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레딩 마제스키스타디움서 열린 2012-2013시즌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서 득점없이 0-0으로 비겨 다음시즌 챔피언십 강등이 확정됐다. 이미 몇 주 전부터 예고된 결과였다. 이날도 박지성(32)은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지난 1월 QPR에 입단하면서 11호 프리미어리거가 된 윤석영(23)은 관중석에 있었다. 해리 레드냅 QPR 감독은 윤석영을 영입하면서 '빅스타(Big star)'로 만들어주겠다고 했지만, 윤석영은 벤치에도 앉지 못하고 있다. 윤석영은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뛰어보지도 못하고 챔피언십으로 떨어지게 생겼다. 그래도 윤석영은 일간스포츠와의 26일 통화해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해외 진출로 얻은 경험이 더 크다는 것. 윤석영은 아직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재 QPR 분위기는 어떤가.
"이미 QPR은 강등됐다. 당연히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다. 그래도 한국과는 다른 점이 있다. 한국은 경기에 지면 분위기가 착 가라앉고 침울해진다. 하지만 QPR은 경기에 져도 구단 버스에 타면 우울한 분위기가 지워진다. 영국에 와서 가장 놀란 점이기도 하다."
-아직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나도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경기에 너무 뛰고 싶다.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 훈련도 매일 열심히 하고 있다. 아직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오면 꼭 잡겠다."
-QPR 입단을 후회하지 않나.
"후회? 아직 잘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지금은 후회하지 않는다. QPR 입단 전부터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상황을 염두해 뒀다. 경기에 나가고 싶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후회에 대해서는 시즌이 끝나고 나서 다시 생각해 보겠다."
-해외 진출이 축구 인생에서 도움이 됐나.
"많이 도움이 됐다. 한국과 영국은 운동하는 환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자율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확실히 템포가 빠랐다. 또 조금 다른 점은 영국이 팬들의 열기가 확실히 더 강한 것 같다. QPR 경기를 항상 같이 다니며 관중석에서 보는데, 열정적인 팬들이 대단하더라."
-박지성이 많은 도움을 주나.
"유럽에서 10년째 생활하고 있는 지성이 형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 형이 먼저 저녁 같이 먹자고 해줘서 너무 고맙다. 형은 항상 묵묵하고 담담하게 지탱해준다. 영어공부도 강조를 많이 해주셨다. 최근 영어 과외교사를 구해서 맹렬히 공부 중이다. 좀 있으면 영어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생활 4개월째인데 한국이 그립지는 않나.
"그런 게 전혀 없다. 아무래도 해외 생활이 체질인가 보다. 한국에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아직 없다. 아버지가 한 번 런던에 오셨다 가셔서 아직 애타게 보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 주중에 한 번 훈련을 쉬는데, 쉴 때는 장 보고, 영화 보면서 런던 생활을 즐기고 있다."
-영국에 있는 대표팀 동료들은 만났나.
"이청용 형과 기성용 형을 만났다. 청용이 형이 런던에 와서 만났는데 2부리그 분위기를 많이 이야기해줬다. 2부리그도 수준이 꽤 높다고 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는 나이키 공을 쓰는데 2부리그 공은 전혀 들어보지 못한 브랜드의 공을 쓴다더라. 공이 탄력성이 떨어져서 애를 먹었다고 해서 걱정이다."
-전남 선수들과 연락은 하나.
"종종 한다. 전남 경기도 챙겨본다. 못 챙겨볼 땐 경기 결과 기사라도 찾아본다. 초반에 팀이 힘들었지만 모두 능력있는 선수들이다. 경기력도 좋더라. 하석주 감독님도 좋은 지도자니 똘똘 뭉쳐서 위기를 극복할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각오는 무엇인가.
"QPR이 2부리그로 떨어져도 내가 주전으로 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조만간 레드냅 감독님과 면담을 해서 뛸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말하고 싶다. 기회는 아직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