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딸을 둔 아빠잖니. 내 딸이 두 살 많지만. '전북 딸바보'는 딸들을 어떻게 키우는지 노하우 좀 공개해줄래. 들어보고 맘에 들면 나도 알려줄게.
"스스로 크던데. 노하우가 어딨어. 밥도 혼자 차려먹고 이불도 혼자 깔고 자고 혼자 일어나서 개던걸. 경기 외 시간에는 아이들과 보내려 노력하고 있어. 난 어릴적 부모님이 많이 바쁘셨거든. 그래도 부모님과 가까운 공원에 놀러간 게 아직도 생각나. 그래서 아이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많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 아이들도 나중에 한 장면 한 장면이 생각이 나지 않을까." 이동국은 쉬는 날 전화하면 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일등 아빠, 일등 남편이다.
▶김상식(전북 미드필더·3년 선배지만 2003년부터 상무-성남-전북에서 한솥밥 먹은 절친)
-아들 낳고 싶은 생각 없니?
"하하하. 글쎄요.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아이들은 최대한 많이 낳고 싶어요. 그런데 올 해 경기수가 워낙 많아서… 으음. 글쎄요. 형도 참. 곤란하게 이런 질문을 하시나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하하하.
▶황선홍 감독(포항 사령탑·1998년 프랑스월드컵 룸메이트)
-너와 포항, 대표팀에서 룸메이트였지. 방송에서 보니 리모콘도 손대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다던데 난 정말 몰랐다. 그렇게 무서웠니.
"무서운 것보다 어려웠어요. 축구를 시작하면서부터 봐왔던 하늘같은 대선배와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떨렸어요. 선배님은 프랑스월드컵 직전 중국과 평가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셨죠. 괜스레 눈치가 보여 밖에 나가 개인 운동을 했던 기억도 나요. 선배님은 지도자로 변신하신 후에도 부족한 절 높은 평가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선배님 현역시절 전성기에 비하면 한참 못 미쳐요. 학창시절부터 봐왔던 선배님의 플레이는 제게 교과서와 같았어요." 황 감독은 조광래 전 감독 체제 대표팀 시절에도 '이동국은 현재 한국 최고 공격수'라고 말할 만큼 후배 이동국을 아낀다.
▶허정무 감독(인천 사령탑·2010 남아공월드컵 사제지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시절부터 계속 너를 데리고 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해준 것으로 기억한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너의 몸 상태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갑자기 왜 그렇게 슬럼프에 빠졌니.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정말 이상한 일이다.
"일단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어요. 포지션 경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미리 포기해버렸죠. 의욕도 안 생기고 주눅들어 경기를 했어요. 2002 한·일월드컵 엔트리 후 한국 경기를 보지 않고 술을 많이 마시며 방황했어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마음을 다잡았죠. 그러한 시기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어요. 이번에는 두 번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최순호(FC서울 미래기획단장·이회택-차범근-황선홍-이동국 등과 한국 축구 정통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어 옴)
-요즘 너의 활약상을 보면 한국 축구 정통 골잡이 계보를 잇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동안 쌓은 기록들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제 여러 신기록들을 세워 나가는 시점인데 앞으로 목표로 삼을만한 기록에는 어떤 것들이 남아있는지 궁금하구나.
"좋은 평가 정말 감사드려요. 팀 목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에요. 조별리그에서 1승2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직 기회가 남아 있어요. 개인 목표는 은퇴하기 전까지 많은 골을 넣고 싶어요. 기록이요? 글쎄요. 기록에 크게 연연하고 싶지는 않아요. 기록은 은퇴하고 축구화 끈을 풀었을 때의 데이터가 진짜 기록이라고 생각해요."
▶은지원(가수·동서지간)
-셋째는 언제 낳을 거야? 그리고 축구는 몇 년 더 할 거니? 은퇴 후 제 2의 인생을 어떻게 보낼지 궁금하구나.
"늦었어요. 이미 나온 질문이에요. 상식이 형이 선수쳤어요. 하하. 은퇴 후? 글쎄요. 아직까지는 은퇴 후 뭘 해야겠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단점이지만 장점이지 않을까요? 먼 미래가 아닌 바로 앞. 그러니까 당장 앞의 경기에 모든 집중을 할 수 있잖아요. 아무래도 은퇴 후에는 어떻게든지 축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최강희 감독은 "동국이가 마흔살까지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동국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준희(KBS해설위원)
-브라질월드컵을 향해 뛰고 있을 것 같다. 나도 옆에서 응원하고 있다. 그때까지 체력을 유지할 자신이 있는지. 있다면 비결은.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월드컵은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아직 2년이나 남았어요. 전북과 대표팀을 위해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특별한 체력관리를 하기보다는 잘 쉬고 잘 먹으려 노력합니다. 아내가 몸에 좋은 음식과 비타민을 잘 챙겨주고 있어요. '이것만 먹으면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있다'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먹고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야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