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이해진(맨 앞 왼쪽에서 두번째) 네이버 창업자가 머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처음으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곤혹스러워했지만 여러 이슈에 대해 적극 방어했다.
이해진 창업자는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출석했다. 지난 12일 국회 과방위, 19일 정무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가 국회가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급거 귀국했다.
이해진 창업자는 이날 저녁 국감에 나와 최근 드러난 '뉴스 재배열 청탁' 문제와 포털 시장 독점, 중소업종 압박 등에 대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집중적으로 추궁을 당했다.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 스포츠 뉴스의 기사 부당 편집에 대해서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20일 내부 고위자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아 K리그 축구 기사를 부당 재배열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과했다.
네이버의 여론 조작 의혹에 관해서는 "뉴스 부문에 대해 깊이 알고 있지는 못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해진 창업자는 뉴스의 부당 재배치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들었고 외부 의견도 많이 들어야 하고 고민도 많이 해야 한다. 급히 해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 서비스를 앞으로도 직접 할지에 관한 질의에는 "이미 뉴스 서비스의 제휴 언론사 선정이나 검색 관련 검증도 외부 위원회를 통해 하고 있다. 우리는 기술 플랫폼(기반 서비스) 기업인 만큼 가급적 외부에 놓는 것(외부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이해진 창업자는 일부 질문에 "세부 내용은 잘 모른다"는 답변을 수차례 반복하다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답변이 불성실하다" "책임을 전가한다" 등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창업자는 해명할 것은 적극적으로 얘기했다.
그는 '네이버 등 거대 포털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전무하다'는 의원 발언에 "구글은 세계 검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가 이 상황에 한국에서 검색 점유율 70%를 지킨다는 사실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사회관계서비스(SNS)는 글로벌 기준으로 페이스북이 사실상 100%를 점유하고 있고, 사진은 인스타그램이 90% 이상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우리 기업이 1등을 하는 분야는 검색(네이버)과 메신저(카카오)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가 '골목상권' 업종을 무리하게 장악하고, 검색 광고비 경쟁을 부추겨 중소상공인을 압박한다는 지적에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광고주) 경매에 따른 검색광고 방식은 네이버뿐만 아니라 구글 등 세계 다른 업체도 다 하는 것"이라며 "한 달 광고비 10만원 이하를 쓰는 네이버 광고주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만큼 중소상공인이 TV 등과 다르게 저렴하게 광고를 할 수 있는 좋은 매체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과방위 국감에는 이해진 창업자 외에도 KT 황창규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 총괄 사장,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등 IT(정보기술) 업계의 거물이 줄줄이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