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36·인천 유나이티드)이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061일 만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남은 3연전(레바논-우즈베키스탄-이란전) 나설 대표팀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김남일의 승선이다. 김남일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나이지리아전에서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 준 뒤 16강 우루과이 전에 나서지 못했다. 이후 다시 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그러나 올 시즌 전성기 못지 않는 기량으로 인천의 상승세를 이끌며 최강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최 감독은 “인천이 작년 후반기와 올 초 좋은 모습 보이는 데 김남일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절대적으로 현재의 경기력을 보고 뽑았다"고 말했다.
기성용이 제외된 데 대해선 "기성용은 부상으로 3주 동안 결장했다. 선수가 1주 이상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몸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 총평을 해달라.
"마지막 3연전을 준비해야 한다. 첫 경기가 레바논 원정이다. 돌아와서 또 홈에서 2경기를 해야 한다. 우리조가 많은 팀들이 기회 가지고 있고, 나머지 세 경기 중에 레바논 전 준비를 잘 해야 한다. 또 그 경기를 꼭 잡아야만 나머지 2경기를 우리가 홈에서 좋은 분위기로 준비를 할 수 있다. 이번 선수들이 레바논전에 모든 초점을 맞춰서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월드컵 최종 예선을 보면 초반 2경기를 제외하고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번에는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위해 내용도 중요하다. 이번 3연전을 준비 잘 해서 남은 세 경기를 잘 하도록 하겠다."
- 김남일은 오랜만에 발탁했고, 이명주는 처음이다. 발탁된 선수들이 큰 변수 없는 3 경기 계속 가는 건지, 레바논전 한 경기에 포커스를 맞춘 건지 궁금하다.
"3연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당초 선수들을 (레바논 전과 나머지 2경기를 두고) 이원화 할 것이냐를 고민했다. 기성용 선수나 박종우 선수도 레바논 전에 뛸 수 없고, 구자철도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하고 있다. 아무래도 분위기도 그렇고 레바논전부터 3연전을 지금 이 선수들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부상 선수도 있고 경고 누적이나 징계 선수도 있지만, 김남일· 이명주 등 나머지 미드필더진에 충분히 능력 가진 선수들 있기 때문에 이번 선발된 선수들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구자철은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됐다고는 하지만 기성용은 레바논전 말고 다음 경기는 뛸 수 있는데, 3연전에서 아예 제외한건가. 박종우는 징계로 인해 레바논전을 못 뛰는데, 레바논전 원정에 데려가나.
"기성용은 부상으로 3주 이상 경기를 못했다. 선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1주일 이상 선수가 쉬게 되면 몸 만드는 시간이나 경기 출전하는 데 기간이 필요하다. 대표팀엔 여유가 없다. 레바논전 이후 경기 출전은 가능하지만, 선수들을 27~8명 뽑아서 25명만 레바논전에 쓰고, 나머지 선수들로 나머지 2연전을 준비할 생각도 했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산만해지고 내부적으로 문제 될 수 있다. 25명의 선수들로 일사분란하게 3연전을 준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종우만 남겨두면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25명의 선수가 처음부터 같이 움직일 생각이다."
- 김남일을 뽑아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나이가 많음에도 어떤 면을 보고 뽑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인천이 작년 후반기, 올초에 좋은 모습 보였는데 그 중심에서 활약하는 김남일의 모습을 많이 봤다. 선수를 선발할 때 나이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K리그 클래식에서 꾸준하게 좋은 모습 보였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현재의 경기력'을 보고 선발했다. 우리가 월드컵을 나갔을 때 선수들의 나이나 여러 가지 문제를 얘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 대표팀은 아직 월드컵에 진출한 게 아니다. 여러 가지로 유리한 위치에 있긴 하지만 집중해야 한다. 능력적으로 또,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에 선발했다."
- 수비 라인에 변화가 있다. 자꾸 바뀌어도 괜찮을 지.
