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로 보면 봄은 비수기다. 게이머들이 신학기 등 새롭게 시작되는 일에 적응하느라 평소보다 게임을 적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업체들은 이 기간을 피해 신작을 낸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신작 게임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고 기존 게임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방학 때나 볼 수 있는 게임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게임춘투'가 한창이다.
신작 발표에 대규모 업데이트까지최근 중견 게임업체들이 잇따라 신작 게임을 내놓고 있다. 윈디소프트는 오는 15일 MORPG '러스티하츠'의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다. 애니메이션풍의 영상에 화려한 액션이 특징인 러스티하츠는 그동안 부진을 털어낼 윈디소프트의 기대작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 1일 횡스크롤 MMORPG '볼츠&블립온라인'의 비공개 테스트를 한데 이어 FPS게임인 '솔저오브포춘 온라인' 쇼케이스를 10일 마치고 공개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엠게임도 신작 크로스오버 판타지 온라인게임 '워오브드래곤즈'의 사전 공개서비스를 지난달 31일부터 5일까지 진행하고 오픈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지난달말 성인 액션게임 '다크블러드'를 오픈, 동시접속자수 2만명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고 JCE도 온라인 길거리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의 후속작 '프리스타일2'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신작의 비공개 테스트도 잇따르고 잇다. 네오위즈가 캐주얼게임 '퍼즐버블온라인'을 20일까지, 한빛소프트는 온라인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 'FC매니저'를 18일까지, 온네트는 새롭게 선보이는 탱크 온라인게임 '탱크에이스'를 13일까지 각각 테스트한다.
한쪽에서는 신작이 대거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쪽에서는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있다.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KTH의 '십이지천' 시리즈, NHN 한게임의 'C9', 컴투스의 골프 온라인게임 ‘골프스타' 등이다.
대작 피하자 vs 게이머 이탈 막아라비수기인 봄에 유례없이 많은 신작 게임이 소개되고 있는 것은 대작을 피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게임업들은 지난해 '스타크래프트2' 출시 이슈로 신작 런칭을 미뤘으며 올초에는 블록버스터급 MMORPG '테라'가 게임계를 강타하면서 또 한번 시기를 놓쳤다. 남은 것은 여름방학과 하반기. 이 중 하반기에는 테라만큼 대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리니지의 아버지' 송재경사단의 엑스엘게임즈가 준비하고 있는 MMORPG '아키에이지'와 엔씨소프트의 야심작 무협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그래서 중견 게임업체들은 이를 피하는 것을 선택했다. 특히 상반기 최대 성공작인 테라가 이달로 3개월째를 맞으며 재결제 시기가 돌아오면서 이탈하는 게이머를 흡수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봄에 없던 기존 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는 이용자가 신작 게임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 일부 게임은 홍보모델을 새로 뽑는가 하면 상금 1000만원을 건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게이머를 뺏기지 않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장혜선 엠게임 홍보실장은 "봄에 이렇게 많은 신작과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이다"며 "대신 게이머들은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