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기 커뮤니티사이트 ‘레딧(Reddit)’엔 최근 매 수십 마리가 탄 여객기 내부의 사진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향하는 비행기에 매 80마리가 탔다”며 “조종사인 친구가 촬영했다”고 밝혔다.
사진이 화제를 모으면서 지난 2일(현지시간) CNN은 이같은 사진이 찍힌 배경을 보도했다. CNN은 “카타르·에티하드 항공 등 중동 국적기에선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매 소유주들이 여행할 때 매를 새장에 가두지 않은 채 객실에 함께 태우고, 매들은 각자의 좌석을 차지한 채 횃대나 주인의 팔에 편하게 앉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가 객실을 마구 날아다닐 것 같지만, CNN은 “매들은 운항 중엔 조용히 있다가 착륙할 때에서야 날개짓을 한다”고 전했다. 아랍문화 연구자인 나시프 카예드는 일부 소유주들은 “무언가 발견하면 따라가 잡아야하는 본능을 제한하기 위해 매의 눈을 가리기도 한다”고 말했다.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서 매는 사회적 신분을 드러내는 궁극의 상징이다. 용기와 인내, 결단과 자유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값도 비싸서 마리 당 2000디르함(약 62만원)에서 7만 디르함(약 2200만원)까지 한다. 이같은 가치 때문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선 밀수를 막기 위해 매의 여권을 발행한다. 환경수자원 장관이 발행하는데, 2002~2013년 사이 약 2만 8000건이 발급됐다.
항공사마다 매의 탑승 규정은 조금씩 다르다. 카타르항공의 경우 매 1마리를 이코노미클래스 1석을 차지하는 승객으로 취급하며, 항공기 1대 당 최대 6마리까지 태울 수 있다. 매의 항공 요금은 115~1620달러(약 13만~185만원)다. 로열요르단항공은 좌석 1개에 2마리가 앉힐 수 있도록 하며, 1회 운항에 최대 10~15마리까지 탑승을 허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