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육진흥공단. 일반인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일상 생활 아주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는 체육단체다.
뒷 산 오솔길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군데 군데 마련된 철봉 등 운동 시설을 설치하는 비용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나온다. 요즘 학교마다 운동장에 인조잔디와 우레탄을 설치하는 일도 빈번하다. 이 역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역점 사업이다.
이 밖에도 지역마다 국민체육센터를 건립하고 있으며 저소득층 청소년이 체육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체육 바우처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체육과학연구원을 운영해 과학의 힘을 빌어 국가대표팀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일도 하고 있다.
장애인 체육 선수 육성에도 연간 300억 가까운 돈을 쓰고 있다. 스포츠토토, 경륜·경정 등을 운영하며 얻은 수익을 바탕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해 3600억 가량을 체육진흥기금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엘리트 체육부터 생활체육까지, 한국 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젖줄 구실을 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김주훈(67) 이사장 19일 만났다.
"체육 인프라 사업에 애정이 큽니다. 학생들이 뛰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주고, 소외 계층이 생활 가까이에서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보람있습니까." 그는 "공단 이사장을 맡기 전 생활체육시설을 즐겨 이용했다. 그때 고장 난 시설이 방치되는 것을 많이 봤다. 앞으로는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관리 실태까지 챙기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녹색 성장에도 관심이 많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녹색 성장이 만나는 지점은 자전거다. 김 이사장은 "건강, 환경, 교통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게 자전거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11년까지 4대강 유역을 따라 총연장 1297㎞의 자전거 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함께 세워지는 휴게 공원은 지역 체육 시설의 근거지가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자전거 문화 발전을 위해 내달 25일부터 5월 3일까지 '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축전'을 개최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축전에는 300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전국을 누빈다.
김주훈 이사장은 "서울, 대전, 광주, 부산, 울산 등 거점 지자체마다 각각 자전거 축제를 마련해 전국을 자전거의 물결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반인을 합치면 대회 기간 중 2만 명에 이르는 연인원이 참가할 예정이다.
6월에는 투르드코리아도 열린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07년부터 열고 있는 사이클 대회다. 김 이사장은 "자전거 축전의 열기를 투르드코리아로 이어나갈 것"이라며 자전거 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투르드코리아가 단순한 자전거 경주 대회가 아니라 투르드프랑스처럼 지역 경제를 살리고 주민들에게 경제적 이익도 안겨주는 대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1989년 설립돼 올해 20년째를 맞았다.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 등의 사업을 통해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조성한다. 이 기금은 생활체육 육성 및 시설 조성, 스포츠산업육성, 국제체육교류, 전문체육인육성, 장애인체육육성, 스포츠산업융자 등에 쓰인다. 1989년부터 2008년까지 총 2조2164억 원을 지원하였으며, 2009년에는 3600여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주훈 이사장 프로필
-1943년 전남 장흥
-광주숭일고-조선대 체육학과-모스크바 국립체육대 명예박사-원광대 이학박사
-광주시태권도협회장(1986) 역임
-조선대 총장(2003~2007) 역임
이해준 기자 [hjlee7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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