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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후반기 팀 타율 1위' 삼성, 리그 순위 판도 흔든다

‘완전체’ 전력에 다가선 삼성 라이온즈가 KBO리그 순위 경쟁 판도를 흔들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달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10-6으로 승리, 주말 3연전 전적 2승 1무를 거뒀다. 25~27일 치른 리그 2위 SSG 랜더스와의 3연전에서도 2승 1패로 우세했던 삼성은 4월 마지막 주(25~30일) 이후 처음으로 2연속 위닝시리즈를 해냈다. 여전히 리그 최하위(10위)에 처져 있지만, 후반기 상승세로 9위 키움과의 승차를 3경기로 좁혔다. 상승세 원동력은 공격력이다. 삼성은 후반기 치른 9경기에서 팀 타율 0.323(331타수 107안타) 54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안타·득점 부문 모두 10개 구단 중 1위였다. 무엇보다 득점 기회를 잘 살렸다.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을 때 팀 타율 0.359를 남겼다. 이 기록도 1위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자욱이 부상에서 복귀한 뒤 타선에 무게감이 더해졌고, 김성윤은 감초 역할을 잘 해줬다. 다른 선수들도 각자 임무를 잘 해내며 모든 톱니바퀴가 딱딱 맞아떨어졌다”라고 평가했다. 삼성은 6월 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간판타자 구자욱이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이후 15경기에서 공격력이 크게 떨어졌다. 팀 타율(0.247)은 9위, 득점(57점)은 공동 8위였다. 이 기간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와 ‘거포’ 오재일도 타격감이 안 좋았다. 하지만 구자욱이 돌아온 뒤 공격력이 좋아졌다. 지난달 4일 복귀한 구자욱은 전반기 막판 7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되찾았고, 후반기 출전한 9경기에서 타율 0.395를 기록하며 제 기량을 보여줬다. 이 기간 팀 타자 중 가장 많은 타점(11개)을 생산했다. 특히 SSG와 치른 지난 주중 3연전에서는 타율 0.692(13타수 9안타)를 기록하는 괴력을 보여줬다. 박진만 감독이 ‘감초’ 역할을 해줬다고 강조한 김성윤의 활약도 돋보인다. 올 시즌 커리어 최다 출장(60)과 타석(102)을 경신하며 성장한 기량을 증명한 선수다. 그는 지난 주말 키움 3연전에서 15타수 8안타를 기록했다. 30일 3차전 1회 초엔 절묘한 오른쪽 번트안타로 상대 선발 장재영을 흔들었다. 공격력만 강해진 게 아니다. 데이비드 뷰캐넌·앨버트 수아레즈·원태인, 1~3선발 투수들이 최근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내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여기에 팔꿈치 통증으로 한 달 넘게 이탈했던 좌완 백정현이 30일 키움전 선발 등판에서 5와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다. 선발진도 한층 단단해졌다. 삼성은 후반기 연패가 없다. 상대에 ‘승리 자판기’였던 6월과는 전혀 다른 경기력이다. 탈꼴찌를 넘어 중위권 도약도 바라볼 수 있는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리그 순위 경쟁도 요동치고 있다. 삼성은 1일부터 포항에서 KIA 타이거즈와 3연전을 치른다. KIA는 지날 주말 롯데 자이언츠전 스윕(3연전 전승)을 해내며 상승세에 있다.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3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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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10.35' 무너진 선발진, 우리가 알던 뷰캐넌으로 돌아올까

‘평균자책점 10.35.’ 삼성 라이온즈의 시작이 좋지 않다. 믿었던 선발진이 초반에 무너지면서 어려운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삼성의 선발진은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외국인 듀오 데이비드 뷰캐넌과 앨버트 수아레즈가 모두 잔류한 가운데, ‘토종 에이스’ 원태인까지 이어지는 3선발은 다른 팀 선발진과 비교해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믿었던 선발진이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막전(1일) 뷰캐넌이 5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데 이어, 이튿날 출격한 수아레즈도 3이닝 6실점으로 조기강판되며 고개를 숙였다. 세 번째 경기에 나선 원태인이 5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선방했으나, 1회 초반 3실점이 뼈아팠고 불펜의 실점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4, 5선발도 난항이 계속됐다. 4선발 백정현이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2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고, 5선발 기회를 먼저 잡은 양창섭도 7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양창섭도 5회까지 경기를 잘 끌고 갔지만, 1회에만 5실점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타선의 힘으로 2승 3패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선발진이 초반부터 기세를 내주고 경기를 시작하면서 매 경기 어려운 승부를 펼치고 있다. 불펜진의 체력 소모는 물론, 추격의 집중력을 요하는 야수들의 체력 부담도 뒤따른다. 결국 삼성은 2, 3차전에서의 화끈한 화력을 뒤로 하고 2연패 수렁에 빠졌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제 다시 뷰캐넌의 차례가 돌아왔다. 8일 잠실 LG전에 선발 출격한다. 