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5'라는 드라마가 있다면 이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1995년 '이별공식'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후, '찬란한 사랑' '상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고 1998년 은퇴했던 R.ef가 25일 디지털 싱글 앨범 '잇츠 알이에프'(It's R.ef)를 발표하고 ‘제 2의 전성기’를 노린다. 영화 '건축학 개론' 드라마 '응답하라 1997' 등을 통해 드러난 대중들의 90년대 감성에 대한 향수를 앨범 수록곡인 '사랑을 모르나봐-파트 1' 과 '사랑공식'을 통해 채워주겠다는 각오다. 원년 멤버인 박철우(43)는 없지만, 이성욱(39)·성대현(39)은 "오히려 전성기 때보다 음악적인 완성도는 높아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04년 발표한 싱글 앨범 이후 8년 만의 컴백이다. 소감은.
"8년 전에 낸 싱글은 공식 앨범이 아니었다. 98년 11월에 마지막 활동을 마치고 공식 해체했으니 R.ef라는 이름으로는 14년만이다.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쉽게 따라부르며 춤도 출 수 있는 노래를 들려주겠다." (이성욱)
-원년 멤버였던 박철우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 앨범을 내기 전부터 같이 하자고 계속 설득했다. 지금까지 못 나온 것도 세 명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철우 형(박철우) 우리 둘이 하는 게 좋겠다며 자기는 뒤에서 지원을 해 주겠다고 하더라. 형이 굉장히 심사숙고 한 게 느껴져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현재 'LP바'를 운영하면서 자신이 가장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성대현)
-컴백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나.
"5월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청춘 나이트' 방송에 출연했을 때 관객 분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 그동안 우리가 스스로를 흘러간 가수라고만 생각해 왔던 것 같다. 해체할 때부터 줄곧 마음 속에 자리잡았던 미련이 이번 컴백을 계기로 사라졌다. (성대현)
-마흔이 다 되어 댄스 가수로 무대에 선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닐텐데.
"굉장한 모험이다. 그만큼 미련과 열정이 있었다는 것 아니겠나. 다운타운에서 꾸준히 노래를 부르면서 감은 유지하고 있었다. 요새 90년대 문화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얻은 것도 있다." (이성욱)
-90년대 대중문화가 다시 각광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90년대 노래 중에서 요새 곡들에 비해 오래 사랑받는 것들이 많다. 어쩌면 요새 노래들은 빨리빨리 다른 곡으로 대체되다 보니, 익숙해질 틈이 없어서 명곡이 되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청춘콘서트' 무대에 서 보니 공연장에 오는 연령층이 다양하더라. 특히 30대 이상 분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어린 시절을 풍요롭게 보냈지만 사회에 나가서는 뒤돌아 볼 틈 없었던 이들의 갈증이 다시 표출되는 것 같다." (이성욱)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봤나.
"꼬박꼬박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그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이나 감성에 대해 공감을 많이 했다. 그런데 'H.O.T 대 젝스키스' 구도더라. 우리가 95년도에 데뷔한 이후 전성기를 누리다가 바로 그 두 팀 때문에 은퇴했다. 다시 드라마를 만든다면 '솔리드 대 R.ef'는 어떨까.(웃음)" (성대현)
-은퇴 계기를 제공한 젝스키스의 은지원이 피처링 참여했다.
"지원이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하와이에서 알고 지냈다. 각별히 아끼는 동생이다. 잘 나가고 있는 지원이에게 부탁하기가 미안했는데, 넌지시 물어봤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해야죠'라고 해 줘서 정말 고마웠다. 확정된 건 아니지만 다음 앨범에는 그룹 god나 신화 멤버들이 참여할 계획도 있다." (성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