"나 역시 안 바뀌고 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특히 수비쪽은 꾸준히 똑같은 선수들로 갔으면 좋겠다 싶다. 공교롭게 대표팀 경기에서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오랜 만에 선수 선발을 하다 보면 그 당시 좋은 모습 보이는 선수들을 뽑을 수 밖에 없다. 군에 입대한 선수들을 뽑다보면, 여러 환경 변화 때문에 좋은 능력을 가졌음에도 못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현재 몸 상태가 중요하다. 유럽도 중동도 시즌이 끝나간다. 6월달 대표팀 경기에 어려움이 있는데, 현재 좋은 컨디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로 뽑았다. 3연전을 꾸준하게 이어서 준비하기 때문에 수비 부분도 충분히 보완 할 수 있다고 생각 한다."
- 미드필더 부분에서 기성용, 구자철 제외됐다. 수비 부분에도 변화 있었는데, 공격진에도 변화 줄 것인가.
"선수를 선발하기 전에는 고민을 많이 한다. 여러 포지션 별로 경쟁도 해야 하고. 선수가 구성이 되면, 그 안에서 조합을 찾아야 한다. 레바논은 분명히 우리 조에서 경기력으로는 최하위팀이 맞다. 그런데 홈 경기에서 강하다. 한국도 잡고 이란도 잡았다. 우즈벡도 레바논 원정을 가서 고전 끝에 1-1로 비겼다. 레바논이 홈에서 강한 이유는 환경적 면이 큰 것 같다. 이번 레바논 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 멤버는 공격 쪽으로 다양하게 준비하도록 하겠다. 선수들 소집해서 상태를 점검해 봐야 할 것 같다."
- 손흥민의 활용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소집때 마다 손흥민 질문을 받는다. 같은 내용의 답을 할 수밖에 없다. 아시아에서 한국이 하는 경기 중 공간을 내주고 치고 받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상대 팀들은 자신의 홈에서도 역습을 노린다든지 수비 두텁게 하고 압박 강하게 한다. 등지고 스크린 플레이 잘 하는 선수 있는 반면, 손흥민처럼 좁은 공간에서의 섬세함은 떨어지지만 공간이 났을 때 배후 침투해 본인이 결정하는 스타일도 있다. 감독의 몫이다. 선수를 소집하면 훈련 과정 지켜보고 베스트 11를 구상한다. 소집 전에 구상하기도 하지만 훈련하면서 1-2자리가 바뀌게 된다. 분데스리가에서 2자리수 이상의 득점을 올리는 등 손흥민의 현지에서의 활약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대표팀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좋은 활약을 해 줬으면 좋겠다."
- 김남일에 대해 경기력 말고 고참 선수로서 대표팀에 해줬으면 하는 역할을 설명해 달라. 박종우 발탁 배경은.
"김남일이 경기장에서 경기력으로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그만한 경력을 가진 선수가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일 때 대표팀에 좋은 본보기 역할 할 수 있다고 본다. 박종우는 소속팀에서도 좋은 활약 하고 있고, 앞으로 좋은 활약을 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 박주영을 발탁하지 않은 이유는.
"박주영은 부상 때문에, 더구나 팀 적응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지금은 선발할 상황이 아니다."
- 처음 뽑은 이명주는 어떤 면이 돋보였나. 대표팀에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작년과 올해 좋은 활약을 꾸준히 보여줬다. 이명주는 활동량도 많고, 공수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중거리 슈팅도 좋다. 평가전이나 최종예선 이전에 선발하고 싶었지만 대표팀에 여유가 없었다. 꾸준한 활약을 보였으니 미드필드 부분에서 경쟁력 갖출 것이라 본다."
- 레바논의 현지 분위기나 잔디 상태가 좋은 축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단순하게 플레이 할 생각이 있나.
"운동장 환경에 따라 달라지 수 있다. 경기장을 보면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 패스 질이나 경기 운영을 조금은 달리 해야 한다. 제일 큰 문제는 분위기나 환경적인 요인이라 본다. 우리가 서두른 다든지 경기를 다르게 운영하다 보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초반에 승부 걸 지 어떻게 할 지는 선수들을 소집한 뒤 준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