첫 경기에선 개막전 부담과 컨디션 및 커맨드(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지는 능력)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 두 번째 경기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뷰캐넌은 2020년부터 지난 세 시즌 동안 두 번째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2020년과 2022년엔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올린 바 있다. 다만, 뷰캐넌은 지난해 LG를 상대로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타 팀에 비해 다소 부진한 성적. 뷰캐넌이 ‘난적’ LG를 상대로 명예 회복에 나설지 주목된다. 윤승재 기자 2023.04.0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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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는? 선동열·최동원 '원투펀치'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한국 프로야구도 새로운 출발선에 설 시간이다. 1982년 3월 27일 닻을 올린 KBO리그는 지난해까지 40년간 숱한 스타플레이어들과 함께 환희와 감격의 역사를 쌓아왔다. 일간스포츠는 41번째 프로야구 시즌을 맞이하기에 앞서 야구인 투표를 통해 지난 40년간 그라운드를 빛낸 포지션별 최고 스타를 선정하기로 했다. 그 결과 선동열(59) 전 국가대표 감독이 투표인단 전원의 지지를 받아 '별 중의 별'로 뽑혔다. 일간스포츠 선정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는 선발투수 5명, 불펜투수 2명, 포수·1루수·2루수·유격수·3루수 각 1명, 외야수 3명으로 구성됐다. 해외 리그 성적이 아닌 KBO리그 성적만을 기준으로 삼아 각 포지션별 후보를 추렸다. 투표에 참여한 야구인은 총 40명. 20대, 30대, 40대, 50대 이상으로 그룹을 나눠 각 세대별 10명이 표를 던졌다. 포지션별 올스타 후보에 오른 야구인과 현역 선수는 투표인단에서 제외했고, 20~30대는 10개 구단 선수 중 연령대별 대표 1명씩을 포함했다. 이렇게 선정한 40주년 올스타 중 선발 투수 5명에는 선동열(40표) 최동원(37표) 류현진(36표) 송진우(22표) 박철순(17표), 불펜 투수 2명에는 오승환(32표) 구대성(19표)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어 포수 양의지(24표), 1루수 이승엽(37표), 2루수 정근우(22표), 유격수 이종범(28표), 3루수 최정(23표)이 각 포지션 최고 선수로 뽑혔다. 3명을 선발한 외야수 부문에선 장효조(26표) 양준혁(22표) 박재홍(20표)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베스트 3' 안에 포함됐다. 선동열은 유일하게 투표인단 40명으로부터 모두 표를 받아 만장일치로 최다 득표자가 됐다. '불세출의 투수' 고(故) 최동원과 이승엽이 나란히 37표를 얻어 공동 2위에 올랐고,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이 36표로 그 뒤를 이었다. 현역 선수 중엔 류현진 외에 오승환(삼성), 양의지(NC), 최정(SSG) 등 3명이 40주년 올스타에 포함되는 영광을 안았다. 선동열은 명실상부한 KBO리그 역대 최고 투수로 꼽힌다. 1985년 해태(현 KIA)에 입단한 뒤 1995년까지 통산 367경기에서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 탈삼진 1698개를 기록했다. 통산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80. 11시즌 중 5차례(1986·1987·1992·1993·1995)나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2.00을 넘긴 시즌은 1994년(2.73)밖에 없다. 7년 연속(1985~1991)을 포함해 8번이나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가져갔다. 특히 1986년에는 한 시즌 262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24승 6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0.99, 탈삼진 214개, 완봉승 8회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올렸다. 선동열은 1995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면서 33세이브(평균자책점 0.49)를 올린 뒤 임대 선수로 일본 프로야구(주니치)에 진출했다. 이후 리그 정상의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날리다 한국에 복귀하지 않고 1999년 은퇴했다. KIA는 그 후 선동열의 등번호 18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40주년 올스타 선정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표를 많이 얻은 선수일수록 투표자들이 굳이 선정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선동열에게 한 표를 던진 이유를 물으면 "이유가 필요하느냐"는 반문이 되돌아왔다. 선동열 다음으로 많은 표를 얻은 최동원도 마찬가지다. 40명 중 단 2명을 빼고 모두 최동원을 올스타로 꼽았지만, "설명이 필요없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1번으로 선동열, 2번으로 최동원을 뽑은 NC 이용찬은 "투수 대선배이신 이분들을 왜 뽑았는지 설명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했다. 실제로 최동원은 1984년 51경기에서 284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27승 1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한 '무쇠팔'이었다. 그해 최동원이 잡은 삼진 223개는 지난해 두산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경신하기 전까지 36년간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 자리를 지켰다. 최동원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따내면서 롯데에 창단 첫 우승을 안기는 '신화'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1985년에도 20승 8세이브를 따내면서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고, 1986년엔 267이닝을 소화하면서 19승(평균자책점 1.55)을 올렸다. 