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코미디쇼의 전성시대가 돌아오고 있다. 원조격인 KBS 2TV '개그콘서트'가 전국시청률 20%를 훌쩍 넘기면서 매주 화제에 오르고 있으며 케이블채널 tvN도 '개그콘서트' 출신 김석현 PD를 필두로 각 방송사 출신 실력파 개그맨들을 내세운 '코미디 빅리그'를 내보내며 눈길을 끌고 있다. SBS도 자사의 대표적인 개그 프로그램이었던 '웃음을 찾는 사람들'을 새롭게 다듬어 선보인 '개그투나잇'으로 공개코미디쇼 전쟁에 뛰어들었다. 각 프로그램별로 화제성과 시청률 수치의 차이가 있는 건 사실. 하지만, '웃겨야 산다'는 일념으로 공들여 만들어낸 코너들로 향후 만만치않은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각 방송사 공개코미디 쇼들은 어떤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봤다.
▶'개그콘서트' 연출 : 서수민PD. 초창기 '개그콘서트' 조연출로 일했던 원년 멤버로 '폭소클럽' '개그사냥' 등의 프로그램을 맡아 KBS 개그맨들과 10여년간 호흡을 맞춰왔던 개그계 명장. 지난해 말부터 연출을 맡아 '개그콘서트'의 상승세를 이끌며 화제의 중심에 오른 PD다.
경쟁력 : 최상. 12년째 인기리에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저력있는 프로그램인만큼 탄탄한 매니아층이 형성돼있음. 일요일 오후 9시 5분 황금시간대 편성됐다는 것도 강점. 현재로서는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
주목할만한 코너 : 최효종의 '애정남', 송준근·신보라가 함께 하는 '생활의 발견', 김원효·김준호 등이 출연하는 '비상대책 위원회' 등 다수 인기코너로 중무장한 상태.
'애정남' '사마귀 유치원' '비상대책 위원회' 등 사회풍자 등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코너들이 많아진 후 가파른 인기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개그맨들의 인기 또한 상승세다. '유망주'라 불리던 최효종은 '애정남'으로 '개그콘서트' 대표 개그맨이 됐다. 김원효도 '안돼에~'라는 유행어로 광고 및 타 예능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캐릭터 코미디에서 연기를 위주로 하는 코너로 전향한 송준근은 '포세이돈'에 이어 '브레인' 등 드라마로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서울 메이트'의 양상국도 '궁디를 주~ 차삐까'라는 유행어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느 코너 하나 버릴 게 없어 방송 시간 내내 채널이 돌아갈 걱정이 없다. 높은 인기만큼 송중기·김완선·슈퍼주니어 등 스타급 게스트들도 깜짝출연해 관객들을 놀라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개그콘서트'의 가장 큰 힘은 개그맨들의 단합력. 김준호·김대희 등 원년멤버들이 자리를 지키며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것은 물론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어 귀감이 된다. '개콘 개그맨'이라는 수식어처럼 '개그콘서트'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특화된 '개콘 개그맨'들이 프로그램을 빛나게 해주고 있다.
▶tVN '코미디 빅리그' 연출 : 김석현 PD. '개그콘서트'를 10여년간 이끌어온 '개그통'. 경력만큼이나 공개코미디쇼에 대한 이해력과 제작능력이 탁월함. 공중파 3사 출신 개그맨들을 한데 모을 수 있을 정도의 동원력까지 갖춘 능력자로 통함.
경쟁력 : 중상. 케이블 TV에서 방영되고 있기 때문에 공중파보다는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게 단점. 최대 장점은 가장 웃기는 팀만 살아남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재미만 있으면 어떤 개그맨들이든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 이 때문에 유세윤·유상무·장동민·박준형 등 '개그콘서트' 출신의 걸출한 스타들과 '웃찾사' 출신의 윤택·김형인 등은 물론, MBC '개그야' 출신 김미려까지 각 방송사에서 활동했던 개그맨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주목할만한 코너 : 안영미·김미려·정주리가 팀을 이룬 '아메리카노', 유세윤·유상무·장동민의 '옹달샘' 등 화려한 팀플레이로 관객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코너들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음.
