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하얀 얼굴은 눈이 부셨고, 해맑은 미소는 마음을 무장해제 시켰다. 이태선은 최근 종영한 SBS '딴따라'에서 극 중 '싱글 대디'로 늘 긍정 에너지를 뿜었던 그는 실제로도 에너지가 넘쳤다. 베이시스트로 다섯 살 아들을 둔 나연수 역할을 맡아 열연했던 그는 놀랍게도 '딴따라'가 데뷔작이다. 부성애는 물론이고 9살 연상 채정안과 로맨스까지 소화했던 그는 한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미소가 매력이라고 꼽은 그는, 잠시 생각할 때 180도 다른 얼굴로 변했다. 선한 이미지만 있을 줄 알았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바뀌었다.
'막내 형사' 캐릭터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이태선은 눈이 갑자기 초롱초롱해졌다. 이태선은 마음 속에 숨겨놓았던 배역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 경찰관, 소방관 등 생소한 직업들을 연기해보고 싶다. 또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 사육사도 보람있을 것 같다"며 "참치잡이 역도 좋다. 극한 직업하면서 그분들의 애환을 소개하고, 저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연기 욕심은 어느 배우 못지 않았다. 또한 다양한 얼굴은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딴따라'가 첫 드라마다. "'딴따라' 오디션을 통해서 합류하게 됐다. 첫 오디션이었는데 '후회없이 하자'라고 결심하고, 가감없이 내 모습을 보여드렸다. 다행히 감독님이 열정적인 모습을 잘 봐주셔서 뽑힌 것 같다."
- 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고. "전혀 몰랐다. 나중에 기사를 보고 알았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큰 역할이었다. 정말 감사했다. 오디션 때 대본에 있는 장면을 준비했다. 연기뿐만아니라 노래와 춤까지 보여드렸다. 제 안에 있는 끼를 모두 발산했다."
- 원래 배우가 꿈이었나. "아주 어렸을 때부터는 아니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연극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해 무대를 돌아보고, 선배님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봤다. 그때 선배들이 정말 멋있어보였다. '연기를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 롤모델로 꼽는 배우는. "차태현 선배님. 차태현 선배님의 동네 형 같고 대중과 벽이 없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대중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 데뷔작에 '싱글 대디'라는 어려운 역을 맡았는데. "오디션을 볼 땐 나연수라는 캐릭터가 없었다. 나중에 생긴 캐릭터인데 '싱글 대디' 역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마냥 좋았다. 아이랑 같이 호흡하면서 색다른 케미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기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부담이 됐다. 그래서 선배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지성 선배님이 많이 도와줬다. 또 인간극장 다큐멘터리도 찾아보고 많이 참고 했다. 아역인 조연호와도 많이 대화 나누면서 감정을 잘 전달하는데 힘썼다."
-조연호를 바라보는 눈빛이 '아이바보' 같던데. "주변에 아기가 많이 없어서 솔직히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근데 연호와 연기를 하면서 아이가 좋아졌다. 처음 연호를 만났을 때 성숙해서 깜짝 놀랐다. 7살인데 말을 정말 잘해서 신기했다."
-조연호와 케미는 어땠나.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성숙 하더라도 어린 친구라 감정 기복이 심할 줄 알았다. 근데 나보다 선배님이다. 역시 현장에 대해선 나보다 잘 알아서 오히려 도움이 됐다. 극 중 김소혜가 떠나고 연호를 업고 사무실 앞에서 우는 장면도, 연호의 감정 덕에 내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김소혜가 떠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촬영이 새벽까지 이어졌다. 연호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감정을 유지했다. 채정안 선배님도 현장에 있었는데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고, 감독님도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라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딴따라 밴드'에서 베이스를 맡았는데. "원래 음악하시는 분들을 동경했지만 엄두도 못 냈다. 나한텐 음악적 끼가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처음 악기를 다뤘는데 정말 재밌더라. 베이스라는 악기가 흥미로웠다. 2~3번 무대에 올라가 합주를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딴따라'에서 지성을 빼놓을 수 없다. "지성 형은 정말 엄마 같은 분이시다.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처럼 정말 따뜻하신 분이다. 진정으로 배우를 사랑하시는 분이기도하다. 특히 어린친구들에게 사랑을 아끼지 않으셨다. 극 중 신석호처럼 우리들 매니저 같았다. 대본을 리딩할 때도 젊은 친구들 모아놓고 캐릭터 고민도 같이 해주셔서 존경스러웠다. 내가 저 위치에 갔을 때 지성 선배님처럼 할 수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독 또래들이 많이 출연했다. "또래들이 많아서 정말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 연기를 해본 친구들도 유독 '딴따라' 촬영장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더라.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긍정 에너지가 넘쳐났다. 민혁이는 조용한 카리스마가 있고, 공명은 어리지만 어른스럽고, 엘조는 상남자이지만 위트가 있다. 혜리는 TV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 였다. 오히려 더 밝았다.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다. 우리들의 긍정 에너지가 스태프들에게까지 전달 돼 드라마 자체에서도 에너지가 넘쳤다. 따뜻한 청춘 드라마만의 힘이 느껴진 것 같다."
-극 중 9살 연상 채정안과 로맨스도 있었는데. "실제로는 나이 차이가 더 많이 난다(웃음). 어렸을 때부터 채정안 선배님 팬이었다. 채정안 선배님과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했는데, 러브라인까지 있어서 부담스러웠다. 근데 선배님이 배려해주시고, 연기 지도도 해주셔서 부담감을 덜었다. 한 10년 뒤쯤 멜로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실제로도 연상을 만난 적이 있나. "드라마에서 처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진 않았지만 연상을 만난 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면 나이는 문제 되지 않는다. 근데 만약 나연수처럼 싱글 대디였다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연수가 대단한 것 같다."
-채정안씨가 칭찬을 엄청하던데. "신인이고 경험이 없다 보니 어리숙한 부분이 많았다. 귀엽게 봐주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