그러나 프로에서의 첫 5년간 1209와 3분의 1이닝(평균 241.6이닝)을 책임진 여파로 이후 팔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1990년 삼성에서 은퇴했다. 전성기가 길지 않았는데도 그 누구보다 강했던 KBO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된다. 2011년 대장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뒤 그의 등번호 11번이 뒤늦게 롯데 영구 결번으로 지정됐다. 특히 많은 투표인단이 KBO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선동열과 최동원의 라이벌 관계에 주목했다. 나이로는 5년 터울이고 프로 경력으로는 4년 선후배 사이였던 이들은 영남(최동원)과 호남(선동열), 연세대(최동원)와 고려대(선동열)의 대리전까지 펼친 필생의 맞수였다. 선수 시절 세 차례 맞대결 성적은 1승 1무 1패. 1986년 4월 첫 대결에서는 선동열이 완봉승을 따냈고, 최동원은 솔로홈런 하나를 맞아 1실점 완투패했다. 그해 8월에는 최동원이 선동열을 상대로 완봉승했고, 선동열은 자책점 없이 2실점(수비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 완투패했다. 1987년 5월 16일 세 번째 대결은 '퍼펙트게임'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됐을 만큼 극적이었다. 두 투수가 연장 15회까지 완투하면서 4시간 56분 혈전을 벌인 끝에 2-2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선동열은 공 232개, 최동원은 209개를 각각 던졌다. SSG 박종훈과 키움 김혜성이 "당대 최고 라이벌이자 설명이 필요 없는 역대 가장 뛰어난 투수들"이라고 입을 모은 이유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단 7년을 뛰고도 37명의 몰표를 받아 선동열과 최동원 다음으로 나설 '3선발'이 됐다. 그는 한화에서 데뷔한 2006년 다승(18승)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타이틀을 휩쓰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초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신인선수(신인왕)를 함께 수상했다. 이후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7시즌 통산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남기고 2013년 MLB로 진출했다. 빅리그에서도 2020년 MLB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등 KBO리그 출신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현역 시절 류현진과 상대했던 이호준 LG 코치는 "난 오른손 타자였지만 왼손 류현진의 공을 정말 치기 어려웠다. 무릎과 옆구리 깊숙한 쪽으로 공이 파고 들어와서 몸에 맞는 공이 될 것 같은데 스트라이크가 선언되곤 했다"며 "공의 각도가 굉장히 좋았고, 체인지업을 포함해 여러 구종을 던지면서 모두 컨트롤이 좋았다. 다시 나오기 쉽지 않은 투수"라고 했다. 최태원 삼성 코치도 "왼손으로 시속 150㎞ 이상을 던지면서 경기 운영과 컨트롤은 역대 최고였다"고 했다. 류현진이 미국으로 떠난 뒤 한화로 온 포수 최재훈은 "설명이 필요없는 에이스"라며 "나중에 한화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2명을 선정한 불펜 투수로는 오승환(삼성)과 구대성(전 한화)이 뽑혔다. 둘 다 강력한 구위 외에도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과 포커페이스로 이름을 날린 투수들이다. 이동욱 NC 감독은 "오승환과 구대성은 감독 입장에서 언제든 믿고 투입할 수 있는 투수"라고 했다. 오승환은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47) 세이브, 최다 연속경기(28) 세이브, 통산 최다 세이브(339)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최고 마무리 투수다. 성적뿐 아니라 마운드에서의 위압감도 역대 최강이었다. 5년간 일본과 미국에서 뛰다 지난해 복귀했지만, 40세 나이에도 여전히 국내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44세이브를 올려 구원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최태원 삼성 코치는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르면 경기에 졌다고 여겼을 정도"라고 했다. 구대성은 1996년 다승 1위(18승)와 세이브 2위(24세이브)에 모두 이름을 올릴 만큼 전방위로 활약했다. 그러나 1996년부터 7시즌 연속(해외 진출한 2001~2005년 제외) 20세이브를 올렸고, 1999년 한화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직접 마무리하면서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국제대회에서 '일본 킬러'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다. 통산 성적은 67승 71패 214세이브, 평균자책점 2.85. 김종국 KIA 감독은 "구대성 선배처럼 배짱 있는 투구를 하는 투수를 본 적 없다"고 했고, KT 박경수는 "릴리스포인트가 보이지 않는 투수였다. 오른손 타자 몸쪽과 바깥쪽 제구가 자유자재였다. 너무 까다로웠다"고 기억했다. 포수 부문에선 역대 최고 공수겸장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가 24표를 얻어 박경완(12표)을 두 배 차로 제쳤다. 양의지는 2020년 만장일치에 가까운 역대 최고 득표율(99.4%)로 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을 만큼 현역 중엔 적수가 없는 독보적 1인자로 꼽힌다. 2015년부터 '두산 왕조'의 전성기를 앞장서 이끌었고, 2019년 NC 이적 2년 만에 창단 첫 우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2019년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오르고 지난해 포수 첫 사이클링 히트 기록을 작성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장정석 KIA 단장은 "양의지는 결국 가장 좋은 기록을 남기고 역대 최고 포수로 남을 것 같다"고 내다봤고, 이호준 코치는 "야구 센스와 수비, 타격 모두 (NC 시절) 옆에서 지켜 보니 깜짝 놀랄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포지션 구분 없이 역대 최고 선수라고 본다"고 치켜세웠다. 