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시카고 컵스가 반격에 성공하며 월드시리즈(WS) 승부를 6차전으로 끌고 갔다.
컵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WS 5차전서 클리블랜드에 3-2 신승을 거뒀다. 월드시리즈 진출 자체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컵스. 컵스가홈구장리글리필드에서 WS 승리를 따낸 건 1945년 10월 11일(디트로이트 상대) 이후 2만5954일 만이다. 4차전까지 1승3패로 몰렸던 컵스는 시리즈를 내 줄 위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컵스 선발 존 레스터는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클리블랜드가 추격해 오자 7회 1사에서 마무리 아롤디스채프먼을 투입하는 초강수도 뒀다. 채프먼은 특유의 강속구를 뿌리며 2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 냈다. 타선은 0-1로 뒤진 4회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크리스브라이언트가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연속 3안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1사 만루 기회에서 데이브로스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했다. 김선우 위원이 WS 5차전을 분석했다.
- 컵스가 기사회생했다.
"엄청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시리즈다. 일방적인 승부가 되면 김이 빠질 수 있는데, 컵스가 5차전에서 승리하면서 흥미진진해졌다. 조 매든 감독의 파격이 통했다. 마무리 채프먼에게 아웃 카운트 8개를 맡겼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두 팀은 불펜 의존도가 높다. 앤드류 밀러( 클리블랜드)와 채프먼이 중심에 있다. 밀러는 포스트시즌 내내 완벽했다. 반면 채프먼은 기복이 있었다. 그러나 5차전에서 자존심을 회복했다. 매든 감독도 자신의 용병술에 자신감을 찾았을 것이다. 큰 부담이 있었지만, 1점을 지켜 냈다. 매우 큰 의미가 있다."
- 클리블랜드 선발 트레버바우버는 4회 갑자기 무너졌는데.
"3회까지 공이 정말 좋았다. 바우어의 커브를 컵스 타자들이 건드리지 못하더라. 볼 배합이 아쉬웠다. 브라이언트의타격감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투심패스트볼이 한복판에 몰렸다. 예상치 못한 한 방을 허용하면서 갑자기 흔들렸다. 앤서니리조와 벤 조브리스트까지 안타를 때려 냈는데, 단순히 5차전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살아난 타격은 6차전에 영향을 줄 것이다." - 브라이언트가 침묵을 깼는데.
"포스트시즌 경기에선 점수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해 줘야 하는 선수가 활약해야 한다. 컵스는 챔피언십시리즈까지 활약한 브라이언트와하비에르바에즈의 침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단 브라이언트가 살아난 건 고무적이다. 홈런을 떠나 출루를 해서 상대 내야를 흔들어야 한다. 전날 실책까지 저질러 힘들었을 텐데, 홈런으로 만회했다. 홈런 한 방이 컵스 타선의 도화선이 됐다."
- 제이크아리에타와조시톰린이 6차전 선발로 나서는데.
" 톰린의 3차전 투구 수는 58개에 불과하다. 힘을 비축하고 6차전 선발에 나서게 됐다. 필승조밀러는 이틀 휴식을 취하고 나온다. 프랑코나클리블랜드 감독은 최소 동점, 아니면 리드 상황에서 밀러를 투입할 것으로 본다. 오늘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 코디 앨런을 투입한 건 밀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아리에타는 2차전처럼 던져야 할 의무가 있다. 원정에서 승리를 따내고 돌아온 건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 여전히 컵스가 불리한 위치다.
"개인적으로 단기전에서 시리즈 전적은 대체로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경기 흐름이 중요하다. 흐름을 타는 쪽이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다. 지명타자의 등장이 6차전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컵스는 1~2차전에서 활약한 카일슈와버가 다시 선발 출장할 수 있다. 슈와버가 타선에 힘을 보탠다면 컵스가 충분히 해 볼 만하다. 양 팀 선수들은 '저주를 깨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한 모습이다. 그러면 선수들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나온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