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사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중견 게임사들이 오랜 만에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네시삼십삼분(이하 4:33)·한빛소프트·네오위즈게임즈·엠게임 등이다. 이들은 과거에 비해 큰 활약을 못펼치고 있는데, 최근 선보인 신작 모바일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등 빅 게임사들의 대형 신작 출시가 주춤한 틈을 타서 게이머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이들이 훈훈한 봄바람을 타고 비상할지 주목된다.
4:33 '의천도룡기'·한빛 '클럽 오디션' 인기가도
작년 실적 부진으로 마음 고생이 많았던 4:33이 오랜 만에 웃었다. 지난 1월 출시한 '삼국블레이드'에 이어 지난달 말 카카오와 함께 선보인 모바일 무협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인 '의천도룡기 for Kakao'의 반응이 좋아서다.
출시 전 70만명이 넘는 사전 예약을 기록했던 이 게임은 출시 당일 이용자가 대거 몰려 서버를 증설했고 현재는 6개까지 늘렸다. 구글 앱마켓에서는 7일 간 인기 게임 1위를 기록했고, 현재 전체 최고 매출 순위에서 7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리니지2 레볼루션' '파이널 블레이드' '클래시로얄' 등 대형 게임들이 장악하고 있는 매출 톱10 입성은 대단한 성과이다.
이 게임은 유명 무협 작가 김용의 사조삼부작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의천도룡기’를 원작으로 한 것으로, 의천검과 도룡도의 비밀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에 200대 200으로 펼쳐지는 진영전, 4인·8인 파티 플레이 등 실시간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어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신작 모바일 게임 '클럽 오디션'이 초반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어 한껏 고무돼 있다.
클럽 오디션은 2000년대 전국 PC방에서 리듬댄스 게임의 돌풍을 일으켰던 '오디션'을 모바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지난 9일 출시 이후 3일 만에 구글과 애플 양대 앱마켓의 인기 게임 순위에서 각각 1위와 2위에 올랐다. 매출도 꾸준히 올라 15일 현재 애플의 최고 매출에서 15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출시 이후 매일 최고 동시접속자수 및 최고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며 "원작의 명성 때문에 게이머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클럽 오디션은 원작을 계승한 화려하고 세련된 그래픽과 200곡 이상의 인기 음원, 2300여 종의 아이템을 갖췄다. 또 혼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 ‘스토리모드’ 등 모바일만의 재미도 담았다.
네오위즈 '진짜야구 슬러거'·엠게임 '캐치몬' 선전
네오위즈게임즈는 모바일 야구게임 '진짜야구 슬러거 for Kakao’가 선전하고 있다.
이 게임은 지난 2일 출시된 이후 구글과 애플의 인기 게임 순위에서 각각 3위와 7위를 달리고 있다. 프로야구 시즌이 다가오면서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은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PC 온라인 게임 ‘슬러거’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신작이다. 실제 프로야구 10개 구단 및 선수들의 최신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해 게임에 반영했고, 현역 및 은퇴 선수의 연도별 데이터도 적용돼 있다. 또 그래픽도 업그레이드됐으며 AI(인공지능)도 향상돼 실감나는 야구의 묘미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엠게임은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인 ‘캐치몬’이 출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어 기대가 크다. 이달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진행된 사전 예약 이벤트의 참가자가 8일 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캐치몬은 AR과 위치기반 서비스(LBS)를 접목시켜 현실 속 다양한 지역에서 스마트폰으로 소환수를 수집·육성하는 AR 모바일 게임이다.
중견 게임사의 신작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다양한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니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 신작은 무협·리듬댄스·야구·AR 등으로 올초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대세로 자리잡은 대형 모바일 MMORPG인 '리니지2 레볼루션'와 다른 재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 대형 신작 출시가 뜸하면서 게이머의 시선을 잡을 기회가 생긴 것도 이유로 꼽힌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중견 게임사들에게 오랜 만에 기회가 온 만큼 잘 활용해 성과로 이어졌으면 한다"며 "넷마블·엔씨소프트·넥슨 등 빅 게임사들의 기대작들이 오는 4월부터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