최태원 코치도 "공 배합이나 경기 운영, 리더십을 보면 박경완일 수 있겠지만, 공격력으로 보면 양의지가 압도적"이라고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박경수는 "양의지가 안방에 있으면, 투수가 아닌 포수와 싸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고, KT 소형준도 "내가 만약 감독이라면, 양의지 선배를 기용할 것 같다"고 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양의지가 선수 생활을 가장 오래 할 것 같다. 앞으로 다치지 않으면 5년은 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루수 부문은 KBO리그 역대 최고 타자로 꼽히는 이승엽이 압도적으로 표를 얻었다. 이승엽은 1997년 삼성에서 데뷔한 이후 KBO리그 홈런의 역사를 다시 써왔다. 2003년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기록을 세웠고, 통산 최다 홈런(464개) 기록을 남기고 2017년 은퇴했다. 한국 프로야구에 처음으로 '400홈런'이라는 기록을 새긴 주인공이다. 일본에서 뛴 8년(2004~2011년) 성적을 포함하지 않았는데도 이승엽을 따라잡을 홈런 타자는 나오지 않았다. 일본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이나 적시타를 때려내던 '국가대표 4번타자' 이승엽의 존재감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대체자가 없다. 실제로 수많은 투표인단이 "독보적", "압도적"이라는 감탄사를 쏟아냈다. 양상문 위원은 "이대호(롯데) 같은 선수도 뛰어났지만, 역대 최고 1루수는 단연 이승엽이다"라고 했고, 정경배 SSG 코치는 "그렇게 홈런을 많이 친 선수를 능가하는 타자가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SSG 최지훈은 "초등학교에서 야구하던 시절, 베이징올림픽(2008년) 야구 금메달의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누구나 알고 있는 '레전드'라서 고민 없이 뽑았다"고 했다. 2루수 부문에선 정근우(22표)가 박정태(14표)를 넘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2020년 은퇴할 때까지 16년간 프로에서 뛴 정근우는 통산 174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2, 1877안타, 722타점, 1072득점, 도루 371개를 기록했다. 안타·타점·득점 모두 역대 2루수 중 최다 기록이다. 또 세 차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숱한 국제대회에서 국가대표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정근우 스스로 은퇴 기자회견에서 "역대 최고 2루수는 내가 맞는 것 같다"고 인정했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했다. 소형준은 "2루 수비도 좋았지만, 타석에서 상대 배터리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타자였던 것 같다. 투수 입장에서도 상대하기 힘들 것 같았다"고 했고, KIA 이의리는 "악바리 같은, 근성 있는 모습이 같은 운동 선수로서 인상적이었다"고 떠올렸다. 김경기 위원은 "2루수는 꾸준히 레전드급으로 활약하기 힘든 포지션인데, 정근우는 그중 팀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 2루를 대표하는 선수"라고 했다. 김종국 감독은 "함께 뛰어 본 선수 중 가장 좋은 2루수다. 공·수·주 모두 독보적이었고, 근성도 뛰어났다. 신체 조건이 좋은 편은 아닌데 그런 단점도 이겨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경수는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좋은 플레이와 임팩트가 2루수 중 단연 최고"라고 했다. 쟁쟁한 후보가 많았던 유격수 자리는 이종범(28표)이 차지했다. 1993년 해태에서 데뷔한 이종범은 천재적인 야구 센스를 뽐내면서 공·수·주를 가리지 않고 펄펄 날았다. 1990년대 '해태 왕조'의 집권기를 연장한 주역이다. 특히 1994년에는 타율 0.393, 196안타, 113득점, 도루 84개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남겨 단숨에 프로야구 최고 스타로 등극했다. 타율 0.393은 프로야구 원년의 백인천(0.412) 이후 여전히 가장 높은 기록으로 남아 있고, 한 시즌 도루 84개는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기록 중 하나로 회자된다. 양상문 위원은 "이종범은 팀을 우승시킨 선수다. 개인 기록도 좋지만, 팀 기여도가 높았다"며 "김재박, 류중일, 류지현 등 뛰어난 선수가 많았지만, 이종범은 타격과 도루도 잘하면서 '유격수'라는 포지션이 공격까지 잘해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했다. 장정석 단장은 "그야말로 '야신'이다. 정말 야구를 위해 태어난 선수 같았다. 플레이가 리그 최정상급을 넘어 독보적이었다"고 평가했고, NC 송명기는 "수비, 타격, 주루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그냥 레전드"라고 했다. 조웅천 SSG 코치는 "박진만이라는 훌륭한 유격수조차 이종범이라는 큰 산을 넘기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3루수 부문에선 현역 선수인 최정이 투표인단 중 23명의 선택을 받아 올스타로 뽑혔다. 김동주(11표), 한대화(5표)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전직 국가대표 3루수들을 제치고 57.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5년 SK(현 SSG)에서 데뷔한 그는 지난 시즌 이승엽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세 차례 홈런왕을 수상했고, 최근 6시즌 동안 2019년(홈런 29개)을 제외하고 매년 30홈런을 넘겼다. 현재 통산 홈런 수는 403개. 이승엽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에 도전할 유일한 후보로 꼽힌다. 