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나은(본명 강세정·29)의 연예계 생활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굴곡이 심했다. 2000년에 걸그룹 '파파야'로 데뷔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바로 탈퇴해 6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연기자로 전향한 뒤 꾸준히 기본기를 다진끝에 2009년에는 드라마 '보석비빔밥'으로 'MBC 연기대상' 우수상을 받는 이변을 일으켰다. 하지만 바로 소속사 문제로 또 다시 침체기를 겪었다.
거듭된 롤러코스터에 지칠법 하지만 고나은은 영화 '너는 펫'(11월10일 개봉)으로 2년 만에 복귀를 알렸다. 데뷔 후 첫 영화출연으로 모처럼 신이난 고나은과의 일문일답 인터뷰.
- 공백이 길었는데.
"소속사를 옮기면서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다. 청년 실업을 뼈저리게 공감했다.(웃음)"
- '보석비빔밥'으로 주목 받은 후라 아쉬움이 더 컸겠다.
"아쉬움도 있지만 배운 것도 많다. 지나고 나서 보니 필요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드라마로 갑작스럽게 많은 관심을 받아 부담이 컸다. 준비가 덜 된 상태였다. "
- 컴백작품으로 '너는 펫'을 선택한 이유는.
"부담이 없었다. 비중이 크지 않아 부각되는 역할이 아니었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작업하기에 좋았고 무엇보다 배역에 공감도 많이 됐다. 모두가 꿈꾸는 것을 대신 꿀 수 있게 해주는 영화 같았다."
- 김하늘과의 호흡은 어땠나.
"극 중 친구로 나왔는데 정말 편하고 좋았다. 나이로는 김하늘씨가 언니지만 성격이 털털해 잘 지냈다. '1박2일'에서 보여준 귀엽고 털털한 모습이 정말 그대로더라. 촬영장에서 쫑파티하면 술마시자고 했는데 아직 아쉽게 쫑파티를 못했다. (웃음)"
- '펫 보이' 장근석은 생각했던 것 그대로였나.
"끼가 굉장히 많은 배우 같았다. 그만의 독특한 세계가 따로 있는데 속은 잘 모르겠더라.(웃음)"
- 실제로 남자를 '펫'(애완동물)으로 키울 수 있겠나.
"예전에 진짜 펫을 키웠었는데 일을 나가니까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주곤 했다. 애완동물도 키울 능력이 안되는데 어떻게 남자를 펫으로 키우겠나. 누구를 돌볼 능력이 안 된다. 가끔 내 몸도 감당하기 힘들 때가 있다.(웃음)"
- 이제 곧 서른인데 결혼 생각은 없나.
"나이에 대한 감각이 별로 없다. 벌써 결혼할 나이인가? 친한 친구들도 거의 결혼을 안했고 집에서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
- 실제 성격은 어떤가.
"감정기복도 있고, 정해놓은 기준은 칼 같이 지키려고 하는 편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받는 것도 싫어한다."
- 박지성과의 열애설이 화제였다.
"억울하다(웃음). 당시 주류브랜드 프로모션으로 영국 박지성 선수 경기장을 찾았다. 팬이라 라커룸에서 잠깐 얼굴만 봤는데 확대돼 언론에 보도됐다. 이후 연락한 번 안했다. "
- 직접 만나보니 어땠나.
"TV에서 인터뷰하는 걸 보고 소극적이고 말수가 적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친절하고 다정하더라.(웃음)"
- 그룹 파파야(2000)로 데뷔했는데 가수에 대한 미련은 없나.
"그룹으로 활동할 때는 팀원들에게 묻어갈 수 있어서 능력이 없어도 티가 잘 나지 않았다. 하지만 능력이 안돼 가수에 대한 미련도 없다. 가수 시절을 사람들이 잊어줬으면 좋겠다.(웃음)"
-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하기 전 공백기가 있었는데.
"가수를 그만두고 일본으로 가 1년 반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았다. 슬럼프가 와서 국내보다는 외국이 편한 것 같아서 일단 떠났다."
-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보석비빔밥'(09)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극 중 이름(궁비취)으로 많이들 불러주신다. 그때 너무 참하고 조용한 역을 맡아서 앞으로는 재밌고 망가지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의외성, 인간미 느껴지는 역할도 욕심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