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6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팀 동료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 '홈런왕' 최정(SK) 등 쟁쟁한 경쟁자를 따돌리고 상금 1000만원과 순금 도금 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투수가 조아제약 시상식 대상을 받은 건 2011년 윤석민(KIA) 이후 6년 만이다.
이견이 없었다. 시즌 성적이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다. 10월 2일 수원 kt전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20승 고지를 밟았다. '국내' 선수로는 1999년 정민태(당시 현대) 이후 처음이다. 선발승으로만 따지면 1995년 이상훈(당시 LG) 이후 22년 만이었다. KIA 투수로는 전인미답의 기록.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할 경우 선동열(1986년 24승·1989년 21승·1990년 22승)과 이상윤(1983년·20승)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외국인 투수 헥터까지 20승을 기록해, 1985년 김시진·김일융(당시 삼성) 이후 32년 만에 '팀 동반 20승 투수'라는 훈장을 달았다.
하이라이트는 한국시리즈(KS)였다. 1승1세이브를 기록해 팀을 8년 만의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1패로 뒤진 KS 2차전에선 9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1-0 승리를 책임졌다. KS 무대에서 완봉승을 올린 건 역대 10번째. 2009년 아퀼리노 로페즈 이후 8년 만이었다. 이어 3승1패로 앞선 5차전에선 데뷔 첫 세이브까지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KS MVP에 이어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하면서 KBO 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지난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했지만 1년 단기 계약을 해 갱신이 필요한 상황. 사실상 FA나 다름 없는 자격이어서 KIA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만큼 양현종의 2017시즌은 화려했고, 특별했다.
그는 "올해는 정말 꿈같은 한 해였다. 목표로 삼았던 것을 모두 다 이루게 돼 정말 기쁘다. 김기태 감독님과 이대진 투수코치님께 감사드린다. 팀 동료들에게도 정말 고맙다. 다른 선수들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혼자 이룬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성적은 좋게 나왔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부족한 경기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타선이 잘 터져서 이긴 경기도 있다. 내년에는 나 스스로 좀 더 완벽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