롯데 감독 출신인 조원우 SSG 코치는 "현재 기록도 뛰어난데 앞으로 더 많은 기록을 깰 것"이라고 했고, 김종국 감독은 "3루수가 가장 큰 고민이었지만, '리빙 레전드'로 향하고 있는 최정을 뽑았다. 아직 현역이지만, 아마 은퇴 후 그가 남긴 기록이 더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의리는 "꾸준하게 좋은 기량을 유지하시면서 롱런하시는 부분이 부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SSG에서 한솥밥을 먹는 후배들은 공격력에 가려진 최정의 수비에 높은 점수를 줬다. 투수 박종훈은 "홈런 능력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뛰어나 멋있는 선수인 것 같다. 같은 팀이 아니었어도 뽑았을 것 같다"고 했다. 외야수 최지훈은 "많은 분이 장타력을 강점으로 보시겠지만, 실은 어깨도 강하고 수비력도 뛰어난 선배님이다. 가까이서 지켜보니 더 대단해 보인다"고 감탄했다. 외야 세 자리를 지킬 선수로는 고(故) 장효조와 양준혁, 박재홍이 차례로 선정됐다. 장효조는 26표로 외야수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양준혁은 22표를 받았다. 투표인단 절반(20명)의 지지를 얻은 박재홍은 LG 출신 이병규(9번·18표)를 2표 차로 제치고 마지막 한 자리를 꿰찼다. '타격 기계'라는 별명의 원조인 장효조는 프로야구 초창기 최고의 왼손 콘택트 히터였고, 강팀 삼성의 간판타자였다. 프로에서 뛴 10시즌(1983~1992년) 중 4차례(1983년, 1985~1987년) 타격왕에 올랐고, 선구안이 좋아 "장효조가 치지 않은 공은 볼이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프로 통산 타율 0.331은 여전히 깨지지 않은 역대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다. 고향팀 삼성에서 2군 감독을 맡고 있던 2011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 야구계를 안타깝게 했다. 이종열 SBS 해설위원은 "공격력 면에서 최고의 외야수였다. 장효조 선배님을 보면서 타격을 연구한 선수들이 많았다"며 "어떤 상황에서든 배트 중심에 맞힐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박경수는 "학생 때 나를 지도해주신 많은 분이 늘 장효조 선배님을 언급하며 '너무 잘 치는 타자'라고 하셨다. 발도 빠르셨다고 들었다"고 떠올렸고, 삼성 백정현은 "팀 기여도가 눈에 보이는 기록 그 이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경배 코치는 "장효조 선배의 통산 타율은 현역 선수들의 기록보다 그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장효조 선배가 같은 선수가 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양준혁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이자 이승엽과 함께 삼성을 상징하는 레전드 스타다. 1993년부터 2010년까지 18년간 프로에서 뛰었는데, 3할을 넘기지 못한 시즌은 단 4번뿐이다. 통산 2135경기에서 타율 0316, 안타 2318개, 홈런 351개, 1389타점, 볼넷 1278개, 사구 102개를 기록하면서 은퇴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다 안타, 타점, 득점, 4사구 기록을 남겼다. 서용빈 감독은 "양준혁 선배는 장타, 콘택트, 기록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역대 최고 외야수로 빼놓을 수 없다"고 했고, 박경수는 "프로야구에 한 획을 그은 레전드 타자"라고 인정했다. 김혜성은 "항상 1루로 전력질주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했다. 박재홍은 '현대 왕조'의 주역으로 꼽힌 천재형 외야수다. 신인이던 1996년 홈런 30개를 치고 도루 36개를 해내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동시에 리그 역사상 유일한 '만장일치 신인왕'에 올랐다. 타격의 정교함, 파워, 견고한 수비, 강한 어깨, 빠른 발을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의 대표 격이다. 2000년대 후반 SK의 전성기에도 힘을 보탠 뒤 2012년 은퇴했다. 이의리는 "박재홍 선배님은 '호타준족'이 무슨 뜻인지 내가 인지할 수 있게 해준 선배님"이라고 했고, 김종국 감독은 "공·수·주에서 완벽한 천재형 선수다. 야구 하는 능력이 정말 좋았다"고 감탄했다. 조웅천 코치는 "최초의 30홈런-30도루를 해냈고, 그 후 두 번 더 같은 기록을 달성한 게 대단하다"고 했고, 김혜성은 "신인 선수의 30홈런-30도루가 쉽지 않은 만큼 더 인상적"이라고 기억했다. 배영은·배중현·이형석·안희수·차승윤 기자 2022.01.03 06:00
야구

선호하는 KS 상대? 기다리는 KT의 입장

"삼성전은 재밌죠. 두산에 복수도 하고 싶고요." KT 위즈 주전 포수 장성우에게 한국시리즈(KS) 상대로 선호하는 팀을 묻자 그가 남긴 답변이다. 짜임새 있는 삼성 라이온즈 타선의 힘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매번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삼성과의 재대결을 바랐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플레이오프(PO)에서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패한 팀이다.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강한 두산의 저력을 잘 알고 있다. 올해는 설욕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어떤 팀이 올라와도 대차게 붙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KT는 오는 14일부터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PO) 승자와 KS를 치른다. 1위 결정전에서 삼성을 꺾고 극적으로 KS에 직행했지만, 기다리는 팀이 누릴 수 있는 여유는 갖기 힘든 상황이다. PO를 펼치고 있는 두 팀 모두 KT 입장에서는 까다롭다. KT는 올 시즌 삼성에 약했다. 페넌트레이스 16경기에서 9패(1무 6승)를 당했다. 상대 9팀 중 가장 낮은 승률(0.400)을 기록했다. 1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삼성전 4경기에서 승수 없이 2패만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5.48. 