지현이를 뽑을 때 행운을 다 써 버려서가 아닐까.(웃음)" - 임영희는 어떤 선배인가.박= "먼저 다가와 주시는 분이다. 고민이 있을 때 먼저 아시고 찾아오셔서 '잘하고 있다' '이건 이래서 못한 거다' 등을 먼저 얘기해 주신다. 플레이오프 1차전 끝나고 이동 중 받은 문자 메시지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영희 언니가 '힘든 건 언니들이 할 테니 부담 갖지 말고, 지금은 하고 싶은 대로 너가 잘하는 플레이를 해'라고 조언과 격려를 장문으로 보내 주셨다. 언니의 배려에 감동했다." 박지현에게 임영희는 맏언니 그 이상의 존재다. 양광삼 기자 - 후배의 고민을 알아채는 방법은.임= "눈치 챌 필요가 있나. 감독님한테 지적당하거나 혼난 지현이는 시무룩한 게 얼굴에 다 드러난다. 우리 눈에는 어떤 상황 때문에 혼났을 것이라는 게 보이니, 후배가 기 죽지 않게 장난도 치고 격려도 해 주면서 풀어 준다. 지현이는 고교 시절 많이 혼나면서 운동한 적이 없기 때문에 감독님이 프로 세계에 적응하라는 뜻에서 일부러 소리도 더 크게 지르신 것 같다. 처음엔 감독님 소리에 놀라서 울고 그랬는데, 지금은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었다." -후배들 중 박지현에게 더 관심이 가는 편인가.임= "막내라서 더 신경 쓰인다. 무엇보다 지현이는 이 팀의 주축으로 뛸 선수가 아닌가. 게다가 지독한 연습벌레다. 입단 초기 외곽슛이 약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일 오전과 오후 운동을 앞두고 1시간 먼저 나와 개인 슛 연습을 하더라. 그 노력이 시즌이 지나면서 눈에 보였는데, 약점을 보완하려는 열정이 좋아 보였다. 이런 후배를 싫어할 수 있나.(웃음)" - 맏언니는 외롭겠다임= "천만의 말씀. 나도 후배들한테 기를 받는다. 내가 감독님한테 혼나는 날이면, 지현이를 비롯해 후배들이 '언니 힘내요'라고 문자를 차례로 보낸다. 서로를 챙기면서 힘도 얻고 위로도 받는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세대 차이는 존재하기 마련. 박지현은 임영희 선수의 나이가 믿기지 않으면서도, SNS나 대화할 때 조금씩 차이를 느낀다. 양광삼 기자-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세대 차이는 있다.박= "영희 언니가 마흔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코트에선 언니의 나이를 전혀 느낄 수 없다. 다만 SNS 사용법을 모르고 신기해할 때나, 요즘 어린 선수들이 쓰는 '급식체(급식 먹는 10대의 은어)'를 귀엽게 봐주실 때 나이 차이를 조금 느낀다.(웃음)"임= "내 신인 시절과 요즘 어린 선수들의 사고방식은 다르다. 급식체는 같이 지내다 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아듣는다. 하지만 요즘 가수들과 노래는 극복이 안 되는 부분이다. 회식이나 뒤풀이 때 노래방에 가면 30대 이상 선수들은 '무슨 노래야. 흥이 나질 않아'라는 말이 나올 선곡을 하더라. SNS는 팔로하는 법을 몰라 후배들에게 휴대전화를 맡겨서 대신 '맞팔(서로 팔로)'하게 한 뒤 돌려받았다.(웃음)"박= "다 그런 건 아니다. 혜진 언니, 그러니까 혜진이도 노력을 많이 하시지만 아무래도 30대 언니들부터는 살짝 세대 차이를….(웃음)" - 박지현은 아직 우리은행의 악명 높은 비시즌을 겪어 보지 못했다.박= "언니들은 무섭다고 한다. 다들 한숨 쉬더라."임= "아무리 힘들 거라고 말해 줘도 몸에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팀 훈련은 몸이 겪어 봐야 안다.(웃음) 답은 그냥 휴가 동안 푹 쉬고, 이후 '나 죽었소'라는 마음으로 하는 게 마음 편하다.(웃음) 그나마 다행인 점 하나는 감독님이 처음 오신 6~7년 전과 훈련 강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웃음)" 2017~2018시즌 우승 당시 환호하는 우리은행 선수단의 모습. IS포토- 내가 터득한 '위성우 감독 사용법'은.박= "잘 모르겠다.(웃음) 정말 솔직히 얘기하면, 우리은행 입단 전에 본 감독님은 코트 안에서 멋졌다. 밖에서 만나면 되게 자상하게 웃으시는, 미소가 따뜻한 분이었다. 그런 모습에 속았다.(웃음) 신인 드래프트장에서도 무척 자상하셨는데, 우리은행에 들어오고 이틀이 지나면서 달라지셨다.(웃음) 아직 본모습을 다 보여 주신 건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정말 많이 혼나고 있다. 다 내가 못해서 더 잘하라는 마음으로 그러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우리 감독님은 상상 이상으로 호랑이 감독님이라는 말은 남기겠다.(웃음)"임= "정말 오래 위 감독님과 함께했지만, 사용법은 없는 것 같다.(웃음) 우리가 감독님이 원하고 좋아하는 스타일을 빨리 파악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웃음) 지현이도 그런 부분을 빨리 터득하는 게 덜 혼나고 프로에 빨리 적응하는 지름길이다. 힘들겠지만, 위 감독님은 피하려고 하면 안 되고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웃음)" -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면서 걱정도 많을 텐데.