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역전승에는 강민호(26)의 화끈한 방망이가 있다.
강민호는 26일 사직 LG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한껏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3-4로 지고 있던 7회 무사 2·3루에서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로 3루 주자 이대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타구가 일직선으로 날아가 담장을 맞고 나오는 바람에 2루 주자 홍성흔은 홈까지 들어올 새가 없었다. 그만큼 타격타이밍이 제대로 맞아 들어갔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타점. 중심타선의 연속타에 한껏 기세가 오른 롯데 타선은 7회에만 5안타(2루타 3개) 볼넷 1개를 묶어 단숨에 5득점하며 8-5 역전승을 거뒀다.
강민호의 기세는 처음부터 타올랐다. 강민호는 0-1로 지고 있던 2회 첫타석 우전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조율했고, 0-4로 지던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우전안타를 때려낸 뒤 상대 실책에 덕에 추격득점까지 올렸다. 5회 2사 2·3루에서는 볼넷을 골라내며 숨을 골랐다. 타격감을 살리기 위한 갖은 노력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는 셈. 강민호는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갖은 수를 써봤지만 어떻게 해도 잘 안되더라. 타선이 전체적으로 내리막이러서 발버둥치려고 했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최근 타격폼이 숙여치는 것같아 상체를 좀 세워 치는 타격폼으로 수정했는데 그게 도움이 되는 것같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지난 23일 사직 SK전에서도 1-4로 지고 있던 9회 선두타자로 나서 가운데 담장을 넘는 추격포로 상대 투수 송은범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후 롯데는 연장 혈투 끝에 SK를 잡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역전승의 중심에 서 있는 셈이다.
포수로서도 더욱 빛났다. 선발 장원준이 초반 LG 타자들에게 공략당했다. 직구 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물렀고, 제구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강민호는 장원준을 다독였다. 좀더 공격적인 피칭을 주문했고, 장원준은 안정을 찾았다.
강민호는 "초반에 장원준이 상대 타자에게 끌려간다는 느낌이었다. '공이 좋지 않아도 공격적으로 가자' '나를 믿고 따라와라'고 했고, 그게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안타로 팀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기쁘다. SK전 역전승 이후 팀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매경기 최선을 다해 우리가 원하는 순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허진우 기자 [zzzmas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