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왼손 에이스 장원준(33)은 지난 8일 팀 동료인 박건우의 둘째 누나 박다현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장원준·박다현 부부는 많은 하객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마쳤다. 김승영 구단 대표이사는 주례사에서 "우리 구단 선수끼리 한 가족이 됐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분이 얼떨떨하다. 식을 마쳤는데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웃은 장원준은 "축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가장이라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행복하게 잘 살겠다"고 말했다.
장원준 부부는 지난 9일 여느 신혼부부와 마찬가지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호주 시드니에서 1월 19일까지 허니문을 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장원준에게 호주 신혼여행은 개인 훈련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는 "신혼여행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 동료들이 호주로 넘어온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까지 훈련을 함께하기로 했다"며 "동료들은 한국에서 열심히 훈련을 하고 넘어올 것이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비도 해야 하는데, 페이스가 뒤처지면 안 된다. 신혼여행 기간 동안 틈틈이 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WBC 대표팀에 선발된 두산 선수들은 오는 19일 호주 시드니에서 '미니캠프'를 차린다. WBC 대회가 3월에 열리는 만큼 어느 해보다 빠르게 몸 만들기를 시작한다. 안방마님 양의지를 비롯해 김재호·허경민(이상 내야수), 민병헌(외야수)이 오는 19일 시드니에 도착할 예정이다. 여기에 50인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투수 유희관과 지난해 중심타자로 성장한 김재환·오재일도 동행한다. 장원준은 신혼여행을 마친 뒤 아내를 홀로 한국으로 보내고 동료들과 훈련에 매진할 예정이다.
신혼여행 기간 동안 운동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장원준은 여행 가방의 절반을 운동 용품으로 채웠다. 그는 "하나둘 챙기다 보니 너무 많아졌다"며 웃었다. 부족한 용품을 전달받기 위해 평소 친분이 있는 업체 대표이사를 결혼식 하객으로 초대했다. 하왕수 CEP KOREA 대표는 "장원준 선수가 결혼식에 초대하면서 '용품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니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러닝과 웨이트 훈련을 할 때 착용하는 기능성 타이즈 제품을 많이 챙겨 갔다"고 귀띔했다.
장원준은 "훈련을 일찍 시작해야 해서 신혼을 즐길 여유가 없다"며 "평생 한 번 가는 신혼여행인데, 아내에게 너무 미안하다. 이해해 줘서 고마울 뿐이다. 좋은 추억을 만들고 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