각 방송사 개그프로그램을 통해 '한 주먹' 하던 개그맨들이 소속과 계급장을 떼버리고 팀을 이뤄 경합을 벌이는 신개념 개그프로그램이다. 총 10라운드의 경연이 펼쳐지는 동안 1등부터 5등을 한 팀이 승점을 쌓게 되고 최종 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승점을 누적한 팀이 우승상금 1억원을 차지하게 된다. 19일 방송을 끝으로 시즌1은 끝나지만 4주의 재정비 기간을 가진후 12월 중순부터 시즌2가 시작된다.
개그계 실력자들이 모여 경합을 펼친다는 점에서 '개그계 나가수'로 불리기도 한다. 쟁쟁한 실력파 개그맨들이 경합을 벌이는 만큼 기싸움도 대단하다. 그만큼 시청자 입장에서는 양질의 웃음을 기대할 수 있어 좋다. 유세윤이 함께하는 '옹달샘'과 안영미의 폭주족 캐릭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메리카노' 등 주요 팀들이 우승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해 눈길을 끌었다.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개그맨들도 반가운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일본 개그맨들이 합류해 양국 교류에도 기여했다. 일본 최대연예기획사 요시모토 흥업 소속 개그맨들이 시즌 내내 참여했으며 시즌2에서도 함께 할 예정이다. 시즌2에서는 어떤 개그맨들이 합류하게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SBS '개그투나잇' 연출 : 안철호 PD. 한 때 개그시장을 잠식했던 SBS의 간판 예능 '웃찾사'를 8년간 이끌어온 실력파. '웃찾사'의 흥망성쇄를 함께 했던 만큼 '되는 개그'와 '안 되는 개그'를 구분할 줄 아는 지혜를 갖춤. '웃찾사' 폐지후 다년간 음지에서 칼을 갈아온 개그맨들과 함께 심기일전하고 새롭게 출사표를 던짐.
경쟁력 : 중. 새로 나온 프로그램이라 아직 인지도가 약함. 토요일 심야시간대에 편성됐다는 것도 문제. 박준형·강성범 등 몇몇 개그맨을 제외하고는 신인들이 많아 주목도가 떨어짐. 반면에 심야시간대임에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이고 있으며 기대이상의 재미를 주는 코너들도 많아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상태.
주목할만한 코너 : '웃찾사'에서 선보였던 코너를 재정비한 '하오&차오' '솔직한 가족', 그리고, '더 레드' '적반하장' 등의 코너도 방송후 호평받음.
지난해 폐지됐던 '웃찾사'를 새롭게 정비해 선보인 공개코미디쇼. 첫방송에 앞서 가진 제작발표회에서는 손민혁 등 출연개그맨들이 "개그를 선보일 무대가 없어 힘들었다. 풀빵장사부터 주차 도우미까지 각자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생활했다"면서 "한 번만 봐달라"고 눈물로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심기일전 끝에 선보인 새 코너들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각 코너의 런닝타임이 '개그콘서트'에 비해 긴 편이며, 코너 주인공을 맡은 개그맨 한 명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코너가 많다는 건 단점이다. 캐릭터만으로 장기간 코너를 끌어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할만한 개그는 박준형과 강성범이 함께 하는 브릿지 코너 '한줄뉴스'가 있다. 사회풍자개그를 지향하는 뉴스형식의 코너다. '주제가 무거워 코너와 코너 사이의 흐름을 오히려 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사회풍자'라는 호평이 줄을 잇고 있어 고무적이다. '보톡스 오빠' 등의 코너로 2009년 SBS 연예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정민규 등 실력파 개그맨들이 대거 합류한 상태라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제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