임= "일단 후배들한테 '언니를 코치로 부르지 마라'고 얘기하긴 했다. 물론 그렇게 안 될 수도 있겠지만, '10년을 선수로 같이 한솥밥을 먹던 후배들이 낯설어할까 봐' 하는 마음이 앞선다. 함께 힘든 시절을 보내며 쌓은 공감대가 한순간에 없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 정은이와 혜진이와 서먹서먹해질까 봐 걱정스럽다. 감독님과 전주원 코치님께도 내 고민을 말씀드렸다. 전 코치님은 선수들도 거리감 없이 잘 받아들이고 괜찮을 것이라고 말해 주셨다." - 앞으로 보좌하게 될 위 감독에게 한마디 한다면.임= "선수 생활을 하는 내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없는 것 같다. 지금 내가 하는 말도 신문 기사를 통해 전해지겠지만, '감독님을 만났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좋은 상황에서 은퇴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코치로도 많이 보고 배우면서 잘 보필하겠다." 코치 임영희는 박지현과 함께 다시 한 번 우리은행왕조를 꿈꾼다. 양광삼 기자- 레전드 임영희 코치와 에이스 박지현이 만들어 갈 우리은행이 기대된다.박= "언니가 마음 편할 수 있도록, 내가 그 빈자리를 잘 채우겠다. 정은 언니와 헤진 언니 등과 함께 내년엔 다시 챔피언결정전에 나가겠다. 우리왕조를 재건하고 싶다."임= "잘할 거라고 믿는다. 지현이도 정은이와 혜진이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감을 잡았을 것이다. 옆에서 잘 도와주겠다. 무엇보다 우리는 팀으로 다시 올라가는 단계다. 코치로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고 싶다. 지현이와 함께 다시 한 번 '우리(은행)왕조'를 여는 꿈을 꾼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9.04.0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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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이재영 MVP 트리플 크라운…정지석 첫 수상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흥국생명 이재영(23)이 2018~2019시즌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재영은 1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 시즌 여자부 만장일치 MVP에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총 29표를 싹쓸이했다. 더불어 이날 베스트7 투표에서도 레프트 수상자로 뽑혔다. '쌍둥이 동생' 이다영(현대건설)까지 베스트7 세터 부문을 수상해 기쁨은 두 배였다. 이재영 MVP만 5개 수집 늘 해맑게 웃던 이재영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 꼴찌하면서…"라며 울컥하자, 이를 현장에서 지켜본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역시 눈물을 흘렸다. 이재영은 "지난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나쁜 길로 안 빠지게 도와준 박미희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코치님과 동료들에게도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그가 2016~2017시즌에 이어 개인 두 번째 MVP를 품에 안았다. 만장일치 MVP였다. 프로 단체인 한국배구연맹이 그동안 MVP 투표 집계 결과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따로 보관하지 않아 '최초의 만장일치 MVP' 수상 여부인지 확인되진 않았지만, MVP 수상에 이견이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압도적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역시 '최초'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재영은 만장일치로 MVP에 뽑혔다. 이번 시즌 MVP 수상만 놓고 보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1월 올스타전 MVP에 이어 정규 시즌과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모두 차지했다. 이번 시즌 라운드 MVP를 두 차례(3라운드·6라운드)나 수상한 선수도 그가 유일하다. 지금껏 여자부에서 한 시즌에 MVP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황연주(2010~2011시즌, 올스타전·정규 시즌·챔프전 MVP)에 이어 이재영이 두 번째다. 육상 국가대표 출신 아버지 이주형씨와 배구 국가대표 세터 출신 어머니 김경희씨의 장점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이재영은 V리그 여자부에서 최고 실력과 인기를 갖춘 차세대 선두 주자다. 