토종 에이스 고영표조차 삼성전 3경기에서는 18이닝 동안 14점이나 내줬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도 삼성전에서 실점(5점)과 피홈런(2개)이 가장 많았다. 반면 삼성의 1~3선발 데이비드 뷰캐넌, 백정현, 원태인은 모두 KT 타선에 강했다. 두산전을 상대로는 정규시즌에서만 강했다. 2년(2020~2021) 연속 상대 전적에서 앞섰다. 하지만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힘을 써보지 못했다. PO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타선이 두산 마운드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1차전 2득점, 2차전은 1득점에 그쳤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8이닝 1실점 하며 호투한 3차전은 5-2로 이겼지만, 4차전에서 영봉패(스코어 0-2)를 당하며 탈락했다. 올해 PO는 3전 2승제로 진행된다. 1차전 선발 투수가 KS 1차전에도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이 KS에 올라가면, KT는 고전했던 상대 1~3선발을 차례로 상대한다. 두산도 부담스럽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준PO·PO를 모두 잡고 기세가 하늘을 찌른 상태로 KS를 치를 것이다. KT 주전급 선수 중 KS를 경험한 선수는 최고참 유한준 한 명뿐이다. '경험'이라는 변수도 KT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KT는 2021년 장기 레이스를 1위로 골인한 팀이다. 어느새 저력이 생겼다. 두 팀을 상대로 믿는 구석도 있다. 일단 삼성은 원정 징크스를 털어냈다. KT는 10월 31일 열린 삼성과의 1위 결정전, '단두대 매치'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6패나 당한 라이온즈파크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번 KS는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이미 '라팍' 열세는 지워도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상대로 자신감을 얻었다. 두산도 마찬가지다. KT 타선은 상대 토종 에이스 최원준을 상대로 지난 2시즌(2020~21) 연속 강했다. 27이닝 동안 17점을 뽑아냈다. 현재 부상으로 이탈한 두산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KS에서 복귀해도 걱정없다. KT는 올 시즌 미란다에게 유일하게 4점대 평균자책점을 안긴 팀이다. 이강철 감독도 미란다 공략에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에게 정규시즌 열세, 두산은 지난해 PO 탈락을 설욕할 기회다. KT 입장에서는 2021년 진정한 최강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1.10 06:59
야구

패장 허삼영 감독 총력전 선언, "2차전은 백정현+원태인"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패한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2차전 총력전을 선언했다. 삼성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PO 1차전에서 4-6으로 패했다.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이 7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패전을 떠안았다. 허삼영 감독은 경기 후 "뷰캐넌이 7이닝 동안 호투했지만 승리를 가져갸지 못해 아쉽다"며 "오늘 패배는 패배고 내일 경기 잘해야 겠다. 내일 선발 투수는 백정현과 원태인을 묶는다. 총력전을 펼칠 생각이다"고 밝혔다. 당초 3전 2승제인 PO에서 1~3선발 투수들이 나란히 한 경기씩 책임질 예정이었지만, 2차전을 확실하게 잡아 3차전을 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타선의 부진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허 감독은 "5, 6회 만루 찬스를 놓친게 뼈아프다"며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스윙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내일이 되면 타격감이 더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8회 마이크 몽고메리, 9회 2사 후 오승환을 올리는 강수를 꺼냈지만 모두 실점하며 실패했다. 허 감독은 "정수빈에게만 정타가 나왔고 그 다음 타자들에게는 정타가 아닌 행운의 안타였다. 몽고메리가 억제할 수 있는 안타가 아니었다"며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어 내일도 불펜으로 준비시킬 생각이다"라고 했다. 오승환이 등판한 9회에 대해서는 "9회 2사 상황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마지막 공격을 노리고 있었다"며 "오승환 선수가 홈 구장에서 좋은 공을 던져주는 것으로 분위기를 더 이끌어내기 위해서 등판을 시켰다"고 등판 이유를 전했다. 대구=차승윤 기자 2021.11.0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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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던진 승부수 '불펜' 몽고메리, 추가점만 내줬다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마이크 몽고메리(32)의 변신이 실패로 돌아갔다. 몽고메리는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에서 8회 구원 등판해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7이닝을 소화한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에 이어 등판해 추격을 노렸지만, 허무하게 추가점만 내주고 패배에 쐐기만 박았다. 최고 구속 149㎞의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했지만,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고 연타를 허용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몽고메리의 구원 등판은 예견된 일이었다. 