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26·로러스)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22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마지앙페이(30·중국)에 13-15로 패했다. 3라운드를 앞두고 근육부상이 있었지만 투혼을 보이며 명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세계최강의 벽은 높았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허준은 "부상 때문에 진 것이 아니다. 내 실력이 미치지 못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남자 남현희'라 불리는 허준은 170cm의 작은 키에도 마지앙페이를 맞아 물러서지 않았다. 세계최강 마지앙페이를 맞이해 2라운드까지 10-11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3라운드를 앞두고 오른쪽 다리에 근육경련을 호소했다. 10분의 추가시간이 있었지만 허준은 불편해 보였다. 빠른 발로 마지앙페이를 괴롭혔던 허준은 느려졌다. 세계최강 마지앙페이는 허준의 약점을 놓치지 않았다.
허준은 순식간에 11-13까지 뒤졌다. 그러나 허준은 포기하지 않고 상대를 끝까지 몰아쳐 마지앙페이를 뒤로 몰고가 12-13으로 따라갔고 이어진 공격에서 발로 쫓아가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두 점을 내주며 패했다. 그러나 고양에 모인 팬들은 투혼을 보인 허준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허준은 "아쉽다. 더 공격적으로 했어야 하는데 내가 들어가면 포인트를 내줄 것 같아 주저했다"며 "다음 올림픽, 아니 이번 단체전에서 패배를 갚아줄 것이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