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사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이하 T3)가 한빛소프트를 전격 인수한 것을 놓고 항간에 일고 있는 “중국 3위 게임 유통사인 더나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김기영 T3 대표가 사실이 아니라고 직접 밝혔다.
김기영 대표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빛소프트의 인수는 더나인도 몰랐다. 우리가 이미 투자를 다 받고 주체적으로 인수한 것”이라며 더나인 관련설을 일축했다.
그는 “더나인은 투자사 중의 하나일 뿐이다. 더나인의 지분 보유액은 T3의 경영에 참여하기에는 미미한 수준인 10% 정도다. ‘오디션’이 나인유에서 서비스되는 데 따른 ‘오디션2’의 중국 서비스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T3의 한빛소프트 전격 인수를 놓고 400억원(추정)의 대금과 관련 더나인이 실질적인 주체라는 주장을 나와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지난 5월 4일 T3는 지주회사 격인 G10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더나인으로부터 3800만달러(한화 4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했다. G10의 지분 중 김기영 대표쪽 5%, 2대주주인 중국측 투자사 5% 등 10%를 더나인에 매각한 것. 정확한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투자와 비슷한 규모인 400억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져 실질적으로 더나인이 한빛소프트의 인수 주체 아니냐는 것.
또한 한빛소프트가 피인수 직후 주주총회 개최 공시를 통해 공개한 이사 선임 내용 중 T3와 T3의 대주주인 G10엔터테인먼트 임원이 3명이고, 나머지 1명에 더나인 박순우 부사장이 올라있어 더나인 주체설을 뒷받침했다. 특히 박 부사장은 지난해 초까지 한빛소프트에서 해외사업본부장을 맡다 더나인의 부사장으로 옮겨간 바 있다.
이처럼 인수자금과 시기 등이 논란의 중심이 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박 부사장의 영입은 더나인과 별개다. 한빛소프트의 중요한 파트너이자 ‘헬게이트 런던’을 개발한 미국 플래그십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카드로 한빛소프트를 잘 알아 영입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김 대표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인사는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이번 인수가 더나인과 무관하다는 주장은 ‘눈가리고 아옹’하는 격이다. T3가 9년이 된 한국의 고참 기업인 한빛소프트를 더나인 돈으로 산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나인은 왕이, 샨다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게임유통업체로 현재 중국에서 온라인게임 중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블리자드)를 비롯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 런던’의 서비스권도 확보하고 있고 지난해 5월에는 T3가 개발한 ‘오디션2’(오디션은 나인유서 유통)의 퍼블리싱권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