수상 이력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5시즌을 소화하는 동안 정규 시즌 MVP 2회·신인왕·챔프전 MVP 1회·올스타전 MVP 1회·라운드 MVP 5차례·시즌 베스트7 4차례 수상했다. 이번 V리그를 통해 '이재영의 전성 시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특히 2018~2019시즌 프로 입단 이후 처음 소속팀 우승을 경험하며 '최고 중 최고'로 우뚝 섰다. 정규 시즌 득점 2위(624점)에 오른 그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뜨거운 투혼을 불사르며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이재영은 해결사로 활약했고, 감독과 동료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늘 그를 찾았다. 이재영의 전성 시대다. 고졸 출신 MVP 정지석, 이제는 FA 계약 관심 남자부 MVP로 정지석이 선정됐다. 총 유효 표 29표 가운데 23표를 얻어 팀 동료 한선수(5표)를 큰 표 차이로 제쳤다. 경쟁자도 인정한 수상자다. MVP 투표에서 정지석의 대항마로 손꼽혔던 전광인(현대캐피탈)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MVP에 관한 질문을 받고선 "당연히 정지석이 받아야 한다. 그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창피하다. 내가 만약 그만한 경기를 했다면 욕심내겠지만 나한테는 아직 부족한 시즌이었다. (정)지석이에게는 최고 시즌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손사래를 쳤다.정지석은 매년 성장하는 신예 선수로, 이번에 MVP를 수상하며 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대학교 졸업 이후 프로에 입단하나 정지석은 송림고 졸업 이후 바로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2013~2014시즌 2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된 그는 선배들을 밀어내고 주전 레프트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이번 시즌 개인 최다인 548점을 올려 전체 9위, 국내 선수 3위를 기록했다. 성공률은 55.28%로 3위였다. 역시 개인 최고 기록이다. 정지석의 가치는 수비와 리시브 그리고 서브에서도 빛난다. 올 시즌 수비 2위(세트당 5.121개) 서브 6위(세트당 0.371개)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인 정지석은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내년 시즌 대한항공 잔류 여부뿐 아니라 역대 FA 최고 몸값을 새로 쓸지 계약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지석은 수상 직후 "심장이 빨리 뛰고 굉장히 긴장된다.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버티며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시즌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19.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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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인, 자성과 투혼으로 이뤄낸 데뷔 첫 우승

전광인(28·현대캐피탈)의 눈물 속에 땀의 가치와 고뇌 그리고 열망이 있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그는 올 시즌 최고의 선수가 될 자격이 있었다. 전광인은 지난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 나서 20득점·공격성공률 53.57%를 기록하며 세트스코어 3-1(25-20 30-32 25-19 25-20)로 현대캐피탈의 승리를 견인했다. 원정 계양체육관에서 치른 1·2차전을 모두 잡은 현대캐피탈은 세 경기 만에 시리즈를 끝내며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홈에서 축포를 쐈고, 두 시즌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전광인은 세 경기에서 55득점·공격성공률 55.13%·세트당 블로킹 0.571개·서브 0.286개·리시브효율 39.29%를 기록했다. 챔프전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기록을 남겼다. 기자단 투표에서 89.7%(29표 중 26표)의 지지율을 얻으며 MVP로 선정됐다. 2013~2014시즌을 앞두고 진행된 드래프트에서 한국전력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그는 지난 다섯 시즌 동안 리그 대표 공격수로 자리매김했지만, 팀 전력 탓에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지난해 5월 현대캐피탈로 이적했고, 이적 첫해부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2차전 종료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눈물을 보였다. 