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이준형(단국대)이 점프 난조 속에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을 최하위인 24위로 마감했다.
이준형은 2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TD가든에서 열린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44.13점과 구성점수(PCS) 62.70점, 감점 2를 합쳐 104.83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70.05점)를 더해 총점 174.88점을 기록한 이준형은 24명의 선수 중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준형의 총점은 지난해 상하이 대회에서 기록한 197.52점(19위)보다 22.64점이나 떨어진 성적이다. 아울러 지난 1월 전국 남녀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자신의 최고점인 223.72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아쉬운 결과다.
이날 11번째로 빙판 위에 올라 ‘로미오와 줄리엣’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이준형은 거의 모든 점프에서 감점을 받았다. 첫 번째 연기 과제인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첫 점프를 뛴 후 넘어져 감점 3을 받았고, 이어 야심차게 준비한 쿼드러플(공중 4회전) 토루프를 뛰었지만 착지 때 다시 엉덩방아를 찧어 다운그레이드 판정으로 감점 2.1을 받았다.
이후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에서도 계속 실수가 이어졌다. 마지막 점프 과제였던 더블 악셀도 싱글로 처리했다. 이날 이준형이 가산점를 챙긴 점프는 트리플 러츠(0.20점)가 유일했다. 결국, 연기의 핵심 요소인 점프가 크게 흔들린 이준형은 이날 프리스케이팅 최하위에 그쳤다.
이준형을 지도하고 있는 신혜숙 코치는 경기 뒤 “(이)준형이가 쿼드러플 점프에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다. 나는 반대했지만, 아침 연습 때 착지가 잘 돼서 본인에게 결정을 맡겼는데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면서 “첫, 두 번째 점프에서 넘어지고 난 뒤 많이 당황한 것 같다. 이후 준형이가 정신 없이 연기를 했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준형은 “1차 목표는 쇼트프로그램 통과였다.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그나마 잘해서 다행이다. 쿼드러플 토루프를 넣어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해 본 것에 만족한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한편,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216.41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98.52점으로 2위에 올랐던 페르난데스는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총점 314.93점으로 일본의 하뉴 유즈루(295.17점)을 종합 2위로 밀어내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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