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악랄함과 잔인함으로 첫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바로와 조재현은 '김길도'라는 인물을 잘 살려내며 시선을 압도했다.
27일 첫 방송된 KBS 2TV 수목극 '마스터-국수의 신'에는 천정명(무명)이 복수에 이를 갈고 있는 이유와 조재현(김길도)이 어떻게 국수의 달인이 됐는지 그 과정이 빠르게 펼쳐졌다.
첫 방송은 조재현의 20대 시절과 현재를 오갔다. 30년 세월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천정명의 내레이션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채워졌다. 첫 장면부터 강렬했다. 천정명과 조재현이 마주하는 모습이었다. 천정명은 조재현의 국숫집에서 궁중 꿩메밀국수를 맛보고 얼굴이 낯익다는 조재현의 말에 뒤돌아 서서 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를 갚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이야기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다. 조재현의 20대 시절은 바로가 소화했다. 바로는 악행을 거듭하는 인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잘못과 거짓말을 일삼았다. 사람을 죽여도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는 절대 악인이었다. 명문대생으로 위장해 과외 교사로 들어가 금고를 털던 중 가정부에게 들켰다. 이에 자신의 죄가 들킬까 가정부를 죽이는 잔인함을 보였다.
현상수배범으로 경찰의 추격을 받던 바로는 산속에 숨었고 그 과정에서 천정명의 아버지 노영학(하정태)의 도움을 받았다. 노영학과 함께 지내면서 궁중 꿩메밀국수의 비법을 가로챘다. 자신이 현상수배범인 것을 노영학이 알게 되자 절벽에 매달려 일하는 노영학의 생명줄을 끊어버렸다.
다행스럽게도 노영학은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하지만 과거 기억은 모두 잃은 상태.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생명을 살려주고 곁에서 보살펴준 인연으로 아내를 만난 노영학은 천정명을 낳아 행복하게 살았다.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광고지에 난 조재현을 보고 남편이 반응하자 아내가 조재현을 찾아가 기억 회복에 도움을 주기 바랐다. 그러나 조재현은 도움 대신 독살을 시도했다. 세 가족을 독살하고 집에 불을 질렀다. 가까스로 천정명만 살아남았고 천정명은 조재현 때문에 부모를 잃었다. 고아원에서 천정명이 자라나는 사이 조재현은 궁중 꿩메밀국수로 대한민국 최고의 국수 장인이 됐다.
방송 첫회부터 이 모든 과정이 그려졌다. 빠른 스토리 전개가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특히 절대 악인 역할을 소름 끼치게 소화한 바로와 조재현의 악랄함이 압도적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서는 어떠한 것도 거리낌 없이 행했다. 두 사람이 1회 전체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다.
전작 '태양의 후예'와는 180도 다른 분위기의 복수극으로 수목극 대전에 뛰어든 '마스터-국수의 신'이 '제2의 제빵왕 김탁구'로 활약하며 전작의 후광효과를 받고 탄탄대로를 달려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