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오랜 침묵을 깨고 공식석상에 나선 가수 나훈아(61)를 보고 대한민국의 수많은 40대와 50대 남성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60대의 나이에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과 함께 루머에 휘말리고, 수백 명의 보도진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내뿜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나훈아에 관한 루머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던 이들은 회견 이후 화제를 완전히 바꿨다.
“과연 나도 60대가 돼도 저런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20대의 꽃미남 스타도 따라갈 수 없는 나훈아의 카리스마와 에너지 넘치는 '젊음'에 4050들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4050 세대들이 젊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트렌드를 가리켜 '샹그릴라 신드롬'이라 부른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화제가 됐지만 '나훈아 사건'을 계기로 '영원히 마르지 않는 젊음의 샘'이 가능할 수 있다는 믿음도 함께 폭발하게 됐다.
시들지 않는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샹그릴라족(族)'은 의•식•주에서 무엇을 갖추고 있을까. 젊은이들 못지 않은 사고 방식과 외모를 유지하고 있는 4050들을 직접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샹그릴라족 머스트 해브(must have) 6'을 살펴봤다.
衣 1. 청바지는 20대만 입나? 칙칙한 정장에서 청바지 바람
2001년 모 휴대전화 CF를 통해 '넥타이는 청바지와 평등하다'는 공식이 화제를 모았지만, 4050들에게 청바지는 여전히 낯선 문화에 속했다.
하지만 최근 넥타이와 반듯한 정장 대신 청바지에 옥스포드 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4050들이 늘어나고 있다.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선 전문직 종사자들이 활기찬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젊음 마케팅'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전종결 MD는 "청바지를 찾는 4050세대들이 5% 정도 증가했으며,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폭넓은 사고와 행동을 지향하는 이들은 젊음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청바지를 통해 자신의 젊음을 과시하려는 욕구가 있다"고 밝혔다.
4050세대들은 일반적인 청바지보다는 고가의 프리미엄진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세븐진·DKNY·아르마니·락앤리퍼블릭 등 해외 수입브랜드를 비롯해 최근 리바이스에서 출시된 프리미엄 라인 등 20~50대 제품이 이들의 주요 쇼핑 대상이다.
리바이스 홍보대행사 예컴 이숙진 이사는 "4050 전문직 종사자들은 누구나 살 수 있는 대중적인 청바지보다는 고품격 프리미엄진을 통해 자신의 안정적인 현재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며 "특이한 디자인보다는 무난한 라인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衣 2. 성형을 입는다, 피부관리 변화
"남자들이 피부관리는 무슨!"이라고 윽박지르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남자들도 가꿔야 사는 세상이다. 남성들의 가꾸기 열풍은 복부 비만을 인덕으로, 잔주름을 세월의 훈장으로 여기던 4050들에게도 변화의 바람을 가져왔다.
수 에스테틱의 이지선 홍보 담당자는 "안정기에 접어든 50대들을 위한 각종 상품들은 더 이상 '실버 상품'이 아닌 '골드 상품'으로 분류되고 있을 정도"라며 "4050들은 여성들의 전용 공간이던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찾아 자신들의 외모를 가꾸는 것에 더 이상 어색해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형외과에서는 눈밑 애교술과 주름 제거를 위한 보톡스를 주기적으로 시술하고, 피부과에서는 다양한 레이저 시술을 병행한 리프팅 관리와 늘어진 얼굴 피부를 위한 경락 마사지를 받는다.
사업가 김성민(46)씨는 "보톡스 시술과 피부 미백, 그리고 탄력을 위한 레이저 등 피부재생관리 프로그램에 투자한 금액은 200만원 정도"라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 다른 사람들과의 비지니스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 [tanaka@jesnews.co.kr] 구민정 기자 [lychee@je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