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오른손 투수 주권(20)이 '마의 5회'를 못 넘겼다. 두 경기 연속 5회에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졌다. 데뷔 첫 승까지 멀고 험난하다.
주권은 20일 수원에서 열린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는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4실점을 기록한 뒤 4-4 동점인 5회 1사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5회 시작전만 하더라도 주권의 프로 데뷔 첫 승이 눈 앞에 다가온 듯 했다. 그는 4회까지 5피안타 1볼넷으로 1실점했다. 1회 1점을 뽑은 kt는 3회 유한준(1점)과 김상현(2점)의 홈런으로 4-1까지 앞서갔다.
그런데 주권은 5회 들어 갑자기 흔들렸다. 첫 타자 김재호와 승부부터 녹록지 않았다. 12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투구수가 크게 늘어났다.
주권은 이후 허경민과 정수빈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민병헌에게 던진 바깥쪽 123㎞ 슬라이더를 통타 당해 3점 홈런을 내줬다. 점수는 4-4가 됐다. 조범현 감독은 5회에만 27개의 공을 던진 주권을 내리고, 마운드를 고영표로 교체했다.
주권으로선 두 경기 연속 '마의 5회'를 넘지 못했다. 그는 직전 등판인 13일 넥센전에서 4⅔이닝 동안 7피안타 5실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넥센전도 4회까지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5회 집중타에 무너졌다. 4실점했다. 원정팀 kt가 5회 초 3점을 뽑아내며 6-1로 앞선있던 터라 개인적인 아쉬움은 더 짙을 수 밖에 없었다.
주권은 계약금 3억원을 받고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기대주다. 직구 구속은 140㎞ 초반에 머물지만, 정교한 제구력이 강점으로 꼽혔다. 1군 데뷔 첫 해인 지난해는 15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8.51에 그쳤다.
조범현 kt 감독은 주권을 미래 선발 자원으로 보고 있다. "팀의 미래를 위해서 주권이 선발진에서 던져줘야 한다. 잘 던지는 걸 바랄 단계는 아직 아니다. 마운드에서 오래 버텨줬으면 좋겠다. 1군 타자들을 상대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게 조 감독의 얘기다.
주권은 데뷔 첫 승을 앞에 눈 앞에 두고 고전하고 있다. 다만 초반까지 호투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투구수가 늘어나면 구위가 떨어지는 문제점만 보완한다면 kt의 미래 선발 자원으로 활약할 수 있는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