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회장님 오신 날' 승리 보증수표 쥔 SK, DB전 완승으로 1위의 자격 증명
'승리 보증수표'가 잠실에 뜨자 서울 SK가 펄펄 날았다. SK는 2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주 DB와 홈 경기에서 85-69 승리를 거뒀다. 하루 걸러 하루 경기를 치르는 연말의 빡빡한 일정 속에 전주 KCC와 군산 장거리 원정까지 겹치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연패를 기록, 위기를 맞는 듯 보였던 SK는 이날 승리로 단독 선두(19승8패)를 지켰다. 올 시즌 앞서 두 번의 대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DB를 상대로 까다로운 승부가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손쉽게 경기를 풀어가며 전 구단 상대 승리 기록도 세워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렸다. 경기 전부터 SK의 열기는 뜨거웠다. 시즌 첫 연패를 당한 탓에 승리에 대한 선수들의 의지는 남달랐고, 앞서 DB전에서 당한 두 번의 패배를 되새기며 승리를 향한 열망에 박차를 가했다. 여기에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경기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축구, 야구, 핸드볼 등 다양한 종목에 스포츠단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스포츠 사랑이 각별한 최 회장은 농구에도 많은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날도 가벼운 복장으로 경기장을 찾은 최 회장은 SK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지켜봤고, SK 선수들은 1쿼터부터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이며 시원한 승리로 보답했다. 내용도 결과도 완벽했다. "연승하는 것보다 연패 없이 가고 싶었다"며 2연패를 당한 아쉬움을 곱씹었던 문경은 SK 감독과 선수들은 와신상담한 듯 1쿼터부터 화끈한 플레이를 펼쳤다. 자밀 워니(25득점 15리바운드)와 최준용(18득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이 펄펄 날았고, 김선형(16득점 7어시스트 5스틸)과 안영준(16득점)도 맹활약을 펼쳤다. 이전 두 번의 만남에서 DB의 높이에 고전했던 워니가 부담을 떨쳐내고 페인트존을 압도하자 김선형이 스틸로 패스를 끊으며 흐름을 가져왔다. 빠른 트랜지션을 통해 속공으로 점수를 올리고 그동안 터지지 않아 속을 썩이던 3점슛도 9개를 뽑아내며 일찌감치 점수차를 벌렸다. 두 팀의 점수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건 3쿼터 중반, SK는 무려 62-34, 28점차까지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짓는 듯 했다. 그러나 3쿼터 중반 이후 DB의 허웅이 탁월한 슛 감각을 자랑하며 추격에 불을 붙였다. 허웅은 3·4쿼터에만 22득점을 뽑아내며 추격을 진두지휘했고, 이날 경기서 홀로 35득점(3점슛 6개 포함)으로 고군분투했다. 허웅의 35득점은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그러나 허웅의 노력도 승부를 뒤집기에는 부족했고, 결국 SK가 연패에서 가볍게 탈출하며 단독 선두의 자격을 증명했다. SK의 승리로 최 회장의 직관 전승 기록도 이어졌다. 최 회장이 경기장에 올 때마다 SK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바쁜 일정 탓에 자주 방문하진 못하지만 1999~2000시즌 정규리그 홈 경기와 같은 시즌 챔피언결정전 홈 경기에 찾아 '직관'을 했고, 2017~2018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 6차전이 열리는 경기장을 찾아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직관 성적 4전 4승, 그 중 두 번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순간이었으니 이만하면 선수들을 독려하기엔 최고의 성적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19.12.3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