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에서 안양 KGC 인삼공사가 69-58로 서울 SK를 꺾었다. 8위가 1위를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KGC는 7연패의 사슬도 끊어냈다. 14승 23패를 기록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희망의 불씨도 살렸다. 반면 SK는 28승 9패를 기록해 2위 울산 모비스(27승 9패)의 추격을 허용하게 됐다.
SK 원정을 온 이동남(40) 감독과 KGC 선수들의 표정은 비장했다. 8위 KGC는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포워드 장민국(26)의 아버지 장윤창(55) 경기대 교수가 이적문제를 논의하다 다툼으로 번져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여기에 최근 7연패의 수렁에 빠져있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선두 SK를 상대해야 했다. 강병현은 "연패를 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아랫 입술을 깨물었다. 이동남 감독도 "아직 6강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경은 SK 감독도 KGC를 경계했다. "하위권 팀에 패하면 2패와 같다"고 했다. 그러나 짐짓 여유를 보였다. 플레이오프 이후를 생각해 실험적인 선발을 들고 나온 것이다. 문경은 감독은 "코트니 심스(32·2득점)를 선발로 낼 것이다. 김선형(27·10득점)과 주희정(38) 두 명의 가드와 조합을 맞춰볼 생각"이라고 했다. 당장 승리보다는 '높이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플랜B를 가다듬을 생각을 한 것이다.
이는 독기를 품은 KGC에게 초반 주도권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KGC는 시작부터 투혼을 불태웠다. 몸을 사리지 않고 던졌다. 국내 선수들은 자유투(8개)를 모두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오세근(28·17득점 9리바운드)과 리온 윌리엄스(28·9득점 11리바운드)를 앞세운 KGC는 심스가 버틴 SK의 골밑을 흔들었다.
1쿼터 6분 15초까지 SK를 2득점에 묶어두고 12점을 꽂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KGC는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크게 뒤지자 문 감독은 애런 헤인즈(34·18득점)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이에 이동남 감독은 애런 맥기(36·2득점 9리바운드)를 넣어 높이에서 우위를 앞세워 SK를 공략했다.
4쿼터 SK가 김선형을 앞세워 추격해 올 때도 전성현(24·9득점)의 중거리슛과 강병현(30·14득점)의 골밑 슛으로 도망갔다. 강병현은 4분 51초에 3점슛까지 꽂으며 57-46, 11점 차로 벌렸다. 심스는 승부처에서 실책을 하면서 찾아온 기회를 걷어찼다. 이에 문경은 감독은 5분 50초 다시 헤인즈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KGC는 오세근이 투지를 불태우며 승리를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