우승을 향한 열망 탓에 감정이 북받쳤다. 꿈이 실현된 뒤에도 "기분을 표현하기 어렵다"며 실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고된 여정이었다. ◇ 순탄하지 않았던 적응, 자성으로 성장 연착륙하진 못했다. 첫 이적, 새 팀에 녹아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열린 KOVO컵 KB손해보험전 작전타임 때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쓴소리도 들었다. 최 감독은 전광인을 향해 "너 이 팀에 왜 왔어"라고 쏘아붙였다. 11월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는 "팀워크를 위해 전광인이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적응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최 감독은 우승을 열망하는 선수가 올바른 방향으로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그쳤다. 그리고 전광인은 감독의 바람대로 나아갔다. 팀에서 원하는 역할을 했다. 정규 시즌 개막 이후 공격뿐 아니라 강점인 리시브 능력을 유감 없이 보여 줬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당해 이탈했을 때도 코트를 지키며 헌신적인 자세를 보여 줬다. 전광인은 KOVO컵에서 최 감독에게 들은 말을 돌아보며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기술적으로는 완성된 선수다. 감독의 일침에 반성을 통해 마음가짐을 다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령탑은 우승 이후 "뒤에서 궂은일을 다 했다. 우승에 그의 역할은 매우 컸다"는 말로 그를 높이 평가했다. 다음 시즌에는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 줄 전망이다. 전광인은 팀 선배자 현대캐피탈 캡틴인 문성민을 향해 존경과 감사를 전했다. 동시에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봤다. "내가 서브 리시브 범위가 더 넓고 안정감이 생긴다면 (문)성민이 형과 함께 뛸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아직 내가 그 정도를 커버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 전했다. 이미 높은 평가를 받는 리시브를 더 잘 해내겠다는 각오를 전한 것이다. ◇ 매 순간 아이싱, 투혼으로 치른 챔프전 전광인은 무릎 통증을 안고 봄 배구를 치렀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끝난 뒤 하는 아이싱을 전부터 해야 했다. 2차전에는 스파이크 이후 착지한 뒤 넘어지지도 않았는데 무릎을 부여잡았다. 그는 우승 확정 이후 "사실 힘들었다. 경기 전과 진행 중에도 진통제를 먹으면서 나섰다"고 돌아봤다. 장기 레이스 이후 플레이오프까지 소화했다. 현대캐피탈 선수 다수가 정상이 아니었다. 외인 파다르는 허리 통증을 안고 있었고, 문성민도 무릎이 안 좋았다. 세터 이승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공격점유율이 많고, 리시브까지 하는 레프트 전광인의 부담은 더 컸다. 우승하고 싶어서 버텼다. 그는 "그렇게 해서라도 뛰고 싶었다. 결과를 만들고 싶었다.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2차전 종료 이후 보인 눈물도, 부상에 대해 묻는 질문에 "우승하고 싶어서 참았다"는 답변을 하다가 나왔다. 투혼으로 일군 우승. 그의 2018~2019시즌이 더 특별한 이유다. ◇ 현대캐피탈, 통합 우승을 겨냥하다 최 감독은 "다음 시즌에는 통합 우승을 노리겠다"고 했다. 정규 시즌에 우승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도 드러냈다. 왕조 구축의 기틀을 잡았다. 전광인은 이미 녹아들었다. 기량뿐 아니라 팀이 추구하는 배구의 중심이 됐다. 신영석과 최민호 센터 라인도 리그 최고 수준의 전력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젊은 선수가 성장했다. 시즌 초반부터 세터 부재에 시달렸지만, 최 감독은 이승원을 믿었다. "봄 배구에서는 더 잘할 것이다"고 장담했다. 실제로 이승원은 안점감 있는 경기 운영뿐 아니라 강점인 높이로 수비 기여도까지 높였다.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 2차전, 챔프전 2차전 5세트에서 외인 파다르의 공백을 메운 허수봉의 등장도 반갑다.최 감독의 친화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우승 확정 직후 눈물을 보였다. 경험 부족과 부상 여파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세터 이승원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다그칠 때는 다부지다. 그러나 고마운 마음을 전할 때는 주저없다. 그 어느 해보다 어려운 시즌을 치르고 정상에 올랐다. 지도자들과 선수 사이 팀워크도 더 좋아졌다.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만들었다. 천안=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사진=정시종 기자 2019.03.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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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다 우승 해봤어요? 나도 이번엔 꼭…"

