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이 1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그러나 이상한 해외전지훈련이다. K-리그 구단이 멕시코로 전지훈련을 떠난 것도 처음인데 전지훈련 참가 선수 명단도 공개하지 않았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유상철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0명과 28명의 선수가 멕시코로 전지훈련을 떠났다"며 "그러나 구단 방침상 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대전 팬들은 "전지훈련 명단을 공개하지 못하는 것도 아직 선수를 다 팔지 못해서가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전지 훈련에 따라 간 게 아니라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기 위해 국내에 머물고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대전이 전지훈련을 떠나는 날, 2009년 2순위로 대전 유니폼을 입은 미드필더 김성준이 성남으로 이적했다. 홍익대를 졸업한 김성준은 대전의 살림꾼으로 인정받았다. 대전은 주축 선수를 대거 다른 구단에 팔았다.
시즌 중에는 수비수 김한섭(인천)과 황재훈(부산)을 내보냈다. 대전은 시즌을 마치자마자 주장 박성호를 포항으로 이적시켰다. 13일에는 한재웅을 전남에 보냈다. 미드필더 김태연과 수비수 이호, 김창훈도 다른 구단에서 노리고 있다는 이적설이 이어지자 대전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폭탄 세일을 방불케 할 정도로 유망주를 다른 구단으로 내보내는 건 살림살이가 어려워서다. 대전은 2006년 시민주로 공모한 59억 4500만 원의 기금이 바닥을 드러냈다. 2010년 말 기준으로 4억 9900만 원만 남았다. 대전이 운영비를 벌기 위해 주축 선수를 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전 구단 관계자는 "현재 구단이 하고 있는 선수단 개편은 유 감독의 뜻이다. 감독 스타일과 맞지 않는 선수를 정리하고 있는 것이지 돈 때문이 아니다. 김성준은 바이아웃(약 10억 원 추정) 이상의 이적료를 주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태연과 이호·김창훈은 멕시코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승강제를 앞두고 있다. 구단이 기둥뿌리(주축 선수)를 뽑아서 집을 무너뜨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