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가 미디어데이에서 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두산이 "LG를 잡겠다"고 하자 LG가 개막전 선발을 전 두산 소속이었던 '김선우'를 내세우면서 맞불을 놨다.
24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ECC 삼성홀에서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잠실 라이벌의 자존심 싸움이 눈길을 끌었다.
재일교포로 한국어가 서툰 송일수 두산 감독을 위해 미디어데이 자리에 통역 황인권씨가 함께했다. 올 시즌 포부를 묻는 질문에 송 감독은 "올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개막전 선발로는 "니퍼트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 감독의 말이 통역을 통해 거쳐지자 홍성흔이 웃음지었다. 그는 "통역이 감독님의 말을 제대로 전달을 안하는 것 같다"면서 "감독님이 'LG를 잡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개막부터 팽팽하게 맞설 잠실 라이벌 LG를 경계한 말이었다.
마이크를 건네 받은 김기태 LG 감독도 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개막전 선발은 김선우로 하겠다"고 했다. 김선우는 지난해까지 두산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선수다. 개막전부터 불꽃튀는 경쟁이 예고된 것이다.
LG는 올 시즌 리즈와의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원투펀치 구상에 난항을 겪었다. 리즈가 있었더라면 당연히 개막전 선발을 맡았을 그의 공백이 LG로서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당초 류제국이 개막전 선발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김기태 감독의 선택은 김선우였다. 맞상대 두산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김선우는 매력적인 카드였다.
김선우는 2013시즌 이후 친정팀 두산으로부터 '코치직 제안'을 받았다. 부상과 부진으로 예전 기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마운드를 떠날 수 없었던 그는 방출을 선택한 후 옆 집 LG로 팀을 옮겼다. 김선우의 머릿속에는 '다시 화려하게 복귀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김선우는 지난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많은 땀을 흘렸다. 결과는 좋았다. 김선우는 시범경기에서 2경기 등판해 1승·평균자책점 3.60으로 안정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잠실 라이벌 개막전 티켓은 예매 오픈과 동시에 주문 폭주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일까지 겪으며 일찌감치 매진됐다. 팬들도 잠실 라이벌의 그라운드 싸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개막전 티켓이 무섭게 팔려나갔다. 개막전부터 LG와 맞대결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