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수목극 '로봇이 아니야' 정대윤 PD가 약 1년 여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그녀는 예뻤다', 'W'에 이어 또 하나의 성공작이 탄생할 것인지 주목된다.
올 연말 첫 방송될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레르기 때문에 여자를 사귈 수 없는 한 남자가 피치 못하게 로봇을 연기하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드라마다. '로봇'이라는 소재와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조합이 돋보인다. 또 한 번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낼 정대윤 PD가 '로봇이 아니야'에 대한 모든 것을 직접 밝혔다.
-'W'가 MBC 연기대상에서 7관왕, 올해 진행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한류부문 우수상, 제 50회 휴스턴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W'가 가진 새로움을 인정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작가님, 연기자들, 스태프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짧은 제작기간 동안 기존 드라마에서 안해 본 것들을 표현해 낸다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웠는데 이분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해낼 수 있었다."
-화려한 수상 이력을 갖고 있는 전작들을 통해 감독님 작품이라면 무조건 믿고 보는 마니아층까지 생겼다.
"드라마를 기대해주는 시청자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좋은 드라마로 꼭 보답하고 싶다. '로봇이 아니야'는 굉장한 매력을 가진 드라마다. 로맨틱 코미디의 익숙한 틀 안에서 새로우면서도 근원적인 질문들을 계속 던지는 신기한 드라마다. 시청자 여러분께서 쉽고 즐겁게 '로봇이 아니야'의 매력을 즐기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연출하려고 한다."
-'로봇이 아니야'는 어떤 작품인가.
"사람과 사랑에 대해 알아가는 남, 녀의 성장드라마다. AI라는 것이 결국은 인간을 이해해 가는 노력의 산물이다. 아지3의 '딥러닝'을 통해 사랑은 무엇인지 관계는 무엇인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때로는 달달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담고 있다."
-가장 신선한 건 바로 로봇이라는 소재가 아닐까 싶다.
"로봇이라면 주로 '디스토피아'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로봇의 '유토피아'를 보여주려고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기술과 지능이 있다면 좀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본다면 로봇이 로맨틱 코미디의 소재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로봇에 대한 사전 조사가 많이 필요했을 것 같다.
"인공지능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미술학도가 사람을 그리기 위해서 해부학을 공부하듯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물학, 인문학, 공학을 망라한 각종 분야에서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얘기를 드라마와 연결하면 좀 더 새로운 시각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든다."
-이 작품을 택한 이유는.
"대부분의 드라마는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 다르게 표현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로봇이 아니야'는 로봇의 '딥러닝'이라는 사람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새로운 방법론이 있다. 그래서 무척 매력적이다."
-민규 역에 유승호를 캐스팅 한 이유가 궁금하다.
"승호의 연기를 아역 때부터 봐왔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도 항상 진정성을 보여준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인 것 같다. 특히 눈빛이 너무 매력적이다. 슬픔, 기쁨, 사랑, 유머를 대사 없이도 눈빛으로 녹여낼 수 있는 배우다. 민규에 딱 적역이라고 생각했다."
-로봇을 연기하는 인간 조지아 역에는 채수빈이 캐스팅 됐다.
"수빈이는 경력에 비해 빠르게 성장한 배우다. 표현하는 감정의 폭이 넓다는 점이 무척 인상 깊었고 바비인형같은 외모까지 갖추고 있어 지아와 아지3를 동시에 연기하기에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수빈이가 로봇연기에 대해 처음에는 부담을 느꼈다. 하지만 요즘 해외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수많은 로봇들이 인간과 거의 똑같은 연기를 하기 때문에 절대 부담 갖지 말고 연기하라고 조언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딥러닝을 통해 점점 더 사람에 가까워지는 말투를 단계적으로 표현하는 것인데 다행히 대본이 미리 나오고 있어 톤 조절을 계산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엄기준이 천재 로봇 공학 박사 홍백균 역을 맡는다.
"팔색조 같은 매력을 가진 배우다. 단지 최근작에서 사이코패스 역할을 했을 뿐 이미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로 많은 매력을 보여줬다. 멜로면 멜로, 코믹이면 코믹 정말 못하는 게 없는 배우다. 극의 중심을 잡는 역할인 홍백균 역에 너무나도 적역이었다. 현장에서도 표정하나 숨소리 하나로 스텝들과 상대배우 배꼽을 잡게 한다."
-주연배우 3인 외에 시청자들이 주목해서 봤으면 하는 점이 있나.
"처음으로 멜로에 도전하는 유철 역의 강기영, 당돌하지만 쿨한 성격 그대로를 연기하는 예리엘 역의 황승언, 공학도의 사랑도 로맨틱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줄 파이 역의 박세완, 파격의 끝이 뭔지를 이번 드라마를 통해 보여줄 선혜 역의 이민지, 혹성탈출의 외모지만 사랑만은 강동원인 강동원 역의 송재룡, 입은 싸지만 연기는 비싼 싼입 역의 김민규, 하청의 하청을 받아 박봉에 혹사당하는 스파이 마이애미와 알프스 역의 김기두, 최동구. 모두 빠지지 않는 캐릭터의 연기파 배우들이다."
-가장 중점을 두고 봐야 할 시청 포인트를 꼽는다면.
"요즘 공황장애나 대인기피를 앓는 분들이 많다. 그만큼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상처가 많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민규의 인간 알러지도 그런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민규가 아지3(지아)를 만나 관계와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을 쭉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이를 통해 민규도 지아도 심지어 로봇인 아지3도 성장한다. 우리의 주제의식이 여기에 맞닿아 있다."
-첫 방송이 나간 후 기사들이 쏟아질 텐데 어떤 헤드라인을 보고 싶은가.
"두 개의 수식어는 꼭 좀 붙었으면 좋겠다. '새롭다'와 '재미있다'다.(웃음) 딱 한 사람과의 관계만 회복되어도 그 사람 인생이 달라진다는 걸 이 드라마를 통해 표현하고 싶다. 모든 인간과 담을 쌓고 살았던 민규가 아지3(지아)라는 한 로봇(사람)을 통해 치유 받고 성장하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