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우승팀 두산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한다. 과정은 예년 다른 한국시리즈 직행 팀들과 비슷하다. 다만 장소가 이례적이다.
두산은 19일 일본 미야자키로 떠난다. 23일 귀국한다. 4박 5일간 현지에 머물면서 미야자키교육리그에 참가 중인 일본 팀들과 연습 경기를 한다. 20일 라쿠텐, 21일 소프트뱅크, 22일 요미우리가 두산의 상대다.
한국시리즈는 29일 시작된다. 8일 정규시즌을 마친 두산에게는 3주라는 시간이 비었다. 한국시리즈에는 21년 만에 직행한 두산이라 이 기간이 낯설다. 가장 우려되는 실전 공백을 무사히 메우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처음에는 미야자키행을 생각만 하고 있었다.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해진 시점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하기가 어려워질 상황을 대비했다"고 말했다. 잠실구장에서는 10일 LG와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이 열렸다. 앞으로 LG가 어느 시리즈까지 올라가느냐에 따라 잠실구장 상황이 유동적이다. 김 단장은 "그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연습 경기도 해야 하는데 운동장을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일본행을 준비했다"고 했다.
일본 팀들이 과거에 한국으로 건너와 연습경기 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김 단장은 "예전에 요미우리와 니혼햄도 클라이막스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 선착한 뒤 한국으로 건너와서 우리 팀과 연습 경기를 한 적이 있다"며 "그때가 생각나 미야자키행을 결정했다"고 했다.
한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일본이다. 일정도 길지 않다.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는다. 게다가 두산과 소프트뱅크는 서로 협력하는 구단이다. 두산 2군이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 중요한 불펜 투수 정재훈이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따뜻한 미야자키에서 훈련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도 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의 마지막 2~3자리도 미야자키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귀국 후에는 한국시리즈 개시 이틀 전인 27일부터 서울 강남의 R호텔에서 합숙을 시작한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팀들은 집중력 강화를 위해 종종 고급 호텔에서 합숙을 한다. 그러나 두산이 올해 R호텔을 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김 단장은 "1995년과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때 합숙 장소가 R 호텔이었다. 이전에 다른 호텔도 써봤지만, 준우승을 해서 매년 호텔을 바꿨다"며 "지난해 R 호텔에 들어갔다가 뜻하지 않은 우승을 했다. 올해도 그 기운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이제 '미러클'이 아닌 통합 우승을 꿈꾼다. 선수들이 심신 모두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과연 올해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피날레를 맞이할까. 일단 준비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