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용산 CGV. 가수 장윤정이 귀에 익은 트로트곡 ‘이따이따요’의 개사곡 ‘불법복제 안돼요’를 불렀다. 불법복제 퇴치를 위한 캠페인송이다.
불법복제 근절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원더걸스·빅뱅·SS501 등 많은 가수들이 참여해 영화·음악·게임 등 불법복제 방지와 저작권자 간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했다.
최근 게임·서적등의 저작권과 상표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최대 누적매출인 1조 6000억을 달성한 한국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는 유럽·미국·중국 등에서 짝퉁게임 근절에 나섰다. 그리스의 경우 엔씨소프트의 협조를 받은 경찰이 직접 나서 ‘리니지2’ 불법 개·변조한 혐의로 ‘이글로벌(eGLOBAL) 사이트와 인터넷 다이내믹스 엘엘씨사를 조사 중에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미연방수사국(FBI) 협조로 불법으로 짝퉁게임을 제공한 ‘L2Extreme.com 사이트를 적발한 바 있다. 이 온라인 사이트는 미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리니지2’ 짝퉁게임을 서비스해 5만명의 이용자를 모은 바 있다.
불법 복제 근절을 위한 행사 전날에는 가정용 게임기 ‘위’의 한국 공개를 위해 방한한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이 불법복제를 강력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해 서울 용산에서는 140만대가 팔린 닌텐도DS 게임기에 불법소프트웨어인 R4와 끼워팔기하는 사례가 빈번해 문제가 됐었다.
지난 2월엔 닌텐도 미국 법인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한국의 닌텐도 DS용 게임 불법복제에 대해 무역 제재를 내려 줄 것을 요청해 한국 사용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닌텐도 코리아 측은 “불법복제 문제는 한국뿐만이 아닌, 중국·홍콩 등의 아시아를 포함하여 브라질·멕시코·파라과이 등 세계 각국에서 동일하게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기에 미국에서 일괄적으로 대응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엔 서울의 대형서점에서 생텍쥐페리의 작품 ‘어린왕자’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어린왕자의 제호와 삽화를 한국에 상표출원 등록한 생텍쥐페리상속재단(SOGEX)의 위임을 받은 GLI컨설팅이 법정대행사인 인피니스를 통해 국내 출판사들에 상표권 침해를 이유로 불법 출판물의 판매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상표권 등록 부분은 삽화 2개와 ‘어린 왕자’라는 뜻의 프랑스어 서체 등 일부분이다.
출판계에서는 생텍쥐페리가 사망한지 50년이 훨씬 넘어 이미 저작권이 없어졌는데 책의 일부인 특정 삽화에 대해서만 상표권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어이 없다”는 반응이다. 출판사들은 일부 삽화에 대해 상법상의 상표권을 인정한다고 해도 그것은 다른 캐릭터 상품에 대한 것이지 저작권이 우선인 책과는 상관없다며 특허심판원에 제소를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