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9일 일본 도쿄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에서 일본에 0-7로 무릎을 꿇었다. 17일 일본과의 예선전에서는 잘 싸우고도승부치기 끝에 7-8로 졌고, 설욕에 나선 결승에선투타에서 모두 완벽하게 밀렸다.
우승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값진 성과도 있었다. 일본·대만과 달리 석 장의 와일드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가운데, 임기영(KIA) 김하성·이정후(이상 넥센) 박민우·장현식(이상 NC) 등 앞으로 대표팀을 이끌차세대 자원을 발굴했다. 또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은 분명 이전의 성인 대표팀보다 '경험'에 분명 많은 비중을 뒀다. 선동열 감독은 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그동안 안 나온 선수들도 한 번씩은 모두 도쿄돔을 경험해보게 하겠다"고 공언했고, 19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그렇게 했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실망보단 이번 아픔을 발판 삼아 더 큰 목표를 향해구슬땀을 흘릴 때다.
'선동열호'의 시선은 출범 당시부터 가깝게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멀리는 2020 도쿄올림픽을 향했다. 특히나 군 소속 야구단에서의 복무 기회를 포기하고 모험을 선택한 선수들이 나오면서병역 혜택이 걸린 2018 아시안게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한 첫 발은 내년 5월 말 45명의 예비엔트리 발표를 기점으로 시작된다. 이후 최종 명단 24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회 직전 짧게 합숙 훈련도 실시한다. 아시안게임(8.18~9.2) 기간에는 KBO 리그가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 지난 8월 6차 실행위원회에서 이미 확정된 사안이다.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가 많은 구단에 피해를 줄이려는 의도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린 2014년에는 9월15일부터 30일까지 리그를 중단했고, 대회 첫 경기(22일 태국전)를 한 주 남겨두고 15일 소집됐다.
야구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건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다. 한국은 총 6차례 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휩쓸며 아시안게임 야구에서 가장 강했다.
특히 '사회인 야구' 소속 위주로 꾸려지는 일본 보다 대만이 아시안게임에서는 더 껄끄러운 상대였다. 결승에 오른 5차례 중 세 번을 대만과 맞붙었다. 지난 대회에서도 대만과 결승에서 7회까지 2-3으로 끌려가다 8회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궜다. 다만 2020년 자국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에서 24년 만에 야구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일본이 대표팀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변수다.
이번 대표팀은 타격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아시안게임에선 타격 보완과 함께 세밀함도 좀 더 가다듬어야 한다. 선동열 감독은 "아시안게임은 시즌 중에 치러지는만큼 몸을 만드는 데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면서 "실력 외에도인품, 팀워크도고려하겠다"고선발 원칙을 밝혔다. 마운드에 대해선 "투수는 제구력과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의 보완이 필요하다"고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