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슈미트(47) 감독의 고집이 레버쿠젠의 발목을 잡았다. 지친 손흥민(22)도 4경기 연속 침묵했다.
레버쿠젠은 2일(한국시간) 독일 임테크 아레나에서 끝난 2014-2015 독일 분데스리가 10라운드에서 함부르크SV에 0-1로 패했다. 8경기 무패(4승 4무·컵대회 포함) 행진이 끊겼다. 승점 16에 머물며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반면 함부르크는 2연패를 끊어내며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함부르크가 홈에서 거둔 올 시즌 첫 승리였다. 손흥민은 70분 동안 활약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달 18일 슈투트가르트와의 분데스리가에서 2골 1도움을 올린 뒤 골과 도움이 없다. 손흥민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팀 전체의 체력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선발=대체불가 손흥민 주중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을 뛰었지만 손흥민과 하칸 칼하노글루(20), 슈테판 키슬링(30) 등 최전방이 그대로 나왔다. 휴식을 취했던 카림 벨라라비(24)가 복귀한 것이 그나마 달라진 점이다. 중원의 조합이 바뀐 것도 눈에 띈다. 지난 샬케04 전에서 복귀한 라스 벤더(25)가 키리아코스 파파도풀로스(22)와 허리진을 이뤄 나왔다. 파파도풀로스는 중앙 수비수 자원이지만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 전진 배치됐다. 수비라인은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 신임을 받고 있는 웬델(21)과 지울리오 도나티(24)가 좌우측 수비수로 나왔다. 중앙에는 외메르 토프락(25)과 에미르 스파히치(34)가 섰고, 골문은 베른트 레노(22)가 지켰다.
◇전반=지쳐버린 레버쿠젠 경기 초반에는 레버쿠젠이 앞선부터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전반부터 지친 모습이었다. 압박은 엉성했다. 함부르크는 거친 플레이로 레버쿠젠의 공격을 끊었다. 함부르크는 골키퍼 야로슬라프 드로브니(35)를 포함해 5명의 선수가 전반에 경고를 받았다. 거친 만큼 역습도 예리했다.
24분 함부르크가 한 번의 패스로 페널티킥을 만들었다. 침투패스가 나오며 레노 골키퍼와 함부르크 왼쪽 날개 마르첼 얀센(29)이 맞서는 장면이 연출했다. 레버쿠젠의 수비수 토프락이 얀센을 밀었다. 플로리안 메이어(46)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를 전반 26분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31)가 왼발로 강하게 차 넣었다. 2014년에 들어 판 데르 파르트가 17경기 만에 넣은 첫 골이었다.
전반 내내 레버쿠젠은 위험지역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중거리 슈팅만 몇 차례 나왔다. 벨라라비의 개인돌파도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패스는 뚝뚝 끊겼다. 손흥민도 꽁꽁 묶였다. 전반 중반 프리킥을 이어 받아 한 차례 왼발 중거리 슈팅을 연결한 것이 전부였다. 로저 슈미트 감독의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후반=딱딱한 전술변화 12분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이 개인기를 뽐냈다. 로저 슈미트 감독이 손흥민을 빼지 못하는 이유를 보여줬다. 함부르크가 강하게 압박했지만 손흥민은 힐킥으로 수비 둘을 따돌렸다. 이어 수비수 다리 사이로 침투패스를 넣었다. 그러나 칼하노글루의 공처리가 늦으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슈미트 감독은 후반 25분 변화를 줬다. 손흥민과 키슬링을 뺐다. 요십 드르미치(22)와 율리안 브란트(18)를 투입했다. 지난달 18일부터 3~4일 간격으로 다섯 번째 경기를 치른 키슬링과 손흥민은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변화를 줬지만 레버쿠젠의 공격은 예리하지 못했다. 함부르크의 투지 넘치는 수비를 뚫는데 실패했다. 벨라라비는 지나친 개인기로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선수 구성만 변했지 전술 변화가 부족했다. 함부르크의 단단한 수비라인을 뚫기는 역부족이었다. 슈미트 감독의 한계를 볼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종료 직전에 벨라라비의 슈팅은 골포스트를 맞고 튕겼다. 올 시즌 레버쿠젠은 11번이나 골대를 맞혔다. 이 경기를 중계한 서형욱 해설위원도 "체력도 문제지만, 슈미트 감독의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