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AG 외야석] 중국 “베이스볼? 잘 몰라요”
"베이스볼?"
종합 콤플렉스 입구에서 베이스볼 스타디움 위치를 물으니 중국 자원봉사자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야구를 뜻하는 중국어 빵치우(棒球)라고 말해도 답답한 표정만 짓는다. 두 팔을 들고 타격 시늉을 하자 그제서야 길을 안내해줬다.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광저우는 스포츠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관광 도시가 아닌 공업 도시이지만 아시아 최대 스포츠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한껏 바쁘다.
그러나 광저우 시민들의 종목별 '편식'은 심하다. 10일자 현지 신문 스포츠면을 보면 농구와 축구, 바둑 등 중국 내 인기 종목 기사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아시안게임 관련 기사도 대부분 금메달 기대 종목 위주다.
중국은 이번 대회 총 476개 가운데 200개 가까운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일본·대만에서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야구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원래 야구인기가 높지 않은 데다, 이번에도 '동메달 기대 종목'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 탓에 야구장 찾기조차 힘들었다. 지하철 역에 그려진 종합 콤플렉스 안내도에도 야구장은 이상하게 그려져 있었다. 동그란 그라운드에 마름모가 그려져 있었다. "이게 야구장이 맞는가?"라고 묻자 자원봉사자는 이곳저곳 물어보더니 맞다고 대답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만 해도 중국 야구는 대만을 꺾겠다는 결의에 차 있었다. 실제로 예선전에서 대만을 이겼고,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다. "중국 야구가 무서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광저우에서 아직까지는 야구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예전에도 그랬듯 아시안게임에서 최고가 아니면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듯 하다.
지난 9일 들어온 대표팀 본진은 하나같이 중국 대회의 편파판정을 우려했다. 웬만한 종목에서는 중국을 꺾어야 금메달을 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구는 그런 걱정을 덜어도 좋을 것 같다. 야구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준결승에서 중국을 만난다면 (편파판정 때문에) 고전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다행스럽게' 중국인들에게 야구는 관심밖이다.
광저우=김식 기자 [seek@joongn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