삼성은 뷰캐넌-백정현-원태인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고의 1~3선발을 보유했다. 3전 2승제인 PO에서 정규 시즌 2승 5패 평균자책점 5.37을 기록한 몽고메리가 나갈 자리는 없었다. 같은 이유로 이미 4선발 역할을 하던 최채흥도 시즌 후반 구원 투수로 자리를 옮겼다. 오승환의 앞을 막아줄 좌완 불펜이 없던 삼성은 최채흥과 몽고메리가 PO에서 좌완 불펜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연속 안타로 한 점을 손쉽게 내줬다. 몽고메리는 8회 초 선두 타자 정수빈에게 시속 143㎞ 컷패스트볼(커터)을 던지다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후속 호세 페르난데스 타석 때 커브를 던지다 폭투로 주자를 진루시켰고, 안타까지 맞으며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몽고메리는 박건우를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냈지만, 3루 주자 정수빈의 빠른 발은 막아내지 못하며 두산에 추가점을 내줬다. 향후 포스트시즌 운용에서도 삼성 벤치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몽고메리가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사실상 좌완 불펜 카드는 최채흥 한 명 뿐이다. 남은 PO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 진출하더라도 뒷문 불안을 계속 안고 가야 한다. 대구=차승윤 기자 2021.11.09 21:46
야구

선발 딱 3명…삼성은 바뀐 PO 제도가 반갑다

삼성은 바뀐 플레이오프(PO) 진행 방식이 반갑다. 지난 7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PO를 5전 3승제에서 3전 2승제로 변경했다. 도쿄올림픽 휴식기 등으로 시즌 일정이 미뤄지면서 콤팩트한 포스트시즌 운영이 불가피했고 PO가 단축됐다. 6년 만에 가을야구를 앞둔 삼성엔 나쁘지 않은 방식이다. 5전 3승제에선 선발 투수가 최소 4명 필요하다. 지난해 PO에서 맞대결한 두산과 KT 모두 선발 4명으로 시리즈를 소화했다. 하지만 3전 2승제에선 선발 투수가 3명이면 충분하다. 데이비드 뷰캐넌(16승 5패 평균자책점 3.10)-원태인(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백정현(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까지 3선발이 확실한 삼성에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PO에 나서는) 선발은 3명"이라고 못 박았다. PO 맞대결 상대에 따라 등판 순번에만 변화가 있을 뿐 3선발로 시리즈를 운영한다는 계획엔 변함이 없다. 약점 보완이 가능해졌다. 삼성 마운드는 최대 약점이 왼손 계투다.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던 신인 이승현이 허리 부상으로 낙마, 포스트시즌 등판이 어렵다. 지난해 필승조로 뛴 임현준은 최근 구단에서 방출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노성호와 이상민이 빈자리를 채우지만 두 선수 모두 제구와 구위가 아쉽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까지 이어주는 왼손 연결 고리가 약하다. 그런데 PO가 3선발로 운영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4선발 마이크 몽고메리와 5선발 최채흥이 불펜에 대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두 선수 다 왼손 투수고 긴 이닝까지 소화할 수 있어 쓰임새가 다양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이미 '불펜 최채흥'를 선보였다. 지난해 11승 투수 최채흥은 시즌 마지막 4번의 등판을 모두 불펜에서 소화, 6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입대를 앞둔 최채흥은 "떨리지 않는다. 오히려 설렘이 있다"며 "(위기를) 막으면 내가 영웅이 되니까 너무 재밌다. 아웃카운트 하나에 환호가 달라진다"며 불펜을 반겼다. 몽고메리는 불펜이 더 익숙하다. 2015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했다. 시카고 컵스에서 뛴 2016년에는 월드시리즈에서 5경기를 불펜으로 나가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우승에 힘을 보탰다. 시리즈 최종 7차전 세이브 투수가 바로 몽고메리였다. 몽고메리는 시속 150㎞에 육박하는 속구가 강점이다.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불펜에선 구속이 더 올라갈 수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1.07 14:44
야구

PO 준비 들어간 삼성…"선발 3명 운영, 상대 따라 순번만 바뀐다"

삼성이 '예상대로' 선발 투수 3명으로 플레이오프를 준비한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대비 훈련을 마친 뒤 "투수 포지션이 가장 고민이다.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두산이나 LG 중 어떤 팀이 올라오느냐에 따라서 상대성을 보면서 조정해야 한다. 엔트리는 대략 윤곽을 잡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PO는 기존 5전3선승제가 아닌 3전2선승제로 치러진다. 시리즈가 줄어들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어떻게 돌리느냐도 변수가 됐다. 올 시즌 PO는 오는 9일과 10일 1, 2차전이 열린 뒤 상황에 따라 12일 3차전이 열린다. 삼성은 선발 투수가 풍부하지만, 일정상 3선발로 시리즈를 준비한다. 허삼영 감독은 "시즌 마지막 경기 내용을 보면 선발 윤곽은 잡힌다. 단기전은 강한 투수가 계속 나가서 흐름을 뺏기지 않는 게 포인트"라며 "흐름을 내주지 않기 위해 한 박자 빠르게 승부수를 던져야 하지 않을까. 일단 선발은 3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정규시즌 막판 선발 투수 최채흥이 불펜으로 이동했다. 외국인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경험이 많다는 걸 고려하면 데이비드 뷰캐넌-백정현-원태인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뷰캐넌은 시즌 공동 다승왕이고 백정현과 원태인은 각각 14승을 올린 토종 원투펀치다. 선발 3명이 누군지 함구한 허삼영 감독은 "(상대에 따라서) 세 선수의 순번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1.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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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영 감독 "필승조 변신 최채흥, 제구력 좋아 리스크 적어"

