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은 15일 부산 스포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부산오픈 국제남자 챌린저대회(총상금 7만5000달러) 복식 1회전에 임규태(32)와 한 조를 이뤄 나섰다. 상대는 필리프 오스발트(27·오스트리아)-안드레아스 실레스트롬(32·스웨덴) 조였다. 이형택은 지난 2009년 은퇴 후 약 4년 만에 코트에 돌아왔지만 0-2(2-6, 2-6)으로 완패했다. 오스발트는 복식 세계 랭킹 106위, 실레스트롬은 135위다. 복식 랭킹이 없는 이형택, 임규태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이었다.
이형택은 경기 초반 둔한 움직임을 보이며 순식간에 두 게임을 내줬다. 하지만 서서히 몸이 풀리면서 서브가 날카롭게 들어갔다. 이형택이 라인 바로 안쪽에 스트로크를 꽂아 한 게임을 따내자 관중은 큰 박수를 보냈다.
2세트에서는 이형택은 1세트 때보다 더 많이 뛰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지난 12일에 갑자기 결성된 복식 조인만큼 임규태와의 호흡도 매끄럽지 않았다.
이형택은 "이번 대회에 한국 선수가 많이 출전하지 않아서 나선 것"이라며 "9월까지 경기 감각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이형택은 오는 9월 한국테니스선수권 대회 남자 단식에서 정식으로 선수 복귀전을 치를 생각이다. 이형택은 2000년과 2007년 US오픈 16강에 올라 한국 테니스를 세계에 알렸고, 2007년 8월 세계랭킹 36위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