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돈벼락 못 맞은 사연은?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대박'을 내며 100억원 돈방석에 앉았다는 기사가 연일 쏟아졌다. 그런데 정작 최근 TV에 출연한 싸이는 '들어온 수입은 0원'이라고 답하며 '재벌 가수'란 소문에 해명했다. 그럼 싸이의 '100억'기사는 거짓일까. 아니면 그가 지나치게 겸손한 걸까. 싸이가 손에 쥐게 될 실질 소득이 얼마나 될 지, 왜 아직 그 돈은 싸이 통장에 입금되지 않았는지 돈의 행적을 쫓아보자.
▲가장 '대박'은 광고 수입
가온차트 8월말 집계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의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은 2억 27680만 여건이다. 매출자료는 공개되지 않지만, 비슷한 수치의 기존 히트곡과 비교하면 '강남스타일'의 매출은 20억이 넘는다. 유통 수수료를 제외하고 보통 35% 내외가 가수 측에 정산되니 7억원 가량이 싸이 몫이다. 음반은 3만 5000장이 팔려 매출은 6억원 선. 유통 수수료를 빼면 2억원 내외가 싸이에게 들어온다. 공연과 CF 수입이 '대박'의 핵심이다. 콘서트는 싸이가 직접 제작해 수익은 더 막대하다. 지난 달 '싸이 흠뻑쇼'에는 3만여 명의 관객이 들었다. 티켓 매출은 약 30억 원. 한 공연 전문가는 "대관료와 무대장치 등에 들어간 비용을 제외해도 10억~15억이 남는 장사"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지도 증가로 CF 문의는 폭주하고 있지만, 광고 찍을 시간이 없어 계약을 못할 지경. LG U+·지펠·소니 이어폰·놀부 등이 온에어 중이고, 이미 2개의 광고를 추가 계약했다. 협상 중인 광고만 10여개. 몸값도 폭등해 모델료는 4억~5억원 선이다. 출연료는 '원가'를 뗄 게 없으니 40억~50억원의 어마어마한 소득이 고스란히 싸이 몫이 될 수 있다. 또 인기의 진앙지라 할 수 있는 유튜브에서도 쏠쏠한 광고비가 기대된다.
▲번 돈 보다 벌 돈이 어머어마
줄잡아 계산해도 '강남스타일' 한곡으로 올린 매출은 1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싸이가 챙길 수입도 60억원은 거뜬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싸이는 '돈벼락'의 짜릿한 감전을 맛보지는 못했다. 이건 모두 한 박자씩 느린 '정산'시스템 때문이다.
음원은 출시 이후 3개월이 지나야 매출 정산이 시작된다. 올 상반기 대박을 냈던 씨스타의 '나혼자'도 아직 정산이 완료되지 않아 총수입을 알 수 없다. 싸이는 7월 중순에 음원을 냈으니 첫 정산은 10월이 지나야 들어온다. 음반도 마찬가지. 공연도 길면 3주에서 한달 이상 수익분배를 위한 시간이 걸린다. 광고 출연료는 YG측에 전달되기는 했지만 아직 싸이에게는 건너가지 않았다. YG 엔터테인먼트는 "일일이 건당 정산하지 않고 월별로 하기 때문에 아직 싸이에게 전달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