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옐로 킬러' 손흥민, UCL 16강 상대 유벤투스 원정 유니폼은 '노란색'이다
원하는 만큼 골라먹을 수 있는 뷔페처럼 다채롭다.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성사된 ‘빅매치’ 얘기다.11일(한국시간) 스위스 니옹에서 2017~201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조 추첨식이 열렸다. 16강에 진출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5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팀, 이탈리아 세리에A 2팀, 프랑스, 독일, 스위스, 우크라이나, 터키, 포르투갈 각각 1팀의 맞대결 상대가 이날 조 추첨을 통해 결정됐다.가장 관심이 가는 매치업은 역시 손흥민(25)이 뛰고 있는 토트넘 경기다. 토트넘은 이탈리아 세리에A의 강호 유벤투스를 만난다. H조에서 1위를 차지한 토트넘은 내년 2월 열리는 16강 경기에서 D조 2위 유벤투스와 홈 앤드 어웨이로 맞대결을 펼친다.EPL의 다른 팀들은 대체로 무난한 대진표를 받았다. 리그 1위를 질주 중인 맨체스터 시티(F조 1위)는 FC바젤(스위스·A조 2위)과 만났고, 리버풀(잉글랜드·E조 1위)은 FC포르투(포르투갈·G조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A조 1위)는 세비야(스페인·E조 2위)와 각각 16강전을 치른다.그러나 첼시는 16강부터 난적을 만났다. C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첼시는 리오넬 메시(30)가 이끄는 바르셀로나(스페인·D조 1위)와 맞대결을 펼치게 돼 치열한 혈투를 예고했다. 바르셀로나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는 B조 1위인 파리 생제르맹(PSG)과 16강을 치르게 돼 마찬가지로 ’빅매치’가 성사됐다.◇노란색을 잡아라, ‘옐로 킬러’ 손흥민유벤투스와 대진이 성사됐을 때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이름을 외쳤을 것이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왓포드(잉글랜드) 그리고 아포엘(키프로스)까지, 노란 유니폼을 입은 상대로 유독 골을 잘 넣었던 ‘옐로 킬러’ 손흥민의 위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실제로 손흥민은 노란 유니폼을 입은 팀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특유의 노란 유니폼 때문에 ‘꿀벌 군단’으로 불리는 도르트문트는 손흥민의 ‘옐로 킬러’ 본능에 가장 많이 희생당한 팀이다. 손흥민은 함부르크, 레버쿠젠에서 뛰던 분데스리가 시절을 포함해 도르트문트전 9경기에서 7골을 넣으며 ‘양봉업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마찬가지로 노란색 유니폼을 입는 왓포드와 만나서도 5경기 4골로 펄펄 날았고, UCL 조별리그에서 만난 아포엘을 상대로도 2경기 1골을 기록 중이다.UCL 16강에서 만나는 유벤투스 역시 원정 유니폼이 노란 색이라 과연 손흥민의 ‘옐로 킬러’ 본능이 발휘될지 궁금해하는 시선이 많다. 원래 유벤투스의 상징색은 검은색과 흰색이라 구단의 별명도 ‘비안코네리(Bianconeri·흰색과 검은색)’지만, 올 시즌은 원정에서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어 손흥민이 안방에서 득점포를 쏘아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르샤 만난 첼시, 첼시에 약한 메시첼시의 상대로 바르셀로나의 이름이 불리면서 ‘악연’으로 얽힌 두 팀이 다시 한 번 16강에서 만났다. 1999~2000시즌 8강에서 처음 만난 이후 UCL에서만 벌써 12번째 맞대결이다. 상대전적에선 4승5무3패로 첼시가 근소하게 앞서 있는데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이 펼쳐져 축구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겼다.보는 팬들은 즐겁지만 뛰는 선수들은 긴장이 두 배다. 만날 때마다 엎치락뒤치락 승부가 이어지다보니 1차전서 승리를 거두더라도 안심할 수가 없다. 2차전에서 어떻게 뒤집힐지 모르기 때문이다.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에이스’ 메시도 첼시 상대로는 좀처럼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메시는 첼시와 바르셀로나가 치른 12번의 경기 중 8경기에 나와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공은 둥글고 징크스는 어떻게 깨질지 모르는 일이다. 메시는 올 시즌에도 UCL 조별리그에서 유벤투스를 만나 이제껏 4번 맞붙어 단 한 번도 득점을 올리지 못했던 잔루이지 부폰(39)을 상대로 첫 득점을, 그것도 해트트릭으로 기록하며 시원하게 악연을 깼던 기억이 있다. ◇챔스서 다시 만난 호날두vs네이마르스페인의 ‘원조 갈락티코’ 레알 마드리드는 ‘프랑스판 갈락티코’ PSG와 만났다. 2000년대 초반 화끈한 선수 영입으로 초특급 스타 군단을 만들었던 레알 마드리드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타 구단으로 거듭나고 있는 PSG의 맞대결은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기대할 만하다.특히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와 네이마르(25)의 맞대결이다. 발롱도르 5회 수상, 2017 FIFA 올해의 선수, UCL 최초 조별리그 전 경기 득점 등 쟁쟁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호날두와, 세계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 네이마르가 16강에서 일찌감치 격돌하게 된 셈이다.두 선수는 네이마르가 PSG로 이적하기 전까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 때마다 만났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네이마르가 PSG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호날두와 네이마르가 맞붙는 모습은 UCL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 됐다. 그리고 16강부터 두 팀의 대진이 성사되면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 자리를 놓고 또 한 번의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UCL 16강 1차전은 현지시간 내년 2월 13·14일과 20·21일에 걸쳐 열리고 2차전은 3월 6·7일과 13·14일에 열릴 예정이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2017.12.1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