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25일까지 13승7패로 리그 2위다. 중위권으로 분류됐던 시즌 전 예상을 깨고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팀홈런으로 승기를 잡거나 추격을 시작해 승부를 뒤집은 경기가 유독 많다.
개막 후 20경기에서 21개의 팀홈런을 기록해 이 부분 리그 3위. 공동 1위 kt, LG와 단 하나 차이다. 리그 평균인 18개를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팀장타율은 0.398로 7위다. 리그 평균인 0.413보다 밑이다. 홈런이 많은데도 장타율이 낮은 이유는 바로 2루타에 있다.
SK는 팀2루타가 27개로 리그 공동 8위다. 최하위 LG에만 앞서 있을 뿐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수가 적다. 1위 KIA와의 격차는 12개. 팀타율마저 리그 공동 8위에 처져 있어 점수 뽑기가 수월하지 않다. 홈런으로 인한 득점 비율이 높지만 2루타를 섞어 만드는 대량득점이 거의 없다. 정경배 SK 타격코치가 "2루타가 없다"고 푸념을 할 정도다.
2루타가 필요한 이유는 있다. 정 코치는 "2루타는 타구가 세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 타구 스피드가 빨라야 한다. '툭' 대고 맞춘다고 2루타가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공이 힘을 받지 않으면 타구가 뻗어나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SK 타자들은 소극적인 타격을 하고 있다. 타율이 전반적으로 낮다보니 풀 스윙보다는 컨택트 위주의 스윙을 하는 중이다. 2루타가 만들어지려면 기본적으로 타구에 힘을 실어야 하지만 컨택트 스윙은 이와 정반대다.
맞추는데 급급하다보니 타구가 2루타로 연결되지 않는다. 예전 같았으면 좌중간과 우중간을 갈라야 하는 타구가 번번이 잡히는 이유다. 현재 리그에서 3루타가 없는 유일한 팀도 SK. 2루타 이상의 인플레이 타구가 거의 없어 3루타로 연결을 시키지 못하는 셈이다.
2루타는 대량 득점의 물꼬를 터준다. 정 코치는 "홈런은 1점이 될 수 있지만 2루타는 많으면 많을수록 대량 득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타율은 낮더라도 의식하지 말고 자기의 스윙을 다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SK 타선의 컨디션은 '2루타'를 보면 알 수 있다. 아직은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