삼성 왼손 선발 최채흥(26) 정규시즌 막판 불펜 히든카드로 변신했다. 삼성은 최근 최채흥의 보직을 불펜으로 전환했다. 데이비드 뷰캐넌-백정현-원태인으로 이어지는 3선발이 워낙 견고해 최채흥의 보직 전환이 가능했다. 외국인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가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오르면서 최채흥의 불펜행에 힘이 더해졌다. 몽고메리는 지난 13일 KIA전, 19일 두산전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최채흥은 불펜으로 이동한 뒤 선두 탈환에 힘을 보탰다. 첫 불펜 등판이던 19일 두산전에서 1⅔이닝 2실점 했지만 22일과 23일 KT전에서 연신 호투했다. 뒷문을 단단하게 걸어 잠그며 마무리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해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27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최채흥의 커맨드가 몽고메리보다 한 수 위다. 그 부분을 많이 고려했다"고 말했다. 최채흥은 잔여 시즌 핵심 불펜 카드로 기용될 예정이다. 허삼영 감독은 "KT전 두 경기에서 잘 해줬다. 강백호 상대 성적(10타수 1안타)이 월등히 좋아 자신감이 있었다"며 "키움전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기세가 훨씬 좋으니 믿고 가보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고척=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1.10.27 17:47
야구

[피플 IS] 아주 조용히 두 마리 토끼 쫓는 삼성 백정현

삼성 왼손 투수 백정현(34)이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올 시즌 초반 삼성의 상승세가 대단하다. KT, LG, SSG와 '4강 구도'를 형성하며 선두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원동력 중 하나는 탄탄한 선발진이다.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7승 2패 평균자책점 2.40)과 토종 에이스 원태인(8승 3패 평균자책점 2.51)이 쌍두마차로 선발 로테이션을 이끈다. 여기에 3선발로 힘을 보태고 있는 백정현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백정현은 15일까지 12경기 선발 등판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자책점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6일 잠실 두산전 이후 11경기 연속 '최소 5이닝'을 책임졌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4회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활약이 꾸준하다. 안정감이 돋보인다. 최근 페이스는 더 인상적이다. 지난 1일 인천 SSG전에서 올 시즌 개인 최다인 7⅔이닝을 던지며 무실점했다. 8일 대구 KIA전에서도 5⅔이닝 무실점. 13일 대구 NC전에선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6월 월간 성적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이다. 19⅓이닝 무실점. 5월 약간의 부침(4경기 평균자책점 4.43)을 보였지만, 궤도에 다시 오르면서 순항 모드를 시작했다. 의미가 있는 활약이다. 백정현은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원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로 풀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즌 중 두 차례나 부상(종아리·팔꿈치)으로 이탈해 1군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했다. 2019년 데뷔 첫 규정이닝을 넘겼고, 2020년 개막전 선발 중책까지 맡아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불운했다. 그는 지난 2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FA 자격) 신청을 하지 못했지만,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편안하다. 의식도 안 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시즌 내내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 중이다. 도쿄올림픽 태극마크도 노린다. 백정현은 지난 3월 발표된 야구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왼손 선발 자원으로 분류된 구창모(NC)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유희관(두산)의 부진이 심각한 상황. 성적만 봤을 때는 왼손 선발 자원 중에선 가장 낫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된 차우찬(LG)과 함께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백정현에 대한 물음표가 많았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 부상 이력까지.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노련하게 버텨내는 힘이 생긴 모습이다. FA와 태극마크,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정도로 그의 가치가 올라갔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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