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표팀에는 A대표팀에서도 활약하는 선수가 네 명 있다. 홍정호(제주) 서정진(전북·이상 22) 홍철(성남) 윤빛가람(경남·이상 21)이다. 카타르전에서 홍정호와 서정진은 별 어려움 없이 올림픽팀에 잘 녹아들었다. 반면 윤빛가람은 최악의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이 선택한 카타르전 선발 라인업은 다소 의외였다. A대표팀 멤버 가운데 홍정호만 선발 출전시켰다. A대표팀의 중동 원정을 마치고 카타르에 합류한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한 것이었다.
또 홍 감독은 기존 멤버들의 사기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남해 전훈부터 손발을 맞춰온 올림픽팀 멤버들은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몇몇은 A팀 멤버들이 합류하며 아예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A팀 멤버들이 올림픽팀에서도 그대로 주전을 차지한다면 기존 멤버들이 느끼는 박탈감이 클 수 있다.
홍 감독은 평소 "올림픽팀에 정해진 주전은 없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기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중동 2연전으로 체력이 고갈된 A팀 멤버들 대신 그동안 기량을 끌어올린 선수들에게 먼저 기회를 줬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중앙 수비 자리에 홍정호를 투입하며 약점을 메웠다. 주장 완장을 찬 홍정호는 카타르 공격수들을 능가하는 피지컬을 앞세워 든든하게 수비했다.
그러나 경기는 홍 감독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전반 막바지에 접어들며 슬슬 주도권을 뺏기더니 전반 43분 불의의 선제 페널티킥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때부터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카타르 선수들은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를 시작하려는 듯 그라운드에 드러눕기도 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멤버들이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특히 후반 20분 서정진이 투입되며 오른쪽 측면 공격이 활기를 띄었다. 후반 33분에는 홍철이 투입됐다. A팀에서 주로 왼쪽 풀백을 맡는 홍철은 이날 왼쪽 날개 공격수로 출전했다.
반면 최근 이적 문제로 마음고생을 한 윤빛가람은 패스의 질이 현저히 떨어졌다. 후반 7분 교체 투입된 윤빛가람은 움직임이 둔했고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후반 막판에는 두 차례 패스 미스로 실점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