"다들 우승해 봤어요?" 흥국생명 이재영(23)이 놀라워하며 반문했다. 짐짓 부러운 눈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는 꼭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12일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이재영은 한국도로공사 문정원(27) GS칼텍스 이소영(25)과 함께 소속팀 대표 선수로 참석했다. 공식 미디어데이에 앞서 취재진과 사전 인터뷰 도중 '우승' 이야기가 나왔다. 문정원은 2017~2018시즌, 이소영은 입단 2년 차였던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쌍둥이 동생'인 이다영(현대건설)도 우승(2015~2016시즌)을 경험해 봤다고 얘기하자 "다영이도 우승해 봤어요?"라며 "저는 이번에 하려고요"라고 환한 표정으로 답했다. 옆에 있던 이소영은 "너는 (우승까지) 다 해 봤을 것 같다"고 했다. 여자 배구 국가대표 세터 출신인 어머니 김경희로부터 뛰어난 재능을 물려받은 이재영-이다영(현대건설) 쌍둥이 자매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한국 배구를 이끌 차세대 재목으로 손꼽혔다. 이재영은 2014~2015 드래프트에서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가장 먼저 뽑혔다. 어느덧 한국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입단 첫 시즌부터 라운드 MVP(6라운드)에 뽑힌 이재영은 2014~2015시즌 신인왕까지 석권했다. 2016~2017시즌에는 정규 시즌 MVP를 수상했다. '시즌 베스트7'에만 3차례 포함됐고, 라운드 MVP는 총 5차례 받았다. 2014·2018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공격과 수비와 리시브 어느 하나 허투루 하지 않고 열정을 쏟는 그는 개인상 수상으로 수많은 영광을 품에 안았다. 단 한 가지,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와 인연이 없는 그다. 2016~2017시즌에는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했지만, 처음 밟은 챔피언결정전에서 IBK기업은행에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무릎을 꿇어 다음을 기약했다. 이번에 절호의 우승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맞상대는 한국도로공사로 정해졌다. 흥국생명은 정규 시즌 맞대결에서 2승4패로 열세지만, 도로공사는 GS칼텍스와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에서 닷새 동안 3경기·15세트의 혈투를 펼친 끝에 올라와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재영은 PO에 앞서 "누가 올라오든 잘하고 싶다"며 도로공사에 대해 "수비가 좋은 팀이다. 센터진도 좋다. 구멍이 없다. 4~6라운드 상대팀으로 만날 때 정말 무서웠다. 파튜(파토우 듀크)는 와우~"라며 경계했다. '에이스' 이재영은 책임감을 안고 나선다. 이번 정규 시즌 득점 전체 2위(624점)다. 퀵오픈 1위·시간차 2위·후위 공격은 전체 5위이자 국내 선수 중 가장 높다. 대개 외국인 선수가 팀의 해결사를 맡고 있지만, 그는 팀 동료 톰시아보다 근소하지만 득점과 점유율이 높다. 특히 경기 막판 박빙의 상황에서 이재영의 진가가 자주 발휘된다. 결국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그의 역할과 어깨가 중요하다. 이재영은 "부담보다 책임감이 강하다"며 "20점대에서 공이 오면 무조건 끝내야지 한다. 많이 때리면 때릴수록 감을 찾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시즌 한 차례의 연패도 없어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했다. 우리 모습만 보인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우승해 보고 싶다. 이번엔 꼭 해 봐야죠"라며 힘차게 각오를 다졌다. "나는 배구가 전부다. 배구에 모든 것을 쏟고 싶다"는 각오로 이번 시즌을 맞은 그의 정상 도전은 21일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 2019.03.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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