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된 tvN '미생물'에서는 가수 데뷔 실패 한 장그래(장수원)가 상사에 입사하게 된 후 벌어지는 일이 그려졌다. '미생물'은 첫 장면부터 '미생'의 첫회에서 그려졌던 요르단 추격전 장면을 이태원에서 재현현해 눈길을 끌었다. 명대사·줄거리 등 '미생'의 주요 요소를 그대로 따라하면서도 캐릭터·카메오 등의 코믹함을 최대로 살려 패러디물의 '완성형'을 보여줬다.
▶장수원 활용법
장그래 역에 장수원을 캐스팅한 건 그야말로 '신의 한수' 였다. 장수원은 KBS '사랑과 전쟁-아이돌 특집'에 출연해 딱딱한 말투와 경직된 몸 동작으로 '로봇 연기'의 1인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미생물'은 그런 장수원의 '로봇' 캐릭터를 그대로 살렸다. 심지어 옥상에서 김대리(이진호)와 대화를 나눌 때는 '로봇 댄스'를 춰 보였다. 김대리 역시 뻣뻣하게 서 있는 장수원에게 "왜 이렇게 로봇 처럼 서있어"라며 '로봇'이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장수원은 자신의 '로봇 댄스'를 본 후 당황하는 이진호에게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뜨거운 음료를 흘린 동료에게 "괜찮아요? 많이 뜨거웠죠?"라며 '사랑과 전쟁'에서 선보였던 화제의 대사도 그대로 사용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미생' 임시완의 명대사를 전혀 다른 느낌으로 소화해 내기도 했다. 담담하고 관조적인 말투로 이 시대의 샐러리맨들의 마음을 대변했던 '미생' 임시완의 내레이션과 달리 '미생물' 장수원의 내래이션은 책을 읽어내려 가는 듯한 감정없는 말투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자신을 '보기 드문 청년'이라고 칭했던 이진호의 말을 떠올리며 "뭐가 보기 드믄 청년이라는 겁니까"라고 소리치는 장면은 '감정100%'의 대사처리로 웃음을 자아냈다.
▶카메오 활용법
예상하지 못한 카메오의 활용은 폭소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과거 외제차 절도로 물의를 일으켰던 개그맨 곽한구는 박과장(유상무)이 요르단 중고차 사업을 위해 만난 거래처 자동차 딜러로 등장했다. 이날 곽한구는 유상무와 만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금 마시고 있는 차가 '영국에서 들어온 외제 차(茶)'라는 이야기를 듣고 탕비실에서 몰래 차 티백을 훔쳐가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유세윤은 여사원을 성희롱한 유상무의 징계를 위해 나타난 감사팀 직원으로 등장했다. 유세윤은 덥수룩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등장해 "난 감사팀 오구탁 반장이다. 너 같은 짐승 새끼들은 나를 따라다니면 돼. 너 같은 짐승새끼들은 너같은 짐승새끼들을 잡아야하니까"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는 최근 종영한 OCN '나쁜녀석들'에서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강력계 형사 오구탁 반장(김상중)을 패러디한 것. '미생'과 '나쁜 녀석들'의 절묘한 만남이 눈길을 끌었다.
'미생' 출연 배우의 카메오 출연도 눈길을 끌었다. '미생'에서 직속 부하 직원 장백기(강하늘)에게 "내일 봅시다"라는 명대사를 남겼던 강대리 오민석은 '미생물'에서도 장백기(황제성)의 사수로 등장했다. 샌드위치 가게에서 안영이(장도연)이 먹던 샌드위치를 먹고 있던 장백기 앞에 뜬금없이 등장해 "내일 봅시다"라는 대사를 날리는가 하면 드라마 말미 등장해 "다음주에 봅시다"라며 다음주 예고를 알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