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멤버 길(37·길성준)이 23일 새벽 서울 합정동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혈중 알콜 농도는 0.109%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고, '무한도전' 자진하차를 결정했다. 이날은 2005년 4월 23일 MBC '강력추천 토요일'의 한 코너로 시작한 '무한도전'이 9주년이 되는 날. '무한도전'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9주년 특집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갈 방침이었다. 그런데 '레이싱'미션에 도전 중인 멤버 길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무한도전' 측은 이날 '길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국민 모두가 슬픔과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힘든 시기에 불미스러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더욱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길은 앞으로 자숙의 시간을 갖기 위해 '무한도전' 자진 하차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무한도전'은 당분간 6인 체제로 녹화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더욱 성숙한 '무한도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밝혔다. 길의 소속사 측도 "길은 현재 음주 운전을 한 사실에 대해 변명의 여지없이 깊이 반성 중입니다. 적절하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팬들과 그간 사랑해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며 자진하차 의사를 밝혔다.
'무한도전' 장기프로젝트 중 하나인 레이싱 특집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다음 달 레이싱 대회인 코리아 레이싱 페스티벌(KSF) 출전할 계획이지만, 길은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뒤 하차한 상황. 앞서 멤버 전원은 17일부터 '무한도전' 녹화를 취소했고, 세월호 애도에 동참하며 레이싱 연습도 중단한 상태였다. 이 분위기라면 레이싱 특집 자체가 물거품될 가능성도 높다. 설상가상 멤버들이 연습을 하는 레이싱 경기장이 세월호가 침몰된 진도 근처 영암이라 멤버들이 레이싱 경기장을 찾는 것도 꺼리는 상황이다.
또 다른 장기프로젝트인 '2014 브라질 월드컵' 응원단 특집을 추진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당초 '무한도전' 멤버들은 정일우·바로 등 게스트와 함께 6월 브라질 현지로 떠나 월드컵에 참가한 태극전사를 응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로 국민들이 침통해하고 있어 멤버들 역시 웃으면서 대표팀을 응원 준비를 하는 게 힘들어졌다. 응원단 특집을 위한 준비가 사실상 올스톱된 셈이다.
'무한도전' 관계자는 "그동안 멤버들은 '무한도전' 녹화가 없는 날에도 시간을 내서 레이싱 연습을 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이후엔 전원 연습을 중단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길이 음주운전으로 논란에 휩싸이고 하차해 레이싱 대회 출전을 예정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응원단 특집도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